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권. 제8장 : 군사지정 (2) (182/228)

제8장 : 군사지정 () (2)

- 권왕은 침묵하고 있었다 

 흑칠랑은 묘한 표정으로 야한을 보면서 말했다.

 "그는 열혈의 화산 속에 냉정을 가진 인간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관념과 관습, 그리고 체면이란 허울 속에 

감추고 있는 진실을 볼 줄 아는 인간이지 . 그것은 그가 전 

통 명가 출신으로 윗대가리들의 생활 방식과 사고를 잘 알 

고 있으면서, 맨 밑바닥의 건달 생활까지 두루 경험 했었 

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서 그는 때에 따로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고 

저돌적이지만, 어떤 때는 상황을 가릴 줄 안다는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만용을 부릴 땐 그만한 가치가 있을 때였지 .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인간이 있어서 권왕처럼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 할 수 있을까? 흐흐 

사실 나도 자신 없다 아직은."

 흑칠랑의 말에 야한은 아운에 대해서 새롭게 깨우쳐지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안개가 완전히 가셔지지 않은 

표정이었다.

  흑칠랑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뭐 나도 아운이란 인간을 완전히 아는 것은 아니다. 하 

지만 저 인간은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인간이 맞다.

그래서 가끔 무모하기도 하지 , 그런데 그 무모함에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그 행동의 결과가 

이상하게도 저 인간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 

다. 이는 그가 스스로 의도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 

것 같다. "

 "권왕님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일의 결과가 그가 유리한 

쪽이나 그가 원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것이오. 그건 하늘이 

돕고 있다는 것인가?"

 "으음 . "

  흑칠랑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하였다.

 "확실히 그렇다. 그렇다고 하늘이 권왕만 편애하는 것은 

아닐 테고, 그래서 내가 판단한 것인데, 능동적으로 행동 

하고 자신 있게 행동하는 자에게 행운도 따르고 좋은 운명 

도 그와 친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권왕이 그런 인간인 것 

같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행동을 한 것과 안한 것의 

차이 는 아주 크지 . "

  "어떤 차이 말이오?"

  "어떤 어려움 속에서 정말 과감하게 행동을 하게 되면 불

리한 조건이 유리해지게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만,

어렵다고 움츠리면 그에게 기회란 영영 오지 않는다는 것 

이지. 흐흐 그건 권왕을 보면 알 수 있다 "

 흑칠랑이 조리 있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야한은 나름대로 수긍을 하였다.

 "그래서 선배. 이제 어떻게 될 것 같소,"

 "흐흐 내 생각이 틀림없다면 내 훌륭한 적수는 이 자리는 

일단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는 보통 사람들이 상 

상도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것이 

다. 권왕이 누군데.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서문정 같은 계 

집에게 그냥 통째로 넘겨주겠는가? 저 멍청한 계집은 권왕 

을 너무 모르고 있다. "

 야한은 갑자기 그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법이란 것이 궁금했다.

 "선배가 생각하기멘 어떤 방법일 것 같소?"

 "글쎄, 그것까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저들은 지금 권왕을 

잘못 건드리고 있다. 어쩌면 권왕은 이런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설혹 예측하지 못했었다 해도. 지금 

쯤은 생각이 정리되어 있겠지 , 그러니까 저렇게 태연한 것

아니겠는가?"

 "나도 선배 말이 맞다고 샘각하오. 흐흐 과연 선배는 권 

왕의 적수로서 자격이 있소. 그렇게까지 권왕을 잘 파악하 

고 있다니, 앞으로 권왕을 상대할 수 있는 무인은 오로지 

선배뿐이오. "

 "험험 ."

 흑칠랑의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 피어나고 있었다 

 천하에 유일한 권왕의 적수로서 더욱 피나는 수련을 생각

하고 있는 흑칠랑이었다.

  '그래 권왕 지금처럼 잘 커다오, 그 다음엔 내가 단 한 

번에 꺾어 주마 '

 야한의 칭찬을 받자 흑칠랑은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는 것

을 느꼈다. 그때 야한은 슬쩍 흑칠랑을 보면서 나름대로 

흑칠랑이 아운을 이길 수 있을 때를 계산해 보았다.

 '천 년 안에는 불가능하겠지 '

 그 말을 흑칠랑이 안 들은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서문정은 고아하게 웃으면서 선은들에게 다시 한 번 인사

를 하였다.

 "소녀를 그렇게 봐 주신다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하지

만 맹주가 아직 선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가 군사직을 

맡는 것은 규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저 

임시적으로 군사직을 맡은 후 맹주님이 선출 되었을 때,

새로운 군사를 뽑았으면 합니다. "

 그 자리에 있는 무인들이 큰 박수로 그녀의 말을 인정하 

였다 

 이때 동심맹의 장로인 목원대사가 나서며 말했다.

 "아마타불, 그럼 모두들 찬성하고 있으니 일단 군사가 되

신 서문소저가 이번 맹주 선출을 주관해 주었으면 하네,"

 "그럼 부족하지만 소녀가 새로운 맹주님을 선출하여 몽고

의 오랑캐들을 물리치는데 한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저에게 이런 큰일을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아"

 서문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렇게 그녀는 무림맹의 임시 군사가 되었다.

 목원대사는 슬쩍 권왕이나 검왕, 그리고 초비향을 바라보

았지만」 그들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더욱 용기가 났다.

  '지금 이 기회에 완전히 확정을 지어야 한다. 그렇게 되

면 목운사형을 맹주에 앉히고 무림맹의 실권을 우리가 쥘 

수 있다 흐흐 그 다음 저자들을 앞세워 싸우면 된다 '

 판단이 서자, 목원대사는 한 발 더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럼 모든 일정을 임시 군사께서 조금 전 말한 절차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

은 지금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무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자, 서문정은 초 

비향을 보고 물었다.

 "초선배님께서는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신지요."

 초비향 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각자 개성 강한 무인들을 

하나로 묶어 줄 수 있는 을타리가 시급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혈궁의 궁주인 자신이 무림맹의 맹주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문정이 

나 동심맹의 장로들이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의견 

이 없었다.

  사소한 의견은 있었지만, 그것은 굳이 이 자리에서 말 안

해도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서문정이나 정파인들이 

하는 짓이 권왕 아운의 공적을 빼앗고 자신들의 사심을 채 

우려는 것임을 알기에 그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놀라고 실 

망하는 중이 었다.

  '정파 무림이 언제 이렇게 썩었단 말인가?'

  초비향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교 

묘하게 이용하는 서문정의 영악함에 내심 감탄하면서 그는 

대답대신 검왕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지금 자신보다는 검왕이 할 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검왕은 눈썹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서문정이 무엇을 바라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검왕은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었다.

  "일단 서문소저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 단 모

든 행사는 내일이 아니라 이틀 후로 했으면 하네 맹주를 

뽑는 것은 신중한 일인 만큼 조금 시간을 두어 강호의 원 

로들이 충분히 숙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네, "

  검왕의 말에 초비향 역시 한 마디 거들었다 

 "내 생각도 검왕의 의견과 같네."

 두 사람은 아운이 전음으로 전한 부탁을 받고 일단 그대 

로 말을 하였다.

 서문정은 마른 침을 삼켰다.

  '이틀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

일 테지. 그 이틀 동안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건 좋지 않다. '

 서문정은 어떻게 해서든지 내일로 행사를 강행하고 싶었 

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두 사람의

말에 어느 누구도 감히 나서서 반박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로서는 두 사람이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은 것만으로

도 감지덕지 할 수밖에 없었다 

 서문정은 일단 분위기를 본 다음 검왕에게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선배님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일단 맹주님을 선출하는 문제는 신중해야 하고 서로 의논 

하여 의견 수렴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저도 동감하

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시기입니다.

 몽고의 전사들은 삼일 후에 맹주부를 벗어나 공격을 감행

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틀 후에 맹주를 뽑아 무림맹 

을 결성하고 단 하루 만에 조직을 정비하여 그들과 대항하

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사실 지금 당장 맹주를 뽑 

아도 늦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그 말에 아운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가 나서자, 갑자기 긴장감이 어리는 것을 느꼈다 

 서문정은 속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 

력하였다.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침묵을 깨고 나서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뿐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무인들이 긴장한 

시선으로 아운을 바라본다. 초비향은 아운 한명이 나서면 

서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지자, 새삼 다시 한 번 아운을 바라보았다.

 이 자리에 누가 있어서 아운 같은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서문정은 손에 진땀이 나는 것을 느꼈지만 겉으로 

는 의 연 한 모습을 보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지면 안 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

 서문정은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였고, 두 명의 복면인들은 

서문정의 뒤에 서서 그녀를 보호하였다.

 아운은 그녀와 복면인들을 보고 말했다 

 "진안에 독을 더 풀면 되니까 이틀 후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

 서문정이 다시 나서서 말하려 할 때였다.

 - 이 정도 양보를 했으면 이제 너도 양보해라! 자꾸 반발 

하고 나서면 우선 네 년부터 쳐 죽이고 말겠다. 그것도 안 

되면 아예 독살을 시켜 버리던지 

 아운의 거친 전음을 들은 서문정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아운을 바라보았다.

 그는 담담한 표정 으로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미 호연란이 어떻게 당했는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어느 순간에는 무모할지언정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 할 수 

있는 사내. 그는 지금 사정을 알고 있기에 한 발 물러섰다.

 화가 났지만 참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더 자극하면 정말 그는 그의 말대로 하고도 

남을 사람이란 것을 과거 그의 행적이 말해주고 있었다 

서문정은 직감적으로 여기서는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좋을 

것이 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 틀 후로 정하겠습니다. "

 "좋은 생각이오. 덕분에 나도 무모한 짓을 안 해서 다행이고. "

 아운은 그 말을 남기 고 돌아섰다.

 서문정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

 순간적이지만, 아운이 전음을 보냈을 때」 아랫도리에 힘 

이 빠지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던 것이다.

 그것은 두려움이었고, 공포였다.

 아운에 대한 패배감과 열등감이 그녀의 이성을 빼앗아 가 

려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겨우겨우 이겨내는 중이었다.

  그로부터 서로 간단한 협의가 이루어졌다.

  그 외에 다른 안건들은 일단 쉬고 나서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급한 안건만 그 자리에서 중요 인물들 의견으로 처리되었다 

  우선 조를 짜서 맹주부의 정문을 지켜야 했는데, 그 조장

엔 현재 절대 고수라 할 수 있는 검왕 북궁손우와 사혼마 

자 초비향 그리고 검혼과 우칠, 대정회의 두 복면인이 짝 

을 이루어 한 시진씩 번갈아 가면서 맡기로 하였다 

 아운은 사정이 있어서 빠졌고, 소달극은 부상 치료를 위 

해서 빠졌다. 첫 조는 검왕 북궁손우와 초비향이 맡기로 하였다.

  맹주부의 정문을 지키는 조에 굳이 절대고수들 두 명씩을

포함시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정문의 독진 

을 강제로 통과해서 습격을 할 수 있는 자들이라면 상대가 

절대고수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상대하는 

데 일반 고수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은영단 

의 살수들이 침투해 들어온다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 강호의 노 고수들과 선은들은 외성과 내성에 있 

는 무림맹의 무사들을 전부 불러 모아 놓고 지금 사정을 

이야기해서 그들을 설득시켜야 했으며, 그들 사이에 있는 

몽고의 전사들을 색출하여 처리하는 일들도 병행해야만 했다.

 선은들의 말을 들은 무림맹의 일반 고수들이 받은 충격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몽고의 전사들을 일일이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맹주부의 수하들로 드러나 있었던 무사들과 

무력 집단들은 여지없이 토벌대상이 되었다.

 무림맹 곳곳에서 혈투가 벌어지고 있었으며, 천지사방으 

로 전서구가 날아가면서 무림맹의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했

지만, 그 어디에도 아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좌상과 함께 전력을 다해서 무림맹 근처로 온 호연란과 

호연세가의 무사들은 무림맹의 지문 중 한 곳을 향해 부지

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호연란이 가고 있는 곳은 무림맹의 동쪽에 있는 작은 문 

으로 이곳은 무림맹의 일반 무사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곳

이 었다.

 평소 호연란이 무림맹에 있을 때 주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 문을 통과하면 좁은 길을 통해서 바로 내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특히 호연란이 머물던 월영당으로 가는 지름길

이기도 하였다.

 호연란은 이곳을 통과해서 내성으로 간 다음 다시 맹주부

로 가서 자신의 조부인 호연각을 만나려는 것이다.

 지문은 일종의 비밀 문이나 마찬가지인 관계로 매우 은밀

한 곳에 있었고, 지문 근처 수백 장 안은 일정 이상의 신 

분을 가진 자가 아니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런 지문이 무림맹에는 모두 다섯 개가 있었는데,

월문의 경우 월영당이 책임을 지는 곳이라 그 곳을 지키는 

무사도 월영당의 무사들이었다.

  호연란이 월문에 나타나자 월문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월문을 지키고 있는 무 

사들을 본 호연란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 곳을 지키고 있는 무사들이 낯설었던 것이다.

 "너희들은 누구냐?"

  호연란의 호통에 월문을 지키던 두 명의 무사들 중 한 명 

이 나서며 말했다 

 "저희는 금강선위대 소속의 무사들입니다. "

 "이 곳은 월영당의 관할이다. 그런데 어째서 너희들이 이 

곳을 지키고 있는 것인가?"

 "월영당은 해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우리 금강선 

위대 소속으로 넘어왔습니다 "

  호연란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제야 자신의 처지를 이해한 것이다 

  그녀는 도를 뽑아들고 두 사람의 선위무사를 단 일도에 

쳐 죽이려 하였다 그러나 그때 얼른 좌상이 나서며 말했 

다.

  "소가주님 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만약 이들을 죽이게 

되면 괜히 쓸데없는 일에 말려들게 됩니다. "

 호연란이 도의 손잡이에서 손을 놓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문을 열어라! "

 두 명의 무사들이 완강하게 반발하였다.

 "그것은 안 됩니다. 호당주님은 이미 실각하셨기 때문에 

저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습니다. "

 "이것들이 . "

 호연란이 다시 한 번 화를 내려 할 때였다 

 그녀의 뒤에 조용히 서 있는 한 명의 노인이 나서더니 간

단하게 그들의 혈을 점해 버렸다 

 그는 호연란을 돌아보며 말했다.

 "소가주, 이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을 시간이 없네. 이들 

의 마혈을 제압해 놓았으니 어서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호연란도 지금 나선 노인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녀답지 

않게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성급했습니다 노사. "

 노인은 빙그래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는 호연란이 마음에 들었던 것

이다.

 노인은 호연세가의 최고 무력집단인 밀각의 두 부각주 중

한 명인 혈사편() 사량이었다. 원래 밀각에는 한 명 

의 각주와 두 명의 부각주, 그리고 열 명의 무상이 있었는

데, 그들 중 각주인 장황은 밀각의 십대 무상 중 아운에게 

죽은 자들을 제외한 모든 무상들과 함께 안가로 들어가서 

대기하던 중이었고, 두 명의 부각주는 호연세가의 무림맹 

지단에 남아 있었다.

  물론 각주와 남은 무상들은 모두 등천잠룡대에게 전멸당 

하고 말았다.

  사량은 좌상을 돌아보며 말했다.

 "좌대주. "

 "예"

 "당분간 들키면 안 되니 이들을 숲에다 숨기고 오게, 어 

차피 한 시진후면 자연히 혈이 풀릴 것일세."

 "명 "

 좌상은 그들을 월문 근처 숲에다 숨기고 돌아왔다.

  그가 돌아오자, 사량과 호연란 일행은 월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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