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신재생 4화>
4. 경천혼공 (2)
“경천혼공(驚天魂功).”
하늘을 두렵게 하고 떨게 만드는 심법.
‘뭐, 이론상 그렇긴 한데.’
직설적이고 강렬한 이름이지만, 천무백은 심드렁했다.
언제였던가.
‘공적으로 몰릴 뻔했던 때이니. 팔생 때였던가.’
염병. 그땐 좀 힘들긴 했지.
아마도 여덟 번째 전생이었을 거다.
당시 천무백은 계속된 윤회에 지쳐 있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던 달걀이 저승길을 계속 막아서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달걀 얼굴을 이겨 낼 수 있는 무공과 힘을 얻길 원했다.
그래서 그간의 전생 동안 얻게 된 지식과 무공, 무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공을 창안했으니 그게 바로 경천혼공이었다
하나 당시 천무백은 팔생이었지만, 아직 무의 정점에 서지는 못했던 순간이다.
이 때문에 경천혼공은 치명적인 약점들이 혼재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팔생의 천무백은 경천혼공을 익히는 데 실패했다.
단순한 실패도 아니었다.
철저한 실패였다. 상단전을 억지로 확장하다가 무리가 갔고,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았던가.
결국, 살기 위해서 마공을 익혔고, 그러다 보니 어쭙잖게 검마라는 소리를 들으며 졸지에 정파의 대적이 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 이것만큼 적합한 건 없다.’
천무백이 눈을 빛냈다.
팔생이 끝나고, 구생부터 천무백은 절치부심해서 경천혼공을 뜯어고쳤다.
물론 한 번에 다 고친 건 아니다.
팔생 때 워낙 호되게 당했으니 신중하게 뜯어고쳤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생 동안 계속해서 손봤다.
그리고 직전 전생에서, 검신의 위치에 올랐을 때야 천무백은 비로소 확신했다.
드디어 완성했다고.
다만 아직 제대로 익혀보진 못했다.
그간 깨우친 바와 부족한 점을 샅샅이 분석해 창안해 냈지만, 경천혼공을 익히기 위해선 상단전의 개통이 필수적이었다.
천무백은 직전 전생을 마무리할 때쯤 한번 상단전을 개통하려고 시도하려 했으나, 마교가 준동해서 때려잡느라 여유가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더는 부족한 점이 없다.’
감히 자부하고, 단언하건데 이 무공을 헐뜯을 수 있는 사람은 강호에 절대 없다.
수백 년간의 무학이 고스란히 담긴 심법이다.
더구나 지금의 육신에 가장 적합한 심법이 아닌가.
‘상단전이 개통된 육신이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전생 동안 경처혼공을 만들어 낸 것처럼.’
웬만한 무림고수도 쉬이 건드리지 못하는 게 상단전이다.
오죽하면 상단전을 이용한 내공심법을 찾는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렵겠는가.
하나 그런데도 상단전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중원무림에서 꾸준한 이유는 분명했다.
기존의 무학과는 궤를 달리하는 내공 운용 방식.
거기서 터져 나오는 기상천외한 무공과 압도적인 내력.
‘솔직히 말해서 말이지. 기존의 방식대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가?’
이미 수많은 방식으로 올랐던 경지가 바로 직전의 검신이다.
당대 최고수의 자리.
그 자리에 오른 후에도 천무백은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빌어먹을 달걀을 이겨야 했으니까.
한데도 더 오를 길이 없었다. 더는 성장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천무백도 그 위치가 드디어 무학의 종점인줄 알았겠는가.
“하지만 아니란 말이지.”
천외천.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
천부백은 그 위를 바라봤다.
검의 끝이라는 지고한 경지.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가지 않았던 길을 가야 한다.
어쩌면 상단전이 열려 있는, 천무백의 몸뚱이가 천재일우의 기회일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더구나 현재 몸뚱이엔 경천혼공이 최적이다.’
경천혼공의 요결을 살펴보면 육체에 완성에 그 효능이 있다.
즉, 지금의 썩어빠진 근골을 최대한 정비시켜 주는 힘이 있단 얘기다.
‘오로지 축기를 위한 심법이 아니라, 바탕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심법이다.’
단순 축기만을 따지면 마교의 숱한 마공이 더 효능이 있으리라.
경천혼공의 무서운 점은, 초반의 축기는 느리더라도 완벽한 밑바탕을 닦아 준다는 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축기에 있어서 다른 심법들을 역전하게 되리라.
물론 이건 천무백이 분석한 예상이다.
실제로 익히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
“후우.”
가지 않았던 길.
그러나 가야만 하는 길.
가부좌를 튼 채 천무백이 천천히 호흡을 시작했다.
눈을 감자 머릿속으로 달달 외웠던 경천혼공의 구결이 떠다녔다.
마음을 움직이는 강렬한 의지가 주위에 영향을 끼쳤다.
피부의 모든 감각이 예민하게 깨어나고, 인식하는 세계관이 확장된다.
감각의 확장은 평소보다 더 강하게 이뤄졌다.
상단전이 열려 있어서 그럼인가?
밖을 떠다니는 수많은 먼지, 냄새, 희미한 소음까지.
그중에서 천무백은 희미한 기운을 느꼈다.
이거다.
천무백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외기(外氣)였다. 이 기운을 쌓는 축기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내공심법.
천고의 기재라도 외기를 느끼는 데에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곁에서 흐름을 잡아 주는 스승이 있다면 모를까. 천무백처럼 단 한 번의 호흡에 외기를 느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데 천무백은 단 한 번의 호흡에 외기를 느꼈다.
발달한 상단전은 어마어마한 감각의 확장을 일으켰다. 거기에 숱한 전생을 살아오며 쌓인 천무백의 천재적인 감각과 경험이 합쳐져 엄청난 효능을 발휘했다.
한번 들숨, 날숨.
주위에 아무렇지 않게 떠다니던 기(氣)가 일순 한쪽으로 흘렸다.
처음은 가뭄에 메마른 듯한 가느다란 물줄기였다
그러나 호흡이 계속될수록, 물줄기는 도도하게 흐르더니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장강의 물줄기는 도도하게 흐르는 법.
주위의 온갖 잡스럽고 악하고, 탁한 기운들을 모조리 씻어 내면서 흐르는 물줄기.
물줄기는 거세지고, 더 거세지고, 그럴수록 오히려 도도하게, 조용하게 천무백의 상단전을 타고 흘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호흡이 이어질수록, 물줄기는 상단전을 타고 천무백의 육신에 도도하게 흘렀다.
그럴수록 감각은 더없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졌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입고 있던 의복이 전부 땀에 젖어 바닥이 축축해질 정도로, 온갖 불순물들이 튀어나와 고약한 냄새를 풍길 때가 되어야 천무백은 감았던 눈을 떴다.
“후.”
상쾌하군.
천무백은 오랜만에 하는 운공에 상쾌하다 못해 날아갈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물론 상단전을 이용한 제대로 된 운공은 처음이었지만, 만족스러웠다.
찬물로 세안한 것처럼 정신이 밝아졌으니까. 뿐인가 머릿속을 늘 어지럽히는 조금의 잡생각도 모조리 사라진 것 같은 개운함이었다.
이제야 천무백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겠군.’
무림인이라는 것.
그걸 수도 없이 해오다니.
위험천만하고, 때론 무림을 떠나고 싶다고 느낀 적도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하나 천무백은 무림에서 떠날 수 없었다.
검을 잡는다는 것.
검도니, 사람을 살리는 활인검이니 뭐니 하지만 검은 결국 누군가를 제압하고 쓰러뜨리고 죽이기 위해 드는 것이 아니던가.
천무백은 검을 잡았고, 검에 미쳤으며, 오로지 검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에게 있어 검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오로지 검을 잡아야만, 그는 삶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독한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운명의 끝은 검의 끝을 보는 것이겠지.
바로 이번 삶에서.
경천혼공을 비롯한 바탕 위에 검의 끝을 서는 것.
천무백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상단전에 쌓였을 정순한 내기를 한번 확인해 보면…… 어?
뭐지?
“……?”
왜, 아무것도 없지?
……왜 텅텅 비어 있지?
잔잔한 미소가 흐르던 천무백의 입가가 딱딱하게 굳었다.
몸이 개운한 건 둘째 치고.
왜.
운공을 했는데, 단전에 내공이 없냐.
천무백은 자신이 뭘 잘못 본 거라고 자위하며 다시 몸을 관조했다.
“있다!”
있다.
깨끗하다 못해 정순하기 짝이 없는 내공.
소림의 땡중이나, 화산의 말코도사하고 비견해도, 오히려 더 정순하기 짝이 없는 내공이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수십 번 찾고 또 찾아야 보일 정도로 아주 미세한, 정말 미세한 양이라는 점이다.
하늘을 떨게 하고, 두렵게 만들 심법이라고?
그래, 그 말이 맞다.
이거, 제대로만 내공 쌓으면 대적할 상대가 없으리라.
달걀 놈도 때려잡을 수 있겠지.
꾸준히, 아주 꾸. 준. 히. 익힌다면 말이다.
“적어도 백 년 이상은 모아야겠다.”
천무백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 * *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천혼공을 통해 쌓인 내기는 천무백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맑고 정순한 내공.
이건 천무백도 감탄했다.
비록 양이 부족하더라도, 위력이 다른 법이다.
잡다한 기운이 섞인 내공 1할이 내는 힘과 1푼, 아니 1리가 내는 지금의 내공의 힘이 더 클 것이다.
그만큼 내공이 정순하게 정련될수록 위력이 크다.
하물며 지금 쌓인 내공은 당대 최고수였던 검신의 내공보다 더 낫다고 판단되니, 오죽하겠는가.
문제는 그 양에 있었다.
적다.
지극히 적다.
아니, 물론 축기를 생각했으면 다른 심법을 생각했겠지.
뭐, 정파의 지고한 심법일수록 축기 속도가 느리다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데?”
축기가 보통 느린 게 아니었다.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네? 아주 그냥 활짝 열렸어. 문이? 상단전이 활짝 열리다 못해서 출구까지 열려 있네?”
그랬다.
도도한 물줄기가 상단전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간다.
그 과정에서 쌓여야 하는데, 쌓일 시간조차 없이 다시 흘러나간다.
물론 효능도 대단하다.
그 과정에서 온갖 잡다한 것들이 다 휩쓸려 나간다.
깨끗하고 단단한 밑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
아주 미세하지만 형편없던 근골에 변화가 생겼다.
놀라운 일이다.
애당초 근골을 변화시키는 건, 압도적 내공에 새로운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환골탈태밖에 없지 않은가.
한데 경천혼공을 운기 하는 것만으로도, 형편없던 근골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결국, 내 몸에 가장 최적인 심법은 맞다. 다만 속도가 아쉬울 뿐.’
보통 정파의 내공 심법 정도로 축기가 느리다면 다행일 텐데, 그보다 더 느리니…….
뭐, 깨끗해지고 단단해지는 몸을 보면 그 아쉬움도 금방 사라지긴 하지만.
“도련님! 점박입니다요.”
그때 점박이가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언가 잘 포장된 것을 품에 안고 말이다.
“뭐냐?”
“하하. 저번에 국주님이 사 오신 선물인데, 부국주님이 숨겨 놨던 겁니다.”
“선물?”
“네네.”
“뭔 선물씩이나…….”
천무백은 툴툴댔지만, 얼굴에 은근히 기대감이 떠올랐다.
“뭐야 이게?”
“뭐긴 뭡니까. 저번에 도련님이 꼭 갖고 싶어 했던 남만에서 온 대금 아닙니까. 우리 대금이랑 좀 다르다면서요?”
“…….”
아니, 이제 무공 익힌다는데 검을 선물해 준 것도 아니고.
무슨 악기야.
속내는 그랬지만, 천무백은 왠지 모르게 광대가 씰룩였다.
기존의 천무백이 예악이라면 환장하지 않았던가. 그때의 마음이 온전히 되살아났다.
“으흠. 아버님께 감사하다고 전해 주거라.”
“도련님.”
“응?”
“한번 시원하게 불어보시지요.”
“뭐, 이거 대금을?”
“네. 도련님. 아무리 부국주님이 도련님 건강해질 때까지 악기며 그림이며 다 금지했다지만, 그게 설마 진심이시겠습니까.”
점박이의 말에 천무백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꼭 그런 거 때문에 악기하고 그림을 멀리한 건 아닌데 말이지.
점박이가 유난히 채근 댔다.
천무백은 점박이의 표정을 보곤 피식 웃었다.
‘자식이. 내 기분 풀어 주려고.’
요 며칠간 머리가 아팠다. 조금은 실망적인 경천혼공의 축기 속도에 약간 시무룩하지 않았던가.
점박이로서는 시무룩한 도련님 얼굴에 가슴이 미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바로 연주였다.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릴 때는 그 누구보다 행복했던 게 도련님 아니었던가.
무공 수련한답시고, 또 부국주님이 건강해질 때까진 하고 싶은 음악이며, 그림이며 모두 못하게 하겠다고 그간 열흘 동안 손도 대지 않았다.
얼마나 놀랐는가.
한시도 옆에 붓과 악기를 떼놓지 않던 도련님이.
그래서 지금 기분이 저렇게 좋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점박이가 은근히 연주하라고 채근하는 것이다.
“원래 피곤하거나 힘들 때마다 대금을 불지 않았습니까요. 한차례 한 곡조 시원하게 뽑아내면,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뿌듯해진다고. 그때 늘 행복해하셨는데, 부국주님께는 제가 비밀로 하겠습니다.”
허참, 녀석. 지가 비밀로 해 봤자 천유하 귀에 안 들어갈 리가 있겠어?
천무백은 피식 웃으면서 대금을 바라보다 갑자기 멈췄다.
순간 머릿속을 파고드는 한 가지 생각.
“잠깐만, 곡조를 뽑아내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네? 네. 그야 도련님이 늘 하셨던 얘기잖습니까.”
천무백은 곰곰이 생각을 되살렸다.
그랬다.
본래 천무백이 악기를 좋아하는 건, 그 취향 때문이기도 했으나 악기를 연주하고 나면 느껴지는 감정 때문이기도 했다.
“마치 밖의 찬 기운이 머릿속을 깨끗이 씻어 주는 느낌이라고. 상쾌하기 짝이 없어 악기를 곁에서 떼놓을 수 없다고 하셨었는데…….”
순간 천무백의 눈이 번쩍 뜨였다.
머리가 맑아진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때의 감정과 느낌.
마치 경천혼공을 운용하면서, 외기가 상단전을 통해 축기되는 느낌과 너무 유사하지 않은가?
천무백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연주할 때마다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비록 경천혼공은 아닐지라도, 천무백은 본래 연주하면서 주위의 외기에 민감하게 반응했었던 거야. 상단전이 발달했으니까, 아주 예민해진 거지.’
상단전이 열린 사람들은 범인들과는 다르게, 아니 다른 무인들보다도 외기에 엄청나게 예민하다.
‘더구나 이 상단전이란게, 타고난 것이기도 하지만, 악기를 연주하면서 더 발달된 것일지도 모른다.’
상단전과 평소 천무백이 즐기는 예악의 연관성.
하면 상단전을 이용하는 경천혼공과 예악은 서로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겠는가?
천무백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설에 몸이 달아올랐다.
그는 곧바로 대금을 잡았다.
본래의 검신이라면 악기 연주 따위는 전혀 모르고, 운지법 역시 아예 모르지만.
천무백이지 않은가.
하남성 최고의 예악가인 천무백.
천무백은 조용히 대금을 불었다.
“…….”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자 점박이의 눈이 몽롱해졌다.
과연.
과연 도련님이다.
쾌활하지만 귀가 즐거운 선율이다. 듣기만 해도 상쾌해지고, 그간의 심마가 모조리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좋았다.
아름다운 선율이며, 가슴을 움직이는 묘한 감정이며.
또 싫은 척 대금을 불면서도 입가에 만면의 미소를 띠는 도련님의 잘생긴 얼굴이며.
모든 게 좋았다.
‘응?’
선율에 흠뻑 빠졌던 점박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연주가 끝에 가까워지는 순간.
대금을 잡는 천무백의 손가락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뿐인가.
천무백의 주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무언가 고약한 냄새가 나기도 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점박이가 당황해하는 순간, 연주가 끊겼다.
그리고 천무백이 별안간 대금을 내려두고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하! 완성됐다!”
“도, 도련님?”
“점박아, 드디어 완벽해졌단 말이다!”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별안간 두 손을 꽉 잡는 천무백의 두 눈동자가, 그 여느 때보다 정광(晶光)으로 맑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