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홍화병을 가지다
채애앵!
까아앙!
쌍검이 장창들을 밀어냈다.
흑의삼인의 무공은 생각보다 강했다.
“뭣들 하느냐?! 저놈들을 잡지 않고?”
악군악은 소리를 질렀지만 수하들은 쉽게 달려들 수 없었다.
그들은 일영의 손에 들린 흑구를 보며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일영의 협박이 들려왔다.
“죽고 싶다면 덤벼라.”
“…….”
결국 산동악가의 무인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두 번의 광침구에 의해 동료들이 애꿎은 목숨을 잃었다.
그들이 머뭇거리는 순간, 포위가 미세하게 흔들리며 틈이 생겼다.
[지금이다.]
휙!
일영은 벌어진 틈 사이로 흑구를 던지며 달렸다.
퍼어어어엉!
“벽력탄이다! 피하라!”
흑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연기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앞을 가렸다.
‘헉, 연막탄이다. 속았어.’
악군악은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흑의삼인을 보면서 소리쳤다.
“저놈들이 도망간다! 잡아라! 뭣들 하느냐?”
그는 계속해서 소리를 내질렀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다.
자욱했던 연기가 사라진 후.
기감을 펼쳤지만, 흑의삼인의 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크윽, 하북소가 놈들이 감히 본인을 죽이기 위해…….’
악군악은 감히 암살자를 보낸 하북소가에 이를 갈며 분노하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스쳤다.
텅 빈 가주실.
‘……설마!’
휙!
악군악은 빠르게 신형을 날렸다.
방 안은 이미 연기가 전부 빠져나간 뒤.
육안으로 별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흐음.’
악군악은 초조함을 애써 진정시키며 손을 뻗어 책장을 밀었다.
덜컹.
문이 열리며 비밀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비동을 둘러보던 악군악은 돌연 노성을 내질렀다.
“아아아악! 어떤 새끼가 감히!”
있어야 할 붉은색 꽃병이 보이지 않았다.
“감히…… 홍화병을……!”
그의 눈동자는 노기가 극에 달해 이미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 발자국은!’
비밀 공간 바닥에 찍혀 있는 발자국.
처음 보는 흔적이었다.
자신의 발자국보다 작은 크기.
‘여자다.’
자신의 방에 들어올 수 있으면서 이런 짓을 할 만한 여인은 한 명밖에 없었다.
“만옥…… 그년이…….”
악군악의 전신에 살기가 피어올랐다.
* * *
슬금슬금.
여인은 몸을 움츠리며 별관의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나르는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다급한 상황이었는지라 어느 누구도 그녀가 중간에 들어오는 모습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다.
‘다행이다.’
그녀는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어?’
멀리서 가주전의 호위 무사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향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어떻게 안 거지? 도망쳐야 해!’
만옥은 손에 들고 있던 물통을 떨어뜨리고 황급히 뒤로 돌아섰다.
“아악!”
하지만 언제 뒤에 서 있었는지 또 다른 호위무사가 버티고 있었다.
짜아악!
호위 무사는 그대로 그녀를 내리쳤다.
평범한 여인이 무사의 손을 제대로 받아낼 리 없다.
만옥은 단숨에 기절해 바닥에 쓰러졌다.
* * *
철썩.
차가운 물이 정신을 잃은 그녀를 깨웠다.
“으…… 으응.”
만옥은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으, 으으…….”
몸을 뒤틀며 흔들어보았지만 의자에 앉힌 채로 묶여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눈앞에는 당장에라도 잡아먹을 것 같은 눈빛을 한 악군악이 앉아 있었다.
“네 이년! 똑바로 이실직고(以實直告)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줄 것이다.”
“……저, 저는…….”
“그것은 어디에 있느냐?!”
“전…… 전, 나으리, 아무것도 모릅니다요.”
“다시 묻겠다. 네년이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한 번의 질문에 사지가 하나씩 찢겨 나갈 것이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악군악과 시선이 마주친 만옥은 그 말에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잘 알았다.
그는 충분히 자신의 사지를 찢을 수 있는 사람이다.
휙!
악군악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창을 잡았다.
덜덜-
그의 살기에 여인의 몸이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나으리…… 제발 목숨만은…… 그들이 협박을…….”
“그만. 네년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유는 알고 싶지 않다. 어차피 그놈들이 돈이나 목숨을 미끼로 시킨 것일 테니.”
스윽.
장창의 끝이 그녀의 눈동자 바로 앞에 멈추었다.
“그것은 어디에 있느냐?”
“그건…… 그것이…… 숨…… 겨…… 놓았습…… 니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
사지를 하나씩 찢겠다는 말에 그녀는 결국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철썩!
“어디에 있냔 말이다.”
“장…… 현각…… 앞 고목나무 아래에…… 묻어놓았습니다.”
척.
악군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네년의 말이 맞는지 보겠다.”
* * *
팟팟팟.
땅바닥을 팠던 만옥의 손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녀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저어, 제가…… 제가 분명 여기에…….”
악군악은 표정은 인상을 쓰고자 해도 쓸 수 없을 만큼 굳어진 채였다.
살기에 젖은 목소리가 그녀의 살갗을 베었다.
“지금…… 본인을 놀릴 셈이냐?”
“그게…… 아니오라…… 분명……! 분명 제가 여기 아래에 묻어놓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정말]사실이옵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귀신이 곡할 지경.
하지만 악군악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스팟.
악군악은 무릎을 꿇고 정신없이 다른 곳을 파는 만옥을 내리쳤다.
“커억!”
만옥은 비명을 지르며 정신을 잃었다.
‘이미 그놈들이 가지고 갔다.’
가장 유력한 범인은 흑의삼인.
그들의 계획은 완벽했다.
별관에 불을 일으킨 뒤 호위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건 마치 악군악을 죽이기 위한 계획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자신이 아니라 비밀 공간에 넣어두었던 홍화병.
“지금부터 단 한 명도 동평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연락을 띄워라.”
“존명.”
호위 무사들은 악군악의 명을 전달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퍽!
악군악은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바닥에 쓰러진 만옥을 걷어찼다.
“이년을 철옥에 처넣어라. 나중에 다시 심문하겠다.”
* * *
귀인전으로 돌아온 팽유도는 조용히 남하림이 자고 있는 침실로 들어갔다.
자고 있던 남하림은 익숙한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났다.
“구경 잘했냐?”
“하림 형, 잠깐만.”
“왜?”
팽유도의 목소리에 할 말이 있는 듯했다.
남하림이 몸을 일으켜 침상에 걸터앉았다.
스윽.
팽유도는 천에 싸여 있던 물건을 내밀면서 가주전에서 일어났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음…….”
천을 풀었다.
붉은색 꽃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사롭지 않는 느낌이군.’
남하림은 천천히 돌려보면서 홍화병 전체에 그려진 붉은 그림들을 살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붉은색의 핏빛 문양을 찾았다.
‘역시…… 이건 구천마제의 문양이다.’
자신의 손에 있는 홍화병은 구천신품이었다.
“구천신품이야. 그 여자가 엄청난 짓을 했군.”
“엥…… 정말?”
“지금쯤이면 그 양반 엄청 화가 났겠는데.”
남하림의 예상이 맞았다.
그 시각 산동악가는 초비상 상황에 들어가는 중이었다.
“어떻게 하죠?”
“음…… 우선 네 가방에 넣어둬.”
“가방에요? 금방 들킬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잖아. 우린 귀인전에 계속 있었으니 의심받지 않을 거야.”
“네. 알겠어요.”
“그리고…… 이번 일은 우리만 알자.”
끄덕.
건넌방에서 자고 있는 만통자에게는 비밀로 하자는 뜻이었다.
남하림은 홍화병을 천으로 꼼꼼히 다시 만 뒤 팽유도에게 돌려주었다.
“내일 시끄러운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그만 자자.”
“알았어요.”
팽유도는 벽에 걸어놓았던 가방 안에 홍화병을 넣고 침상에 누웠다.
‘이 상황에서도 잠이 오는 모양이구나.’
그리고 고개를 돌려 다시 잠들어 버린 남하림을 보았다.
‘보통 구천신품이 눈앞에 있음 잠도 오지 않을 텐데…….’
히죽.
팽유도는 미소를 지으면서 바로 누웠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난 주워 왔을 뿐이고!’
* * *
산동악가의 아침이 밝았다.
남하림의 예상대로 귀인전 밖, 산동악가는 하루아침에 변해 버렸다.
만통자는 아침 일찍부터 찾아온 산동악가 인물들에 의해 가주 악군악을 만나러 나간 상황.
귀인전에는 다섯 명만이 남아 간단히 차를 들었다.
잠시 밖에 나갔다 소식을 가지고 온 팽유도가 산동악가의 소란스러운 상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동평 전체에 경계령이 내렸다고 해요. 산동악가 허락 없이는 함부로 나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별관에 불이 난 것 가지고 이런 짓을 한다고?”
당무독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불이야 언제든지 날 수 있다.
근데 이것만으로 모든 통행을 막는다고?
십중팔구 다른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하림 형.”
“이야기해. 이 주위엔 우리밖에 없어.”
“응. 어제 제가 불구경한다고 나갔잖아요. 별관에 가서 구경을 하는 도중에…….”
팽유도는 어제저녁에 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흑의인 세 명이 가주전에 쳐들어갔다고? 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별관에 불을 질렀군. 범인이 그들일 수 있겠어.”
당무독은 성동격서를 생각했다.
“그래도 세 명 가지고는 가주를 잡지 못해. 가주전 안에도 최소한 호위가 몇십 명은 있어.”
이휘연이 팔짱을 낀 채로 말했다.
“맞아요. 흑의인들은 잠시 동안 악군악이 자기 방에서 나가게 할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방을 나가게 할 목적?”
“방을 비우도록 만들어서, 어떤 물건을 훔칠 계획이었던 거죠.”
팽유도는 여인의 뒤를 쫓아가서 물건 하나를 가지고 온 부분까지 설명을 마쳤다.
스윽.
그리고 가방에서 천에 싼 홍화병을 꺼냈다.
붉은빛의 화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휘연도 어이가 없었는지 평소에 잘 내지 않던 웃음소리를 냈다.
“하, 계주생면(契酒生面)이군.”
“휘연 형 말이 맞아요. 재주는 곰이 부리는데 돈은 딴 놈이 거두어간 꼴이죠.”
“부장, 산동악가 가주가 많이 화났겠어. 우린 어떻게 하지?”
“철각, 잠시 구경이나 해야지. 지켜보고 있으면 점점 재미있을 것 같잖아.”
“하하하. 재밌는 건 확실할 것 같아.”
* * *
반 시진 후.
가주를 만나러 갔던 만통자가 돌아왔다.
그의 표정은 애매모호했다.
“별로 표정이 좋지 않네요.”
“허허허, 당분간 산동악가를 떠나지 못할 것 같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가르쳐 주지도 않는군.”
“가르쳐 주지도 않으면서 노인장은 왜 불렀대요?”
만통자는 이제 호칭은 포기했다.
차라리 마음을 비우니 편했다.
“어젯밤에 도둑이 들었는데, 뭔지는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물건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했네. 물건을 훔쳐간 놈이 누구인지, 물건이 어디에 있을지 점괘를 부탁하더군.”
“오, 그런 것도 볼 줄 알아요?”
“이놈아…… 내가 만통자다…….”
“그럼 찾았겠네요? 어디 있어요?”
“…….”
“아…… 점괘가 안 나왔어요?”
만통자는 아침부터 속을 긁는 남하림을 보면서 죽일까 말까 갈등했다.
남하림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자식, 왜 이래?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산동악가에서 이런 난리를 피울 정도의 중요한 물건이라면, 그것밖에 없지 않을까요?”
“……구천신품이 정말로 산동악가에 있었다는 것이냐?”
화들짝 놀란 만통자는 몸이 떨려왔다.
어제까지도 반신반의했을 뿐 믿지 않았다.
‘그래서…… 구천신품이 있어서 산동악가의 명운이 끝난다는 것이었나?’
구천신품은 탐욕의 결정체였다.
“노인장, 물건의 점괘가 어떻게 나왔나요?”
“…….”
만통자는 남하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점괘가 하나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세 번의 점괘 모두 하나의 괘만이 나왔다.
주작괘.
방금까지도 세 번에 걸쳐 나온 점괘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주작은 이 녀석이야.’
남하림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주작은 남향을 지키는 신물.
남(南)이라면…….
남하림을 가리키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 녀석은 어제저녁 내내 귀인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간 인물이 있다면, 잠시 불구경을 한다고 나갔다가 들어온 팽유도뿐.
‘팽가 이놈은…….’
무공이 강하다고 해도, 산동악가에 처음 온 그가 짧은 시간 가주전에 들어가서 구천신품을 아무 일 없이 가지고 나올 수는 없었다.
‘근데…… 확실히 뭔가 있다니깐.’
하지만 뭔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네놈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만통자가 남하림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하긴요. 산동악가에 온 목적. 그들이 가지고 있다는 구천신품을 찾아서 돌아가야지요.”
‘전혀 모르겠군. 이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만일 구천신품을 네가 가진다면 개방에 가지고 갈 셈이더냐?”
“우리들이 가지고 있다는 걸 남들이 모른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알고 있다면 시끄러워질 것 같으니, 무림맹에 맡겨놓을까 생각 중이에요.”
“무림맹에? 좋은 생각이긴 하다만…….”
“흐음, 근데 혹시 악가에서 거짓말하는 건 아닐까요? 구천신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상, 계획적으로 한 짓인지도 모르잖아요.”
“계획적이다?”
“그럴 수도 있죠. 청봉표국 사건을 보면 산동악가에선 충분히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을걸요.”
남하림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산동악가에 도착하기 전 해림장과 청봉표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만통자에게도 알려주었다.
‘음…… 하긴. 이 녀석이 가주전에서 폭탄 발언을 하는 바람에 산동악가의 모든 인물들이 알아버렸으니깐.’
동문까지 속일 정도라면 악군악의 행동은 탐욕이 분명했다.
산동악가 내에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했다.
스윽.
남하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가볼까?”
만통자는 남하림을 따라 일어나는 네 명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어딜 가려고?”
“어디긴요. 혹시 모르니 가주에게 구천신품을 내놓으라고 따지러 가야죠.”
“허어, 따지러 가는 건 좋은데…… 지금 그들의 상황이 좋지는 않아 보인다.”
“상황은 저들이 안 좋은 거죠. 일부러 잊어버렸다고 할 수도 있고. 해서 확인을 해보려고요.”
“알겠다. 그럼 나도 같이 가겠다.”
“잘됐네요. 제삼자도 필요하니까.”
* * *
남하림을 보는 악군악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후개, 무슨 일로 찾아오셨소이까?”
“많이 바쁘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됐소이다. 간밤 중요한 물건을 누군가 훔쳐간 듯하외다.”
“중요한 물건이라면…… 혹시 우리가 원하는 물건과 같은 것은 아니겠지요?”
“…….”
악군악은 망설였다.
만일 인정한다면 구천신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은 거짓이 된다.
하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자신들을 귀찮게 할 게 분명했다.
평소라면 모를까.
현재 상황은 너무나 나빴다.
“……잃은 건 구천신품은 아니오.”
“그런가요?”
씨익.
남하림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