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68화 (69/328)

68. 새로운 마음

끄으응-

동황은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여…… 긴…….”

“동황, 옥에 갇혔다.”

“누구……?”

“나다.”

벽에 기대고 있던 염진은 세상을 포기한 얼굴로 동황을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염…… 진.”

동황이 겨우 몸을 일으키며 바닥에 앉았다.

뿌득.

“후우…… 그 거지 새끼가…….”

아직도 밟힌 온몸이 쑤셨다.

“크윽, 용병왕께서 이 사실을 아신다면 개방의 거지 놈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염진은 그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네는 이놈들이 우리를 어떻게 할 생각인지 아는가?”

“죽이겠지.”

“뭐?! 자네는 그것을 알면서도 여기에 가만히 있었단 말인가?”

동황이 주위를 살폈다.

내력이 실린 주먹 한 방이면 쉽게 부수고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감옥.

그는 바로 내력을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어?’

단전이 느껴지지 않았다.

“동황, 힘 빼지 말게. 거지 놈들이 우리의 단전을 없애 버렸으니까.”

끄으응-

동황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단전을 찾으려 애썼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

“아아악-! 거지 새끼들이!!”

“걸협오성…… 무림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네. 그놈들이 얼마나 악질적인 놈들인지. 제발…… 용병림에서 그들을 건드리지 말아야 할 텐데.”

“염진! 자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는 건가?!”

“자네는 어떻게 단전을 지웠는지 모르고 있지?”

“…….”

“독을 장난삼아 쓰는 놈들일세.”

염진은 옥에서 똑똑히 보았다.

흐뭇하게 웃으며 수십 가지 방법으로 실험하듯 독을 풀어 단전을 지우는 모습을.

부르르-

생각만 해도 몸이 떨렸다.

* * *

백리천기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도움을 주기로 했던 용병림 창세단과 투용단이 무림맹에 의해 당했다.

그 과정에서 걸협오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소문 또한 나돌고 있었다.

“잘못 생각했는가?”

전면전을 붙지 않는 한, 용병림이라면 충분히 무림맹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용병이라 하나, 염진과 동황의 무공은 무림 절정급의 실력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

가슴 깊숙이 숨겨놓았던 원대한 계획.

백리천기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아들인 백리조가 자신이 하지 못했던 백리세가 가주위에 올라서는 것.

드륵-

“아버지.”

점점 초조해질 무렵, 문이 열리며 백리조가 들어왔다.

“왔느냐?”

“어떻게 되었습니까?”

“뭐가?”

“부가주에 누가 임명될지 말입니다. 싸움이 코앞인데 한자리라도 비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건 아직 멀었다. 무림맹 일 때문에 의견조차 나누지 못했으니까.”

백리조는 한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허허…… 이 녀석이…….’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다.

“걱정 안 해도 된다. 이번 일이 끝나면 무조건 부가주는 네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괜히 기다리고 있다가 다른 놈이 낚아채 가면 어떻게 합니까?”

“쯔쯔, 어찌 인내심이 없느냐.”

백리천기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정히 불안하다면 한번 움직이는 척하는 것이 좋겠다. 세가인들에게 세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괜찮겠구나.”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백리조도 그 정도는 이해했다.

“산서총부에 가서 용병 두 명을 데리고 오면 된다.”

“제가 직접 말입니까?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한 일이니 네가 나서야 하는 것이다. 중월군과 두양가문이면 수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니라.”

“그래도…… 무림맹인데…….”

“허허, 굳이 네가 싸울 필요는 없다. 대충 상황을 보다가 안 되겠으면 물러나면 될 뿐이다.”

“아,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준비해서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백리조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

‘흐흐, 이번 일이 성공하면 내 인지도도 상당히 올라가겠지.’

그는 부푼 꿈에 들떠 있었다.

* * *

“하하하!”

서문호진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걸협오성이 동황을 처리하는 모습은 감동스러울 지경이었다.

“후개, 우리 의형제나 맺으면 안 되겠는가?”

“의형제요?”

“혹 싫으신가? 내가 겨우 대주의 신분이라서 실망인가?”

“그런 것은 안 따집니다.”

“여하튼 지금은 주룡군의 이갑대주지만, 당장에라도 군장까지 올라설 수 있다. 내가 싸우는 것을 좋아해서 이 자리를 원한 거거든.”

“그게 아니라…… 개방을 싫어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누가 그런 말을?”

“음…… 몇몇 분께서.”

“몇 분이 아니라 추개 영충인 것 같은데.”

“누구라곤 말 못 합니다.”

“맞구만. 하여튼 그놈 성질하곤…….”

서문호진의 말투에서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분을 잘 아십니까?”

“알다마다. 어릴 적 친구다. 그놈에게 동생도 있지?”

“내정당주시죠.”

“‘형아, 형아’거리면서 콧물 찔찔거리던 놈이 대문파의 당주라니…… 세월이 약이구만.”

영호춘과도 잘 아는 사이가 확실했다.

“어느 날 보니 두 녀석 모두 개방에 들어가 있더군. 옛날부터 잘 안 씻는 편이라 지저분해서 거지 팔자라고 많이 놀렸는데, 정말 거지 팔자지 뭔가? 근데 내가 알기론, 그놈이 나보다 성격 더 더러울 텐데. 그렇지 않더냐?”

“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본 방의 어른을 어찌 함부로 흠잡겠습니까.”

“크흐흐, 그렇긴 하지.”

“두 분께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어떠냐? 나도 아무나 의형제를 맺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다.”

“의형제를 맺으면 뭐 좋은 게 있습니까?”

“그거야 무림맹에서 내 이름 대면 만사가 잘 풀린다네. 자랑은 아닌데, 무림맹에서 무림육천이 가장 끗발이 세단 말이지? 난 대주지만 주요 사군의 군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영향력이 좋거든. 거기다가, 영충이 너를 괴롭혀도 내 이름을 대면 그냥 끝이지.”

남하림은 마지막 말에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

“흐음, 그럴까요? 본인 자랑까지 하시는 것을 보니 의형제를 정말로 맺고 싶으신 모양이고. 진심으로 원하는 것 같으니 의형제 해드릴게요. 아……! 그럼 내가 의형인가요?”

“크크크큭, 아하하하하핫! 네놈 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서문호진은 숨이 넘어갈 듯 웃음을 터뜨렸다.

홀라당.

그때 머리에 쓴 두건이 벗겨졌다.

휘익!

서문호진은 잽싸게 두건을 쓰며 괜히 소리쳤다.

“뭘 자세히 봐?!”

“……그걸 귀찮게 왜 쓰세요?”

“…….”

그거야 탈모는 말 못 할 고민이니까.

“에이, 벗어봐요. 오히려 사내다워서 강맹스럽게 보이던데.”

“……그래? 정말……?”

* * *

백리조는 중월단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스윽-

‘뭐야?’

그때, 그의 앞을 백리희가 막아섰다.

백리조는 갑자기 나타난 백리희를 보며 짜증스럽게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야?”

“백리조. 나한테 할 말이 있지 않아?”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 난 바쁘니깐 꺼져.”

백리조가 손을 뻗어 백리희의 어깨를 강압적으로 밀어내려는 순간,

타악!

백리희가 그의 손을 치며 막았다.

백리조는 순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어라? 이게 미쳤나?”

“백리조, 정말로 할 말이 없는 거야?”

“없다니깐!”

부르르-

‘이놈 때문에 내 미래가 사라졌다.’

그녀는 백리세가의 가주가 될 수도 있었다.

백리희의 손이 떨렸다.

“넌 영중을 알고 있었어.”

“……!”

백리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니…… 어떻게 알았지?’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은 그는 백리희를 노려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군. 괜한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마라. 부가주에서 물러난 것이 분했던 모양이지? 화풀이 상대로 나를 고른 모양인데, 한참 잘못 골랐다.”

“부가주 자리가 그토록 탐이 났나? 하긴 능력이 안 되니 치사한 방법밖에는 없었겠지. 네놈의 아버지도 마찬가지고.”

“이년이……! 어디서 개망발을 하고 있어? 그동안 부가주라고 봐줬더니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군!”

“누가 봐줬다는 거야? 네가 지금까지 능력을 증명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채애애앵!

“죽고 싶나?”

백리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에 검을 뽑으며 백리희의 얼굴을 겨누었다.

“다시 말해보지? 대체 누가 능력이 없다는 거야?”

“네놈이지. 항상 뒤에 몰래 숨어 험담하는 걸 그동안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그리고 네놈이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들.”

“대체 무슨 개소리냐?!”

“세가의 일을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백리세가 이름으로 네놈이 관리하던 상권의 수입을 빼돌리는 것도 모자라서 따로 돈을 받아 처먹었잖아. 또 말해볼까? 오주 표국의 여식을 건드리는 바람에 표행 발주 건으로 협박해서 무마시킨 것도 알고 있어. 금관당주가 계시지 않았다면 벌써 공론화시키고도 남았을 거다.”

‘대, 대체 어…… 떻게 안 거야?’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네놈은 모르겠지.”

꾸욱-

백리조는 손에 힘을 주었다.

가만히 두었다가는 자신의 앞날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스걱-

피가 솟구쳤다.

순간 백리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왜?’

스스로 허리를 베어?

“크크크-”

백리조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거기! 거기 아무도 없느냐?”

순식간에 표정을 바꾼 백리조가 크게 소리 질렀다.

당황한 백리희는 몸이 떨려왔다.

백리조의 고함에 한두 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피를 흘리는 백리조와 그 앞에 선 백리희.

“저년이…… 저년이 나를 죽이려고 했소!”

“뭣이?”

“커어억- 뭣들 하는 거요! 도망가지 못하도록 잡으시오!”

백리조는 피가 나는 허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난……!”

백리희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장 아니라고 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았다.

저벅. 저벅.

백리세가의 모여든 인물들이 점점 백리희 곁으로 다가섰다.

‘아니…… 어떻게…….’

휘익!

그때, 백리희의 곁으로 중년 사내가 내려섰다.

‘인 대주……!’

중년 사내가 그녀의 손을 잡고 신형을 날렸다.

주위 사람들이 백리조의 곁으로 다가섰다.

“백리조, 괜찮은가?”

‘이제 완전히 끝났군.’

백리조는 허리를 감싼 채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 * *

‘아가씨…….’

인귀항은 급한 대로 백리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일각이 지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침묵에 잠겨 있었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인 대주, 지금 세가에서는 내가 나쁜 년이 되어 있겠지요?”

“무슨 일이십니까?”

모든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들이 한 짓에 대한 증거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책임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이미 세가에서 자신의 말을 믿고 따라주는 이는 사라졌다.

신뢰가 사라졌으니, 아버지인 가주에게도 그녀의 말은 닿지 않는다.

자신의 영향력이 전부 사라진 지금, 현재 누가 자신의 말을 믿어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인 대주께서는 그만 돌아가세요.”

무엇인가 결심한 표정.

인귀항은 한번 내린 결정은 거두지 않는 백리희의 성격을 잘 알았다.

“아가씨께서는……?”

“전…… 무림으로 나가겠어요. 내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고 싶어요.”

“아가씨, 무림은 위험한 곳입니다. 여인의 몸으로 혼자 다니시면 위험합니다! 무수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남들의 걱정거리가 되지 않고,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백리희는 마음을 비우며 목표를 세웠다.

그 순간, 괴로웠던 생각들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 * *

‘무림맹 군사께서 무슨 이유로 의제를 주시하는지 모르겠군.’

겨우 약관의 나이에 무공은 자신을 뛰어넘었다.

무공뿐 아니라 머리도 뛰어나다.

백리세가를 거두기 위해 무림맹의 무인들을 기다리는 동안, 서문호진은 남하림과 비무를 가졌다.

열 번의 비무.

그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마지막 열 번째는 단 한 초식 만에 결정이 났다.

밥 시간이 됐으니 빨리 끝내려던 남하림의 강룡십팔장에 벌렁 넘어진 것.

양주위는 그들의 모든 비무를 지켜보았다.

“서문 대주. 개방에 걸출한 인물이 한 명 났소이다.”

“한 명이 아니라 다섯 명이오. 저놈들 모두 괴물들이외다.”

“개방에도 광명이 내리는 날이 있군요.”

“무림맹에도 광명이 되어야 할 터인데…….”

“음? 그게 무슨 말이오?”

“그냥 한 말이오. 신경 쓰지 마시오.”

스윽-

양주위가 전서를 꺼냈다.

“이틀 뒤에 도착할 모양이오.”

“후후, 드디어 그분께서 오시는군요. 기다리느라 좀이 쑤셨소이다.”

“서문 대주. 군사께선 정말로 백리세가를 지울 생각이시오? 겨우 구천신품 때문에…….”

“그분께서는 구천신품에 관심이 없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외다. 맹주님께 이미 무릎을 꿇은 구천마성이오. 그런 물건들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시오?”

“그럼……?”

“명분일 뿐이오. 무림맹에 충성과 복종을 하지 않는 세력들을 칠 수 있는 정당한 방법. 무림맹 아래에서 무림의 평화를 지켜 나가기 위함이외다.”

“백리세가도…… 그런 경우란 말이오?”

“군사께서 말씀하셨소. 말로 안 된다면 패는 수밖에.”

“……아무리 그래도 존폐는 심하지 않은지?”

“대를 위해서는 하나 정도는 희생해도 괜찮다는 생각이시오.”

양주위는 알 것 같았다.

구천신품은 아주 미미한 사건의 촉발점일 뿐.

‘백리세가가 제대로 걸렸구나.’

* * *

휘익!

백리세가의 동태를 살피러 갔던 수하가 돌아왔다.

“대주님, 보고드립니다.”

“뭔가?”

“백리세가에 용병들이 도착했습니다.”

“규모는 어떻게 되지?”

“서로 다른 깃발이 십 기 정도 보였습니다.”

“십 기라…… 제법 많은 용병들이 모여들었군.”

“그리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용병십군 마축동의 모습을 본 듯합니다.”

용병림의 용병왕을 잇는 열 명의 강자.

용병십군.

“마축동이 나타났다고?”

“그렇습니다.”

“쯧, 까다로운 인물이 왔군. 북원 태양조에 있다고 들었거늘, 중원에 내려왔을 줄이야.”

용병은 싸움이 있는 곳이라면 세상 어디에도 가지 못할 장소가 없었다.

마축동은 죽음의 사신이라 불릴 만큼의 강자.

그가 이끄는 용병단의 이름조차 사신단이다.

챠르르-

팽유도가 무림대사전을 펼쳤다.

“하림 형, 용병림에서도 서열 오 위에 해당하는 인물이야. 완전 거물이 도착했네.”

“백리세가에서도 끝까지 제대로 가볼 작정이었군.”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의제의 말이 맞아. 그들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지.”

“백리세가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반항을 하지 않고 우리의 뜻에 따르면 전혀 문제가 없다.”

“여전히 백리세가를 밀어낼 계획인가 보군요. 구천신품을 얻지 못한 것이 오히려 무림맹에서 원하던 그림인 것처럼.”

“맞아. 무림맹의 뜻이지.”

남하림은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생각하던 무림맹이 아니야.’

무림맹은 정의로운 곳이라 여겼다.

적어도 지금의 무림맹은 무림 문파들을 조율하며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곳이 아니었다.

‘이 또한 거대한 문파일 뿐인가?’

“의형, 이건 맹주님의 결정인가요?”

“군사의 결정이다. 그분께서 이번 일의 결정권자시지.”

‘무림 군사의 결정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쉽게 사라지는 것인가.’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생사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 되는지.

남하림은 두려움과 실망감을 느꼈다.

‘무림맹이니까. 무림맹이라 다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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