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후개를 만들자
똑똑.
집무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게.”
끼이익-
‘거참, 빨리 고쳐달라고 한 지가 언젠데…….’
우창이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어…… 어…….”
그런데 문 너머에서 뜻밖의 얼굴이 나타나자, 순간 우창은 말문이 막혔다.
“특호, 잘 계셨어요?”
반갑게 툭 던지며 들어온 인물.
달덩이가 들어온 듯하다.
본 방에서 이 녀석보다 잘생긴 놈이 어디 있으랴.
“특호님, 안녕하세요!”
남하림 뒤로 팽유도가 바로 따라 들어오며 인사했다.
그 뒤로 당무독과 성철각, 마지막으로 이휘연까지 차례대로 들어왔다.
청봉표국에 갔던 걸협오성이 돌아온 것.
우창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면서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언제들 왔냐?”
“지금 복귀하는 중이에요.”
다섯 명이 일렬로 우창 앞에 섰다.
“특호께 보고합니다. 특외부 오인, 전원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덥석!
우창은 남하림부터 한 명씩 안아주었다.
“허허, 안 보던 사이 다들 무림인처럼 변했는걸?”
“그렇습니까?”
“음…… 뭐랄까?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는 애매한데, 무림인이라면 몸에서 흐르는 자연스러운 기가 있어. 이번에 특히 무독과 철각, 유도가 많이 변한 것 같군. 가끔씩 중원에 나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 자주 보내야겠어.”
달라진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창은 만족스러웠다.
“표국 일로 고생들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언제쯤 오나 싶었거든.”
“우리 소식을 들으셨군요?”
“개방이잖아.”
청봉에서 올라온 소식.
우창의 말대로 듣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귀에 들려왔다.
“청봉표국을 조사하라고 보냈더니 아예 박살을 냈더군. 무슨 일을 그렇게 과격하게 하냐?”
“그러게요. 우리도 조용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됐어요.”
“조용히 처리를? 네놈들이?”
우창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저었다.
“내 장담하건대, 네놈들은 어디 가서 가만히 있을 일도 다 뒤집어엎고 떠들썩하게 만들 게다.”
“설마요.”
“하하하, 내기해도 될 거다. 여하튼 청봉표국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방주님께 먼저 보고를 해야겠지?”
“네. 특호님도 같이 가시죠.”
“알겠다.”
* * *
방주실은 순간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청봉표국을 다녀온 남하림의 보고.
단순히 표행이 기습당한 사건이 아니라, 오랫동안 묻혀 있던 어두운 비밀과 각자의 욕심이 얽히고설켜 있었다.
산동악가 살기대까지 나타날 정도의 비밀이라니.
방주 오종과 법개 위한소, 그리고 추개 영충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또…… 문제의 발단이 구천신품이라는 것이냐?”
“네, 방주님.”
“어째 하나같이 제대로 된 곳이 보이지 않는군.”
따각따각.
오종은 손가락으로 탁자 상판을 두드렸다.
개방이 향해 가야 할 길.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청봉에서 일어난 사건은 결국 산동악가와 하북소가의 탐욕에 의한 것.
가만히 보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잘못을 깨우쳐 줘야 할 것인가.
오종은 두 갈래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법개와 추개, 두 사람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법개 위한소가 먼저 대답했다.
“개방의 신념이 무엇입니까? 협의지향(俠義指向) 불의불복(不義不服). 협의를 행하는 데 험난할지라도 물러날 수 없습니다.”
위한소의 뜻은 굳건했다.
추개 영충의 의견도 같았다.
“방주님. 저 또한 법개의 뜻과 같습니다. 개방의 역사는 협의지로(俠義之路) 불의불입(不義不入)이라 했습니다.”
타악!
오종은 탁자를 내리쳤다.
“옳거니. 두 사람의 말이 맞도다.”
위한소와 영충의 의견이 오랜만에 일치했다.
오종의 뜻도 두 사람과 같이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하하, 미친놈처럼 날뛰어보자꾸나.’
타아앙!
오종은 이번엔 두 팔을 뻗어 탁자 끝을 내려치면서 잡았다.
‘누가 좋을까?’
개방에는 수많은 기인들이 있다.
산동악가와 하북소가의 가주를 상대로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을 수 있는 인물.
법개 위한소와 추개 영충, 그리고 청룡동지의 무력단의 단주들도 배짱 하나만큼은 두둑한 인물들이었다.
하나 과연 이들이 산동악가 가주와 똑똑한 인물들 사이에서 조리 있게 몰아붙일 수 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장담하건대 한 명도 없군!’
아쉽지만 사실이다.
하지만…….
‘이놈이라면 가능하지.’
거침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갈 수 있는 걸협오성.
오종은 눈앞에 앉아 있는 다섯 명 중 남하림을 마주 보며 물었다.
“어때? 판은 깔려 있는데 미치도록 놀아볼 자신이 있느냐?”
“산동악가를 말하시는 건가요?”
“악가하고 소가.”
“목숨 걸고 놀아야 하잖아요.”
“하하하, 그래서 미쳐야지 않겠느냐?”
“흐음, 방주님이 원하신다면 놀아드릴 수는 있는데…….”
남하림은 살짝 말끝을 흐렸다.
“무엇이냐? 역시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질 않는구나.”
“뭐 그렇다기보다는, 일이 커지면 개방에 불똥이 튈지도 몰라서 말이죠. 괜찮으시겠어요?”
“크하하하! 불똥이라…… 당연하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
“그럼 좋습니다.”
“하림은 좋다고 했으니,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오종은 먼저 이휘연을 보았다.
남하림이 전면에 나선다면, 이휘연은 후방을 책임지고 있다.
항상 차갑고 무심한 듯한 표정.
하지만 오종은 그가 어느 누구보다 따뜻하다는 것을 알았다.
“방주님, 전 부장과 함께 뜻을 나눌 뿐입니다. 여전히 협의를 행하기엔 부족함이 많지만, 불의를 알면서 가만히 지켜볼 생각은 없습니다.”
“고맙다. 네가 하림의 뒤에서 얼마나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지 잘 아느니라.”
팽유도가 나섰다.
“방금 휘연 형이 말한 것처럼, 우린 모두 부장의 결정을 믿고 따를 것입니다.”
“하하하, 유도가 씩씩하게 대답하는구나. 다들 고맙다.”
산동악가와 하북소가를 상대로 겨우 다섯이서 놀아보겠다니.
누가 그 말을 믿어줄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힘겨운 싸움이 될 터였다.
결정은 내려졌지만 추개 영충의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휴우…… 더 큰 사고를 치는 건 아닐지 모르겠군.’
그는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남하림에게 한마디 했다.
“본 방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고 해서 일부러 사고는 치지 마라. 너희들의 상대는 당주도 아닌 가주들이다. 자신들이 불리하다 싶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놈들이지.”
“추개님께서 걱정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흥, 네놈 걱정은 무슨. 개방에 귀찮은 일이 생길까 싶어 하는 말이다.”
퉁명스러운 대답이었지만 남하림도 그게 영충의 본뜻이 아님을 알았다.
‘음…… 산동악가의 가주와 상대를 하려면…….’
방주 오종은 하림이 상대해야 할 인물들이 가주라는 사실에 고심했다.
개방 사결제자의 신분으로 산동악가의 가주와 마주 서기에는 위치가 낮았다.
“이보게들, 저들이 하림을 무시하지 않으려면 사결제자 신분으론 무리가 있지 않겠는가? 임시방편이지만 괜찮은 방법이 있는데 말이지.”
“방주님, 임시방편이 무엇입니까?”
“법개, 본 방에 아직 후개가 없지 않는가?”
“그렇습니다…… 만…….”
후개로 남하림을 세우겠다는 뜻이었다.
놀란 듯한 위한소와 달리 영충은 인상을 찌푸렸다.
“방주님, 후개 자리는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장로회의를 거치면서 개방천하회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추개. 나도 아네. 방주인 내가 그것을 모르겠는가? 그래서 임시방편이라 하지 않았는가? 정식으로는 자네가 말한 과정을 거쳐야 후개로 선정되겠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방주가 먼저 후개를 세울 수 있네.”
“긴급 상황이라는 것은, 실례가 되는 말씀이지만 방주께서 위급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맞네. 지금이 바로 위급한 상황일세. 산동악가와 목숨을 걸고 싸우려는 상황이 아닌가.”
“…….”
“아, 이번 임무만 제대로 끝내면 원래대로 돌아갈 걸세.”
‘딱 이때 고집을 피우시다니…….’
영충은 방주 오종의 고집을 너무나 잘 알았다.
“하림이가 목숨을 걸고 산동악가에 가려고 하네. 최소한 우리도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영충은 오종의 말을 들으면서도 남하림에게 못마땅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영충과 달리, 법개 위한소는 오종의 생각에 찬성했다.
“방주님, 좋은 생각이십니다. 임시방편이나마 하림이 후개가 된다면 산동악가에서도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후개는 개방의 차기 방주라는 의미니까.
하나 남하림은 정작 자신은 빼놓고 설전을 벌이는 세 사람을 황당하게 바라보았다.
‘나 참, 이분들이 지금 뭘 하시는 건지 모르겠네.’
“잠깐, 잠깐, 잠깐요.”
남하림은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그들의 대화를 멈추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남하림에게 고정됐다.
“지금…… 제게 후개가 되라고 말하시는 것 같은데, 맞나요?”
“왜, 싫어? 후개가 되면 좋지 않느냐?”
“아니, 제가 어떻게 후개가 된다고 그러세요? 개방에 더 훌륭한 분도 많잖아요. 틀림없이 저 말고 있을 텐데요?”
그에게 남은 오 년의 시간.
하림은 이후에 관한 고민은 그때 하기로 결정 내린 뒤, 당분간 생각을 접은 중이었다.
어쨌든 지금 그에게 이곳이 소중해진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괜히 꼬리를 다는 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다만 남하림의 생각은 오종도 이미 꿰뚫고 있었다.
“크하하하! 많긴 하지. 개방도가 얼마나 많은데 설마 그중 후개가 될 인물이 없겠느냐. 하지만 당장 시간이 급박하지 않느냐. 이번 일만 끝내고 후개의 자리에서 내려오면 되느니라.”
“정말 제가 물릴 수 있죠?”
“당연하지. 임시방편 아니냐. 정식으로 후개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방천하회를 거쳐야 해. 안 그러면 의미가 없지.”
“……정말이죠? 지금 저를 속이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죠?”
“허허, 우리가 똑똑한 네놈을 어떻게 속일 수 있겠느냐?”
의심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냥 제자보단 후개가 두 가문의 가주들을 상대하기에 꽤 유용한 자리임은 확실했다.
“후후후, 그럼 산동악가로 떠나기 전에 간이한 절차를 밟도록 할 테니 그동안 쉬도록 해라.”
“에효, 알겠어요.”
스윽.
벌떡.
휙.
남하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머지 네 사람도 몸을 일으키며 밖으로 나갔다.
* * *
방주실에서 나온 뒤.
특외부로 먼저 돌아간 네 명과 달리 남하림은 내정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개방에서 제일 바쁜 곳인 내정당.
이곳에서는 중원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개방의 총부와 지부, 그리고 분타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보고서를 정리해야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책상 위엔 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휴우…… 왜 이리 많아.”
당주실에서 영호춘이 투덜거렸다.
하루 종일 정리해도 일이 줄어들지 않았다.
“당주님.”
그때 문이 열리며 내정총무가 들어섰다.
“육윤, 무슨 일인가?”
“단화걸이 찾아와서 당주님을 뵙고자 합니다.”
“……남하림이?”
영호춘은 가슴이 철렁거렸다.
‘왜? 무슨 일이지? 아니, 이 녀석 이름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진정되지 않지?’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마주칠 때마다 주눅이 드는 기분이었다.
짧은 시간 영호춘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알…… 겠다. 안으로 들여보내게.”
영호춘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남하림이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드륵-
곧이어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남하림과 시선이 마주쳤다.
“단화걸.”
“당주님, 오랜만입니다.”
“아…… 그래.”
영호춘은 주눅이 든 사람처럼 눈치를 보았다.
“청봉에서 올라온…… 소문을 들었네. 방주님께서 좋아하셨네.”
“별일도 아닌데요.”
“어…… 그건 아니지. 상대가 산동악가의 살기대라고 하지 않았는가. 당연히 대단한 일이지. 본 방의 제자들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네. 근데……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지 모르겠구만.”
“청봉분타에 대해서 여쭐 게 있어서요.”
“청봉분타? 무슨 문제라도 있던가? 조만간 해체하기로 한 곳이지 않나?”
“네, 그래서 온 겁니다. 당주님은 혹시 청봉분타에 가본 적이 있으신지요?”
“……?”
영호춘의 얼굴이 긴장감으로 뻣뻣해졌다.
‘내가 뭘 잘못했나?’
그에게 흠이 잡힌 게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남하림이 찾아왔다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뭐가 있는 게 확실했다.
“해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실사하셨을 텐데. 아닌가요?”
“내정당에서 실사를 나가긴 했네. 내가 아니고 내정총무가 갔다 왔지. 이런 일들은 당주가 안 나가는 편이라…….”
“혹시 내정총무가 뭐라고 하던가요?”
“보고서에 적혀 있는 대로였다네.”
“음…… 제가 듣기로는 내정당 장로이신 충걸개 장로께서 해체를 적극적으로 찬성하셨다는데. 그것도 맞는지요?”
“그렇네. 개방 제자들을 흩어놓는 것보다 힘을 집중시키기 위해 모으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지.”
“맞는 말이네요.”
남하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걸개 장로의 의견과 보고서의 내용만으로 본다면, 영호춘의 입장에서는 청봉분타를 해체해도 문제 될 게 없었다.
“당주님, 해체의 타당성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보고서에 중요한 게 빠져 있더군요.”
“그게…… 뭔가?”
“일단 청봉분타가 위치한 장소가 빠져 있고, 청봉분타를 해체한 후 그 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보고가 없어요.”
“본 방이 굳이 돈도 안 되는 분타의 땅을 팔아서 어디에 쓰려고?”
‘모르고 있군.’
남하림도 내정당 당주 영호춘에 대한 소문을 들어 알았다.
맡은 일은 잘하지만 꼼꼼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을 가끔씩 지나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꼼꼼하지 못하다고 해서 내정당의 수장이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아래인 내정총무가 당주의 단점을 보완하면 되는 일.
하지만 눈치를 보아하니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지 않았다.
‘이건…… 내정총무하고 내정당 장로가 문젠가?’
물론 더 이상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굳이 일을 만들어 그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으니까.
내정당의 책임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남하림은 그냥 그에게 가능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당주님이 직접 가시는 게 어려우면,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서 보고서에 빠진 것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세요.”
“…….”
영호춘은 머리가 나쁘지 않았다.
보고서의 내용과 실제가 차이난다는 뜻이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고맙네.”
영호춘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하림에게 물었다.
“단화걸, 왜 나를 자꾸 도와주지?”
“제가 언제요?”
“예전 일도 그렇고…… 이번 일도…….”
“아, 그럴 의도는 아니었고, 청봉분타 부분타주와 약속한 것 때문입니다.”
남하림은 마지막으로 미소를 짓고는 내정당을 나섰다.
스윽-
남하림이 내정당을 나서자, 곧바로 내정총무 육윤이 들어왔다.
“당주님, 단화걸이 무슨 일로 찾아왔습니까?”
“어어, 그냥 저번 일로…… 생색을 내는 것 같아.”
“허, 그런가요? 당주님께 잘난 체를 했군요. 어쩐지 그런 얼굴이더라니. 마음에 안 듭니다.”
“어…… 그래.”
영호춘은 투덜거리는 육운을 슬쩍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