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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만수조종이 되었습니다-186화 (186/200)

186화. 권좌쟁탈(權座爭奪) (3)

분노를 터트린 마군자의 검격이 폭발했다.

치욕까지 참아가며 억눌렀던 분노.

그 폭발은 대단했다.

“본교를 능멸한 너흰 살아 돌아갈 수 없다!!”

마군자의 검이 향한 곳은 마동과 그의 수하들이었다.

마동이 극심한 내상을 입은 지금, 마군자의 검격을 막아낼 자는 없다.

쾅! 콰쾅!!

폭발이 일어났으나 마군자의 검격은 그들에게 닿지 못했다.

그들을 대신해 마군자의 검격을 막아낸 자가 있는 탓이다.

“금마! 네놈이!”

“뭐 하느냐, 대호법님을 모시지 않고!!”

마군자의 검격을 막아낸 자는 금강마왕(金剛魔王) 아니, 신마(神魔)였다.

성화마제와의 격돌로 죽은 줄 알았던 그였으나 놀랍게도 죽지 않았다.

애초 그는 금강마왕이라 불리던 자다.

성화마제도 목숨을 부지했는데, 그가 죽일 리가 없다.

단지 몸을 추스르냐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존명!!”

“어딜! 놔둘 거 같으냐!”

신마의 호통에 그제야 수하들은 마동을 업고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볼 마군자가 아니었다.

그들을 향해 검강을 날렸다.

쾅!

허나 마군자가 쏘아낸 검강은 신마에 의해 가로막혔다.

“본좌가 보이지 않느냐, 마군자.”

“닥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마군자는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성화마제를 상대로 부상을 입었다지만, 신마는 신마였다.

그 정도 수에 당할 정도로 호락한 자가 아니다.

마군자의 검격을 피하는 동시에 반격했다.

채앵!!

마군자는 본능적으로 검로(劍路)를 바꿔 신마의 권격을 막아냈다.

덕분에 큰 피해를 입진 않았다.

마군자는 신마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배교자 놈!”

“성마 놈에게도 말했지만, 본좌는 배교를 한 적이 없다. 애초에 마교 따윌 믿은 적이 없으니까.”

신마는 마군자의 성질만 긁는 소리만 골라 했다.

흥분하면 그만큼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고, 고수들의 싸움에서 작은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르는 치명적인 일이다.

‘끄응… 조금만 더 버텨야 해.’

내색하지 않을 뿐 신마도 오래 버틸 힘이 없다.

그러나 마동이 몸을 피할 시간을 벌어줘야 하기에 무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신마는 마군자가 실수를 하게 일부러 긁었다.

그가 실수한다면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신마의 유도대로 마군자는 반격당할 건 생각도 못 하고 검을 마구 휘둘렀다.

챙! 채챙! 챙! 챙!

그렇다고 해도 마군자다.

마구 휘두른 검조차 하나 같이 신마의 사혈(死穴)을 노렸다.

외금강신(外金剛身)을 이룬 신마가 아니라면 위험했을 정도다.

“죽어라!!”

흥분할 대로 흥분한 마군자의 동작이 커졌다.

그로 인해 틈을 드러내고 말았다.

웬만한 고수라면 노릴 수 없을 정도의 미묘한 틈이지만, 신마에겐 절호의 기회를 안겨주었다.

푸욱!!

피육(皮肉)이 뚫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큭! 어…떻게…….”

“흥분한 건 노부가 아닌 너였으니까.”

마군자는 언제 흥분했냐는 듯 냉철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신마가 멀쩡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신마다. 단숨에 제거할 수 있는 고수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원하는 대로 질질 끌려다닐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일부러 흥분한 척하며 틈을 내주었다.

마음에 조바심이 든 신마는 마군자의 노림수를 눈치채지 못하고 걸려들 수 있게.

덕분에 마군자는 신마의 어깨에 검을 쑤셔 넣는 쾌거를 이루었다.

사실 원래 목적은 신마의 목이었지만.

서걱!

“크윽!!”

“참, 노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뻐하지 마라. 마동에겐 다른 분이 가셨으니까.”

한쪽 팔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던 신마는 그의 말에 얼굴이 굳어졌다.

암흑검마와 수라창마의 발이 묶여 있다.

팔대호법 역시 천마의 호위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 상황.

누가 마동을 노릴 수 있단 말인가.

자신만 못해도, 마동을 호위하는 자들은 신궁의 호법들이다.

웬만한 자는 어림도 없다.

“서, 설마!”

신마의 눈이 커졌다.

그런 그를 보며 마군자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맞다, 소수…….”

*  *  *

“커억!!”

천마궁이 있는 주봉(主峯)에서 내려왔다고 한들, 천산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다.

괜히 십만대산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천마봉(天魔峯)이라 불리는 천산의 주봉 주변에 수십의 봉우리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각 봉우리를 피해 지나도 한나절로 어렵다.

신궁의 호법들이 천마봉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얼어붙었다.

“감히 본교를 어지럽히고 살아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느냐!!”

새하얀 궁장(宮裝) 차림의 여인들이었다.

그녀들의 기세만으로 피부가 차가워지는 거 같았다.

북해빙궁의 고수들이 십만대산에 나타났단 말인가.

극심한 부상을 입고 움직이지 못한 마동이 나직이 말했다.

“노부의 부름에도 무시하던 년이 어찌, 이 당숙을 가로막느냐.”

“닥쳐라! 마동!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구나! 누가 당숙이더냐!!”

궁장 여인들 사이로 웬 노파가 나타났다.

북해의 차가움을 연상케 하는 노파였다.

당숙이라고 칭하는 마동을 보며 노파는 불같이 화를 냈다.

“버릇없는 년. …네년이 부정한다고 해서 그 피가 사라지더냐.”

“본 마전이 이갑자나 문을 걸어 잠가야 했던 치욕이 누구 때문인데, 당숙이라 칭하느냐! 아무리 인면수심이라지만, 양심이라는 게 없더냐!!”

천마신교에는 오대장로의 오대마전(五大魔殿)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는 마전 역시 존재했다.

소수마전(素手魔殿).

북해빙궁의 빙백신공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극음지공인 소수마공.

소수마공의 계승자를 마공만이 아니라 별호까지 계승했다.

소수마후(素手魔后). 바로 소수마공의 주인이다.

주화입마에 빠져 일천에 가까운 마교의 고수를 제 손으로 죽인 죄, 광천마황(狂天魔皇).

그의 부인은 당시 소수마후였다. 그녀는 그 일로 스스로 무공을 폐한 후 소수마전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 이갑자 동안 소수마전은 대외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네년이 패륜이라도 저지르겠단 말이냐.”

“빠드득… 못할 것도 없지!”

노파… 아니, 당대 소수마후의 손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녀가 손을 휘두르자 결빙(結氷)이 생겨나 마동에게 쏟아졌다.

기겁한 신궁의 호법들이 결빙을 베기 위해 도검을 휘둘렀다.

팅! 티팅! 탱! 태탱!!

도검과 부딪친 결빙은 베이거나 튕겨 나갔다.

허나 검파를 통해 전해진 충격은 가볍지 않았다.

말이 결빙이지, 암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단단하고 위력적이었다.

이게 바로 소수마공의 무서움이다.

“제법이군,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소수마후에게서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수백의 결빙이 생겨났다.

이를 본 신궁의 호법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소천빙우(素天氷雨).

말 그대로 결빙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것도 암기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는 수백의 결빙의 비가.

팅! 티팅! 탱! 태탱!

푹! 푸푹!

“쉬, 쉬파! 이게… 컥!”

“젠장!!”

하나 같이 초절정에 오른 고수들이건만, 사색이 되어 결빙을 베고 또 베었다.

하지만 쏟아져 내리는 결빙 중 한둘 놓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그 순간, 그는 벌집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신궁의 호법 한 명 두 명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꿈꾸던 신궁천하(神宮天下)를 만나기도 전에.

“감히! 쿨럭…….”

소수마후의 맹공에 신궁의 호법이 한둘씩 죽어가자, 마동의 울화통이 터졌다.

분노를 터트리려는 순간, 내상이 도지고 말았다.

천마와의 격돌로 그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탓이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소수마후가 또 다른 절초를 꺼냈다.

“영혼까지 얼려주마!!”

소수빙혼(素手氷魂).

소수마기를 극한까지 압축시켜 한순간에 적을 얼음덩이로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수법이다.

적중되면 육신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얼려버린다고 알려져 소수빙혼이라 붙여졌다.

콰직! 콰지직!!

그 순간, 거대한 얼음덩이가 생겨났다.

결빙에 벌집이 되어 죽은 호법들이 소수빙혼에 적중되면서 얼음덩이가 되어 버렸다.

“쿨럭… 우웩!!”

“대, 대호법님!”

갑자기 마동이 피를 토했다.

소수빙혼을 막기 위해 죽은 호법들을 허공섭물(虛空攝物)로 움직인 탓이다.

평소 수족을 움직이는 것만큼 자연스럽게 쉽게 펼치던 허공섭물이건만, 극심한 내상을 입은 상태라 그조차 무리로 온 곳이다.

죽어가는 마동.

회생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눈알을 굴리던 세 호법이 도망치고 말았다.

“에잇!!”

“나, 나라도 살아야…….”

그들의 충성심은 고작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제 살길을 찾아 떠났다.

애초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위해 신궁을 따랐다.

허나 제가 죽으면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인가.

당연히 제 살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콰직! 콰지직!!

제 살길을 찾아 떠난 세 호법은 얼마 도망치지 못하고 얼음덩이가 되었다.

“썩어 빠진 것들… 저게 너희의 얄팍한 충심이겠지.”

“어차피 그분의 천하를 세우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들일 뿐… 쿨럭…….”

마동은 그들의 배신 따윈 마음에 담지 않았다.

어차피 저들은 신궁천하를 이루는데, 사용되는 도구에 불과하니.

그의 말에 소수마후의 표정이 사납게 변했다.

“대단한 충신 나셨군, 나셨어. 이제 죽을 놈이 아직도 그놈을 찬양…….”

“고얀 년! 감히 망령되… 쿨럭… 쿨럭…….”

저 살겠다고 도망치는 호법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마동은, 신궁주를 욕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

종교집단인 천마신교에서도 이런 광적인 충심을 가진 자를 찾기 어렵다.

헌데 마동쯤 되는 거물이 이러한 충심이라니.

겉으로 내색하지 않을 뿐 당혹스러웠다.

“그만 뒈져라, 그놈도 곧 보내줄 테니까!”

“안타깝군, 그날을 그분…의… 곁…에 저…….”

콰직! 콰지직! 콰지직!

소수마후는 마동의 백회혈을 후려쳤다.

그는 얼어붙는 순간에도 신궁천하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저 그날을 함께 하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다.

소수마후는 얼음덩이가 된 마동을 노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미친놈… 괴물 같은 네놈도 이리 죽었는데, 놈이라고 다르겠느냐.”

비록 우내오존에 꼽히지 않았으나 마동의 무위는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 마동 역시 죽임을 당했다.

그가 믿는 신궁주가 아무리 대단한 고수라도 다를 거라 생각하긴 힘들다.

이미 무(武)의 극(極)에 오른 우내오존보다 더 강할 수는 없을 테니까.

머리로는 알면서도 가슴은 답답했다.

소수마후는 얼음덩이가 된 마동을 허공섭물로 띄웠다.

“교주께 진상하고 본 마전의 진심을 전하자꾸나.”

“존명!!”

소수마후는 휘하 마녀들을 이끌고 천마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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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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