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八章 : 살수무적 (殺手無敵) - 上
몽고의 전사들이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자, 개방과 무림맹 측에서도 일제히 밀고 나왔다.
타밀은 말을 타고 백팔마도대와 육육취구봉진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중앙으로 뛰어 들면서 손에 든 도끼를 던졌다.
"윙"
하는 소리가 들리며 날아간 도끼는 도환과 겨루고 있는 오자의의 머리를 부수고 다시 그의 손으로 돌아갔다. 오자의가 갑자기 날아온 도끼에 머리가 깨진 채 죽어가자, 당황한 선풍도 계령이 도를 거두고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나 그의 동작은 오히려 도환에게 기회를 주게 되었고, 도환은 단 일도로 계령의 목을 쳐 버렸다.
어이없게 두 명의 고수가 죽어버리자, 개방의 제자들은 큰 혼란을 겪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달려든 광풍사에 의해 삽시간에 유린당하기 시작하였다.
다행이라면 바로 개방과 무림맹의 지원군이 그들을 막고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그땐 무려 오십여 명의 개방 제자들이 죽고 난 다음이었다.
광풍사의 신속함에 비해 무림맹의 대응이 조금 늦은 때문이었다.
새롭게 격전 속에 뛰어든 개방의 제자들과 무림맹의 지원군이 충돌하면서 여기저기서 피가 튈 때 초비향은 마도신사 담대환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담대환 역시 피할 생각이 없었기에 자신의 애도를 뽑아 들고 초비향에게 다가섰다.
"오랜만이오, 궁주."
"아직도 내가 궁주인가?"
담대환은 조금 무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비록 목적이 있어서 궁주에게 접근한 것은 사실이지만, 혈궁에서만큼은 진실이었소. 당신은 그 만한 자격이 있었으니까,"
담대환과 초비향의 시선이 허공에서 엉켜들었다.
감정이 배제된 두 사람의 눈동자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지만 초비향은 담대환의 말이 거짓은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 말을 믿지, 하지만 나에게 위해를 가한 것은 잊을 수 있지만 화매에게 너희들이 한 짓은 용서할 수 없다."
담대환의 표정이 미미하게 일그러졌다.
"확실히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할 말이 없소. 하지만 우리 대초원의 여자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오, 그리고 우리가 강제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받아들인 일이오. 그녀도 자신이 궁주를 사랑하게 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오, 그리고 화매는 최소한 당신에게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소. 궁주도 그녀의 진실 된 사랑만큼은 잘 알지 않소? 그래서 그녀를 탓하지 못한 것 아니오?"
담대환의 말에 초비향은 가볍게 몸을 떨었다.
평소 그의 무표정한 모습을 생각한다면 굉장히 격한 감정의 울림이었다.
요괴음사(妖怪淫死) 능유화.
별호 그대로 섭혼술과 온갖 사술에 능한 그녀는 얼핏 보면 무척이나 요사스럽게 보이는 여자였다. 그녀의 뛰어난 미모와 함께 그녀가 배운 무공으로 인해 무림에서는 요녀라고 까지 알려진 여자였지만, 그녀는 그 어느 여자보다도 순수했다.
늦은 나이에 그녀와 사랑에 빠진 초비향은 한때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한 남자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가 자신에게 접근한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그녀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구천혈맹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혈궁에서 도망쳐 떠도는 신세가 된 초비향이었다.
초비향은 능유화를 생각하자 다시 가슴이 아파온다.
초비향은 차가운 시선으로 담대환을 노려보며 말했다.
"어떤 말을 해도 너희는 배신자다. 무인으로서 내 앞에 설 자격이 없는 자들이다."
담대환은 고개를 흔들었다.
서로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 수 없는 사이였다.
더 이상 말을 해 보았자 소용없을 것이고, 어차피 이렇든 저렇든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누어야 하는 사이였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소, 내 도를 배운 무인으로서 항상 궁주의 마라도법과 견주고 싶었었는데, 오늘 그 기회가 왔으니 하늘에 감사할 뿐이오."
"내 칼은 무섭다. 거기에 나의 한까지 더 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걱정 말고 오시오, 이 담모도 그리 녹록치 않은 사람이외다."
"가라!"
고함과 함께 초비향의 신형이 쭈욱 늘어지면서 번개불 같은 섬광이 담대환의 전신 사혈 일곱 군데를 노리고 밀려들었다.
사혼마자 초비향의 최고 도법 중 하나라는 마라십삼도법(魔羅十參刀法)의 칠기섬광환(七氣閃光幻)의 초식이었다.
"기다렸소."
담대환은 상기된 얼굴로 고함을 치면서 마주 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담대환은 자신의 성명절기인 한음월영도법을 십성 이상의 공력으로 펼쳤고, 그 순간 한기를 동반한 도강이 초비향의 철기섬광환과 충돌하면서 치이익 하는 괴음을 내었다.
두 가닥의 섬전이 엉키면서 주변 십장 이내엔 그들의 그림자로 인해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공동 상태가 되었고, 간간히 천둥치는 듯한 괴음까지 들려왔다.
그 모습을 본 서문정과 두 사람의 대결을 멀리서 지켜보던 양측의 일부 고수들은 모두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 중 두 사람의 움직임을 확실히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대편의 지원군을 상대하기 위해 남아 있는 개방과 무림맹의 고수들 중에는 검혼과 개방의 선개(선은들과 같은 뜻으로 개방의 전대 고수들)들로 구성된 서른여섯 명의 용호개들과 일대 제자들로 구성된 삼백육십 명의 취구봉대 한 조, 그리고 무림맹의 원로 몇 명과 흑칠랑이 있었다.
삼백육십 명의 취구봉대를 거느리고 있는 것은 이제 삼십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는데, 그는 넋을 잃고 담대환과 초비향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바로 천개 몽화의 막내 제자이자, 개방의 삼대 기재 중 한 명이라는 인개 유당화였다. 그는 개방내에서 전대의 고수들과 방주를 제외하면 공식 서열 팔위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장로급 인물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기도 했다.
무공으로 따지면 현 개방 내에서 지개 운중화 다음으로 강하다는 것이 개방과 무림맹의 공식적인 평가였다. 물론 이는 선대의 개방 장로들을 제외한 수치였다.
그는 타구봉진 앞에서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저것이 절대자들의 무학이란 것인가? 정말 대단하구나,'
저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들이 저럴진대, 저들보다 강하다는 권왕은 어느 정도란 말인가?'
생각만 해도 어지러워진다.
도저히 짐작으로 가늠조차 하기 어려웠다.
인개 유당화는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우치면서 지금까지 오만하게 지내온 자신을 조금이나마 돌아 볼 수있었다.
그가 놀란 것은 두 절대자의 무공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시선은 몽고의 전사들을 상대로 용맹하게 싸우고 있는한 무리의 무인들에게 향해 있었다.
금룡단,
권왕이 직접 가르치고 있다는 그의 직속 부대, 그들 중에는 인개가 아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소걸개 이심방 같은 경우는 자신의 사질 뻘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무공 실력은 인개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결전이 시작되자, 북궁명은 뒤를 돌아보고 금룡단원들에게 말했다.
"아는가?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적들 중 맹주님과 견줄 수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우린 그런 맹주님과 정면 대결을 하면서 무공을 수련해 왔다. 이제 그 실력을 보일 때가 왔다. 그렇지 않은가?"
"와아!"
금룡단이 환성을 지르자, 북궁명이 명령을 내렸다.
"돌격,"
"으아아아!"
비명과 같은 고함이 터지면서 금룡단원들이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처음부터 금룡단이 노린 것은 도환이 거느린 백팔마도대였다. 광풍사의 전사들이 북궁세가의 고수들과 무림맹, 그리고 개방의 선개들을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일 때, 처음 결전에 뛰어 들었던 백팔마도대를 향해 금룡단이 돌진해 들어 갔다.
북궁명은 북궁세가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대라칠정검법의 초식 중 대라섬광문(大羅閃光刎)을 펼치며 도환에게 달려들었다. 빠르기로만 따진다면 대라칠정검법 중 삼 위 안에 들어간다는 대라섬광문은 비록 초식의 변화는 복잡하지 않았지만, 경쾌하고 날카로웠다.
도환은 갑자기 자신을 공격해 오는 북궁명에게 한음도법으로 응수하며 마주 공격하였다.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좋았지만, 북궁명의 무공은 그의 상상이상으로 높았다.
아운을 통해 무공에 대해서 새롭게 정립을 한 북궁명의 무공은 이미 삼무룡과 비교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이었던 것이다.
"타다당"
하는 소리와 함께 북궁명과 도환의 도가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북궁명은 자신의 검이 상대의 도와 충돌하는 그 순간 갑자기 검을 비틀면서 힘을 주었다.
날로 도의 면을 쳤다가 비틀면서 힘을 주자 그의 검은 도환의 도를 타고 미끄러지면서 그대로 도환의 손목을 잘라 버렸다. 갑자기 상대의 검이 자신의 도를 타고 내려오자, 기겁을해서 자신의 도를 거두려 했던 도환이었지만, 북궁명의 실력은 그보다 한 수 위였기에 제대로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단 상대의 손목을 자른 북궁명의 검이 대라칠정검법의 정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정문쾌영박의 초식으로 도환을 쓸어 버렸다.
"끄으으"
기묘한 신음과 함께 도환의 몸이 세로로 두 동강이 되어 바닥에 엎어지고 있었다. 대장이 죽자 백팔마도대의 대원들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금룡단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 되었다.
무인들의 수에서 보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금룡단원들이지만, 그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동안 아운에게 단련되어 온 특훈이 특별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때 금룡단의 삼 충이라 불리던 십단검 한명옥, 칠보금검 소광, 금강대도 철담등은 그 동안 소외받아온 한이라도 풀려는 듯 가장 앞장서서 백팔마도대의 무사들과 겨루고 있었다.
그들은 싸울수록 자신의 힘에 스스로 놀라는 중이었다.
혼란한 격 전은 바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했다.
이 때 한 쪽에서 흙먼지가 일면서 수 십 명의 무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개방의 걸인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손에는 타구봉을 들고 있었다.
얼핏 보면 개방의 지원군들 같았다.
서문정의 표정이 조금 굳어겼다.
"드디어 온 것 같군요."
정신없이 담대환과 초비향의 대결을 지켜보던 인개 유당화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서문정의 말을 들으면서 천개 몽화를 바라보았다.
몽화는 나타난 무리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서문정의 예상대로 그들이 개방의 제자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다가서고 있는 개방의 제자들이 뿜어내는 기세가 대단했다. 그 정도면 최소 개방의 장로급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몽화가 아는 얼굴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개방에서 최고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몽화가 모르는 개방의 고수들이 무더기로 나타날 순 없는 일이었다.
인개 역시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천개가 인개를 바라보고 말했다.
"개방의 제자들이 아니다. 보이는 기세만 봐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강자들이니 우선 선개들이 앞장을 서고 취구봉진은 그 뒤를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인개는 타구봉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면서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사부님 , 우리는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천개의 말이 떨어지자, 서문정 역시 검혼과 남아 있던 무림맹의 원로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부탁드려요."
검혼은 천천히 자신의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군사, 아무래도 저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소, 내 짐작이 틀림없다면 저들은 광풍전사단인 것 같소."
서문정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지금 다가오고 있는 자들이 광풍전사단이라면 개방의 선개들이나 취구봉진으로 상대하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비록 검혼과 몇몇 무림맹의 원로들이 있다고 하지만, 역시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다가오던 무리들은 자신들의 정체가 발각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점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서른여섯명의 용호개들 중 수좌인 비호개(飛虎?) 황곤이 타구봉을 들어 올리며 고함을 쳤다.
"쳐라!"
"와아!"
함성과 함께 서른여섯 명의 선개들과 그들보다 정확하게 열배 더 많은 일대제자들이 취구봉진을 형성하면서 알으로 달려나갔다.
개방의 걸인들로 변복을 하고 있던 광풍전사단은 타구봉을 땅바닥에 던지고 품안에서 각자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이 대환도였고, 그들 중 이십여 명은 등 뒤에 메고 있던 마대에서 활과 화살을 꺼내들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화살을 쏘아 보냈다.
"슈욱"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선두에 섰던 선개들을 향해 화살이 날아들었다.
"막아"
비호개를 비롯한 선개들은 용호풍운진을 형성하면서 일제히 타구봉을 휘둘렀다. 강력한 기운이 형성되면서 날아오는 화살들을 휩쓸어 갔다.
"타다당"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일부 화살들은 쳐 낼 수 있었지만, 화살의 힘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화살의 힘도 강하고 날카로웠지만, 뒤이어 연속으로 날아오는 화살들은 그들이 막을 틈을 주지 않았다.
십여 명이나 되는 선개들과 이십여 명의 일대제자들이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그것을 본 천개 몽화가 학질 걸린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멈춰라!"
고함과 함께 검혼의 신형이 허공을 격하고 광풍전사단을 향해 날아갔다.
칠십의 광풍전사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전 등천광룡대의 부대주 중 한 명이었던 거령금도(巨靈金刀) 벽혈이었다.
금도금을 한 거대한 대환금도를 뽑아든 벽혈은 검혼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자가 검혼이란 자 같다. 가장 위험한 인물이니 집중 견제하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화살들 중 상당수가 검혼을 향해 날아갔고, 검혼은 그 화살들을 막아내느라 그들에게 쉽게 접근 하지 못했다. 다행히 화살의 견제가 없어지자, 개방의 인물들이 겨우겨우 광풍전사단에 접근할 수 있었다.
오로지 인해전술 덕이었다.
그리고 벌어진 혼전.
서문정은 가슴이 써늘해지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결전이 아니었다.
광풍전사단의 강함은 개방의 일대제자들이나 선개들이 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단 일각도 되기 전에 개방의 거지들 중 백여 명이 죽어갔다.
그녀는 품 안에서 얼른 폭죽을 꺼내 하늘로 쏘아 보냈다. 잠시 후 목우 성승을 비롯한 삼십여 명의 제이군이 도착을 하였다.
서문정이 목우성승과 정예 고수 삼십 명을 몰래 뒤따르게 했었던 것은 만약을 위한 안배였고, 그들이 나타나면서 결전의 양상은 겨우 저울추를 맞출 수 있었다.
"아미타불"
목우성승의 사자후가 쩌렁하게 울려 퍼지자, 무림맹의 고수들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겁에 질려 있던 개방의 제자들이 함성을 질러 대었다.
"목우성승께서 오셨다."
"목우성승님이다."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 속에 목우와 삼십 명의 고수들은 바로 광풍전사단을 향해 공격을 해 갔다. 목우성승은 십사대 고수 중 한 명이고, 검혼 역시 십사 대 고수보다 뒤지지 않는 실력자였다.
둘이 힘을 합하자 그 위력은 제 아무리 광풍전사단이라도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힘이 두 사람에게 집중 되자, 개방의 제자들과 삼십 명의 고수들도 힘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서문정은 광풍전사단이 단단하게 이루고 있는 진세를 파악하며 공격 할 곳을 지적해주었다.
이렇게 되자, 광풍전사단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팽팽한 접전을 펼쳐야만 했다.
완벽하게 그들의 진법을 펼치기엔 칠십 여 명의 인원으로는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무림맹 쪽 역시 광풍전사단이 이루고 있는 절진을 무너트리진 못하고 있었다.
만약 목우성승과 검혼이 아니었다면 오늘 무림맹의 공격진은 전멸했을 것이다. 그 만큼 광풍전사단이 이루고 있는 절진은 무섭고 단단했다.
'저 절진을 부수지 않으면 저들을 이기기 힘들다.'
서문정은 마음이 조금씩 초조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들에게서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
광풍전사단 개개인도 강하지만 그들이 이루고 있는 절진은 천급에서도 최상위급 절진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절진을 완벽하게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문정의 옆에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광풍전사단을 살피고 있는 흑칠랑의 옆으로 야한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
그는 한 자루의 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는데, 결전장이 아니라 마치 산책을 다녀온 듯한 모습이었다.
"선배 참 대단한 절진이오. 그렇지 않소?"
흑칠랑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감돌았다.
"무섭지, 그리고 대단하지, 하지만 흐흐 저게 제 아무리 강해도 내 적수만은 못하다. 뭐 삼백 명의 광풍전사단이라면 다르겠지만."
"선배 말이 맞소. 만약 권왕님이 이곳에 있었으면 저들은 몰살당했을 것이오. 물론 우리가 도와주면 더욱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오."
야한이 으쓱거리며 말하자, 흑칠랑은 입가에 살가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흐흐 그럼 권왕이 할 수 있다면, 그의 제일 강력한 적수인 나도 할 수 있다는 말이군."
"하하! 당연히 그거 말‥‥‥ 컥,"
야한이 놀라서 흑칠랑을 돌아보았다.
'이 인간이 제대로 미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