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권. 제11장. 정보전략(情報戰略) (206/228)

第十一章 : 정보전략(情報戰略)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 소문으로 인해 무림맹의 무사들, 특히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무사들까지도 아운에 대한 동경심이 한 층 더 깊어졌다.

또한 아운의 직속인 금룡단은 무림맹의 무사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 하는 무력 집단이 되어 있었다.

오죽하면

'무사가 되어 천하를 질타하고 싶으면 금룡단의 무사가 되어라!'

하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금룡단의 무사들은 어디를 가든지 인기 만점이었다.

무림은 갑자기 터진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 속에 빠졌다. 우선 가장 큰 충격은 맹주가 몽고의 황자였다는 사실과 맹주부의 고수들 대부분이 몽고의 전사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조진양과 그의 수하들이 무려 사십년 간 그 진실을 속이고 무림을 암중 조종해 왔다는 사실은 무림인들을 경악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로 인해 그들에게 농락당한 구파일방오대세가를 비롯한 정통 정파들의 체면은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있었던 동심맹과 기존의 정통 대문파들의 횡포에 대한 불만이 함께 합해지면서 그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구파일방오대세가의 무사들이나 그들의 속가 제자들은 어디서도 함부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반대로 그 상황에서 보여준 아운의 활약은 무림을 열광속으로 몰고갔다. 

맹주에게 속아서 북방의 오랑캐에게 유린당한 사십 년을 아운은 한 번에 치유해 준 것이다.

특히 십사 대 고수 중 제일 고수라 할 수 있었면 조진양과 일대일로 싸워 그를 패사 시킨 일은 권왕 아운의 이름을 무림의 태양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용호대전의 승리부터 맹주부의 몽고전사들을 패퇴시키기 까지의 일들, 그리고 무림맹의 맹주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무림의 신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 무림에서 무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운의 추종자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화산파가 단 삼백 멍의 몽고 전사들에 의해서 멸문 당했다는 소문은 그 안에 묻혀갈 정도였다.

그 동안 동심맹을 주축으로 한 장로원의 장로들과 그들이 속한 문파들에 의해 불이익을 당해왔던 중소방파들은 화산의 멸문에 대해서 생각 이상으로 냉소적이었다.

화산이 죄 값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무인들이 생각보다 더욱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림맹 안의 동심맹 고수들은 아직 무림의 정서를 읽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서문정만이 자신의 정보망을 통해 익히 이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로서는 아운의 높아만 가는 명성과 강호 중소방파들의 불만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불만이 단순하게 동심맹의 장로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파일방오대세가를 비롯한 대문파들에 대한 불신과 원망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다시 무당에서 벌어진 대전사와 태극검진의 대결이 터졌고, 대전사의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무공은 무림맹과 강호 무림을 경악 속으로 밀어 넣기에 충분했다.

등청광룡대가 무림맹을 공격한 시기와 같은 날 벌어진 일이라 무림맹으로서도 무당을 도울 수 없었다. 설혹 도왔다고 해도 대전사를 어떻게 하진 못했을 것이다. 

화산과 무당이 큰 피해를 입자 각 문파의 일부 고수들이 자파에 대한 걱정으로 서둘러 문파로 돌아가려 하였다.

특히 무림맹을 기준으로 북쪽의 문파들 동요가 상당히 컸다.

맹주부내의 회의실,

각 문파의 대표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군사인 서문정과 아운은 물론이고 삼대무상과 좌우호법이 모두 모여 있었다.

서문정이 냉막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돌아가서 어쩌려고들 하시는 것입니까?"

현진자가 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자니 군사는 그것을 몰라서 묻는 것이요? 당연히 돌아가서 어려움에 처한 문파를 수습하고 그들이 다시 공격해 오면 함께 힘을 모아 싸워야지요,"

"그러면 그들을 이길 수 있는 것입니까?"

서문정의 냉정한 말에 현진자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죄송한 말이지만, 지금 여기계신 분들이 각 문파로 돌아 간다 해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무림맹의 힘만 이리저리 분산되어 그들에게 각개격파 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들이 노리고 었는 것이 바로 그 점이란 것을 왜 모르시는 것입니까?"

목영대사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미타불, 사실 우리가 합세한다고 해도 그들을 이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란 자파가 위험에 처했는데, 이곳에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혹시 군사에게 고견이 있다면 말씀해 보십시오, 경청하겠습니다."

"우선 우리에겐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모두들 서문정을 바라보았다.

"시간상으로 보면 대전사가 무당을 공격한 것이 등천잠룡대가 우리를 공격한 날과 같은 날입니다. 즉 그도 당시에는 자신의 아들과 손자가 죽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이전에 화산을 공격한 몽고의 전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진자가 서문정의 말을 조금은 알아들은 듯 말했다.

"군사는 지금 그들이 무림맹내에서 죽은 몽고의 황자 조진양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일단 공격을 멈출 거라 맡하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그들도 사람입니다. 황자와 그 직계 삼대가 죽었습니다. 최소한 그들의 제는 지낸 후 움직일 것입니다."

"......"

모두들 조용했다.

서문정의 말대로 황자가 죽었는데. 제조차 지내지 않고 싸움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황자의 죽음 앞에서 중원 무림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고 서로 딘합하여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서도 그들에겐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진자가 물었다.

"그럼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

"아무데서나 제를 지낼 수 없으니 장소를 먼저 구한 다음. 제를 지내고 다시 공격해 오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최소 이십일 이상의 시간은 걸릴 것입니다."

"그럼 이십일 후는 뭐가 달라지는 것이오? 군사,"

"이십일 동안 새로운 정보망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을 철저히 감시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어디를 공격하는지 미리 알게 될 것입니다. 이쪽에서는 미리 준비를 했다가 그들과 싸울 수 있는 전력을 그들이 공격하려는 

문파에 파견할 생각입니다."

모두들 조용히 서문정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우리에겐 개방도 있고, 하오문의 조직을 흡수할 수 있는 힘도 있습니다. 흡수가 아니라도 그들 역시 중원인입니다.

얼마든지 협조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북궁세가와 이전에 무림맹이 구축해 놓았던 정보조직이 아직 그런대로 쓸만합니다. 그들을 전부 동원하면 우리가 먼저 그들의 움직임을 알아 낼 수 있습니다."

솔깃한 말이었다. 

사실 각자 자신의 문파로 돌아간다고 해도 어차피 그들이 공격을 해 온다면 이길 자신도 없었다. 그리고 동심맹의 인물들은 자파로 가서 괜히 개죽음을 당하기도 싫었다.

단지 그들이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은 무림맹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세워 달라는 시위나 마찬가지였었다. 

그걸 아는 아운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중이었고, 이미 아운과 의논을 끝낸 서문정이 무림맹의 생각을 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 중 정말로 자파로 돌아가서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 있는 고인들도 여럿 있기 때뭄이었다. 그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아운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었다.

목영대사가 다시 말했다.

"아미타불, 그런데 군사 그들은 기동력도 뛰어나고 항상 가까운 쪽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출발하면 늦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한 것이 있습니다. 일단 응원군을 나눈 후 그들이 공격할 곳을 생각해서 미리 그 근처에 가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외 작은 방파들은 무림맹에 피난처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한 각 문파들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자파 어딘가에 모두 안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각 문파에 전서구를 보내 그들을 모두 안가로 피신 시켜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가에서 투쟁하는 동안 응원군이 도착하면 충분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이후 아운과 서문점은 무림맹의 조직 정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아운은 무림맹의 문호를 넓게 터놓고 무림에서 어느 누구라도 무림맹에 들고자 하는 무사들은 받아들일 수 있게 규정을 바꾸어 놓앗다. 대신 엄격한 기준을 정해서 일정 수준의 무공을 가진 자라야 받아 들였다.

대신 일단 무림맹의 무사가 되고 나면 문파와 출신성분에 상관없이 그의 능력에 맞추어 직분을 주었기에 그 동안 너무도 많은 불이익을 당해온 중소방파나 일반 무인들의 대환영을 받았다.

그 외에 중소 문파들이 원하면 무림맹 내에 피난처를 마련해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림맹으로 모여드는 무림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아운의 이름을 동경하여 그의 아래서 원의 잔당과 싸우고자 하는 무사들이었다.

서문정은 그들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명문정파의 입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디 그녀 뿐이겠는가?

구파일방오대세가의 인물들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불편함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감히 아운의 행동을 제제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운은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북궁연을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훈훈하다.

사랑을 하는 여자라서 그런가? 볼수록 아름답고 현숙한 여자였다. 아직 세상에서 자신이 안아본 여자가 북궁연 하나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북궁연은 아운이 자신을 주시하자.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물었다.

"무엇을 그리 보시는 거예요?"

"내가 무엇을 보는지 몰라서 묻는 것이오?"

"자꾸 보면 민망하답니다."

"하하, 내가 내 여자를 보는 것도 잘못이란 말이오?"

"그런 뜻이 아니란 것을 잘 아시잖아요?"

"연 누이,"

"말씀하세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오,"

"뭐가 말인가요?"

"연 누이에게 내가 준 선물 말이오, 덕분에 아주 잘 가꾸어 놓았지 않소. 그리고 그 선물에 대한 보담으로 그보다 백만 배 이상 더 큰 선물이 되어 돌아왔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오,"

북궁연의 표정이 조금 샐쭉해졌다. 

"흥, 제가 나이 들고 늙으면, 좋아 하지 않을 거란 말로 들려요,"

"그럴 리가 있겠소. 단지 나는 더 이상 늙지 않을 건데, 연누이 혼자 늙게 되면 괜히 나를 멀리할까 그게 두려울 뿐이었소. "

"말은 잘하시는 군요,"

"절대 빈말이 아니오,"

"흥, 뭐 믿어 줄게요,"

"하하,"

아운의 웃음소리가 매화각의 하늘에 울려 퍼졌다.

"가가,"

아운은 갑자기 진지해진 북궁연을 바라보았다.

"말해 보시오,"

"하늘이 힘을 준 사람은 반드시 그 힘을 사용할 곳이 있게 마련이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을 잘못 사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화를 입는다 했습니다. 즉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무력이나 지위, 그리고 돈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 또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아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알고 있소."

"가가, 저는 가가께서 대인이나 대협이 되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가가와 나 사이에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어 주길 바란답니다."

아운은 묵묵히 북궁연을 바라보았다. 

북궁연은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말했다.

"물론 아직 아이는 없지만 생기게 된다면 말입니다."

아운의 입가에 훈훈한 미소가 어렸다.

"알았소. 연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소. 하하"

아운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생각하였다.

'나도 모르게 내 힘을 믿고 내가 너무 이기적인 면을 보였었나? 아무래도 연 누이에게 그런 면을 보인 적이 있는 것 깉군, 하긴 나야 대의를 따른 다기 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한 것들이 더 많긴 하지, 

사실 다른 일에는 신경쓰고 싶지 않았고, 지금까지 대의를 위해 혼을 낸 자들이야 있지만. 그것 역시 대의를 위해서라고 보기에는 좀 미흡한 면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 흠, 힘에는 책임이 따른

다라! 확실히 그 말은 옳은 말이다. 하지만 연 누이, 결국 내가 가는 방향을 보면 나도 내 방식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중이오, 오히려 미래를 위해 좀 더 확실한 방법을 쓰고 있다 생각하는데. 

아직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무리한 점이 있는 것 같소.'

아운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이가 될 순 없지 걱정 마시오 연누이, 내 방법은 저열한 면이 있지만 그 결과는 확실할 것이오, 내 아들이라면 후에 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소."

북궁연은 아운의 말에 미소를 머금었다.

"저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통 명문파들의 많은 분들이 큰 잘못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어서 원나라가 함부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조금은 생각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알겠소. 내 감안하리다. 그런데 연 누이가 보기에 내가 대인은 아니었나 보오,"

"호호 대인이란 것, 괜히 피곤한 지위일 뿐입니다. 지금대로가 저에겐 가장 좋답니다. 단지 조금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용서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끔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죄하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운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받을 것이요. 하지만 정(情)과 주변 상황에 얽매여 패악한 자를 용서한다면 세상에 정말 악이라 하는 자들은 언제나 당당하게 살아남을 것이오, 그들의 위치와 지위가 높을수록 그들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오, 왜냐하면 강자가 가지는 작은 욕심 하나가 약자들 수십 명의 생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오, 연누이가 말한 책임론으로 생각해도 누군가는 반드시 

그들을 벌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오, 힘 있는 놈은 악을 저질러도 살아남는다는 생각에 종지부를 찍고 싶소."

"가가?"

아운이 웃으면서 말했다.

'연 누이 세상에 나 같은 인간 한 명쯤 있어도 괜찮을 것이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오,"

북궁연은 아련한 시선으로 아운을 바라보았다.

아운의 눈에 어린 고집을 보고 북궁연은 한숨을 쉬었다.

일면 아운의 말에 긍정을 하면서도 선뜻 그 말에 동의를 표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운이 어떤 길을 가든지 꿋꿋하게 그의 뜻을 따를 것이라고 결심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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