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청봉표국 불타다
청봉표국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평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정문 앞은 한산했다.
백색 표사복으로 갈아입은 손도가 남하림을 맞이했다.
축 늘어진 그의 음성은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단화걸님, 오셨습니까?”
“총표두가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어젯밤에 살수에 의해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살수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자세한 사항은 저도 모릅니다.”
“그렇군요…… 국주를 한번 만나 봬야겠습니다.”
“제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혼자 들어가죠.”
남하림은 손도를 만류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드륵-
빈소로 들어서는 인물을 본 국주 번손이 미간을 좁혔다.
‘이놈이…… 왜……!’
두 손을 올려 절하는 남하림을 지켜보는 번손의 얼굴 위로,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스윽-
남하림은 번손 앞으로 걸음을 옮긴 뒤 예를 취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단화걸께서 찾아오시다니, 고맙소이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조금 망설이는 듯하던 번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빈소에서 나와 밖으로 향했다.
“살수에게 살해당했다고 들었습니다.”
“…….”
번손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자신들도 남하림에게 살수를 보냈으니까.
“제가 경고했을 텐데, 잊고 계셨던 것은 아니겠지요?”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번손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안타깝습니다. 혹시 몰라 분명 언질을 줬건만…… 휴우, 대비를 하면 좋았을 텐데.”
“단화걸. 뭐 하러 나를 찾아온 것이오?”
“내가 잡았던 살수 놈과 총표두를 죽인 살수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번손은 남하림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남하림은 그의 시선을 무시한 채 묵묵히 말을 이었다.
“처음엔 의뢰인이 누군지 물어봐도 대답할 것 같지 않아 그냥 죽일까 했습니다만.”
“그런데……?”
“혹시나 싶어 한 가지를 의뢰했더니 쉽게 받아들이더군요.”
“……의뢰?”
“나를 청부한 상대를 죽여주면 그가 제시한 금액의 열 배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뭐, 뭐라? 이놈이……! 이놈이 내 아들을……!’
살수를 보낸 범인이 눈앞에 있었다.
번손은 온몸이 부들거리는 것을 겨우 참아냈다.
“난 빚지는 성격이 아니라서.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단화걸……!”
“그렇게 노려봐도 무섭지 않습니다.”
남하림은 그의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청봉표국과 산동악가의 관계에 대해 며칠 동안 생각했다.
산동악가에서 십장혈의 인물인 번손에 대해서 전혀 몰랐을까?
만일 알고 있었는데도 산동악가가 청봉표국을 도와주었다면?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남하림은 씨익 웃으며 번손을 향해 입을 열었다.
“살수의 말을 들으니 총표두가 사파의 무공을 펼쳤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오래전 사라졌던 곳의 무공이라고.”
번손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내 장담하건대 청봉표국은 여기서 끝입니다. 온갖 불법으로 운영을 해왔더군요. 물표를 가짜로 한 장 더 만든 뒤, 운영비는 물론 세금과 표국협에 들어놓은 보험에까지 제대로 사기를 쳤지요?”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대를 노린 살수의 말을 믿는 것이오?”
“이번 습격 사건에 소홀했던 이유가 바로 그거죠. 아마 속으론 잘됐다고 여겼을 게 분명하고.”
타초경사(打草驚蛇).
남하림은 수풀을 휘저어 놀란 뱀의 모가지를 틀어쥐었다.
“아무리 봐도 표국협에 의뢰해 조사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겠더군요. 어떻게, 상관없겠어요?”
“…….”
‘이 녀석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
표국협에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청봉표국은 표국업에서 완전히 퇴출되는 수밖에 없다.
‘절대 그럴 수 없다.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게 얼마나 많은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앞에 있는 남하림을 죽이지 않는다면, 그동안 이루어놓았던 것들이 전부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였다.
‘살려두면 안 된다……!’
번손은 손에 내력을 끌어모았다.
남하림은 국주 번손의 변화를 빠르게 읽었다.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야.’
타초경사의 계책.
제대로 통한 게 확실했다.
“나를 죽일 생각이 들었나 보군요. 근데, 내가 왜 굳이 여기까지 와서 당신에게 이런 말을 했을까요?”
“……?”
번손의 손이 움찔하며 망설였다.
남하림의 말이 맞았다.
그는 굳이 청봉표국까지 와서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능력이라면 조용히 청봉표국을 망하게 만들 수 있었다.
“단화걸,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이오?”
“이제야 이야기가 통하겠네요.”
남하림은 그를 보며 악당 같은 미소를 지었다.
* * *
남하림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난 국주께서 예전에 십장혈의 인물이었든 아니었든 상관없습니다.”
“무슨 뜻이오?”
“청봉표국이 특별히 무림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이에요. 별 뜻은 없고.”
번손에게 개방은 협의(俠義)를 실천하는 정파 중의 정파였다.
‘특이하다곤 생각했지만…….’
남하림은 일반 개방 거지와는 달랐다.
“십장혈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 현재 중원 무림에 해를 입히거나 잘못은 하지 않았죠.”
번손은 경계하면서도 가만히 그의 말을 들었다.
어쨌든 칼자루는 남하림이 쥐고 있었다.
“국주께서 한때 십장혈의 인물이라 나선 게 아닙니다. 청봉표국이 지금까지 표국을 운영하면서 온갖 나쁜 행동을 했기 때문이지요.”
“……알고 있소이다. 단화걸께서 원하는 것을 듣고 싶소.”
“좋습니다. 내 물음에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지에 따라 차후 결정을 내리죠.”
남하림은 번손에게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해림장에서 의뢰받은 표행의 물건들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건 물표를 봐서 알고 있지 않소. 그 외에는 전혀 모르오.”
“흠, 생각대로군요. 그럴 줄 알았어요. 일단 넘어가도록 하죠.”
“단화걸, 다시 말하지만 정말로 모르고 있소이다. 우린 산동악가에서 부탁해 해림장의 물건을 맡았을 뿐이오.”
“……해림장이 아니라 산동악가에서 먼저 부탁했다는 말인가요?”
“그렇소.”
남하림은 해림장에서 먼저 청봉표국에게 부탁했을 거라 예상했다.
“지금부터 하는 질문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알겠소이다. 사실대로 말을 하겠소.”
“산동악가와 청봉표국 사이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군요.”
이번 질문은 사실 가장 먼저 묻고자 생각했던 것이었다.
‘음…….’
번손은 대답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남하림은 고심하는 번손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번손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청봉표국을 살려야 한다면…….’
그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청봉표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하림을 택할 수밖에 없다.
“만일 그대에게 모든 사실을 밝힌다면 청봉표국은 어떻게 되는 것이오?”
“그건 방금 전에 얘기한 대로. 괜한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알겠소. 그럼, 단화걸을 믿겠소이다.”
번손은 수십 년 동안 마음속에 담아놓았던 이야기를 풀어놓기로 했다.
“단화걸께서는 내가 십장혈 소속이라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십장혈의 무장단인 혈무장 소속이었소.”
“십장혈은?”
“알지 못하오. 천하대전이 있던 그날 이후 무림에서 전혀 찾을 수 없었소.”
번손은 무림에 나온 뒤 혹시나 어딘가에 숨어 있을 십장혈을 찾았지만, 중원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 뒤로 그는 스스로 중원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구천마성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무림인들이 쳐들어왔소. 하지만 그들 중 대문파의 인물들만이 구천마제가 머문 구천궁으로 들어갈 수 있었소이다.
난 그때 무림인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북마전이란 건물 지하통로에 숨어 있었소.
그때 사람이라는 게 참으로 더럽다는 것을 느꼈소이다.
정파라고 자처하던 인물들이 구천궁으로 들어온 뒤, 하녀들과 하인들에게 구천마제가 사용하던 물건이 어떤 거냐고 협박하는 소리만으로도…… 탐욕이 가득하다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흐음…….’
남하림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얼마 후, 두 명의 인물이 북마전에 들어왔소이다. 그들은 서로 물건을 가지겠다고 말다툼을 하는 듯 보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죽였소.”
“그자들을 보셨습니까?”
“아니…… 지하에 숨어 있어 보진 못했소. 다만 그들의 대화를 들었소이다.”
“누구였지요?”
“동료를 죽이고 물건을 가지고 간 자는 초월창룡(超越槍龍)이라 하더이다.”
“초월창룡?”
“단화걸 또래의 후지기수들은 모를게요. 지금은 그를 가리켜 악창신이라 부르지요.”
“설마…… 그가……!”
“맞소이다. 현재 산동악가의 가주, 악군악이오.”
“맙소사…….”
남하림은 얼굴이 굳어졌다.
그 이후의 일은 듣지 않아도 추측이 되었다.
“그에게 협박을 했군요.”
“난 살고 싶었을 뿐이오. 동료의 아들과 함께 무림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소이다.”
“협박이 제대로 먹힌 것을 보면 그때 그가 가지고 간 물건이 구천신품이군요.”
“난 그게 구천신품인지는 모르겠소. 그저 구천마제의 물건이라는 것만 들었소이다.”
“산동악가의 가주가 협박당한 채 가만히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그럴 수밖에 없소. 만일 내게 사고가 생기는 즉시 중원에 그가 한 짓이 퍼져 나갈 거라 해두어 건드리지 못했소이다.”
“하긴…… 그 정도의 일이라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악군악의 입장에서는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었다.
“그때 죽은 자는 누구인지 아십니까?”
“소숭이란 자요. 그는 하북소가 출신이었소.”
‘하북소가!’
표행의 도착지.
하북 한단현에 있는 하북소가 지부가 떠올랐다.
‘이건…… 뭐야? 하북소가까지 엮인 거?’
남하림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번손을 보았다.
“국주, 또 누가 이 사실을 알고 있죠?”
“본인밖에 알지 못하오. 번영, 그 아이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소.”
“아니…… 누군가 이 일을 알고 있습니다. 확실해요.”
남하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누군가 있어. 어떤 놈이지?’
* * *
남하림은 깊은 생각에 잠긴 채 터덜터덜 걸었다.
어느덧 눈앞에 청봉분타가 보였다.
“앗!”
인상을 쓰고 있던 얼굴이 펴지며, 남하림이 반갑게 소리쳤다.
분타 정문에 그리웠던 두 명의 얼굴이 보였다.
갈색 가방을 멘 당무독과 장신의 성철각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다.
휘익.
성철각은 긴 다리로 남하림의 앞에 성큼 다가왔다.
그러고는 긴 두 팔로 남하림을 덥석 껴안았다.
“부장, 잘 지냈어?”
“아하하, 며칠 지났다고 그러냐?”
“뿔뿔히 흩어져 있으니 하루가 한 달 일 년 같았다니깐.”
남하림은 천천히 걸어오는 당무독과 손을 마주 잡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혼자서 고생 많았던 모양이야, 부장.”
“뭘. 두 사람이 멀리 갔다 온다고 고생했지. 난 여기서 편하게 잘 지냈어.”
“그래서 고생했다는 거잖아. 부장이 분타에서 지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왜 여기 있는 거야?”
당무독은 청봉에 돌아온 뒤 저택으로 바로 돌아갔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남하림이 청봉분타에 머물고 있다는 것.
“아, 하하…… 조만간 알게 될 거야.”
“엥? 뭘 알아?”
당무독은 남하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각도 지나기 전, 하림이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독광걸님, 제가 얼마나 존경하시는지 아십니까?”
“독광걸님, 무엇이 필요하신지요?”
“독광걸님.”
“독광걸님…….”
당무독은 질린 눈빛으로 어느새 도랑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부장이 왜 여기에서 지내야 했는지 알겠군.’
그리고 한 시진이 지난 뒤, 이휘연과 팽유도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늘 무심한 얼굴인 이휘연도 마중 나온 세 사람을 보며 기분이 좋았는지 입꼬리를 올렸다.
“휘연 형, 수고했어.”
“모두 반갑다.”
잠시 흩어졌던 다섯 명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자신들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팽유도도 마찬가지였다.
“하림 형, 근데 왜 분타에 있었어?”
“그게…… 말하면 길다.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 그래?”
다섯 명은 정문에서 곧장 분타실로 움직였다.
휙.
그렇게 분타실로 가는 도중.
이휘연은 신경이 쓰이는지 서너 번이나 뒤를 돌아보았다.
차가운 눈빛에서 나오는 기.
어느 누구라도 이휘연과 마주치면 움찔거릴 수밖에 없다.
‘부분타주라고 했나? ……신기한 인물이군.’
하지만 도랑은 이휘연의 눈빛을 대하면서도 전혀 두렵거나 겁을 내지 않았다.
‘아…… 한심걸님의 눈빛은 정말로 강하고 매력적이야.’
그는 오히려 더 집중해서 이휘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오히려 당황스러운 사람은 이휘연.
[무독, 뒤에 뭐 하는 사람이지?]
[휘연 형, 부장도 포기한 사람이야.]
[……엄청난 사람이군.]
* * *
훼에엥-
분타실에는 넓은 바닥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팽유도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물었다.
“하림 형, 우리도 여기에서 자는 거야?”
“넵. 맞습니다. 당연히 도천걸님과 나머지 세 분들도 여기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아…… 그렇군요. 고마워요.”
팽유도는 단번에 도랑이 어떠한 인물인지 눈치챘다.
“바닥에 앉아.”
“오랜만이야. 맨바닥에 앉는 건…….”
도랑은 문 옆에 떨어져 둥글게 모여 앉는 걸협오성을 보았다.
‘멋있다.’
모여 있는 다섯 명을 보는 눈빛이 열렬했다.
‘나도…… 저곳에 함께 있고 싶다!’
“……도 부분타주. 거기서 뭐 해요. 여기로 와요.”
“엇! 저도…… 입니까?”
“오세요.”
남하림의 손짓에 도랑은 얼굴이 활짝 밝아지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당연히 이휘연과 남하림 사이에 낑겨 앉았다.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다섯 분과 함께 자리를 하다니……!’
도랑의 시선을 슬쩍 피한 남하림은 먼저 팽유도를 가리켰다.
“유도 먼저 말해봐.”
“알겠어요.”
팽유도는 이휘연과 함께 마적단과 산적들을 만난 이야기를 모두 풀어놓았다.
“오…… 오…….”
도랑은 중간중간 감탄을 하면서 추임새를 넣었다.
“휘연 형, 표사들을 단번에 제압한 인물들이라면 산동악가 외에는 없겠군요.”
당무독이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이휘연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청봉표국 표행을 습격한 인물들은 쌍검을 사용했다고 하더군.”
“쌍검을요? 산동악가도 가끔 검을 사용하긴 하지만…… 주로 창이지 않나요?”
팽유도가 당무독의 말에 대신 대답했다.
“무독 형, 쌍검을 주로 펼치는 검가는 하북소가의 쌍결검화(雙抉劍化)가 있어요.”
남하림이 말했다.
“유도가 보기에는 산적들이 본 범인들이 하북소가라는 말이군.”
“네. 하림 형. 그리고 산적들이 표물을 실은 마차를 가지고 하북으로 움직였다고 했어요. 산동악가라면 반대로 움직였을 겁니다.”
‘역시 하북소가가 나타나는군.’
팽유도와 이휘연의 보고가 끝났다.
이번에는 당무독과 성철각의 차례.
당무독은 해림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끝을 맺었다.
팽유도의 목소리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장주가 죽기 전에 산동악가를 가리켰단 말인가요?”
“철각이랑 같이 분명히 들었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네. 우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표행을 훔친 곳은 하북소가란 말이고, 해림장을 몰살시킨 범인은 산동악가라는 거잖아요?”
“왜 하북소가에서 표물을 훔쳤을까? 가만히 있어도 물건들을 가져다주는 건데?”
당무독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하림이 알아낸 내용에 대해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덜컹!
분타실 문이 급하게 열렸다.
“헉헉…….”
뛰어 들어온 정욱이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큰일…… 큰일 났습니다! 청봉표국이 불타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