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타구봉법을 익히다
해는 중턱에 걸려 있었다.
하연은 바닥을 스치며 곧장 장로전으로 향했다.
‘쇠뿔도 단김에 뽑으란 말이 있어.’
산동악가에서 언제 움직일지 모르는 일.
‘시간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멀리 장로전의 지붕이 보였다.
장로전의 실세는 삼장로 소추가 쥐고 있다.
‘소추를 잡을 수 있다면 장로전의 반발을 막을 수 있어.”
척.
장로전의 호위 위사들이 다가온 그녀를 보며 허리를 숙였다.
가주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여인.
하지만 하북소가의 인물들은 그녀의 대하는 것을 껄끄러워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그녀의 신형에서 흐르는 신기(神氣) 때문.
그녀가 장로전에 직접 찾아오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연 소저께서 어인 일로 장로전에 오셨습니까?”
“삼장로이신 소추님을 뵙고자 합니다. 안에 계신가요?”
“……소추 장로님을 말씀이십니까?”
“들어갈 수 없습니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혹시…… 소추 장로님을 뵈려면 어디로 가면 되는지요?”
“내원을 지나면 인화각이 적힌 건물에 계십니다.”
“고맙습니다.”
하연은 허리를 짧게 숙였다.
스르륵-
그녀의 발걸음이 가볍게 바닥을 스치며 안으로 들어섰다.
장로전 내원을 지난 하연은 곧 팔각형의 지붕으로 된 건물 앞에 섰다.
‘그럼 너구리를 잡으러 가볼까.’
삼장로 소추.
중원인들은 그를 가리켜 천환자(千獾者)라 했다.
‘흐음…… 내일은 서쪽에서 해가 뜨겠군.’
소추는 갑자기 찾아온 그녀를 안내했다.
“하연 소저께서 오실 줄은 몰랐소이다.”
“한 번쯤은 장로전에 와보고 싶었지요.”
“칙칙한 노인네들밖에 없는 곳이거늘. 이 사람에게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외다.”
하연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네, 맞아요. 삼장로님께 한 가지 제안을 드릴 문제가 있어 왔습니다.”
“제안이라……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외다.”
“조만간 가주님께서 본 가의 많은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실 겁니다. 그때 삼장로님께서 한 번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주에게 중차대한 일이 생겼다?
‘음…… 이 계집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군.’
“가문에 중요한 일이라면 무작정 넘어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소.”
하연은 대답하지 않고 소매 끝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 소추의 앞으로 내밀었다.
스윽.
그는 흘깃 눈을 흘리며 서신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무엇이오?”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지을 뿐.
대수롭지 않게 서신을 든 소추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꽈아악!
“대체 이게 무슨 짓이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가주가 본인의 뒷조사를 하도록 시켰다는 말이오?!”
“흥분하지 마세요. 처음부터 가주님과는 상관없었던 일입니다.”
“…….”
“정인당에서 들어온 정보라 하더군요.”
“정인당에서?”
“그래요. 전 그 정보를 가지고 조금 더 조사를 했을 뿐이지요.”
‘망할…….’
소추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극양의 무공인 건황신공(乾晃神功)을 익힌 탓이었다.
그는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강한 양기를 다스려야 했고,
음기를 취할 영약이 없다면, 미봉책으로 한 달에 한 번 음기를 받아들여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움직였거늘……!’
결국 음기를 얻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여인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
문제는 그가 찾는 여인은 결혼을 하지 않는 처녀라는 사실이다.
만일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될 뿐 아니라 무림에서 매장당할 수 있었다.
무공의 욕심에 정도(正道)를 벗어났다고.
스윽.
하연이 다시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이게 무엇이오?”
소추의 목소리에 적의가 느껴졌다.
“열어보세요.”
딸깍.
소추는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헉…… 이것은……!’
“소저, 한음고(寒陰蠱)가 아니오?”
“이것이라면 삼장로님의 양기를 잠재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반 무인이 복용하면 한음고가 뿜어내는 한기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지만, 양기가 강한 그에게는 천하의 영약이나 다름없다.
‘이것을 받는다면…….’
소추는 망설였다.
그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딱 한 번입니다. 소녀를 믿어주세요.”
“대체 무슨 일이기에…….”
“삼장로님께는 아무런 피해가 없는 일입니다. 가주님만의 문제라 할 수 있죠.”
“알겠…… 소. 하연 소저를 믿겠소이다.”
소추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 한 번 눈만 감아주면 될 일.’
그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 여겼다.
그런 소추를 지켜보는 하연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 * *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씨익.
한데 어울려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헤헤헤, 공자님은 더 늠름해졌어.’
한쪽 끝에 앉아 시끌벅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동진부는 남하림에게서 시선이 떠나지 않았다.
“진부야!”
동진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공자님, 부르셨어요?”
“거기서 뭐 하냐?”
“그냥요. 헤헤헤.”
슥슥.
남하림은 다가온 동진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즘 잘 배우고 있다고 하던데.”
“총관님이 잘 가르쳐 주세요. 더 열심히 배워서 총관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동진부의 옆으로 양삼이 다가왔다.
“진부가 말하기를, 저처럼 도련님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 좋아. 나중에 열심히 나를 도와줘야 해. 알겠지?”
“넵.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동진부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 남하림이 천 주머니를 내밀었다.
“아 참. 양 총관, 이걸 받아.”
“이게 무엇입니까?”
“무독이 만들었는데 취구소단이야. 준 호위에게 필요한 거고. 나머지는 취구액인데…… 다른 호위들에게 나눠줘.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오면 그때 호위들에게도 취구소단을 몇 개 줄게.”
공손히 주머니를 받아 든 양삼이 당무독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무독 공자님, 고맙습니다. 약방의 당주에 오르신 것을 감축드립니다.”
“아닙니다. 총관 덕분에 이런 걸 만들 수 있지 않았습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언제든지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 주시면 됩니다.”
양삼은 식사를 준비된 연회실로 그들을 안내했다.
다섯 명은 오랜만에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다.
그들의 대화 내용은 주로 무림맹의 요청 건이었다.
“하림 형, 무림맹에서 제대로 할 모양인가 봐요.”
“제대로 하는 건 좋은데…… 왜 우리를 부르는지 모르겠네. 지들끼리 해결할 문제 아니야?”
당무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명류검이 홍화병을 가지고 떠난 뒤, 무림맹에서 또 다른 서신이 도착했다.
백리세가에 가는 일행에 후개도 합류했으면 하오.
부탁하는 게 아니라 명령에 가까운 어조.
“싫다고 말할까?”
“정말요? 무림맹인데요?”
팽유도가 되물었다.
정파에 속한 무림 문파라면 무림맹의 명을 함부로 거절할 수 없었다.
“부장이 하기 싫다면 안 해도 된다.”
이휘연도 무작정 무림맹의 명에 따르는 것이 싫었다.
“나도 부장이 원하는 대로 할 거야.”
끄덕.
언제나 그러듯 네 사람은 남하림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백리세가에서 괜히 우리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지 않을까?”
당무독은 걱정이 되었다.
“무독 형의 말이 맞을 수도. 정말로 우리에게 트집을 잡는다면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맞아…….”
팽유도와 성철각의 대화를 들으면서 남하림은 딴생각을 했다.
백리세가가 엮이니 백리희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싱숭생숭하군.’
* * *
방주 오종과 남하림이 마주 보며 섰다.
척.
척.
각자 손에는 타구봉을 하나씩 들려 있었다.
“방주님, 안 배워도 될 것 같은데요.”
남하림이 볼멘소리를 냈다.
“허허, 이 녀석아. 누가 들으면 이상한 것을 가르쳐 주는 줄 알겠다.”
“이상하잖아요. 제가 왜 본 방의 방주가 익혀야 하는 타구봉법을 익혀야 하냐고요.”
“그거야, 네놈이 주야장천(晝夜長川) 강룡십팔장만 펼치니깐 그렇지. 아무리 강골이라 해도 많은 적을 상대할 때는 타구봉법보다 좋은 게 없다.”
“그럼 사부님께 배워도 되잖아요. 휘연 형이 배우던 타구봉법도 멋지던데요.”
“네 사부님이 강한 것은 알지. 파옥구절타법이 강한 것도 내가 모르겠느냐? 그 또한 최고의 타구봉법이다.”
“그럼 저도 그걸 배울게요.”
“배우고 싶으면 얼마든지 배워도 돼. 하지만 그 전에 삽십육초 타구봉법을 끝내야 한다.”
“아, 얼마 전부터 싸하다고요. 방주님. 설마 딴 뜻이 있으신 건 아니죠?”
“무슨 말이냐?”
“타구봉법을 익히는 이유가 후개로 인정받기 위한……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없다. 네 녀석 증표 반납하지 않았더냐? 난 무림맹의 무인들이 보는 앞에서, 개방의 무공이 얼마나 대단한지 제대로 수련시켜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금 우리 개방이 한창 물 오르고 있지 않느냐!”
“…….”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지. 개방 대표로 가는데 제대로 된 타구봉법을 익혀야 하지 않겠느냐?”
“저도 십팔초는 익히고 있어요.”
“어허, 십팔초는 무결제자도 익히고 있다. 최소한, 걸협오성의 수장이자 개방의 최고 후기지수인 남하림이라면 삽십육초 타구봉법을 익혀야지. 그리고 이건 나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네에? 방주님이 이것을요? 사부님도 강룡십팔장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하셨다고 했는데…….”
따악!
“이 녀석이!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으악! 그게 아니라!”
“내가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것은 중원 무림에 이보다 방대한 무공이 없기 때문이니라. 삼십육초의 초식에 구결이 여덟 가지인 줄은 알겠지? 결국 총 초식이 이백여든여덟 개가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두 가지 초식을 합쳐 새로운 초식도 펼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아하. 방주님, 이해가 되긴 되네요.”
“뭣이?”
“개방에 왜 출중한 인물이 없었는지요. 내가 아니면 절대로 익힐 수 없을 것 같…….”
딱!
“이 녀석이! 우리 머리가 나쁘다는 것이냐?”
남들이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도전.
남하림은 갑자기 승부심이 들었다.
‘후후후, 걸려들었군. 요것만 익힌다면 네놈은 완벽한 후개가 될 것이다.’
개방의 방주 오종.
맘만 먹으면 구공과 구슬리기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아야…… 알았어요. 가르쳐 주세요. 제가 익혀보겠어요.”
“그러냐? 한번 시작하면 도중에 포기할 수 없다.”
“저를 어떻게 보시고.”
“그건 그렇지만 이건 안 되겠다. 네가 좋아하는 인장을 찍도록 하자.”
“좋아요. 찍죠.”
* * *
남하림은 가부좌를 틀었다.
오종은 앞뒤로 움직이면서 삼십육초 타구봉법의 구결부터 설명했다.
“타구봉법은 언제나 구전으로 전수가 된다. 여덟 개의 구결로 반(反), 벽(劈), 전(纏), 착(戳), 도(挑), 인(引), 봉(捧), 전(轉)이다. 일단 하나씩 설명할 테니 외우도록 해라.”
오종의 표정은 근엄하면서도 밝았다.
구두로 이어지는 타구봉법의 구결.
이어 멈추지 않고 여덟 구결을 한 번에 설명했다.
‘네놈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외우지는 못할 것이다.’
“어떠냐? 외웠느냐?”
“네. 일단 모두 외웠어요.”
“…….”
오종은 순간 멈칫했다.
‘뭐? 한 번 만에 모두 외웠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이었지만, 오종은 애써 침착하게 물었다.
“당연히 이 정도는 누구나 외울 수가 있다. 한번 외운 것을 말해보아라.”
“반여지양(反如地陽) 반여지음(反如地陰) 반여지천(反如地天) 반여지심(反如地深) 벽진군동(劈進攈動) 벽진군정(劈進攈靜) 벽진군속(劈進攈速) 벽진군만(劈進攈晩) 전무공유(纏舞空有) 전무공무(纏舞空無) 전무공시(纏舞空始) 공무공만(纏舞空萬)…….”
‘허얼…… 정말로 전부 외우고 있군.’
이런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전하지운(轉遐之雲) 전하지풍(轉遐之風) 전하지벽(轉遐之霹) 전하지우(轉遐之雨).”
마지막 전(轉)의 구결까지 완벽하다.
“음…… 중간에 좀 막히는가 했다만 그럭저럭 외웠구먼.”
“그럭저럭은 아닌 것 같은데.”
“됐다. 잘 외웠으니, 그럼 초식에 구결을 응용하여 무공을 펼쳐보겠다. 이것도 한 번만 보여줄 테니 눈을 똑바로, 크게 뜨고 보아라.”
오종은 평소와 다르게 내력을 끌어올리며 전방을 주시했다.
오른손에 든 타구봉을 하늘을 향해 겨누었다.
“타구봉법이 무엇이냐? 쉽게 말해서 개 같은 놈들을 때려잡는 방법이다. 즉 타구봉을 드는 순간 인정을 베풀면 안 되는 법이지.”
휙! 휙-
오종은 허공을 가르며 타구봉을 휘둘렀다.
“이것이 진정한 개방의 타구봉법이다.”
파앗!
삼십육초의 타구봉법을 펼치자 오종의 신형이 타구봉과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봉신일체(棒身一體).
팔뚝보다 가늘게 보였던 타구봉은 어느덧 고목처럼 묵직하게 커져 있었다.
‘허어…… 대단하시군.’
강룡십팔장을 펼치던 사부 장두철과는 또 다른 웅장함이 느껴졌다.
사타구배를 시작으로 삼십육초식을 펼치는 오종의 타구봉이 주위를 압박했다.
느리게, 또는 빠르게.
휘두르는 타구봉의 움직임에 공간의 흐름이 변화를 일으켰다.
차앗!
구궁궁궁-
하늘에서부터 신나게 두들겨 패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렇게 마지막 초식 천하무구가 펼쳐지며, 타구봉이 멈추었다.
“후, 어떠냐? 이 정도면 제법 배워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
“좋네요.”
“허허, 이 녀석아. ‘좋네요’가 아니라 좋은 것이다. 타구봉법을 완벽하게 익힌다면 중원 무림 그 어떠한 무공을 상대하더라도 막힐 일은 없을 것이다.”
“정말인가요? 방주님의 말씀은 이게 천하제일무공이라는 것이죠?”
“내 말을 이해를 못한 것 같구나. 지지 않는다는 뜻이지 모든 무공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허헛, 본 방의 삼십육초 타구봉법은 화산파의 독고구검과 정반대의 무공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의 어떠한 무공도 파훼가 가능하다는 독고구검. 하지만 완벽한 타구봉법은 어떠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
“아하,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오종이 뒤로 서너 걸음 물러났다.
“그럼 한 번 펼쳐보아라. 전부…… 외웠겠지?”
“네. 당연하죠.”
“…….”
또 외웠다고?
한 번 펼친 타구봉법을 몽땅 외울 수는 없다.
구결이야 머리가 좋으면 외울 수도 있겠지만, 초식은 직접 몸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럼 펼칩니다. 뒤로 물러나세요.”
휙! 휙-
하지만 남하림은 오종의 생각과는 다르게 타구봉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허어어얼…….’
사타구배…… 봉타쌍견…… 타두견시, 당두타갈, 시타두천, 봉타견두, 타봉폭사, 사망타구, 당오구탈, 시구심하, 쌍타초동! 타천비구!
삽십육초의 타구봉법이 하나씩 펼쳐졌다.
‘익숙하게 펼치지는 않지만 하나도 틀리지 않다니.’
하긴 강룡십팔장도 조만간 극성에 이를 것이라 했다.
뛰어난 건 알았지만 일장로 장두철의 말이 쉽게 믿기는 것은 아니었다.
‘타구봉법에 정말로 강룡십팔장까지 완벽하게 펼친다면…… 무림걸황의 전설을 이을지도 모른다.’
오종은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남하림에 대한 기대감이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확신으로 바뀌었다.
십 년의 시간 중 남은 시간은 오 년.
‘그동안 중원 무림에 걸협오성의 존재를 완벽하게 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중원 무림을 활보하는 만드는 수밖에…….’
그렇다면, 무림맹과 함께 백리세가로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툭툭.
머릿속으로 개방의 밝은 미래를 그리던 오종은 갑자기 뒤에서 건드리는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방주님, 무슨 생각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