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신재생-191화 (191/318)

<검신재생 191화>

191. 본좌는

“이 개같은!”

꽈앙!

독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거세게 전각을 밟자 땅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격렬하게 진동했다.

평소 음침하고 집요한 성격을 반증하듯, 그는 매사에 냉철했다.

정마대전 당시에도 성급한 면모를 보인 적이 거의 없을 정도가 아니던가.

하나 천하의 독마도 지금만큼은 격정을 도저히 억누르지 못했다.

“이 잡놈이 나를 가지고 놀아?”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주위를 훑었다.

똑같은 광경의 연속.

호각을 듣고 곧장 움직여도, 놈의 뒷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아무리 빨리 움직이고, 아무리 빠르게 반응해도.

놈은 이미 마인을 사냥하고 유유히 모습을 감췄다.

완벽한 농락이었다.

“나를 철저하게 피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마인들을 모조리 하나씩 죽이고 있고!”

이제 얼마나 남았는지 독마도 몰랐다.

딱 하나는 확실했다.

삐익!

“……저 호각이 더는 들리지 않으면, 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거겠지.”

독마의 입에서 그런 처연한 말이 흘러나올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천라지망?

그딴 건 이미 진작에 찢겼다.

“저승차사의 부름 같구나.”

호각이 울릴 때마다 독마도 느껴지는 게 이럴 진데.

다른 마인들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참으로 지독한 놈이고, 간악한 놈이로다!”

독마는 혀를 내두르며 애꿎은 바닥만 짓밟았다.

지독하고 똑똑한 놈이다.

무인들은 무작정 검만 휘둘러 싸우는 게 아니다.

싸우는 와중에도 여러 대화가 오간다.

적을 흔들기 위한 저급한 욕설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생사결에서 상대를 뒤흔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칼끝이 흔들리는 건 당연한 이치.

한데 놈은 호각 하나만으로 여기에 모인 모든 마인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심어 주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마치 무기력한 사냥감이 된 것처럼 느끼게 말이다.

지독한 의도에 독마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하다. 단순 무위를 떠나, 순수하게 강한 놈이다.”

간계까지 갖춘 교묘한 놈이다. 이런 놈이 대체 어디서 나타났단 말인가.

그리고 어느 순간에 이르렀을 때, 독마는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결국엔…….”

일정 간격으로 들려오던 호각은 이제 들리지 않았다.

무서우리만큼 섬뜩한 침묵이 산세에 내려앉았다.

눈앞에 사내가 나타났다.

천무백의 새하얀 얼굴이 드러나자 독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혈귀곡 고위층은 주요대적에 대한 신상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

당연히 얼굴을 그린 초상화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인지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천룡검협…….”

천무백이 미소를 지었다. 온몸이 피에 젖은 것과 대비되는 새하얀 웃음이었다.

“이제 마지막이네?”

* * *

인사나 소개, 대화 따위는 없었다.

독마가 왼손을 출수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순간 주위에 아지랑이가 일었다. 대기가 압축되고 찢어졌다.

주먹에 실린 압도적인 강기가 일순 근방을 진공상태로 만들었다.

이번 생에 도달해, 천무백이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진짜배기 강기였다. 일전에 화산에서 상대한 오성과 육성도 보여 주지 못한 힘.

그런데도 상대하는 천무백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오히려 즐겁다는 듯, 참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때와 지금의 천무백은 다르다.

천무백의 머리 뒤로 새하얀 섬광이 번쩍였다.

“……!”

강렬하게 발출된 강기가 일순 섬광에 휩싸였다. 놀란 건 두 명 다 마찬가지였다.

천무백은 귀곡광애의 표면이 물결처럼 파동 치며 단전에 전해지는 충격에 눈을 크게 떴다.

하나 독마가 놀란 것에 비하면, 천무백의 놀람은 전혀 큰 게 아니었다.

“네, 네놈! 이건……!”

어째서 이것이 여기서 나타난단 말인가?

딱 한 번 펼쳐지면, 그 누구도 뚫지 못할 절대적인 벽.

“귀곡광애!”

독마가 비명처럼 괴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놀람과는 별개로 독마의 행동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기민한 판단력이다. 한번 멈추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창천검신의 후계가 중원에 있었구나!”

독마는 거침없이 권풍을 쏟아 냈다. 평범한 권풍이 아니다. 강맹한 강기는 상대를 한줌의 핏물로 만들 수 있다. 하물며 담긴 건 지독한 극독이었다.

닿는 순간 살과 뼈가 녹아드는 산성독이다.

꽈앙! 꽈아아앙!

문제는 그것들마저 귀곡광애란 거대한 벽은 뚫지 못했다.

물론 아예 효용이 없는 건 아니다. 천무백 역시 연이어 전해지는 충격에 귀곡광애를 지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으니까.

‘창천검신의 후인이다. 놈이 공격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

독마의 뒷골이 서늘해졌다.

늘 마주치던 순간마다 꽁지 빠지라 도망치게 했던 고금제일의 강자.

귀곡광애는 창천검신을 대표하는 호신강기였으나, 독마가 진정 무서운 건, 저 호신강기 너머에서 번뜩이는 검이다.

‘천하제일의 검이다. 저 검이 휘둘려지면, 막을 수 없다.’

독마의 얼굴에 땀이 맺혔다. 상대는 창천검신이 아니다. 창천검신의 후인일 뿐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감히 창천검신의 명성과 무공에 근접도 못 했으리라.

그러니 천무백이 검을 휘두른다고 해도, 창천검신 때처럼 도저히 감당 못 할 위력은 아닐 것이다. 독마가 그런 사실을 모를 일이 없다. 그러나 아는 것과 몸이 반응하는 건 다른 문제다. 독마는 쫓기는 사람처럼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안 돼. 검을 휘두르면 안 돼. 그 전에 죽여야 해. 아니, 그도 안 되면 도망쳐야 해.’

그건 공포와 두려움이었다.

창천검신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을 목격한 자의 공포.

적으로서, 맞은편에서 수많은 아군이 손도 못 쓰고 죽어 나갈 때 느꼈던 지독한 무기력함.

그것들이 뼛속까지, 영혼까지 각인되었다.

그랬기에 역설적으로 독마는 전심전력을 다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끌어냈다. 단전을 쥐어짜고 또 쥐어짰다.

사용할 수 있는 극독이란 극독은 전부 쏟아부었다.

격렬한 위기감이 만들어 낸 잠재력의 폭발일까.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압도적인 공격에 귀공광애가 흔들렸다.

두껍고 새하얀 섬광에 파문이 일었다. 균열이 생겼다.

균열을 발견한 순간, 독마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끝이다!”

독기가 가득 담긴 권강이 균열을 파고들었다.

쩌저저저저저적!

독마가 참지 못하고 포효를 터뜨렸다. 균열.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은 강철의 벽이 깨진다.

정마대전 때, 수많은 굴욕감과 처참함을 안겨 주던 그 벽이.

쩌어어어어억!

깨지고, 찢어지고, 흩어지는 섬광 너머. 천무백의 무심한 얼굴이 보였다.

‘여기서 죽인다. 창천검신의 후인이면, 반드시, 여기서. 꼭!’

지독한 간절함을 담아 독마는 모든 힘을 쏟았다.

권강이 귀곡광애를 깨뜨리고 천무백의 얼굴에 쏟아지는 순간.

쩌어엉!

천무백의 검이 새하얀 빛을 발하며 막아섰다.

“어림없도다!”

독마가 웃었다.

새하얀 검강도, 독마의 권강에 휩쓸려 연기처럼 흩어졌으니까. 귀곡광애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기에, 발출되는 검강은 독마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랬다. 천무백은, 독마를 막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패배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막지 못하면.

“피하면 되지. 병신아.”

“……!”

순간 천무백의 신형이 흐려졌다.

그리고 시선 아래, 미처 보지 못했던 사각지대에서 검이 뽑혀 나온다.

일견 보기에는 그저 고물에 불과한 반 토막 난 검.

하나 독마는 진심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극에 달한 위기감이 치솟으며 머릿속에 미친 듯이 경고를 보냈다.

웅, 웅, 웅, 웅.

검명(劍鳴).

검이 울었다.

독마는 저 울음을 알았다. 사십 년, 아니 그보다 좀 더 되는 세월 만에 듣는 검의 울음소리.

익숙했기에 두려운, 창천검신의 검명.

“아…….”

단전에 검이 파고들었다. 독마의 주위로 만들어진 독기를 단숨에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꿰뚫어 버린 채로, 단전까지.

쩌어어어엉!

독마의 몸이 허물어졌다.

* * *

독마는 주저앉았다.

단전이 깨지고 평생을 쌓아 온 내공이 한줌 먼지가 되어 사라져간다.

시선을 내려 복부에 박힌 반 토막 난 검을 보는 독마의 눈빛이 떨렸다.

끝났다.

상대는 창천검신의 후인이었다. 그 사실부터가 끝난 것이다.

마도천하를 막는 유일한 대적(大敵).

어쩌면 시작부터 정해진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정해진 결과라고?’

대체 왜?

왜 마도가 패배하는 것이 정해진 결말이란 말인가?

독마의 눈이 붉게 충혈됐다. 실핏줄이 터져 핏물이 번졌다.

그의 입에서 쏟아지는 건, 수많은 원망과 원한이 섞인 독기어린 저주와 같은 처절함이었다.

“대체 왜인가! 대체 왜 하늘은 마도천하를 허락해 주지 않는가!”

대답을 바란 건 아니다. 독마는 천무백과 이어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며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

천무백은 침묵했다.

“수백 년, 아니 마도가 강호에서 시작된 이래. 하늘은 백도의 천하는 허락해도, 마도의 천하는 허락하지 않았다. 너 같은 놈들 때문이다!”

지금의 천무백처럼, 마도의 결정적인 길목마다 누군가 막아섰다.

“늘 방해물이 나타났다.”

“방해물?”

“검마! 마도의 피를 타고나지 않았음에도, 검종을 세우고 새로운 마류칠종의 종주가 된 자! 그자가 천마를 죽였다. 검마가 만일, 천마를 죽이고 자신이 천마가 되어 강호를 침공했다면 그때 마도 천하가 열렸을 것이다! 하지만 놈은 그러지 않았지. 덕택에 마도는 힘을 잃고 숨었지.”

“…….”

“산동검호 위천악은 어떠했는가! 산동에서부터 강호에 암약한 마도의 핏줄을 모조리 끊어 냈지!”

독마는 피를 토하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 댔다. 처연하기 짝이 없는 서글픈 웃음이다.

“그래! 그 더러운 암천검제란 놈도 있었지. 흐흐흐! 이 개자식은, 천하의 개자식이었도다. 마교 내에 수십 년 숨어 있다가, 강호 침공이 코앞에 다가왔을 때 마도의 장로들을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다 죽여 버렸지. 그야말로 암천의 검제였도다…….”

독마가 서글프게 웃었다. 말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생기가 사라졌다. 단전이 깨지며 내공이 사라진다는 건, 그가 억지로 억눌러 온 노화가 죽음이 급속도로 다가온다는 뜻이었다.

독마의 피부가 목내이처럼 바싹 메말랐다.

“그러나 수십 년 전, 우리는 한걸음 내디뎠다. 이제는 될 줄 알았다. 사라진 검종을 제외하고 마류칠종 모두가 힘을 합쳤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모든 걸 아우르는 고금 제일의 천마가 나타나셨기 때문이지.”

고금제일천마.

역대 천마 중에 가장 강한 이.

모든 이가 그리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 되는 줄 알았다. 마도천하가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하늘은 또 한 번 사람을 내려 보내 마도천하를 막았다.”

마도를 막은 유일한 절대자.

“아니, 하늘이 직접 내려와 막은 것이겠지. 그건, 사람이 아니라 재해였으니까.”

“…….”

“창천검신.”

독마는 떨었다.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인지, 아니면 그때의 기억에서 오는 두려움인지.

아마 천무백은 후자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창천검신이 우화등선한 이후. 우리는 기회를 찾았다. 놈의 제자인 검존이 막고 있지만, 시간문제다. 그리 생각했다. 한데…… 이번엔 또 네가 나왔구나.”

독마는 눈을 번뜩였다. 죽음을 코앞에 둔 노인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섬뜩한 안광이었다.

“대체 어째서냐? 왜 늘 백도에는 너희 같은, 너희가 말하는 같잖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천재가 나타나는 것이냐?”

천무백은 지금껏 한 번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듣기만 했다. 하나 저 질문에, 천무백은 무언가 심정이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직도 내가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나?”

독마가 순간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고저 없는 목소리.

하나 거기서 느껴지는 이해 못 할 감정의 소용돌이는 숨을 막히게 했다.

“네놈들이 강호일통을 꿈꾸는 것? 그따위 것들을 내가 바라나? 그깟 마도천하? 그깟 천하제일? 그딴 건 알고 싶지도 않다. 궁금하지도 않다.”

그 말에 독마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어째서 우릴 막는 거냐! 말하마. 마도의 길로 오거라! 정의가 아니라면, 마도와 함께하자. 네놈이 원하는 모든 건 다 해 줄 수 있다. 마도는 그만한 힘이 있다.”

“아직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구나.”

별안간 천무백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시원한 웃음이었다. 독마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웃음에서 느껴지는 건, 차마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지독한 압박감.

사람에게서 흘러나올 수 없는, 짓누르는 무언가.

한낱 세월의 흐름이 담긴 웃음이 아니다. 고작 수십 년의 경험이 쌓인 웃음이 아니다. 수백, 아니 어쩌면 수천 년.

그만한 세월의 무게가 담겨야 저만한 압박감이 될까. 독마의 낯빛이 새하얘졌다.

한참을 고개를 젖히며 웃어 대던 천무백이 뚝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독마를 내려다 봤다.

서늘한 눈빛과 차가운 표정엔 나타난 건 혐오와 조롱.

“네놈은 참으로 어리고, 맹목과 무지에 잠식당했구나. 고작 그깟 마도천하에 매몰되어 있다니.”

독마는 반박하지 못했다. 아무 말도 못 했다. 이어지는 천무백의 안광은 그야말로 강렬했으며 태양처럼 뜨거웠다.

“나는 내가 살아온 삶의 이유를 단 한 번도 잊지 않았다. 죽고, 또 죽어, 또 죽는 순간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나는 천하제일도, 고금제일도, 우화등선도, 그 모든 것도 바라지 않는다.”

더더욱 뜻 모를 말이었다.

“내가 바라는 건 죽음이다!”

하나 거짓은 없었다.

“이 지독한 운명을 끝내기 위해 나는 뭐든지 할 것이다. 네놈들이 꿈꾸는 마도천하가 내 앞을 막아선다면, 모조리 베고, 또 벨 것이다. 단념이란 내 머릿속에서 이미 사라진 단어다.”

지독하고도 광폭한 선언에 독마는 숨이 막혔다. 온몸이 벌벌 떨렸다. 등 뒤로 흥건해진 식은땀이 싸늘하게 식어가며 온몸을 꽁꽁 얼렸다.

“나는 연이어 거듭되는 내 일생에 전해지는 뜻을 잃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다. 내 뜻을 이루기 위해 방해하고 막아서는 건 모두 지워 버리는 것! 이번 생에선 너희다.”

무심(無心).

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격렬한 분노와 압박감이 표정 속에 숨겨있다.

천무백의 느릿한 말이 천둥처럼 울렸다.

“나는 천무백이다.”

그리고.

“나는 암천검제였고, 산동검호다! 나는 검왕이었으며, 검마다! 나는 삼재검성으로 무림을 열었다. 그리고!”

독마는 돌처럼 굳은 채 그저 바라만 봤다. 천무백의 열리는 입을 그저 허망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입이 열리지 않기를 바랐다. 진실을 듣고 싶지 않았다. 두려웠다. 저 입에서 나올 말이, 자신의 끔찍한 예상일까 싶어서.

현실은 잔혹했다.

“나는 창천검신이다.”

독마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천무백의 무심한 시선이 칼날이 되어 독마에게 쏟아졌다.

“그러니 나는 모든 삶에서 천하제일이었으며, 언제까지나 지존이다.”

침묵, 그리고 선언.

“나는 고금제일인이다.”

싸늘한 칼날이 독마를 덮쳤다.

“본좌는 천무백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