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강룡십팔장에 솔깃하다
어둠이 짙은 밤.
‘형님이 왜?’
영호춘은 갑작스럽게 내정당으로 찾아온 추개 영충을 보며 당황했다.
그리고 이내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
고개를 푹 숙인 영호춘은 결국 입이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젠장…….”
영충은 그에게서 아니라는 변명을 듣고 싶었다.
“대체 무슨 정신으로 사는 것이냐? 현무북지의 일부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방주님이나 나에게 미리 알려야 할 중요한 사항이거늘!”
“그건…… 제 생각에 워낙 큰 땅이라 살 사람도 없었거니와…… 본 방에서도 매입할 능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괜히 걱정을 하시게 만들까 싶어서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
영충은 당장에라도 소리를 치며 욕지거리가 나오는 것을 참았다.
“네가 내 동생만 아니었다면 당장 잡아 족쳤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형님, 제가 본 방에 죽을죄를 졌습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만일 혼자 알고 있었다면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게 대형 사건이었다.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했지? 그놈들에게 돈을 받았나?”
“그건 아닙니다!”
“아니라면…… 그놈들에게 땅에 관한 이야기를 한 이유가 뭐냐?”
“그건…… 제가 술…… 술에 취해서…… 마을에 나갈 때마다 가끔씩 술을 사 주는 녀석들이라 그날 횡설수설한 모양입니다.”
“어휴…… 그놈의 술. 내가 뭐라고 했지? 술을 마시더라도 외인과는 함부로 자리해서 마시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형님…… 그럼 전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지금 네놈 안위가 문제이더냐?”
“…….”
영호춘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쳇. 너 때문에 그놈에게 빚을 졌어.”
“……그건.”
“그 녀석이 나한테 몰래 이야기하더군. 별일이 아니라서 굳이 공식적으로 꺼낼 이야기가 아니라고.”
“아…… 하…… 잘됐습…… 니다.”
“그래. 잘돼서 좋겠다. 쪽팔리게 이게 무슨 망신이냐?”
별일이 아니라는 남하림의 말이 고맙기는 했다.
남하림은 영호춘이 실수로 발설한 일이라며 넘어가 줬지만, 본 방의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영충은 추개의 신분으로 부끄러웠지만, 세상에 하나 남아 있는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금주다. 알겠나? 그리고 만일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진다면 난 어쩔 수 없이 모른 체할 수밖에 없다. 자업자득이니 원망하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영충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무심한 얼굴로 대수롭지 않게 말하던 남하림의 얼굴이 떠올랐다.
‘망할…… 이번엔 빚을 졌지만…… 그래도 네놈은 마음에 안 들어.’
그 시각.
남하림은 푹신한 양털 이불에 박힌 채 데굴거리고 있었다.
“아, 간만에 일했더니 몸이 너무 허해진 것 같아. 보약을 먹은 지도 두 달이 넘었잖아.”
남천상국에 있을 때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을 만큼 몸에 좋은 보약을 마셨다.
“내일 양삼에게 말해서 보약 좀 지어야겠어.”
휘비적.
“그나저나 누가 내 욕을 하나? 왜 이리 귀가 간지럽지?”
* * *
휘익.
쨍그랑!
접시가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죽일 새끼……!”
살아오면서 술을 마셔도 흐트러진 적 한 번 없던 백한묵이었다.
그런 그가 윗옷이 밖으로 빠져나올 만큼 엉망인 매무새로 벌겋게 붉어진 얼굴을 한 채 씩씩거렸다.
“공자님. 그만…….”
“크으으, 이봐아! 지금 뭐…… 라는 거야?”
“공자님, 많이 드신 것 같습니다.”
스윽.
백한묵은 탁자 끝을 잡고 몸을 겨우 세웠다.
그러고는 옆에 선 한종의 앞으로 고개를 불쑥 내밀며 바짝 다가섰다.
짝짝.
백한묵은 손바닥으로 그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듯이 쳤다.
한종은 늘 있던 일상이라는 듯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으으, 내가…… 그놈이 누구인지…… 크으…… 알아보라고, 했을 텐데……?”
“사람을 시켰으니 조만간 올 것입니다.”
턱.
백한묵은 양손으로 한종의 두 어깨를 잡았다.
충혈된 두 눈.
게슴츠레한 백한묵의 눈빛이 한종을 치켜보았다.
“당장……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알아 와야 할 거야! 내가…… 성질이…… 더러운 거 알지이이이?”
“네. 명심하겠습니다.”
휘청.
백한묵은 한종의 어깨를 밀며 힘없이 바닥에 앉았다. 주위에 선 수하들이 도대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크어…… 망할…… 제대로 일하는 놈이 한 놈도 없어!”
벌컥.
백한묵은 술병을 그대로 잡고 단숨에 마셨다.
얼마를 마셨는지 술맛이 나지 않았다.
후다닥.
그때 한종의 옆으로 빠르게 한 사내가 다가왔다. 한종이 그에게서 종이 한 장을 받아 내용을 읽어 내렸다.
“공자님. 그놈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크으…… 누구냐?”
“남천상국 셋째 아들로 이름은 남하림이라 합니다.”
“뭐어? 남천상국의 자식 놈이 왜 거지 소굴에 있어?”
“그건 아직…….”
째애애앵!
백한묵은 손에 든 술병을 바닥에 강하게 내던졌다.
그리고 고함을 내질렀다.
“똑바로 못 해?! 그놈에 대해서 당장 알아와!”
씩씩.
백한묵은 이미 술기운이 사라져 있었다. 충혈된 눈은 살기에 의해 더욱더 붉어졌다.
* * *
끼이익.
남하림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휙휙.
그러고는 가볍게 어깨를 돌리며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어, 잘 잤냐?”
“…….”
그때 오 장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한 거지가 반갑게 알은체를 하며 하림의 앞을 지나갔다.
누가 있는지 돌아보았지만 하림의 뒤엔 아무도 없었다.
‘나? 뭐야?’
살짝 고개를 갸우뚱한 하림은 이내 잡생각을 털고 조련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남하림이 백호서지로 가는 내내 거지들에게서 살가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상하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무시하거나 질색하던 놈들이었는데.
‘다들 어젯밤에 뭘 잘못 먹었나? 왜 이래?’
남하림은 조련관에 도착할 때까지 의아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야. 하림이.”
‘이 녀석은 또 왜 이래?’
거지 후보생 후진공이 반갑게 손을 들고 알은척을 하며 다가왔다.
“네 덕분에 어제 우리도 칭찬받았잖아. 고맙다.”
“뭘?”
“그 사기꾼 놈들. 부종 교범님하고 우리가 잡아 왔잖아. 본 방 전체에 소문이 쫘악 났다니깐.”
‘……아하.’
그의 말에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난 또 뭐라고.”
“어…… 그래도 너 때문에 한숨 돌렸다고 윗분들이 얼마나 좋아하셨다고. 상으로 우린 곧바로 일결을 받는다고 했어.”
“……?”
남하림의 동작이 순간 멈칫했다.
“일결?”
“그렇지. 제법 큰 공을 세웠잖아. 네 덕분이긴 하지만. 고마워.”
“어…… 어.”
일결이라니. 남하림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일결? 그럼 완전히 개방의 거지가 되는 거잖아? 망했다. 괜히 나섰어. 가만히 둘걸!’
남하림은 갑자기 어깨에 기운이 빠졌다.
그때 우소보와 부종이 바로 조련관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야, 하림이 왔어?”
오래전부터 친한 사이였던 것처럼 하림을 향한 그들의 목소리가 나근나근했다.
흔들흔들.
그들의 허리춤으로 풋대 자루 모양의 작은 매듭이 세 개 보였다.
이번 공로로, 삼결제자로 승격한 것이.
후진공이 빠르게 호들갑을 떨었다.
“교범님, 축하드립니다! 삼결을 받으셨습니다!”
“으하하하, 큰일도 아닌데…… 방주님께서 수고하셨다고 하시니 쑥스럽더구먼.”
지금까지 남하림은 머리만 아픈 골칫덩이였다. 항상 투덜대고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것이 영 싹수가 노랬다.
근데 지금 우소보와 부종의 눈에 남하림은 싸가지는 좀 없어도 될성부른 개방도였다.
사실 남하림은 사기꾼을 충분히 혼자서 잡을 수 있었다.
그들은 뜬금없이 사기꾼을 잡으러 가자는 하림의 말에 이놈이 또 무슨 사고를 칠까 싶어 따라나섰던 것뿐이었다.
“여하튼 네 덕분이다. 고맙다.”
“에휴, 됐어요. 그냥 제가 움직이기 귀찮아서 두 분에게 알려준 것뿐이에요. 빨리 수업이나 하죠.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사부님이 소리친다고요. 뭘 드시는지 얼마나 목소리가 큰데요…….”
‘후후후.’
어제였다면 우소보와 부종은 또 인상을 썼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남하림을 보던 눈을 달리하자 투덜대는 말에 악의가 없다는 것이 보였다.
“하하하, 알았다. 빨리 끝내도록 하지. 오늘은 거지 정보 체험으로, 다리 밑에서 어떻게 숨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습을 하겠다.”
“아 진짜. 또 신발 더러워지는 실습이잖아요.”
남하림은 투덜거리며 일행을 따라갔다.
* * *
집법당으로 찾아온 용두방주 오종이 안으로 들어섰다.
위한소가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바쁜 모양이군.”
“아닙니다.”
“표정을 보니 고민이 있는 모양인데.”
오종은 눈을 돌려 위한소의 탁자에 놓여 있는 네 장의 서류들을 보았다.
“그게 전부인가?”
“그런 듯합니다.”
오종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쩝. 좀 더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우리 생각과는 다르군.”
“방주님, 저희가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허허허.”
오종이 허탈한 듯 웃음을 흘렸다.
“그들 입장에서 본 방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싫어할 거라는 생각을 왜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거야 우리가 멍청하니깐.”
“…….”
개방 재건 계획.
그동안 도움을 준 수많은 문파들에게 뛰어난 인재를 받아 개방의 성세를 한 번 더 일으켜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완전히 개방 제자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십 년이란 기한을 정한 것도, 각 문파의 인재를 돌려보낼 테니 걱정 말고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각 문파의 인재를 잘 키워 개방의 위상을 널리 알려, 젊고 새로운 무림의 인재들이 스스로 개방으로 찾아오도록 만들려는 것이었다.
개방 재건의 진정한 목표는 십 년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도움을 청한 각 문파에서 거의 대부분 거절 의사를 보내왔다.
“휴우, 어쩔 수 없지. 이들 네 곳이라도 감사할 수밖에 없지 않나.”
“남천상국을 포함하면 다섯 곳입니다.”
“그렇군. 근데…… 이 아이들은 괜찮은가?”
오종은 그들에 대해 물어보면서도 살짝 걱정이 되었다.
‘…….’
위한소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뭐라고 말을 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허어. 자네가 말을 안 하는 것을 보니 그 녀석처럼 꽤나 곤란한 녀석들인가 보군.”
“방주님, 직접 만나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음, 그 정도로 나쁘다는 뜻인가?”
“그건 아닙니다. 다만…… 네 명 다 어딘가 그들 문파와 잘 맞지 않았던 듯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허어. 그렇게 말하니 겁이 덜컥 나는구만.”
“…….”
“그래도 그 녀석보다 심하지는 않겠지?”
오종이 말한 그 녀석은 남하림이었다.
“네. 그 녀석보다는 덜할 겁니다.”
“그래? 그나마 다행이군. 최악은 아니지 않는가. 하하하!”
“후후후. 네, 맞습니다. 방주님.”
오종은 다시 네 장의 서류를 읽었다.
“다섯 명이라면 우리의 계획을 수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제 생각은 계획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섯 명으로?”
“어차피 이들 다섯 명은 본 방의 제자라고 하기엔 어렵습니다. 십 년 뒤에 각자의 문파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특히 그 녀석은…….”
“음…… 아깝지 않는가? 하는 짓을 보면 천방지축이라 당장 돌려보내고 싶기도 하지만, 은근히 끌리는 구석이 보이거든.”
“…….”
오종의 말에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봐선 위한소도 같은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놈이 본 방에 뼈를 담겠다고 하면 당장에라도 후개 자리에 놓을 수도 있겠는데 말이지.”
“녀석을 그 정도로 생각하십니까?”
“쩝.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을 똑바로 시켜야겠지. 그놈을 보면 뭐랄까? 아직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 같은 느낌이 들어.”
“방주님, 아마 힘들지도 모릅니다. 워낙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놈이라 체질적으로 본 방하고는 안 맞는 놈입니다.”
“그게 가장 걸려. 그것만 아니라면 좋겠는데 말이야.”
오종이 진한 아쉬움의 눈빛을 보였다.
위한소는 다시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왔다.
“그럼 이 녀석들을 한곳으로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특별 관리를 해야겠지.”
“누가 이들을 맡는 게 좋겠습니까?”
“당연히 자네가 해야지. 안 그런가?”
“제가요? 전 법개로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럼 방주인 내가 하리?”
“…….”
“아니면 추개한테 시킬까?”
추개는 처음부터 재건 계획에 반대한 이였다. 어떻게 하든지 이들을 돌려보내려고 할 것이었다.
“허…… 알겠습니다. 제가 맡겠습니다.”
씨익.
오종은 누런 이빨이 보이도록 웃었다.
“수고 좀 해주게. 혹시 아는가? 이놈들이 복덩어리가 될지.”
그 시각.
개봉의 가장 큰 다리인 각두교 아래.
거적때기를 머리에 쓴 무리들 가운데 매끄러운 비단 천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일각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우소보는 이제는 숙달이 되었는지 비단 천을 쓴 남하림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만! 모두 일어난다.”
“옛!”
거지 후보생들이 하나둘씩 거적때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남하림도 똑같이 비단 천 속에서 모습을 쏙 드러냈다.
“이게 뭐 하는 거냐고요.”
“이게 바로 가장 완벽한 은폐 방법이다. 이 더러운 곳에 이렇게 숨어 있으면 절대로 찾지 못한다.”
“좋아요. 적들이 찾지 못한다고 쳐요. 근데 왜 자꾸 숨어야 해요? 싸우면 되잖아요.”
“그거야, 정보를 얻기 위해 잠복을 하는 거지. 우리가 누구냐? 중원제일의 정보를 취급하는 문파. 바로 본 방이 아니냐.”
“하오문은 이런 짓 안 하잖아요.”
“그놈들은 거지가 아니니깐. 그놈들은 주로 객잔이나 상가에서 일하는 놈으로 변장을 하는 편이지.”
“차라리 하오문이 낫겠네요.”
“허어, 무슨 소리? 하오문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놈들은 무공이 약해서 본 방에 일초지적도 안 돼. 우린 중원 무림의 구파일방에 속한 대문파야. 당연히 거지로서의 자존심을 가져야 하지.”
‘대문파는 무슨…… 거지면서…….’
남하림은 말을 하려다가 한숨을 쉬며 꾹 참았다.
“그리고 네놈들은 아직 본 방의 무공을 제대로 익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절대로 가볍게 볼 수 없다. 방주님께서 펼치시는 타구봉법이나 일장로이신 항걸님의 강룡십팔장은 무림일절로, 적수가 없을 정도의 대단한 무공이지.”
“그래요? 그럼 개방이 천하제일문파이겠네요?”
“억…… 그건…….”
“적수가 없다면서요?”
“당연히 적수가 없지. 강룡십팔장을 십이 성으로 완벽하게 대성하면 현재 무림맹주도 꼬랑지를 내릴 게 확실하다.”
“오호…… 교범님께서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강룡십팔장이 그 정도로 강한 모양이네요.”
“당연하다. 누군가 본 방에서 그 무공을 완벽하게 대성한다면 중원제일인이 되고도 남지.”
우소보는 턱을 치켜 올리며 자신 있게 말했다.
‘정말 그 정도로 강한 무공인가? 사부가 하는 것을 봐선 별거 없어 보이던데.’
남하림은 장두팔을 떠올리며 귓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
슥슥.
귓구멍 안이 계속해서 간지러웠다.
“뭐야? 오늘 왜 자꾸 귀가…… 누가 내 욕을 이렇게 오래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