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8화 (9/328)

8. 개방 땅 사기 사건(1)

개방의 정문은 협의문(俠義門)이라 하며, 문을 지키는 위사를 협의위걸이라 했다.

두두두두-

말굽 소리가 대지를 진동했다.

협의위걸장 강단구는 눈을 부릅뜨며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무리를 보았다.

일반 거지와 다르게 무겁(無怯), 무퇴(無退), 무송(無悚) 세 가지가 없다고 하여 삼무인(五無人)이라 불리는 개방 거지 강단구는 두려움 없이 그들 앞에 섰다.

선두에서 다가오는 흑마들 뒤로 백마가 끄는 마차가 보였다.

사륜마차 위로 흰색의 표기가 바람을 맞아 뒤로 휘날렸다.

‘북방상국에서?’

강단구가 그들이 누구인지 모를 리 없었다.

하북을 기점으로 한 중원오대상국 중 한 곳으로 개방과 가장 많이 부딪히는 곳이었다.

강단구는 협의문 중앙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워어어어-”

강단구와 오 장의 거리를 두고 흑마가 멈추자 뒤를 따르는 무리들도 그 자리에 섰다.

흑마 위 중년 사내는 아래쪽에 선 거지를 내려다보았다.

오 척의 키에 어깨 뒤로 내려온 머리카락이 볏짚처럼 엉클어져 보였다.

“개방의 방주를 보러왔소.”

중년 사내의 목소리에서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가 묻어나왔다.

강단구는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북방상국의 국주는 아무 때나 만나고자 한다면 만날 수 있는 모양이구려.”

“…….”

“그대가 누군지 모르겠으나 서로 좋은 말로 오고 갈 때 예의를 지키는 게 좋지 않겠소이까?”

씨익.

강단구의 미소 사이로 누런 이빨이 보였다.

‘흐음…… 이 기운은…….’

중년 사내는 살짝 긴장했다. 상대의 모습에서 거지가 아닌 무림인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겉모습만 보면 자꾸 잊게 되는 것이 개방 무인의 모습이었다.

‘…….’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본인은 준극남이오.”

“준극남이? 하북멸검이 그대인가? 한번 검을 펼치면 상대의 검이 남아 있지 않다고 들었소.”

강단구는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하북성에서 제법 이름깨나 날리는 무인이었다.

“그렇소.”

대답을 한 그의 표정에 자부심이 강했다.

‘이자가 북방상국에서 밥을 먹고 다닐 줄은 몰랐군.’

거만한 태도를 보일 만큼 실력은 좋다고 들었다.

하나, 상대는 개방. 그의 명성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았다.

“하북멸검, 그만 말에서 내리는 게 좋지 않겠소? 목이 아픈데…… 실력은 좋을지 몰라도 눈치는 별로 좋지 않는 것 같소이다.”

와글와글.

협의문으로 순식간에 백 명 정도의 개방 거지들이 몰려들었다.

‘이 거지 놈들이…… 떼거리로 덤비려고?’

준극남은 협의문 앞에 가득한 개방 거지들을 보며 당황한 눈빛을 흘렸다.

결국 그는 조심스럽게 말에서 내렸다.

“북방상국에서 무슨 일로 본 방의 방주님을 뵈려 하는 것이오?”

“그건 본인이 모시는 분께서 말씀을 하실 것이오.”

강단구는 흑마 뒤로 백마가 이끄는 사륜마차로 시선을 돌렸다.

“그대의 주인은 누구요?”

“잠시만 기다리시오.”

준극남이 마차에 다가섰다.

끼이익.

마차의 문이 열리며 백색의 옷을 입은 청년이 내렸다.

청년의 나이 이십오 세.

북방상국의 국주 백진만의 넷째 아들 백한묵이었다.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뒤로 넘긴 청년의 모습은 어느 누가 봐도 귀공자였다.

다만 입술이 얇은 게 옥의 티였다.

백한묵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강단구 앞으로 나왔다.

“하하하, 안녕하시오?”

“……방금 ‘안녕하시오’라고 했소?”

“그럼 안녕이라 하면 되오?”

‘이놈이…….’

하북에서 북방상국의 힘이 대단한 것은 잘 안다.

하북팽가와 더불어 하북이대 가문 중 하나인 하북소가.

현 가주 소융의 아내가 북방상국 국주의 여동생 백주희였다.

백한묵의 눈에 개방의 거지는 단어 그대로 거지일 뿐인 하찮은 존재였다.

“본 공자가 귀 방을 찾아온 용건은 그대의 방주와 해결해야 할 문제외다. 북방상국에서 왔으니 보고나 똑바로 하면 되오.”

빠직.

강단구의 이마에 힘줄이 퍼렇게 튀어나왔다.

그는 여전히 능글거리는 웃음을 짓는 백한묵의 얼굴을 보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누군가 말리지 않으면 제대로 사고를 칠 것 같았다.

스윽.

그때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뭐지?’

강단구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

‘이 녀석은…….’

최근 개방을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

남하림이 무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멀리서 남하림을 말리려고 손짓하는 우소보의 다급한 모습이 보였다.

“두 분이 바쁘신 것 같은데, 잠깐 실례할게요?”

“…….”

남하림은 협의위걸 사이에 서서, 안절부절못하는 우소보와 후보생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아, 바쁜데 빨리 오세요! 실습 마치고 사부님께 가야 한다고요!”

“어…… 어……!”

가만히 있다간 더 큰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한 우소보는 얼른 후보생들을 데리고 남하림 곁으로 나왔다.

“미안들 해요. 이제 갈 테니 하던 이야기 나누세요.”

남하림은 여상히 말하고는 제 갈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때,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뭐야? 크크., 별 웃긴 거지 새끼가 다 있네?”

백한묵의 눈에 남하림의 거지 모습은 신기했다.

“쳇. 누구는 기생오라비같이 생겼으면서…….”

운 좋게도, 하필 기생오라비는 백한묵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얼굴빛이 새하얬다.

“뭣이? 너…… 어, 방금 뭐라고 했지?”

“기생오라비.”

“뭐? 다시 말해봐.”

“귀가 먹은 기생오라비.”

화아악.

남하림의 표정을 본 백한묵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남하림의 앞으로 다가서서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남하림이 그의 손을 낚아채고는 동시에 멱살을 잡았다.

“으아아…… 아……!”

타앗!

순간 준극남이 검을 뽑으며 남하림의 목을 겨누고자 했다.

휙.

남하림은 그보다 한발 빠르게 백한묵을 잡아당겨 준극남의 검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놈, 공자님을 놓지 못할까?”

“싫은데요.”

“…….”

준극남은 어이가 없었다.

백한묵을 인질로 잡고 있는 거지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맹이였다.

“으아아아아!”

백한묵은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어서 손을 놓지 못할까?”

“싫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난 모르는 사람 말 안 들어요.”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준극남은 화가 났지만 우선 다급하게 강단구를 보았다.

‘이거 참…….’

강단구도 어이가 없긴 했다. 남하림이 이 자리에서 자신의 말을 들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남하림, 그를 놓아주어라.”

“알겠어요.”

휘익.

하지만 남하림은 바로 멱살을 놓고서 백한묵을 준극남 앞으로 던졌다.

백한묵은 준극남 앞으로 날아가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

“쿨럭쿨럭, 저 새끼를 당장 잡아 족치시오!”

백한묵은 도끼 같은 눈빛으로 준극남에게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명을 따를 순 없었다.

“공자님, 그건…….”

“아니, 못 하겠다는 건가? 한 달에 황금 한 덩어리를 받아 처먹고 지금 몸을 사린다고? 무조건 목숨을 건다고 했을 텐데?!”

“…….”

준극남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개방에서 개방의 거지를 건드릴 순 없었다.

“기생오라비가 돈이 좀 있는 모양이야? 근데 사람 도량이 좁쌀만 하네. 내가 보기엔, 이분은 옆에 데리고 있으려면 최소한 황금 두 덩어리도 모자랄 분 같은데.”

“뭐라고?”

“뭐…… 하긴, 북방상국 사람들은 쪼잔하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네.”

남하림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이마에 축축하게 식은땀을 흘리는 우소보를 보았다.

“교범님, 빨리 가요.”

“어…… 어…….”

우소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강단구의 눈치를 보았다.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후보생들 데리고 가서 실습하게.”

“네. 강단구 님.”

우소보는 얼른 후보생들을 데리고 남하림의 뒤를 쫓아갔다.

“야 이 망할 놈의 거지 새끼야! 안 서? 내가 누군 줄 알고 까불고 있는 거야?!”

“어, 기생오라비-”

남하림의 신형이 사라지면서 환청처럼 메아리가 들려왔다.

백한묵은 남하림이 사라진 방향을 보며 분통해 어쩔 줄 몰랐다.

반면 준극남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충신이란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서 죽는다고 했다.

허튼소리라 할지언정 거지 소년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내 그릇을 제대로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을 오랫동안 찾았거늘. 그게 어린아이일 줄은 몰랐군. 어려도 개방은 개방이라는 건가.’

준극남은 방금 사라진 거지 소년이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한동안 남하림이 사라진 방향을 보고 있었다.

한편 강단구는 씩씩거리는 백한묵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후후후.’

안 좋게만 보았던 남하림.

근데 오늘 보니 개방에 이런 녀석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대는 잠깐 기다리시오. 여하튼 보고를 하겠소.”

* * *

백한묵은 꾹 참았다.

‘망할 거지 놈들. 두고 보자. 절대로 봐주지 않는다.’

방주 오종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마음속으로 칼을 갈았다.

협의문에서 수모 아닌 수모를 당하면서도 돌아가지 않고 방주를 만나야 할 이유가 있었다.

“일어나시오. 방주께서 오고 계시오.”

“…….”

백한묵은 움직이지 않고 원목 의자에 앉아 버텼다.

“흠흠, 백 공자, 예를 갖추시오.”

추개 영충이 그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백한묵은 그의 기세에 마지못해 무릎을 펴며 일어나는 척했다.

스윽.

방주 오종이 접객실에 들어왔다.

‘…….’

어설프게 서 있는 백한묵의 모습을 보면서 오종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두 제자리에 앉으시오.”

하나둘씩 원목 의자에 앉았다.

오종은 접객실로 오면서 협의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들었다.

“북방상국에서 어인 일로 오셨소? 무슨 큰일이오?”

“당연 큰일이지요. 당신들 개방의 일부가 본 공자의 땅에서 공짜로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허, 그게 무슨 말이오? 본 방이 그대의 땅에 있다니.”

오종은 얼른 내정당주 영호춘과 시선을 마주쳤다. 영호춘은 저놈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시늉을 했다.

스윽.

백한묵은 서너 장의 종이를 꺼내어 앞으로 내밀었다.

“보시오. 이걸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오.”

영호춘은 종이들을 받은 후 한 장씩 넘기면서 인상을 굳혔다.

‘헉…… 큰일 났다.’

영호춘의 온몸이 떨리면서 부들거렸다.

오종은 그런 영호춘의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무슨 내용이오?”

“저, 그게…….”

영호춘이 서너 장의 종이 중 계약서를 꺼내어 오종에게 보여주었다.

“혀, 현무북지의 일부 땅을 팔았다는 토지 문서의 계약서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현무북지라면 전부 본 방의 땅이 아니오?”

오종은 팔짝 뛸 만큼 놀랐다.

“크하하하! 이게 어떤 상황인지 알겠소? 이런, 개방에 미안하게 됐소이다.”

“영호춘,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현무북지의 땅 모두가 개방이 가지고 있던 게 아니었나?”

“저어…… 여기 어린도책(魚鱗圖冊)의 복사본과 계약서를 보면 일부가 본 방의 땅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오종은 믿기지 않았다.

계약서에 의하면 현무북지 중 용두방과 장로전의 일부가 백한묵의 땅에 속해 있었다.

수백 년이 지나는 동안 전혀 문제가 없었던 곳이었다.

개방의 방주조차 모르는 일을 북방상국에서 알고 매입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이놈들이 작정을 하고 왔군.’

개봉에서 개방과 북방상국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북방상국이 개봉에서 아편과 도박 사업을 몰래 벌이려고 하는 것을 개방에서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았기 때문이다.

백한묵의 표정은 승리에 차 있었다.

“개방의 방주께서는 어떻게 할 것이오?”

“공자는 무엇을 바라는 것이오?”

“후후후, 본 공자는 개방에 무엇을 원해서 온 것이 아니오. 그냥 계약서대로 땅을 본 공자에게 돌려줬으면 하오.”

“크흠…….”

“됐소이다. 기한은 보름이오. 그 전에 모든 것을 정리했으면 하오. 본 상국에서도 땅이 필요한지라 급하게 구매했지요.”

백한묵은 주위를 둘러보며 득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 * *

남하림이 장로전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인데?’

장로전의 분위기는 심각해 보였다.

모든 장로들이 일장로 장두철의 곁에 모여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굳은 표정이었다.

“이건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꼴입니다.”

“그러게 말이네. 갑자기 현무북지의 땅을 내놓으라니…… 수백 년이나 지난 일을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허 참, 곤란한 일이 일어났구만. 하필이면 다른 땅도 아니고 현무북지라니…….”

장로들은 어이가 없었다.

현무북지에는 용두방전과 장로전의 일부가 속해 있었다.

하림은 걸음을 멈추었다.

곧 장두철이 다가오지 않고 멀리 서 있는 남하림을 발견했다.

“여보게들, 잠시만…….”

“알겠소이다.”

장두철은 한편에 떨어져 있는 남하림의 곁으로 갔다.

“오늘은 하루 쉬어야겠다.”

“네. 그럴게요.”

“그래, 돌아가서 어제 배웠던 것을 익히도록 해라.”

“저어, 근데…… 무슨 일이 생겼나요?”

‘흐음…….’

장두철은 잠시 생각하다가 남하림에게 방금 전 일어난 일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곤란하게 되었네요.”

“그렇지.”

“그럼,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어…… 그래라.”

장두철은 머리가 뛰어난 아이니 혹시나 좋은 생각이 나올지 않을까 짧게 기대했다.

하지만 남하림은 장두철에게 인사한 후 그냥 장로전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주작남지로 천천히 걸어갔다.

‘현무북지의 땅을 계약했다고? 방주도 모르는 일이라는데…….’

“북방상국의 넷째라…… 생긴 것도 재수 없던 놈.”

휙.

남하림은 몸을 돌렸다.

“쳇. 북방상국만 아니면 가만히 있었을 것을…….”

남천상국과 북방상국의 사이는 오래전부터 좋지 않았다.

상도를 지키면서 사업을 하는 남천상국과 달리, 북방상국은 백성들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단시일에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개방의 일도 뭔가 구린 구석이 있었다.

* * *

개봉의 중앙 마을.

남하림은 대궐 같은 집 앞에 서서 닫혀 있는 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불쌍한 거지 팔자.”

끼이이익.

문이 열리면서 중년 사내가 튀어나왔다.

“앗. 공자님, 오셨습니까?”

“양삼은?”

“안에 계십니다. 소인이 모시겠습니다.”

남하림은 중년 사내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드륵.

이십 대 청년, 양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남하림을 맞이했다.

“도련님, 어서 오십시오. 앉으시지요.”

남하림은 양털로 감싼 부드러운 의자에 몸을 맡겼다.

“양삼도 앉아.”

“네, 감사합니다.”

양삼은 갑자기 찾아온 남하림을 보면서 물었다.

“도련님, 이제 본 상국으로 돌아가는 것입니까?”

“아니.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럼 무슨 일이십니까?”

“한 가지 알아볼 게 있어.”

남하림은 개방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양삼에게 알려주었다.

‘음.’

양삼은 생각에 잠겼다.

“소인이 개봉에서 얼마 지내진 않았지만 북방상국과 개방의 사이가 좋지 않는 듯합니다.”

“그래?”

“북방상국이 비밀리에 벌이는 주사업 중 도박과 아편이 있지 않습니까? 원래라면 개봉이 북부의 주요 거점이 되어야 하는데, 개방에 밀려 하중에 쫓겨난 뒤 거리적 손해가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이거…… 냄새가 나는데?”

“네. 소인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오문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당장 조사를 해보겠습니다.”

“부탁해.”

“도련님, 근데…… 개방에 도움을 줘도 되겠습니까? 그러다 십 년을 채우실 수도…….”

“……북방상국 사기꾼을 그냥 둘 순 없잖아.”

“아…… 하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