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사건을 해결하다
둥둥둥둥.
비상시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무슨 일이지?”
“모르네. 일단 빨리 가보세나.”
우루루루.
배독표국 소속의 표사들과 표두들이 잠결에서 일어나 하나둘씩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총표두 정상두도 주섬주섬 옷을 걸치며 내원으로 나왔다.
‘어떤 놈들이지?’
정상두가 표사들과 대치하고 있는 무리들을 보았다.
‘저자는…….’
정상두는 개방 연안분타주 삼강혼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배독표국은 개방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척.
정상두는 삼강혼과 마주 보며 포권했다.
“분타주께서 늦은 시간에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그건…….”
정상두의 물음에 삼강혼은 명확하게 대답을 못하고 망설였다.
“제가 여기 온 이유에 대해서 말할까요?”
“…….”
삼강혼은 옆으로 나서는 남하림을 보았다.
‘으음,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일을 벌였으니 네놈이 알아서 해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남하림이 정상두를 향해 돌아섰다.
“분타주님 대신 내가 설명할게요.”
정상두의 눈에 들어온 남하림의 모습은 의아했다.
언뜻 보기에는 거지처럼 보였으나, 하나하나 뜯어보면 도저히 거지라고 할 수 없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우린 걸협오성이라고 합니다.”
“걸협오성?”
정상두는 개방 제자들 중 걸협오성이란 별호를 쓰는 인물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남하림을 보며 다시 물었다.
“본인의 식견이 짧아서 걸협오성에 대해 듣지 못했네.”
“당연하죠. 오늘 문득 생각해 낸 이름이니까요.”
‘……오늘? 웃긴 녀석들이군.’
정상두는 남하림과 옆으로 선 네 명의 젊은 거지들을 보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을 웃기려고 지은 이름도 아니고 우리끼리 부르는 말이니 괜히 토 달 생각은 안 해도 돼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요.”
빠직.
남하림의 건방진 말투에 정상두는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려는 것을 삼강혼을 보면서 겨우 참았다.
“크음, 알겠네. 무슨 일로 개방의 어린 걸협들께서 본 표국에 왔는지 궁금하군.”
“오늘 배독표국으로 운송된 물건이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않나요?”
“…….”
정상두가 남하림과 시선을 마주쳤다.
“맞네. 본 표국의 업무가 그 일이지 않는가? 표국에선 당연히 많은 물건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정상이지.”
“맞아요. 그 많은 물건들 중엔 황안촌에서 들어온 물건도 있을 테고…….”
“그렇…….”
정상두는 대답을 하다가 순간 멈칫거렸다.
“황안촌에서 물건을 실은 마차 열 대가 왔죠? 내가 봤거든요.
“…….”
정상두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더 이상 말을 해선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허허, 뭐 때문에 이 일을 물어보는지는 모르겠으나, 본 표국에 볼일이 있다면 해가 뜨면 오셔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너무 이른 시간이네.”
“설마 그동안 물건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보시오, 분타주. 대체 이자는 누구요? 본 표국이 물건을 황안촌에서 가지고 오든, 황궁에서 가지고 오든 개방에서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바이외다.”
“…….”
삼강혼은 정상두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눈치챘다.
‘어라, 수상한데.’
거지 생활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눈치가 상당히 발달하기도 했다.
“남하림, 난 뒤에서 보고 있을 테니 계속해 보거라.”
“네, 알겠습니다.”
남하림은 미소를 띠며 다시 정상두를 보았다.
“한 가지만 확인할게요.”
“네놈이 무엇을 확인한다는 말이냐?”
“방금 말했잖아요. 황안촌에서 운송된 물건요. 혹시 모른다고 하진 않겠죠?”
정상두는 어떻게 대답을 할지 망설였다.
그때, 본채에서 한 중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배독표국의 국주 채승은 아닌 밤중에 일어난 소란에 내원으로 나오면서 정상두와 남하림의 대화를 들었다.
“아니, 개방에서 무슨 자격으로 본 표국의 의뢰품을 확인한다는 것인지 모르겠군. 대개방이 이렇게 무례할 줄 몰랐네.”
남하림은 채승을 처음 보자마자 그가 표국주임을 알아챘다.
“이곳의 주인이신가 보군요.”
“허허허, 자네 꼴은 거지인지 아닌지 도통 알 수가 없군.”
피식.
남하림은 그를 보면서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아저씨는 장사꾼인가요, 아닌가요? 제가 보기에는 장사꾼으로 위장한 나쁜 사람 같은데.”
채승의 미간이 굳어졌다.
“허어, 아직 어린놈 같은데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모양이야.”
“남의 가정사에 대해서는 신경 안 써도 돼요.”
“이런 어이없는 놈이 있나? 이보시게, 삼 분타주. 그대는 왜 아무런 말도 없이 구경만 하는가?”
채승의 시선이 뒤편에 선 삼강혼에게 향했다.
“이번 일은 여기, 걸협오성의 일이외다.”
‘이거 참, 걸협오성이라니…….’
삼강혼은 제 입으로 말하면서도 괜히 민망한 생각이 들었다.
“들었죠? 오늘 들어온 물건만 확인하면 얌전히 가겠습니다.”
“정말 안하무인격이로군. 본인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그만 물러가라! 이 일에 대해선 무림맹에 개방의 무례함을 제소할 것이다.”
“왜 안 된다는 거죠? 어떤 물건인지 확인만 해주면 되는데.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모양이네요.”
“뭣이?”
“좋아요, 표국주 아저씨가 좋아하시는 무림맹을 부르죠. 단, 무림맹에서 올 때까지 어느 누구도 여기에서 절대로 못 나가요. 이미 본 방에 연락을 해뒀으니 내일 일찍 수십만 명이 배독표국을 포위하고 있을 거예요.”
“뭐라고?”
채승의 눈동자가 흔들거렸다.
‘망할…… 내일 일찍 개방의 거지들이 몰려온다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새벽이 되기 전에 물건을 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눈앞의 거지들을 치워야 했다.
“뭣들 하느냐? 이놈들을 밖으로 내쫓도록 해라!”
채승의 명이 떨어지자 정상두가 검을 뽑으며 남하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건방진 놈이! 썩 물러가지 못할까!”
스윽-
이휘연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남하림의 앞으로 나왔다.
“이자는 내가 맡는다.”
“부탁해요.”
정상두는 검을 든 이휘연을 보고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별 거지 같은 녀석이…… 이번에는 검이냐?”
“거지가 검을 잡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소?”
“어디에 있긴. 거지 목에 진주 목걸이로구나.”
정상두의 검은 초식 위주라기보다는 실전에 강화된 검이었다.
그가 빠르고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실전검을 펼치며 이휘연을 향해 내리쳤다.
파아앗-!
이휘연은 머리 위로 떨어지는 정상두의 검을 보았지만,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놈! 피하지 않으면 죽는다!”
스르륵-
이휘연의 검이 움직이면서 머리 위로 태극 문양이 그려졌다.
‘이자의 검은 강하지만 단순해.’
부드러운 미풍.
무당검의 정수는 유(柔)다.
정상수의 검은 그를 감싸고 있는 이휘연의 검에 의해 거부할 수 없이 원을 그리며 밖으로 흘러나갔다.
‘헉?’
단 한 수만으로 정상두의 눈이 커졌다.
‘분명 이건…… 무당의 검!’
정상두는 흐트러진 몸을 바로 하며 놀란 눈으로 이휘연을 보았다.
태극의 문양이 은연히 사라졌다.
“무당파의 제자였소?”
“아니, 난 개방 거지. 개방의 제자이며 걸협오성의 검성이다.”
사실 이휘연도 왜 그런 답을 했는지 몰랐다.
하지만 한 번 내뱉은 말.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이는 그저 경고일 뿐이다. 계속 싸우고자 한다면 둘 중 한 명은 필히 죽어야 할 것이다.”
“…….”
정상두는 순간 이휘연의 눈동자에서 살기를 느꼈다.
‘진짜다. 이놈의 거지는 정말로 나를 죽일 거야……!’
* * *
남하림은 타구봉법보다 강룡십팔장이 마음에 들었다.
강룡십팔장을 누구나 마음대로 펼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제대로 위력을 내기 위해서는 먼저 내력이 강해야 하며, 순간적인 힘을 표출할 때 견딜 수 있는 체력도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남하림은 진작 천강신인 상무우와 수련하여 몸이 금강을 이루었기에, 강룡십팔장을 펼칠 때 몸에서 받아야 하는 반발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
자신보다 신체가 큰 성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강룡십팔장이 제격이었다.
표두 철영은 총표두 정상두 다음으로 배독표국에서 강한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
“후후후, 내 손속이 과하다고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러죠.”
슈우우욱-
철영이 독문무공 철심수를 뻗었다.
타앙!
철심수가 남하림의 어깨를 빠르게 찔러갔다.
“앗.”
남하림은 오른쪽 어깨가 뒤로 튕기자 짧게 인상을 썼다.
찌릿.
철영은 오른손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딱딱한 바위를 주먹으로 친 느낌이었다.
공격은 성공했는데, 먹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금강불괴는 아니겠지?’
그는 한 번 더 남하림을 향해 철심수를 펼쳤다.
티이잉!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금강불괴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철영은 단전에서 모든 내력을 끌어올렸다.
철심수의 초식 중 가장 강한 위력을 지닌 철심수장(鐵心手掌)을 펼치기로 작정한 것이다.
“모든 화는 네놈이 스스로 자초했다. 나를 원망하지 마라!”
우우우웅-
철영은 양손에 내력을 끌어올려 남하림 앞으로 달려갔다.
삼강혼은 다른 표두들을 상대하면서 이휘연의 검에 온통 신경을 빼앗긴 탓에, 하림의 상황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다.
거기다 설마 상대가 전력을 다해 어린 남하림을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위험하다! 피해라!”
삼강혼이 남하림을 향해 소리쳤다.
우루루루루-
콰아아앙!
부지불식간 떨어진 천둥과 벼락에 의해 삼강혼의 목소리는 사라졌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한 마리의 용이 떨어져 내리는 광경을 보았다.
“헉……! 깅룡십팔장…… 을……!”
삼강혼은 그제야 남하림이 항걸님의 제자라는 것에 믿음이 갔다.
겨우 이휘연의 검을 받아치던 정상두가 주위를 돌아보았다.
주변 표두들과 표사들이 하나둘 픽픽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다.
연안분타 소속 거지들의 무공이 강한 것은 아니었다.
콰아아앙!
‘헉…… 저놈이…….’
그의 시선 끝에 철영을 내리치는 남하림의 모습이 걸렸다.
‘태극검에 강룡십팔장이라니…….’
팍팍팍!
삼강혼 또한 타구봉으로 표사들을 내리치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휘연과 남하림을 보았다.
‘괴물 같은 놈들이다. 그리고 저놈들도…….’
“야압!”
큰 소리로 기합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반도를 휘두르는 팽유도와 독가루를 뿌려대는 당무독, 그 옆에서 찰지게 다리를 내려찍는 성철각이 보였다.
‘이게, 이게 무슨.’
채승은 지금 이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개방이라고 해도 근래는 이름값뿐, 연안분타 정도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표국주 아저씨. 그만하죠.”
“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오!”
“아까 이야기했잖아요. 황안촌에서 빠져나온 마차 열 대. 거기 실린 물건 확인 좀 하자고요.”
“도대체 왜 개방에서 그것을 봐야겠다는 말이오?!”
“왜냐니, 황안촌 마차를 찾아왔을 때부터 이미 짐작하셨잖아요. 이곳에 속각이 실려 왔다면, 그건 황안촌 사건의 진짜 배후가 북방상국이라는 증거죠.”
“…….”
“유도야, 분타주님과 가서 물건 확인해 봐.”
“응. 알겠어요.”
팽유도는 마치 배독표국에 와본 것처럼 삼강혼과 함께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저곳을 어떻게?’
채승은 눈동자가 흔들리며 온몸이 떨렸다.
반각의 시간이 지나자 안으로 들어갔던 팽유도와 삼강혼이 다시 나왔다.
삼강혼의 손에 들린 물건은 속각이 분명했다.
“하림, 네 말이 맞았다. 창고 안에 속각이 가득 쌓여 있더군.”
“그거 잘됐네요.”
털썩.
채승은 눈이 풀리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아…… 끝났다.’
* * *
황안촌 사건에 대한 전말이 모두 밝혀졌다.
처음 황안촌 사건은 중원 무림에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 중 하나일 뿐인 작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이 알려진 뒤, 이 사건은 하북의 한 지역을 넘어 중원 전체로 알려지게 되었다.
마을의 비극에 중원오대상국 중 한 곳인 북방상국이 관련됐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이 중원에 알려진 후, 북방상국은 즉각 입장을 공표했다.
#NAME?
그 사건은 본 상국의 국주께 잘 보이기 위한 백한묵의 과도하고 잘못된 충성심에 일어난 독자적인 행동이다.
북방상국과는 연관이 없지만 자식을 똑바로 키우지 못한 도덕적인 책임을 지고 황안촌의 피해에 대한 모든 금전적인 보상을 해줄 것이며, 본 상국은 앞으로 백한묵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북방상국의 꼬리 자르기에 황안촌 사건의 화살은 백한묵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백한묵도 그대로 당할 인물이 아니었다.
그 또한 개방에 잡혀간 인물 노궁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웠다.
노궁이 과도한 충성심으로 삼혈사랑에게 청부하여 일으킨 사건이라고 극구 부인한 것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다른 증거도 없었다.
삼혈사랑과 직접 연락을 한 인물이 노궁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결국 진짜 범인은 노궁이라는 것으로 황안촌 사건은 일단락을 지었다.
쨍그랑!
백한묵이 술잔을 벽을 향해 던졌다.
바닥에는 이미 십여 개의 잔이 산산히 깨져 있었다.
“제기랄…… 다 끝났어! 망할 거지 놈 때문에!!”
개방 땅 사건과 황안촌 사건까지, 전부 남하림과 연관되어 있었다.
“남천상국. 군자인 척하는 위선자 놈들!”
오래전부터 오대상국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남천상국이었다.
뭣도 없으면서 항상 상도덕을 지키지 않는다며 중원오대상국회의에서 늘 딴죽을 걸어왔다.
오전 일찍 본 국에서 전언을 받았다.
당분간 일선에 나서지 말고 조용히 공부하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숙 대주, 참으로 일을 잘하는구려?”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백한묵은 옆에서 무감이 따르는 술잔을 받았다.
벌컥.
“젠장!”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스윽.
백한묵은 술잔을 들어 그에게 내밀었다.
“한 잔 받으시오.”
“…….”
쪼르르르.
그는 숙항에게 술을 따랐다.
‘…….’
술잔에 술이 가득 찼지만, 백한묵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술을 부었다.
술잔을 잡고 있던 숙항의 손을 타고 술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술이 아깝지 않소이까?”
숙항의 목소리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백한묵은 순간 움찔했다.
눈이 뒤집혀 상대가 누구인지 잊고 있었다.
“미, 미안하게 됐소이다.”
“백한묵, 착각을 하는군. 손해는 본 곡이 더 큰 것 같지 않은가?”
“시, 실수했소이다. 술기운에 말이 헛나온 모양입니다.”
숙항은 천천히 살기를 거두어들였다.
“앞으로도 본 곡과 북방상국이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이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들어주면 좋겠소.”
“무엇이오?”
“그놈들…… 걸협오성이라고 거창하게 떠드는 거지 놈들의 목을 땄으면 합니다. 어떻게, 가능하겠소이까?”
“…….”
“혈명곡의 망자검(亡者劍)께서 못한다고 하시지는 않겠지요?”
“알겠소이다. 그놈들의 목을 따서 백 공자 앞으로 가지고 오겠소.”
벌컥.
숙항은 가득 찬 술잔을 한입에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