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44화 (45/328)

44. 개방에 돌아오다

산동악가 오성창.

중원무림백위에 당당히 든다고 자부하는 실력이다.

‘개방에서 이런 괴물을 만들어내다니…….’

그 오성창의 일인인 악강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남하림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서 있는 젊은 개방의 거지가 자신과 대등하게 싸웠다.

“헉헉…….”

남하림은 숨을 내쉬었다.

안정적인 악강에 비해 자신은 몸속에서 내기들이 진정되지 않았다.

‘쳇. 그동안 무림을 너무 무시했어.’

사부도 그만큼 강했다.

하지만 비무와 목숨을 건 싸움은 다르다.

몸이 받는 무게부터, 여실히 차이 나지 않았던가.

남하림은 허리를 펴며 악강을 보았다.

악강의 장창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홍투구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맨얼굴이 드러났다.

분명 기회였건만.

남하림은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입은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투구를 쓴 이유가 있었군. 완전 못생겼구만.”

“뭐……  뭐라 지껄이는 것이냐?!”

악강은 어릴 때부터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컸다.

홍색 투구는 살기대가 유명해지면서 산동악가의 강함을 상징하게 되었지만, 까보면 처음 시작은 악강의 얼굴을 가리기 위함이었다.

휙! 휙!

남하림의 곁으로 네 명의 걸협오성이 내려섰다.

팽유도는 얼른 남하림의 몸을 살폈다.

알록달록하지만 깨끗했던 비단옷은 진정한 거지 옷처럼 변해 있었다.

“부장, 괜찮아?”

“아직 살 만해.”

스윽.

이휘연은 말없이 앞으로 나섰다.

엄청난 살기가 쏟아지며 악강을 겨누었다.

“당신, 오늘 여기에서 죽는다.”

“이놈들이…… 미친 것들이 한둘이 아니군.”

이번에는 성철각이 소리쳤다.

“누구보고 미쳤다고 하는 거야? 미친 게 진짜 어떤 건지 보여줄까? 못생긴 놈이 감히 엄청나게 잘생긴 부장을 다치게 만들어?”

“뭣이? 얼굴이 무슨 상관이라고! 이 새끼들 이거 진짜 미친놈들이구만!”

파앗!

그때, 이휘연의 신형이 움직였다.

‘헉, 이놈이!’

악강은 가슴을 향해 순식간에 흑검이 다가오자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의 한기라니!’

악강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허리에 찬 검을 뽑아 흑검을 막아냈다.

채애앵!

까아아앙!

이휘연은 계속해서 악강의 앞으로 나아가며 무자비하게 흑검을 휘둘렀다.

‘이 검은……!’

개방 거지가 상당히 익숙한 검을 펼치고 있었다.

‘빠르다.’

스걱.

흑검이 아슬아슬하게 허리를 비켜가며 보호철갑 한쪽 부분이 떨어졌다.

‘무당의 태극검이 분명한데.’

악강은 태극검을 모르는 이가 아니었다.

하나 이휘연의 태극검은 마치 처음 상대해 보는 것처럼 막아내기 급급했다.

심지어 남하림을 상대하느라 고갈된 내력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건만.

척.

악강은 손을 올렸다.

휙! 휙! 휙!

흑색 두건을 쓴 십인이 악강의 앞을 가로막았다.

악강의 수호십위(守護十衛).

“오늘은 서로 여기까지 하는 것이 좋겠군. 한판 붙을 기회는 다음에도 얼마든지 있을 테니.”

“누구 맘대로.”

이휘연은 내력을 끌어 올리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휘연 형, 멈추세요. 저자 말대로 내가 직접 찾아갈 거니까.”

남하림의 말에 이휘연은 곧바로 흑검을 내리며 물러났다.

척.

남하림은 손을 올려 악강을 가리켰다.

“잘 들어. 조만간 산동악가로 찾아가 오늘 끝을 보지 못한 결판을 짓겠다. 제대로 싸울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

“그때, 해림장을 몰살시키고 청봉표국을 불태운 이유 또한 묻을 것이다.”

휙!

남하림은 번손의 시신을 들고 천천히 빠져나왔다.

많은 생각과 만감이 교차했다.

‘휴우…… 내가 왜…….’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들.

거부하고 싶었지만,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어쩌면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세상 편하게 사는 것이 내 목표였는데…….’

화르르-

불타는 건물에 혼자 남은 악강은 눈살을 찌푸렸다.

밖으로 나간 다섯 명의 거지들.

그들과 짜증 나게 엮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찮은 놈들에게 걸린 것 같군.’

* * *

‘단화걸님…….’

청봉표국으로 들어갔던 남하림이 정문을 나왔다.

손도는 그의 팔에 안겨 있는 번손을 발견했다.

‘국주님께서…….’

전혀 움직임이 없는 모습.

이미 명을 달리했음을 알았다.

“흑…… 크흑.”

바닥에 내려놓은 번손을 보며 손도는 울음을 터뜨렸다.

남하림이 손도의 어깨를 두드렸다.

“한발 늦었습니다.”

“흑흑…… 국주님을 죽인 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서로 끝을 보진 못했지만…… 누군지 알고 있으니 다음에 만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겁니다.”

“흑…… 감사합니다.”

“감사할 건 없어요. 제대로 붙어볼 생각이니까요.”

남하림은 오랜만에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국주께서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을 부탁했습니다. 지금 당장 힘든 줄은 알지만, 손 표사가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하림의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뜨던 손도는 자신을 바라보는 청봉표국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알…… 알겠습니다.”

남하림은 이번엔 도랑에게 부탁했다.

“부분타주도 손 표사와 함께 청봉표국 일이 잘 마무리되도록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단화걸님.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 * *

청봉분타로 돌아온 뒤.

분타실에 모인 다섯 명은 잠시 동안 침묵 속에 잠겼다.

당무독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산동악가에서 상당히 급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아?”

“그들이 왜 청봉표국을 몰살시키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것도 이렇게 티 나게.”

팽유도는 갑자기 산동악가에서 살기대를 보내 표국주를 죽이려고 한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내가 말해줄게.”

남하림은 곧바로 바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산동악가와 청봉표국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또다시 구천신품이 언급되자, 네 명 모두 인상을 찡그렸다.

“하아…… 어째 제대로 된 집구석이 없구나.”

당무독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부장, 산동악가에서 해림장도 몰살시킨 게 구천신품 때문이야?”

“철각, 그건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게 좋겠어.”

“표행에서 물건들을 훔쳐간 하북소가는?”

이휘연도 궁금한지 남하림에게 물었다.

우선 정리를 하는 게 좋을 듯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를 정도로 완전 뒤죽박죽이야. 우선 천천히, 하나씩 정리하면서 풀어나가는 게 좋겠어.”

네 사람은 남하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한때 십장혈이었던 번 국주가 중원에서 살기 위해 산동악가 가주한테 협박을 한 것이겠지.”

남하림의 뒤를 당무독이 이어 받았다.

“악군악은 자신의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번 국주에게 표국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거야.”

“음…… 둘은 한동안 문제없이 잘 지냈다고 생각해. 번 국주도 적당한 선을 유지했으니깐. 근데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산동악가가 해림장을 의뢰인으로 두고 하북소가에 물건을 보내려고 했어. 그리고 사건이 터진 거지.”

여기까지가 표면에 드러난 사건의 전말이었다.

팽유도가 조금 더 거들었다.

“하림 형, 표행의 물건들은 하북소가에서 가져갔고, 산동악가는 해림장을 몰살시켰죠. 그리고 오늘 청봉표국의 번 국주도 죽였어요.”

현재 밝혀진 사실로만으로는 모든 것을 알 수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 이것만 보고 알 수 있겠어?”

“아니…… 전혀…….”

“좋아. 그럼 여기에 한 가지 추정해서 이야기를 풀어볼게.”

남하림은 번손과의 대화에서 확실히 깨달은 게 있었다.

“내가 알기론, 구천신품을 산동악가에서 훔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번손과 악군악, 두 사람밖에 없어.”

“번 국주가 다른 사람한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까?”

“국주는 양아들에게도 그 사실을 숨겼다고 했어. 그런 그가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말했을 리 없지. 만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었다면, 악군악이 가만히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었을 거야.”

“음…… 그 말이 맞을 것 같아. 계속 말해봐.”

남하림은 말을 이어나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하북소가야. 두 사람만의 비밀이었기에 하북소가는 악군악이 소숭을 죽이고 구천신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맞지?”

“응. 그렇지.”

“여기에서 추정을 해볼 거야. 만일 하북소가에서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들어 알게 되었다면? 유도는 그들이 어떻게 나올 거라 생각해?”

“음…… 당장 산동악가로 쳐들어가거나…… 아니면 산동악가에 구천신품을 요구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유도 말이 맞아. 그들은 공론으로 산동악가를 압박하는 대신, 구천신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차르르르-

팽유도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급하게 무림대사전을 펼쳐 인물편을 찾았다.

‘소숭, 소숭, 소숭이라…… 앗!’

“하림 형, 여기 보세요. 소숭이란 사람은 하북소가 전대 가주의 장자라고 되어 있어요. 음…… 지금 가주가 소융이면…… 죽은 그와는 사촌이네요. 그가 죽으면서 운 좋게 소융이 하북소가 가주가 되었어요.”

“부장, 내가 알기로 현 가주인 소융은 무림에서 평판이 좋은 편은 아니야.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십대가문에서도 은근히 다들 싫어한다고 해.”

당무독은 예전 하북소가 가주에 대해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남하림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소융이 그런 인물이라면 산동악가에 구천신품을 요구하고도 남겠어.”

“두 곳 모두 썩었군.”

거의 말없이 조용히 듣고 있던 이휘연도 한마디 던졌다.

가정이었지만, 일단 어느 정도 사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무독이 산동악가 입장에서 생각해 봐. 하북소가에서 구천신품을 달라고 하면 주겠어?”

“악군악, 그 인간이 지금 하는 짓을 보면…… 당연히 줄 생각이 없겠지.”

“그렇다면, 산동악가에서는 어떻게 할까? 거절하면 하북소가에서 중원 무림에 공론화시켜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르잖아?”

“음…… 그런 상황으로 가는 건 원하지 않을 거야. 헷갈리네. 그들에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가? 근데 마음은 주고 싶지 않겠지.”

“맞아. 산동악가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렸겠지. 하북소가가 그 사실을 아는 이상 눈에 가시 같은 청봉표국은 지워도 된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는 계획을 세웠을 거야. 해림장과 청봉표국을 이용해서 모든 책임을 두 곳에 씌우려는 계획.”

“아하…… 구천신품이 든 표행 중, 한 곳에서 몰래 훔쳐간 것으로 누명을 씌우겠다는 거구나.”

“근데…… 하북소가에서도 뒤통수를 칠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산동악가를 압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겠지.

물건은 물건대로 약탈하고 산동악가에서 원하는 것을 더 얻기 위해 청봉표국 표행을 습격한 거야.”

“부장, 그럼…… 구천신품은 누가 가지고 있는 거야?”

“당연히 처음부터 산동악가에 남아 있었을 거야. 해림장을 몰살시킨 이유는 처음부터 표물 중에 구천신품이 없었다는 사실을 하북소가에서 확인하지 못하도록 할 목적이었겠지.”

남하림은 추정이라 했지만, 네 사람 모두 확신할 수 있었다.

다만 추정이 아닌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커다란 문제가 놓여 있었다.

“부장, 우린 이젠 어떻게 해야 해?”

성철각의 질문처럼 앞으로 계획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남하림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림 형, 그놈들은 산동악가와 하북소가의 가주들이야.”

팽유도의 말뜻은 상대가 두 명이 아니라, 산동악가와 하북소가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네 사람은 남하림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후후.”

골똘히 생각하던 남하림은 한 명씩 마주 보며 난감한 듯 웃었다.

“부장, 왜 웃어?”

“그게…… 내가 죽자고 하면 전부 따라올 것 같아서…….”

“당연하지. 난 부장을 따라 다닐 거야.”

“하림 형, 나도.”

“부장. 아직도 사용해 보지 못한 독이 많다고. 실험은 많을수록 좋지.”

“예전엔 도인이 되어 등선할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거지 팔자로 죽을지도 모르겠군.”

이휘연까지 그를 믿어주자, 남하림은 기분이 좋아졌다.

“누구 말대로 우린 진짜 미친 거지 같아.”

“크크크.”

“하하하하!”

청봉분타 분타실에, 다섯 명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 *

아침이 밝았다.

도랑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단화걸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도랑 부분타주, 편안하게 지내고 갑니다. 다음에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네. 잘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본 방에 돌아가면 청봉분타에 대해 한 번 더 조사를 해보겠어요.”

“고맙습니다.”

“힘들겠지만 당분간 손 표사를 도와주면 좋겠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청봉표국이 재기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움을 주겠습니다.”

“도 부분타주라면 믿음이 가네요.”

훌쩍.

도랑은 콧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점점 사라지는 다섯 명의 모습.

이제는 그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아…… 떠나셨구나.’

도랑에게 며칠 동안은 꿈같은 시간이었다.

“…….”

불끈.

도랑은 손에 힘을 주며 결심했다.

“좋아. 좀 더 열심히 무공을 익혀서 꼭 걸협오성님에게 도움이 되는 훌륭한 개방의 협걸이 되겠어.”

* * *

멀리 협의문이 보였다.

이번 여정은 어려운 일이 많았는지, 꽤나 오랜만에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씨익.

남하림은 장난기가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협의문 기둥 하나에 등을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위걸이 보였다.

‘흐, 밥 한 끼 먹고 가만히 있으니 잠이 술술 오지.’

남하림은 바로 앞까지 다가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강 위걸님!”

“으아아악!!”

벌떡!

강단구는 자지러지듯 놀라 등을 기댄 자리에서 괴성을 지르며 일어났다.

“저예요.”

“…….”

그는 눈을 깜빡깜빡하며 환하게 웃는 남하림을 보았다.

‘하림……?’

잠시 무슨 일인가 생각을 하던 강단구의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야이……! 이 자식이! 뭐 하는 짓이야?! 간 떨어져 죽을 뻔했잖냐!”

“아하하, 잘 지냈어요?”

“하아…….”

강단구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한동안 살 만했는데…… 왜 이리 빨리 갔다 왔냐?”

“강 위걸님 보고 싶어서 빨리 왔죠. 하하하, 안 보고 싶었어요?”

“개방에서 제일 못생긴 녀석의 얼굴이 뭐가 좋다고 보고 싶었겠냐?”

“제가요? 아이고, 섭섭하네요.”

“나 참, 됐다. 일단 무사히 온 걸 보니 다행이다. 네놈들이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시는 분이 많더라.”

“알겠어요. 열심히 주무세요.”

“됐다. 네놈 때문에 잠이 쏴악 달아났어. 근데…… 갔던 일은 잘됐냐?”

“뭐어…… 그럭저럭…… 일 처리하고 왔어요.”

“얼굴이 좋아 보이길래 난 또 놀다가 온 줄 알았다.”

“제가 놀기만 하는 줄 아시나 봐요.”

남하림은 씨익 웃은 뒤 안으로 들어갔다.

“후후후.”

나란히 들어가는 다섯 명을 보는 강단구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청봉에서 올라온 소식은 이미 개방에 전해진 후였다.

‘저놈들이 살기대를 쓸어버리다니 믿기지 않는군.’

산동악가의 기마철갑 살기대.

중원에서도 악명이 높아 죽음의 기마대라고 불릴 정도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그 살기대가 걸협오성에게 깨졌다는 소문이 중원에 퍼지고 있었다.

으쓱.

강단구의 어깨가 치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렴, 내가 장담했지. 하림과 저놈들은 무림에서 제대로 이름을 날릴 거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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