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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六章 만지신통의 회생 (54/146)

第六章 만지신통의 회생

“귀암산으로 갈 거야.”

“…….”

좌중은 할 말을 잃은 채 정천을 응시했다.

제갈순과 함께 비영각에 갔다가 돌아와서는 갑자기 꺼낸 말이 이것이었다. 마른하늘의 날벼락도 이보다 갑작스럽진 않을 것이다.

“귀암산이라면, 마교가 있는 그곳 말이에요?”

“응.”

“정천 오빠, 미쳤어요?”

제갈세연의 말에 모두들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치지 않고서야 귀암산에 간다느니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물론 당사자야 태평했지만.

“못 믿겠으면 믿지 말던가. 어쨌든 천무맹의 사절 자격으로 마교에 가게 되었어.”

“지금 거짓말하는 거죠?”

“이래도?”

정천이 꺼내 든 것은 천무맹 사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철패였다. 그것도 맹주의 직인이 찍혀 있는.

남궁운 본인이 인사불성인 상황이니, 맹주 대리직을 맡고 있는 제갈현이 준 것임이 분명했다.

“백부님이 어째서?!”

제갈세연의 목소리는 숫제 비명이었다.

화연란이 알 수 없다는 얼굴로 정천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곳에 가시려는 거죠?”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으니까. 그중 설명하기 쉬운 것을 말하자면, 마교와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굳이 오라버니가 사절로 갈 필요는…….”

“다른 녀석들은 천마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목이 달아날걸.”

그건 그랬다. 다른 누가 아니라 맹주 남궁운 본인이 직접 가더라도 칼부터 들이댈 인간이 마교도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모든 것의 설명이 되기엔 부족했다.

“전쟁을 막을 자신은 있는 건가요?”

모용린의 질문이었다.

“있으니까 가는 거지. 암만 나라고 해도 가능성 없는 일에 매진하진 않아.”

“좋아요. 그건 그렇다고 쳐요. 그럼 당신이 없는 동안은요?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자리를 비운다는 건…….”

“천무맹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건가?”

“그래요.”

내키지 않는 듯 대답하는 모용린. 정천은 피식 웃고서 딱 잘라 말했다.

“나 한 명이 없다고 무너질 세력이라면 그렇게 되는 편이 낫겠지.”

“…….”

“천무맹은 누가 뭐래도 정파일통의 거대 세력이야. 이 정도 내분으로 하루아침에 무너질 만큼 허약한 모래성은 아니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거라면, 역시 무너지는 편이 나을 테고.”

이렇게까지 말하니 더 뭐라 말하기도 힘들었다. 모용린 스스로 생각해 봐도 너무 정천에게 의지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백팔암객들은 북풍장에 궤멸적인 타격을 주었고 맹주 남궁운을 인사불성의 상태로 만들었다.

게다가 그 배후는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

달리 말해 언제든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나조차 그들 중 한 명을 제대로 당해내질 못했어.’

모용린이 못한다면 그녀 또래의 무인들은 대부분 못한다고 봐도 좋았다. 그만큼 그들은 강했다.

그 공포가 뇌리에서 떨쳐지질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로선 무의식적으로 정천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정천 역시 어렴풋이 그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두진 않았다.

‘결국은 본인이 감당해야 할 짐이니까.’

정천은 모용린을 향해 다른 말을 꺼냈다.

“우선은 북풍장엘 좀 들르도록 하지.”

“네?”

“네 큰오빠, 슬슬 잠에서 깨워야지 않겠어?”

* * *

어두운 방 안에 정천 홀로 남겨졌다.

아니, 혼자는 아니다. 발아래에 죽은 듯 잠들어 있는 모용훈이 있었으니까.

사실 잠든 것 역시 아니긴 했지만.

“야.”

연공실 전체에 기막을 펼쳐 소리를 차단한 정천이 모용훈의 몸을 툭툭 건드렸다.

“일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용훈이 눈을 떴다. 그는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고서 정좌를 취했다.

“오셨군요.”

“그래. 용케도 며칠씩이나 잠든 척을 하고 있었군. 바깥에선 아주 난리가 났었는데 말이야.”

“……편하진 않았습니다.”

“나도 알아.”

정천의 시선이 어둠을 뚫고서 모용훈의 손끝을 훑었다.

바닥을 긁기라도 했는지 손톱이 엉망으로 부러져선 피를 흘리고 있었다.

“참느라 힘들었겠군.”

뻔한 일이다. 연공실을 뚫고 나가 식솔들을 도륙하는 악도들에 맞서 싸우고 싶었으리라. 그것을 참고 참느라 손끝이 깨지도록 바닥을 긁었을 터.

그 때문인지 모용훈의 표정은 결연함 자체였다.

“지난번의 제안, 결심을 내렸습니다.”

“알고 있어.”

정천이 모용훈을 마주 보며 앉았다. 모용훈은 똑바로 그를 응시한 채 말했다.

“하겠습니다.”

“알고 있다니까.”

퉁명스레 대답하는 정천. 모용훈은 볼 수 없었으나 얼굴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농담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잘못되어서 죽게 되더라도 난 모른다.”

“각오는 했습니다.”

“그 말을 네 동생한테도 전해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순간 정천의 두 손으로 강렬한 기운이 몰려들었다. 모용훈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내심 긴장했다.

츠츠츠츠.

흑색의 기운이 손아귀를 완전히 감쌌다. 마치 짐승의 갈퀴처럼 변한 정천의 두 손이 모용훈의 머리를 향하여 다가갔다.

“내 눈을 봐라.”

한마디와 함께 정천의 두 눈에서 시린 기광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을 응시한 모용훈은 온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정천의 손이 순간 먹이를 낚아채듯 허공을 갈랐다.

콰아악!

움직일 수 없게 된 모용훈의 관자놀이에 갈퀴가 박혔다. 어마어마한 고통의 격류가 모용훈의 몸을 휩쓸었다.

“……!”

몸이 마비된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모용훈은 유일하게 자유로운 눈알만을 이리저리 굴리며 고통을 표출했다.

흑색의 기운이 태양혈로 주입되었다. 모든 폭주의 시발점이었던 태양혈 자체를 뚫어 버리기 위함이었다.

모용훈의 폭주는 태양혈이 반만 개통됨으로써 벌어진 일.

왼쪽의 태양혈이 만개된 데 반해 오른쪽의 태양혈은 도리어 닫히고 말았다.

그렇다면 해결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태양혈 모두를 닫거나 파괴하여 아예 못 쓰게 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태양혈 모두를 완전히 열어 버리는 것이었다.

전자는 안전하지만 무인으로서의 생명도 끝이 난다. 후자는 위험하지만 무인으로서의 삶을 계속할 수 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지.’

성공하기만 한다면, 본디 모용세가에서 염원했던 만지신통의 공능이 완전하게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무의 천재가 등장하게 되는 셈.

다음 세대의 천무맹주가 탄생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었다.

‘성공한 다음의 일이지만.’

정천은 양손의 기운을 제어하는 데에 집중했다.

우선은 흘려보낸 기운을 체내에 융화되게 하는 데에 전념했다. 친화되지 않은 기운은 반발만 불러오기 때문이었다.

기맥을 따라 몇 차례 체내를 순환시키고 나니 모용훈의 기운에 상당 부분 동화되었다.

‘이제 이것을…….’

오른쪽의 태양혈에 집중시킨다.

파악!

모용훈의 몸이 크게 꿈틀거렸다. 그의 몸은 이미 흘러내리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태양혈을 개통하는 작업은 지극히 섬세했다. 목표한 지점에서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주화입마의 위험이 있었던 까닭이다.

너무 깊으면 맥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 너무 얕아서는 혈을 만개시킬 수가 없다.

정확히 한 지점을 짚어 정확한 힘으로 꿰뚫는 것.

정천의 목적은 오직 그것이었다.

쿵!

모용훈의 몸에서 거대한 반동이 일어났다. 너무 시간을 들인 나머지 정천의 기운에 모용훈의 기운이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정천의 몸 역시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간 모용훈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

다급해진 정천이 중얼거렸다.

“내 목소리가 들리겠지? 몸이 마비됐어도 감각은 멀쩡할 테니까.”

“…….”

“전력으로 네 기운을 억눌러라. 내 기운에 반발하려 하지 말고 최대한 억눌러서 받아들이게 해. 죽고 싶지 않다면 전력으로 노력해 봐라.”

정천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모용훈의 기운이 조금은 잠잠해졌다. 이제 남은 일은 하나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한 정천이 기운을 움직였다.

쾅!

태양혈이 개통되면서 뭉쳐 있던 기운이 맥을 타고 온몸으로 휘돌았다.

그런 까닭에 순간적으로 모용훈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냈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정천은 기운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한기를 불러일으켜 모용훈의 몸을 식혔다.

“들리나, 모용훈? 이제부턴 네게 달렸다. 조금 전 그랬듯이 기운을 억눌러. 폭주하는 급류를 네 것으로 만들어서 단전에 쌓아라.”

“…….”

“이것만 해내면 모두 끝이다. 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말을 마친 정천이 마비된 모용훈의 몸을 풀어 주었다. 그와 함께 참았던 신음이 모용훈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끄으으으!”

모용훈의 몸이 별안간 뒤틀렸다. 고통에 겨워 가누질 못하는 것이었다.

이것만은 정천으로서도 어찌할 수 없었다.

체내에 기운을 불어넣어 길을 인도하는 방법이 있긴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과잉된 신체 안에 기운을 넣었다간 몸 자체가 터져 나갈 수도 있었다.

결국 본인 스스로가 기운을 제어할 수 있게 두는 수밖에.

“으으으!”

모용훈은 이를 악물었다. 어찌나 세게 악물었는지 잇새에서 선혈이 흘렀다.

지금 폭주하고 있는 기운의 정체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천이 불어넣은 기운, 다른 하나는 그에 맞서던 모용훈 내부의 기운.

그 두 가지가 폭발에 의해 뒤엉켰고,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해 버린 것이다.

‘생각하자! 생각해라, 모용훈!’

모용훈은 스스로에게 되뇌며 정신을 다잡았다.

정천은 기운을 가라앉혀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했다. 그러나 모용훈은 도저히 그럴 여력이 없었다.

‘너무 고통스럽다. 육체도 많이 약해져 있고…….’

모용훈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자신의 몸이 이 기운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스스스스.

모용훈의 몸이 한층 가열되기 시작했다. 그 의도를 알아챈 정천이 혀를 찼다.

“결국 기운을 배출하는 건가? 아깝군. 그걸 소화할 수 있었다면 단번에 몇 개의 벽을 뛰어넘었을 텐데.”

정천이 불어넣었던 기운은 실로 거대했다. 정천 본인에겐 일부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모용훈쯤 되는 무인에겐 그야말로 엄청난 양이었다.

게다가 치료를 위해 구태여 모용훈의 기운과 동화시키기까지 했다.

당장은 반발에 의해 폭주하고 있지만, 다스리기만 한다면 고스란히 그의 것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을 흡수할 수만 있다면 어지간한 신단을 복용하는 것 이상의 내공 증진을 이룰 터.

모용훈은 그런 일생일대의 기회를 포기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목숨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긴 하니까.”

낮게 중얼거린 정천이 한기를 배출해 방의 온도를 낮췄다. 끓어오를 듯하던 모용훈의 몸도 차츰 식어 갔다.

“후우우우.”

마침내 모든 기운을 배출해 낸 모용훈이 한숨을 토했다. 그는 슬며시 눈을 뜨고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목소리가 사라졌어요.”

“목소리?”

“머릿속을 쿡쿡 찌르던 목소리. 읽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했던 목소리 말입니다.”

“그렇다는 건 둘 중의 하나라는 소리군. 만지신통을 영영 잃었거나, 제어할 수 있게 됐거나.”

정천이 주먹을 슬쩍 내밀어 보였다.

“내가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 거라 생각하지?”

“예?”

“읽어 봐.”

얼떨떨해 하던 모용훈이 잠시 집중하고는 말했다.

“제 턱을 주먹으로 치실 생각이군요. 방금 머리를 때리는 걸로 생각을 바꾸셨고요.”

“그리고 지금 다시 바꿨지.”

모용훈의 턱을 살짝 친 정천이 말했다.

“목숨을 건지고 기연까지 얻었군. 축하한다.”

“대협…….”

모용훈의 눈이 젖어 들었다. 마침내 기나긴 고통에서 해방됐다는 희열.

머릿속에 울리는 생각들 때문에 미칠 것만 같던 기억이 뒤엉켜 감정이 북받쳤다.

모용훈은 정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협, 아니 형님을 위해서라면 이 아우,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뭐, 네가 날 뭐라 부르든 신경 쓰지는 않겠는데.”

정천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 됐으니 천 냥이나 내놔.”

“……네.”

두 사람은 연공실 밖으로 향했다.

전전긍긍하고 있던 모용린이 모용훈을 발견하고는 달려왔다. 그녀는 큰오빠의 품에 안겨서는 울음을 터트렸다.

“오라버니!”

“린아야!”

남매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금만큼은 그간의 반목하던 사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남매로 돌아간 두 사람이었다.

함께 기다리던 화연란이 정천에게 다가왔다.

“모용 대협은 이제 괜찮은 건가요?”

“걱정할 일은 없을 거야. 본인이 쓸데없이 공능을 남용하지만 않는다면.”

정천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모용훈의 치료에 상당한 기운을 소모한 까닭에 그 역시 약간의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이제 뒤처리는 모두 마쳤으니, 남은 일은 귀암산으로 향하는 것뿐이군.”

정천의 말에 화연란이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나한텐 안 어울리는 질문이라는 거 알고 있지?”

화연란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정사백팔고수급이 아니고서야 정천에게 누가 될지언정 도움이 되진 않을 터였다.

“당장 출발하는 편이 낫겠군. 천 냥은 네가 대신 받아 두도록 해.”

“네? 천 냥이라니요?”

화연란이 의아해할 때였다.

“큰일이오!”

헐레벌떡 연공실 쪽으로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제갈순이라는 것을 확인한 정천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저 인간이 올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니란 소린데.”

잠시 숨을 돌린 제갈순이 소리쳤다.

“백운신, 화군장로 백운신이 살해당했소!”

정천의 표정이 한층 구겨졌다.

“어쩌다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모르오! 잘려 나간 그의 목이 비영각의 창문을 뚫고서 날아들었다고 하오!”

“군사는? 군사는 안전하오?”

“비영십걸들이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있소. 추가로 집행부에 요청해 멸마대를 소환했고 말이오.”

집행부 직속 멸마대는 혈풍대가 전멸한 지금으로선 천무맹 최강의 타격대였다. 그 사실에 이내 안도하게 된 정천이었으나…….

‘아니야!’

그의 몸이 이내 솟구쳤다.

신운세류(神雲細流)의 경공을 펼친 정천이 몸을 날렸다. 제갈순이 그의 뒤에다 소리쳤다.

“어딜 가려는 거요!”

“당장 돌아가서 멸마대를 환의궁으로 소집시키시오!”

“환의궁? 환의궁이라고!”

제갈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곳에 누가 있는지 떠올린 까닭이다.

정천은 단박에 북풍장에서 멀어졌다. 그는 지금 펼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날아가는 중이었다.

‘방심했다!’

백운신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떠오른 사실은 하나뿐이었다.

팔부혈선.

그들이 움직였다는 것.

백운신과 자신들의 관계를 알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들뿐. 백운신쯤 되는 고수를 간단히 암살할 수 있을 정도라면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의 머리를 비영각에다 던져 놓은 것은 결국 미끼일 뿐.

그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할 때 암살자의 진정한 목적은 하나뿐이었다.

‘천무맹주의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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