102. 종남파를 맞이하다
“형, 뭔가 숨기고 있었구나!”
팽유도는 물론, 나머지 세 명도 이어질 남하림의 말을 기다렸다.
“처음엔 화산파에서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이상했지. 물론 상대가 뛰어난 무공을 지녔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윽.
남하림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
네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남하림을 보았다.
“어……? 하림 형, 언제 반지를 끼었어요?”
“맞네. 부장, 반지 없었잖아.”
남하림의 손가락에 끼워진 청옥의 반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터라,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슥슥슥.
남하림은 청옥을 돌린 뒤 잡아당겼다.
툭.
“어라? 홍옥…… 이네.”
“헙……?”
당무독은 얼른 자신의 입을 막고 손가락으로 반지를 냅다 가리켰다.
“맞아. 장문인이 줬어.”
팽유도가 엄지를 세웠다.
“와…… 대박.”
이휘연은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그렇군. 장서원으로 가는 길은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숨어들어 갈 수 있었어. 화산 장문인이 모를 리 없었겠지. 그대로 둔 것을 보면 도둑이 들어오기를 원했구나.”
“휘연 형 말이 맞아.”
팽유도는 여전히 눈을 똥그랗게 뜬 채 반지를 보고 있었다.
“근데…… 왜 하림 형이 가지고 있어?”
“장문인께서 내게 필요할 것 같다고 하면서 주시더군.”
“그럼…… 그들은 괜히 누명을 쓰고 다니겠구나.”
“우리 일은 아니니깐. 상관없어.”
“나중에 무림맹한테 잡히면 군사한테 가짜를 훔쳤다고 말하지 않을까?”
“믿지 않을걸. 현천회에서 거짓말을 하는 줄 알겠지. 그리고 현천회는 쉽게 잡히지 않을 거야. 노인장과 조여하만 봐도 꽤 대단하잖아.”
남하림은 두 사람의 능력만큼은 인정했다.
“일단 현천회와 군사는 서로 좋은 관계가 아닌 게 확실해.”
“부장, 이후에 군사가 알게 되면?”
“당장은 모르지. 혹시 알게 되면 가짜 하나 만들어서 던져주면 돼. 그럼 화산파도 별 영향이 없을 테고. 그 사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쓰지 마.”
“하하하, 난 부장이랑 같은 편이라서 다행이야…….”
성철각은 진심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만난 사람 중 남하림보다 똑똑한 사람은 없으니까.
“철각 형, 나도 같은 생각이야. 만약 하림 형한테 원한을 사면 엄청 피곤할 거야.”
“거참 맞는 말이네. 아마 바로 죽이지 않고 엄청 괴롭히겠지.”
“뭐래냐. 난 그렇게 모진 사람은 아닌데요.”
“부장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성격이긴 하지.”
“아…… 형마저…….”
“후후, 한잔 마시자.”
채애앵!
다섯 잔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카아아아!”
시원하게 울리는 목소리.
목청을 따라 술 한 잔이 내려갔다.
“부장, 다음 계획은?”
“흐, 무림맹에 돌아갈 때까지 당분간 먹고 노는 거.”
“크으, 요새 들은 말 중 제일 마음에 들어.”
“내일 군사한테 연락하고,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린 뒤 결정하자. 아직 내가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안 할 거야. 도둑맞았다는 말을 한 뒤 어떻게 하라고 하는지 지켜보는 게 좋겠어.”
“좋아. 그럼 연락이 올 때까지 여기에서 지내는 거네.”
“그렇지. 오랜만에 편히 지내면 돼.”
남하림의 말에 네 명 모두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 * *
종남파의 대전 북일전.
구천신품을 찾으러 간 항일검 중조에게서 다급한 전보가 들어왔다.
#NAME?
장문인 선류자는 전보를 북일전에 모인 당주급의 인사들에게 읽어주었다.
“개방의 후개가 미쳤구려. 요즘 잘나간다고 하더니 본 파까지도 무시하는군.”
내당 당주 양종인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맞소이다. 절대로 가만히 두어서는 안 될 일이외다. 후개가 잘못했다면 개방에 전언을 보내서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오.”
‘쯔쯔.’
청금당 당주 방기림이 한심한 시선으로 소리를 높이는 그들을 보았다.
“잠깐. 대체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지 모르겠소. 후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금종당 당주께 묻겠소이다.”
“방 당주. 몰라서 묻는 게요? 후개가 본 파의 제자들을 다치게 했소이다. 당연히 개방에 따져야 하지 않겠소이까?”
“무인이 싸우다 보면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것이오. 만일 우리가 다른 문파의 제자를 다치게 하면 어찌하겠소?”
“그거야…….”
“제발 정신 좀 똑바로 차리시오. 당주라는 사람들이 그리 생각 없이 말을 내뱉다니…… 이리 멍청해서야 되겠소이까?”
“뭐라고? 이보시오, 누가 멍청하다는 것이오?”
금종당 당주 반명소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허허, 그만들 하시게.”
장문인 선류자가 두 사람을 말렸다.
“방 당주도 말이 지나쳤소이다.”
“죄송합니다, 장문인. 하지만 구천신품을 빼앗기 위해 본 파의 제자들이 움직이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방 당주, 다른 물건이 아니라 구천신품이외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소이까?”
방기림은 어이가 없었다.
‘백리세가의 일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우고 있다니…… 이곳은 완전히 구천신품이란 주화입마에 빠졌어.’
갑자기 이들과 한자리에서 숨을 쉬는 것조차 구역질이 났다.
“잘들 해보시오!”
파악!
방기림은 신경질적으로 돌아서며 대전을 나갔다.
“어허, 저 사람이…….”
“놔두시오. 혼자 깨끗한 척하는구려.”
남은 이들은 밖으로 나간 방기림을 향해 한마디씩 쏘아붙였다.
일각 후.
도사들의 무리가 종남산 산문을 빠르게 내려갔다.
* * *
끼이이익-
‘어이구…… 기름칠 할 시기로구먼.’
중년 사내가 추금루 별관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휴우.”
루주 구만총은 숨을 죽였다.
추금루가 생긴 이래 최고의 귀빈.
별관에서 하룻밤만 보내도 금전 열 냥이다.
거지 재신들은 넓은 마당에 드러누워 각자 편하게 쉬고 있었다.
‘그분은 어디에 계시나?’
까닥까닥.
정중히 주변을 살핀 구만총은 누운 채 다리를 꼰 뒤 발을 까닥거리고 있는 남하림 앞에 섰다.
“저어…… 공자님.”
“무슨 일입니까?”
남하림이 상체를 세웠다.
“자꾸 밖에서 후개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찾는다는 것이오?”
“저어…… 만통자라는 분께서 오셔서 공자님들과 아시는 사이라고…….”
“허…… 참, 질긴 노인장이네. 아는 사람은 맞는데 만나기 귀찮소. 그냥 내보내시죠.”
“……그게…….”
구만총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중원 무림에 만통자의 위명을 들어보지 못한 이도 있을까?
아무리 곤란해도, 함부로 할 순 없는 일이다.
팽유도가 대신 나섰다.
“형, 루주는 만통자님을 돌려보내기엔 무리세요. 사실 여기서 할 수 있는 사람은 형밖에 없어. 억지로 들어올 수 있는데도 계속 루주님을 닦달하시는 걸 보니 형을 의식하는 것 같아요.”
“……그 노인장 귀찮게 하네. 그냥 가시면 되지…… 들여보내세요.”
“고맙습니다.”
구만총은 얼른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날아갈 듯 빠져나갔다.
“저거 봐요, 형. 거의 날아가잖아. 엄청 당하셨던 게 분명해.”
거의 동시에 별관이 떠나가라 호통 소리가 울렸다.
“야아! 이……! 의리 없는 나쁜 놈들아아아……!! 네놈들끼리 마시니 목구녕에!! 잘도 넘어가더냐아아……?!”
씩씩거리며 들어선 만통자 뒤로 같이 시달린 듯한 조여하가 따라 들어왔다.
“하이고, 아침부터 기운도 좋으시네요.”
“따로 가자고 하더니! 이런 곳에! 네놈들끼리 오고 싶어서 그랬던 거냐? 그렇지?!”
“그런 것도 있고, 여기서 군사의 명도 기다릴 겸 겸사겸사 쉬고 있죠. 근데 노인장은 왜 따라다니는 겁니까?”
“뭐, 그런 것도 있……? 아니, 뭘 따라다닌다는 거냐? 서안으로 가려면 이 길밖에 없는데. 오히려 네놈들이 길을 잘못 왔잖느냐!”
“우리가 길을 잘못 왔든 바로 왔든 두 분과는 상관없죠…… 근데 별로 급하지 않으신 모양이네요. 종남파에서 포기하지 않을 텐데요.”
“급할 건 없다. 어차피 가짜인데.”
“이런, 종남파에서 믿겠어요? 나도 안 믿기는데.”
“쩝…….”
사실 만통자도 그에 대해 할 말이 없었다.
반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인물은 화산파 장문인, 오직 한 명뿐이니까.
하지만 그가 사실대로 말을 해줄 리가 없다.
그것도 도둑에겐 더욱.
“이봐요. 정말 내가 진짜를 다른 곳에 숨겼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불쑥 조여하가 나섰다.
“찔리는 모양인가 봅니다.”
“뭐라고요? 누가 찔린다는 건데요?”
“아침부터 그만합시다. 어차피 결론도 나지 않는데, 기운 뺄 필요 없죠. 몇 번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그 물건에 관심이 없어요.”
‘흐음…….’
팽유도는 그들과 떨어진 자리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세 사람을 구경했다.
[무독 형, 대단하지 않아요? 얼굴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두 사람을 가지고 놀고 있어. 둘 다 한 끗발 하는 사람들인데요!]
[그러게 말이다. 부장을 상대하려면 엄청 피곤할 텐데.]
[왜 자처해서 피곤한 짓을 하는지 저 두 사람도 이해가 안 되네요.]
[한번 말리면 끝까지 말리는 거랑 같은 이치일 거야. 부장이 그런 마성의 매력을 지녔잖아. 사람들이 못 벗어나는 그런 거. 앞으로 부장을 개미지옥으로 부르는 건 어떠냐?]
[아항, 확실히 그런 게 있긴 해요. 괜히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 우리도 첨부터 그랬으니까. 근데 개미지옥은 좀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개미 되는 건데.]
* * *
별관에서 시끄럽게 말싸움을 하는 사이, 수백 명의 무리들이 추금루로 모여들고 있었다.
척!
태정당 당주 마환은 붉은색 건물 추금루를 노려보았다.
“허, 어이없는 놈들이군. 개방의 제자라는 놈들이 이런 고급 술집에 들어갔다는 것이오?”
“맞소. 천용당의 제자가 확인을 했소이다. 걸협오성과 만통자, 구천신품을 훔친 여인까지 함께 있다고 하오.”
“개방의 방주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군. 이런 짓거리를 하면서 돌아다니는 개방 제자라니……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군.”
“당장 들어가서 그놈들을 잡도록 합시다.”
“마 당주, 추금루에 모두 쳐들어가자는 말씀이시오?”
“당연하지 않소이까? 그놈들이 이곳에 있다면 잡아야지 않겠소.”
“그건 그렇지만…….”
마환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뭘 걱정하시오. 그놈들을 잡고 구천신품을 가지고 나오면 되는 일이외다.”
스윽.
그때 정군당 당주 손휴가 중조의 옆으로 나왔다.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또렷한 중년 도인.
“항일검, 걱정 마시게. 열 명도 되지 않네. 조용히 들어가서 잡고 나오면 피해가 없을걸세.”
“…….”
중조는 점점 걱정이 되었다.
걸협오성과 싸워 ‘조금’ 밀렸다고 보고했으니까.
항일검이란 자존심에 사실대로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크, 큰일이다.’
척척척!
마환이 앞장서서 추금루를 향해 소리쳤다.
“종남파의 제자들은 구천신품을 훔친 도적 놈과 거지 놈들을 찾아라!”
“옙!”
휘이이익-
수많은 종남파 도사들이 추금루 안으로 달려갔다.
결국 중조의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 * *
추금루의 별관은 본관의 뒤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본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별관까지 크게 울렸다.
“종남파 도사들은 앞뒤를 가리는 편이 아닌가 보다. 완전 막힌 사람들이군.”
“하림 형, 왜?”
“완전 대놓고 구천신품도 가지려고 하고, 무림맹도 신경 안 쓰잖아. 뭐, 추구하는 방향이 확실해서 좋긴 하지만. 딱 우리는 나쁜 놈이니 패 주세요, 이런 거잖아.”
“아하하! 정말 그런 것 같네.”
조여하는 인상을 찌푸렸다.
밖에서 나는 소리만 들어도, 수백 명의 도사들이 몰려왔을 게 분명한데.
“지금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잖아요! 종남파의 도사들이 쳐들어 왔는데……!”
“누구 때문에 쳐들어오는 데 큰소리지? 기분 좋게 여유 좀 부릴랬더니 밥도 못 먹고 몸 풀게 생겼구만.”
“…….”
남하림은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그만 가세요.”
“…….”
“함께 있으면 우리가 괜한 오해를 받는다고요. 안 그래요?”
남하림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빨리 안 가요? 당장 안 가면 내가 잡아서 종남파에 넘겨줄 겁니다.”
만통자는 남하림과 시선을 마주쳤다.
‘이놈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오냐. 알겠다. 대신, 다음에 만나면 할 말이 있다.”
“뭘 또 말해요. 더 이상 엮이는 건 싫어요.”
“에라이, 고얀 놈. 가자. 여기는 이놈들이 알아서 처리할 게다.”
휘익!
만통자와 조여하가 신형을 날려 별관에서 사라졌다.
“와아, 정말 신법 하나는 장난 아니네요. 벌써 기가 사라졌어. 저 정도면 그냥 시원하게 도망가면 될 걸, 왜 위험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네. 멍청한가.”
“뭐, 보통 인물들이 아닌 건 확실해. 중원 무림에서 저런 신법을 펼칠 수 있는 곳은 얼마 되지 않으니까.”
“미류경공신법(美流輕空身法)은 아니겠지?”
이휘연이 조여하의 신법을 떠올리며 말했다.
“휘연 형, 미류경공신법이라면…… 미향독녀의 보법?”
“이런!”
당무독의 움직임이 멈췄다.
팽유도의 말에 갑자기 머릿속이 환해졌다.
“장서원에 뿌려진 독이 혼향심이었어! 미향독녀의 전인이 분명해. 어쩐지 이상하게 보기만 하면 몸이 움찔거리더라니. 나도 모르는 새 반했나 했더니 역시 아니었어! 속 시원하네! 아하하!”
쿠우우웅!
폭소하는 당무독을 네 사람이 바라보는 사이, 별관의 문이 부서졌다.
우루루루-
종남파의 도사들 수십 명이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저놈들을 포박하라!”
두두두두-
종남파 도사들이 걸협오성 앞으로 검을 겨누며 달려들었다.
“아이쿠, 들어오자마자 달라붙는군. 기분 좋게시리.”
타앗-!
팽유도가 등에 힘을 주자 묵흑반도가 위로 빠져나왔다.
휘릭!
손안에 묵흑반도의 묵직함이 잡혀들었다.
“이 맛이지!”
타구봉도 좋지만 묵흑반도의 감촉이 더 좋았다.
팽유도는 그대로 묵흑반도를 내리쳤다.
빠르기에 있어 가장 발군의 초식.
이론으로 아는 지식과 실전으로 깨우친 지식은 하늘과 땅 차이인 법.
수많은 경험을 통해, 팽유도의 머릿속으로 점에서 점으로 이어지는 직선의 거리가 그려졌다.
번쩍!
도광이 쏟아지면서,
스걱.
다섯 자루의 검이 동시에 잘려 나갔다.
“유도야, 허리 숙여!”
부우우우웅-
허리를 숙인 팽유도의 위로 성철각의 선각풍이 종남파 도사들의 턱을 날렸다.
“으으으으악!”
“커억!”
도사 다섯 명이 바닥을 뒹굴었다.
이휘연은 태극흑검을 빼지 않고 타구봉을 들었다.
무당의 부드러움이 섞인 파옥구절타법(破玉九切打法).
툭.
툭.
종남파 도사들의 검은 흘려지고, 타구봉은 매섭게 떨어졌다.
연이어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을 장식한 이는 당무독.
데굴데굴.
굴러오는 푸른색 병 입구 사이로 희미한 연기가 새어 나왔다.
“우욱-”
“헉……!”
이제 별관 문 앞에 있던 도사들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도…… 오오오옥…… 이다.”
“우우욱…….”
독기가 퍼져 나가자, 더 이상 안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저…… 놈들이…… 비겁하게 독을.’
종남파 도사들은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망설였다.
다섯 명 정도는 인원수로 가볍게 밀어붙이면 된다고 자신만만했다.
당주급 외에는 해독제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
상대편에는 사천당문 출신의 독광걸이 있었다.
“물러서라!”
마환은 해독제를 복용을 한 후 별관으로 들어섰다.
“본도는 마환이다. 그대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팽유도가 짧게 덧붙였다.
“태정당 당주. 별호는 청우옥수(靑雨鈺手). 선학금룡수(仙鶴金龍手)를 극성으로 익힌 인물입니다.”
“고마워.”
남하림이 그의 앞으로 서너 걸음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