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17화 (18/328)

17. 살인자를 찾다

‘허허. 이거 참.’

장두철은 곧장 청룡동지로 향했다.

개방의 주요 당이 있는 현무북지와 달리 외조당은 개방의 무력단과 함께 청룡동지에 위치했다.

황안촌의 사건에 대해서는 장두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들끼리 따로 조사를 벌였다니. 소년들만 나서기엔 아직 위험한 행동이었다.

‘대견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무모한 행동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는군.’

하지만 확실한 건 있었다.

일을 처리하는 제자 남하림의 솜씨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뛰어났다.

장두철은 남하림에게 개방의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로 하라고 당부한 뒤 돌려보냈다.

한참을 고민하던 장두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장로전을 나섰다.

스윽.

장두철은 곧장 외조당으로 들어섰다.

“앗, 일장로님을 뵙습니다.”

평소 가슴을 내밀며 걷는 특유의 걸음걸이를 자랑하는 외조당의 거지들이 얼른 인사를 했다.

“주걸이 있는가?”

장두철은 외조당의 건물 안을 향해 소리쳤다.

우다탕!

거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서 외조당의 당주 주걸 왕진항이 튀어나왔다.

“일장로님께서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오랜만이구만. 그냥 지나가다가 잠시 들렀네. 음…… 청홍백단주들도 같이 있었던 모양이군. 바쁘면 다음에 올까?”

“아닙니다. 일장로님께서 오셨는데 이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하하하, 그런가? 주걸 자네는 사람이 됐어.”

장두철은 천천히 외조당 본원으로 들어섰다.

턱.

이윽고 외조당 인물들과 장두철이 바닥에 둘러앉았다.

“우 단주, 요즘 많이 바쁘다고 들었네.”

‘헉.’

외조백단주 우창은 뜨끔했다. 혹시 그 일 때문에 일장로가 찾아온 건가 싶었다.

“뭘 그리 놀라나?”

“아, 아닙니다. 황안촌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음…… 그렇구만.”

왕진항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어, 일장로님. 저번 남하림의 일은…….”

“허허, 그 일 때문에 온 게 아니네. 우 단주가 잘못한 일도 아니지 않는가. 그 녀석이 몰라서 한 일이니 우단주가 이해를 해주게.”

“아닙니다. 저도 책임을 지지 못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장로전은 현무북지에 있었으니, 무력단과 외조당에 볼일이 없다면 장두철이 청룡동지에 굳이 나타날 일이 없었다.

왕진항이 긴장하며 물었다.

“저어…… 일장로님, 그럼 용건이 무엇인지 여쭈어보아도 실례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황안촌의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궁금해서 왔네. 오랜만에 발생한 사건이 아닌가.”

우창이 바로 나섰다.

그는 외조백단에서 현재까지 알아낸 사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황안촌장의 모든 사람들을 죽인 범인은 세 명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부터 촌장집을 드나드는 사람들 중 수상하게 보이는 몇 명을 골라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들 중에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 단주는 범인이 그놈들 중에 있다고 보는가?”

“그건 아직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도와 검, 그리고 독을 사용하는 자들을 찾으면…….”

“그게 다인가?”

“네……? 무슨 말씀을?”

“도와 검, 독을 사용했다면 무조건 범인이라는 말인가 물었네.”

“…….”

우창은 말이 막혔다.

장두철은 답답한 듯 그를 보았다.

“도흔을 봤으면 어떤 도를 쓰는 놈인지, 검을 쓰는 놈은 어떤 놈인지, 독은 무슨 독인지 알아봐야 하는 게 아닌가.”

우창은 순간 남하림의 일로 일장로가 갑자기 찾아와서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왕진항도 마찬가지였다.

“일장로님, 그것을 알 수 있다면 범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죽은 시체들 사이에서 증거를 정확하게 특정하기에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음…… 그렇지. 찾을 수 없지. 그냥 물어본 거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구만.”

“…….”

“내가 듣기로는 다른 문파에선 그런 것을 연구하는 부서도 있다고 하던데…… 본 방에는 죽은 시체를 보면서 전문적으로 조사를 하는 부서는 없는가?”

“그렇습니까? 전 처음 듣는 말입니다.”

왕진항은 금시초문인 듯 표정을 지었다.

“만일 본 방의 제자를 죽인 놈이 있다면 우리도 조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 살인자의 검이 어느 정도의 크기이며 모양은 어떻게 생겼고, 어떤 검법을 펼쳤는지 확인을 해야 잡을 게 아닌가?”

“아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예전 외조당에서도 타 문파의 무공을 연구하기 위해 시체의 상처들을 조사하던 부서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없다는 것인가?”

장두철은 일장로의 신분이었지만 외조당의 자세한 부분까지는 알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운용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방에 본 방의 제자들이 깔려 있기에 그럴 경우에도 범인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 걱정이시라면 일장로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하.”

왕진항은 누런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장두철은 부서를 운용하지 않은 이유를 알 듯했다.

운용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인재가 없기 때문이었다.

스윽-

장두철은 더 볼일이 없었다. 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혼잣말처럼 구시렁댔다.

“에고…… 망할. 이러니 망하지. 이제야 왜 망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구만. 대가리가 없는데 잘될 턱이 있나.”

“…….”

왕진항과 세 명의 단주들은 장두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장로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냥 해본 말이네.”

장두철은 일어선 뒤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멍하게 쳐다보는 네 명의 얼굴들을 보았다.

‘싸움만 잘하면 뭐 해. 떼거리가 많은들 어디에도 써먹지 못하거늘. 이래서 무림동도들에게 뒤에서 무시를 당하는 것이었군.’

장두철은 개방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무공이 강한 인물도 좋지만 그보다 머리가 뛰어난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후후후, 딱 그 녀석이 제격이구만. 그러고 보면 본 방이 용 한 마리, 아니, 다섯 마리를 얻은 것 같군.’

장두철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보게, 우 단주.”

“네, 일장로님. 말씀하시지요.”

“나 좀 따라오게. 갈 데가 있다.”

“어딜……?”

“어허,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하게.”

휙.

우창은 앞서가는 장두철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그는 청룡동지를 나와 현무북지로 갈 줄 알았지만, 장두철의 발걸음은 정반대인 주작남지로 향했다.

잠시 후 우창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았다.

‘그 녀석이 있는 곳인데…….’

* * *

우창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일장로가 외조당으로 와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우 단주, 자책하지 말게. 이놈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도 같은 심정이었다.”

“…….”

우창은 남하림을 비롯하여 네 명을 보았다.

그들이 밝혀낸 범인들의 특징.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하림, 확실한 것이냐?”

“네. 확실해요.”

바로 대답을 하는 모습은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었다.

“혹시나 잘못된 것이라면 엉뚱한 사람을 추궁할 수 있다.”

“그런 걱정이 든다면 아무것도 못하지 않나요?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일단 유력한 용의자부터 잡아야 하잖아요.”

남하림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범인을 잡고자 원한다면 무엇이든지 확인과 조사를 해야 했다.

“이번 일은 어떻게 처리했으면 하느냐? 너희 다섯 명이 나서서 범인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냐?”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잡겠어요. 어떤 자들인지도 모르는데. 다칠 수 있잖아요. 외조백단의 우 단주님께서 잡으셔야죠.”

“내가?”

“당연하잖아요. 본 방의 정보력이라면 그놈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당연하다. 네가 준 정보가 정확하다면 그들의 정체를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럴 줄 알았어요. 역시 정보라면 개방을 따라올 문파는 없죠?”

“당연한 말을. 그래도 너희들에게 고맙다고 해야겠군.”

“아, 그래도 구경은 할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요. 방해는 하지 않을게요.”

장두철도 곧바로 남하림의 말에 찬성했다.

“우 단주. 그렇게 하게. 이놈들도 개방의 제자로서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배워야 할 게 아닌가.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자네가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쳐 주면 좋겠네.”

‘음…….’

정확히 개방 제자라고 하기엔 애매한 다섯 명이었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능력은 뛰어나 보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이 녀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겠습니다.”

“고맙네. 역시 차기 외조당주는 우 단주밖에 없어.”

우창의 입꼬리가 슬쩍 치켜올라 갔다.

우창은 그래도 애써 평상심을 유지한 채 남하림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내일부터 바로 외조백단으로 합류해라. 집합 시간은 묘시 정각이다.”

“알겠어요.”

* * *

임전원은 걸음을 멈추었다.

‘뭐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특별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

앞뒤로 지나가는 사람들.

가게 앞에서 물건들을 파는 주인과 손님들.

수상한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쩝.”

눈을 가늘게 뜨던 임전원은 돌아서서 가던 길을 다시 걸었다.

스윽.

고개를 드는 거지.

존재감이라고는 전혀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던 거지의 눈동자가 순간 빛이 났다.

‘찾았다.’

덜컹.

사내가 문을 열고 객잔으로 들어섰다.

후다다다.

점소이가 빠르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어서…… 옵…… 쇼?”

임전원은 점소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창가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사내를 보며 바로 걸었다.

‘아, 뭐여.’

점소이는 무시를 당하자 입을 삐쭉거렸다.

털썩.

임전원이 의자에 주저앉듯 자리를 잡았다.

마주 본 사내가 술병을 들어 임전원에게 내밀었다.

“무슨 일 있어?”

“일은 없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임전원은 가득 찬 술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크으, 좋군.”

“한 잔 더 마시게나.”

동료 사내는 다시금 술잔에 술을 채웠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누가 자꾸 훔쳐보는 듯해서.”

휙휙.

그의 말에 동료 사내가 빠르게 고개를 돌리면서 살폈다.

하지만 둘러봐도 주위에 수상한 인물은 없어 보였다.

“별다른 건 안 보이는군. 요즘 너무 신경을 많이 쓴 모양인데.”

“내 생각도 같아.”

나머지 동료 사내도 한마디 던졌다.

“허적, 강박. 이번 일은 괜찮을까?”

임전원은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리를 낮추었다.

“이봐, 무슨 걱정이야. 아무도 본 사람 없어. 어디에서도 우리들이 했다는 증거가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돼.”

“이번 일에 개방이 나섰다니 혹시나…….”

“거지 새끼들이 무슨 대단한 인물들이라고? 떼거리만 많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어.”

객잔이 이미 시끄러운 탓인지, 그들의 대화는 바로 옆에 앉은 사람도 신경을 바짝 쓰지 않고서는 잘 들리지 않았다.

강박은 코웃음을 쳤다.

그는 개방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거나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강박, 그래도 정파의 대문파이지 않나. 무시하면 안 되네.”

“크크크, 대문파는 무슨. 혹시나 거지 새끼들이 안다고 해도 증거 없이는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해. 우리 정도면 쉽게 대할 수 없잖아. 괜히 일이 커질 수 있거든.”

“그렇지. 아무 증거도 없지.”

임전원은 스스로 세뇌를 하듯 중얼거렸다.

“약속대로 십 일이 지났으니 잔금을 받으러 가볼까?”

아직 청부에 대한 잔금이 남아 있었다.

돈 받을 생각에 다시 희희낙락한 두 사람과 달리 허적은 마음 한편이 왠지 모르게 찝찝했다.

“근데 말이야. 왜 저녁 늦게 만나자고 하는 거지?”

“몰래 만나야 하니깐.”

“아니, 어차피 아무도 모르고 있지 않는가? 벌건 대낮에 돈을 받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무슨 돈을 받는지 모를 텐데…….”

허적에 말에 두 사람은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살인멸구(殺人滅口).

세 사람은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쓸데없는 말을 하는군.”

“강박, 생각해 보니 허적의 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봐. 두 사람. 생각을 해봐. 그놈이 우리를 죽일 수 있다면, 직접 하면 됐을 일을 굳이 맡길 이유가 없잖아.”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라면…….”

“크, 그놈을 만나보고도 그런 말을 해? 대충 알잖아. 이번 일은 황안촌을 서로 먹으려고 하는 장사꾼 놈들 짓이야.”

“그렇긴 하지.”

“우리를 죽이기 위해 또 다른 살수를 구한다는 것도 웃긴 일이지. 안 그래?”

강박이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들 세 명보다 무공이 강한 살수 청부업자는 하북 무림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괜한 걱정 말고 잔금이나 받은 후 당분간 조용히 지내도록 하지.”

“알겠네.”

“아. 그리고 혹시 몰라서 만시금에게 명을 내렸네. 조만간 이십 명 정도 이끌고 도착할 게야.”

“오, 다행이네.”

두 사람은 안심이 된 듯했다.

개천이 흐르는 둑 아래 한 떼로 모여 있는 개방 외조백단의 거지들.

“지금 그놈들이 움직인다고?”

“그렇습니다.”

우창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며칠 동안 살인자들을 찾기 위해 개봉 주위를 살폈다.

남하림이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하자 그들의 정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도를 쓴 자의 이름은 강박.

중도를 쓰는 도수는 많았지만 좌도수는 그가 유일했다.

그리고 독을 쓴 살수의 이름은 허적. 독진각 출신으로 살인 청부를 하는 인물은 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알아내니 나머지 한 명은 곧바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검을 쓰는 인물은 쾌사 임전원이었다.

중원인들은 그를 삼인을 삼혈사랑(三血死狼)이라 했다.

하북에서 활동하는 살인 청부자로 악명이 높아 무림공적부에 이급으로 분류된 세 명의 인물.

중원 무림에서 개방의 눈을 피하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안 맞는 것보다 어려웠다.

삼혈사랑의 위치는 며칠 동안 수소문 끝에 드디어 찾아냈다.

“삼혈사랑, 이놈들 드디어 꼬리를 드러냈군. 어디로 움직이고 있지?”

“누구를 만나기 위해 마을 외곽으로 나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음. 황안촌장을 죽이도록 청부를 내린 놈이겠군. 오늘 그놈들을 잡아서 배후를 찾아낼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조심해서 놈들의 뒤를 따르도록 해라.”

“넵, 알겠습니다.”

우창의 명에 외조백단의 단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윽.

그는 마지막으로 뒤에 남은 다섯 명을 보았다.

“네놈들은 어떻게 할 테냐? 삼혈사랑, 이놈들은 위험할 수 있다.”

“걱정 마세요.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게요.”

남하림은 나서지 않겠다며 얌전히 대답했다.

“좋다. 그리고 현장에 가면 지금처럼 신경 써줄 수 없다. 알겠지?”

“네. 외조백단이 나서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우창은 남하림의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조용히 따라오너라.”

우창과 외조백단의 개방 거지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반면 남하림은 현 상황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 되겠어.”

“왜? 마음에 안 들어?”

“어.”

남하림은 며칠 동안 입이 간질간질거렸지만 꾹 참았다.

외조백단이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는 게 답답했다.

개방의 정보력이라면 삼혈사랑이 만나는 인물에 대해서 벌써 알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외조백단은 배후는 나중이고, 오직 삼혈사랑을 찾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이었다.

“준 호위.”

남하림이 허공을 향해서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준극남이 모습을 드러내며 남하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됐어?”

“공자님의 말씀대로 그곳에서 나와 마을 밖 사당으로 움직이는 중년 사내를 찾았습니다.”

“역시 나쁜 놈은 어딜 가나 나쁜 짓을 하게 마련이군.”

남하림은 외조백단이 삼혈사랑을 찾는 동안 준극남에게 따로 명을 내렸다.

백한묵, 그자의 주위를 감시하세요. 분명 이번 일과 연관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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