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 서문세가(西門世家)
- 무림맹의 맹주를 선출해야 합니다
이래저래 미래의 무림에 대해서 생각하던 서문정은 맹주
부 안쪽에서 다가오고 있는 조진양과 몽고의 전사들을 바
라보았다.
'우선은 저자들이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왕의 힘과
추진력은 나와 정파 무림엔 행운이다. 하지만 저들을 모두
물리치고 난 다음엔 우리에게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
서문정은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기엔 이르다. 지금은 저들을 상대
하는 것에만 신경 쓰자. 자칫하면 중원 전체를 통째로 잃
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전부
헛것이 되고 말 것이다. '
서문정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조진양 일행은
몇 명의 사상자만 내고 맹주부의 정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문정은 그 모습을 보면서 내심 통쾌한 기분이 드는 것
을 느꼈다.
'후후 사람의 미래란 신만이 안다고 하더니 저들도 자신
들이 만들고 가꾼 기관진에 자신들이 갇힐 줄은 몰랐을 것
이다 세상은 그런 것인가? 결국 미래는 정해진 것도 없고,
알려진 것도 없다. 지금은 권왕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행
하여지고 있지만, 미래엔 누가 주인공이 될 진 아무도 모
른다. 권왕이 머리로 조진양을 잡았다면 나는 내 머리로
권왕을 잡겠다. '
서문정은 천하에 적수가 없을 것 같은 조진양이 아운의
작은 꾀에 당해서 갇히는 것을 보자 자신 스스로에게 자신
감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머리로만 따진다면 자신이 아운에게 질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결국 아운이 조진양에게 하듯이 자신이 아
운을 견제 할 수 있다면 강호 무림은 구파일방 오대세가에
의해 다시 한 번 찬란한 태양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선두에는 잊혀진 책사의 가문인 서문세가가 있을 것이고.
조진양과 광전사들이 당혹해 하고 있을 때, 아운이 그들
앞에 느긋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들과 아운 사이에는 정문과 정문 안팎으로 설치된
절진이 가로 막고 있었다.
아운은 조진양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당분간 그 안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 생각하고 있으시
오. 우리도 당신들을 어떻게 죽일까 고민해 보리다. 하지
만 조진양 아니 철진양이라고 해야 하나? 당신만은 반드
시 내 손으로 상대해 주리다. "
이것저것 다 생략하고 가장 원초적인 말만 골라서 하고
있었지만, 결국 지금 상황을 아주 간단하게 표현한 말이었
다.
조진양과 마뇌 야율초는 분통이 터졌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마뇌가 작은 목소리로 아운의 말을 받아쳤다.
"권왕, 너무 자만하지 말아라! 잠시 후면 등천잠룡대가
올 것이다. 그들의 힘은 네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휠씬 무
섭다. 그리고 북쪽에서는 대전사님이 움직이고 계실 것이
다. 아니 지금쯤은 중원 어딘가에 와 계신지도 모르지 "
아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일이오. 하지만 나도 기대하는 것이 있으니 그들이
무사하기 를 빌 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 오, "
아운은 여유 있게 대답한 후 돌아섰다.
조진양은 잠시 아운의 등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그래 정말 통쾌하다. 세상을 손에 쥐는 게 그
렇게 쉽다면 재미없지 권왕 정말 대단하다. 이번에 네가
이긴 것을 인정하겠다. "
그 말을 남기고 조진양은 미련 없이 돌아섰다.
다음에 만나면 어쩌고 하는 구차한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조진양은,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돌아선 것이다
아운은 돌아서 있었지만 능히 조진양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역시 그릇이 다른가? 웃음 속에 분노의 감정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한 행동이 그의 승부욕에 불을 지른 것 같군,
하지만 맹주 잠시 기다리시오. 우리에겐 아직 삼초의 승부
가 남아 있으니 삼일 후엔 내가 당당하게 당신 앞에 서리
다. 내 여인을 모욕했으니 남자로서 당신의 입을 용서할
수 없구료. '
아운은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꾸욱 쥐고 있었다.
해독약을 먹고 안가의 뒤 쪽 절진을 뚫고 겨우 빠져 나온
설비향과 그의 수하 두 명은 정신없이 걷고 있었다.
그들은 거지 행색을 하고 무림맹 무사들의 시선을 피해
가며. 호연세가의 안가를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사실 무
림맹의 일반 무사들은 지금 맹주부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
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었지만. 설비향과 그의 수하
들은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숨어가면서 바삐 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으면 호연세가가 권왕과 좌상의 음모
에 어떤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다.
'어쩌면 늦었을지도 모른다. '
설비향은 조바심이 나는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장음지독과 해약을 몽땅 잃어버리고 안가까지 초토화 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호연세가마저 변을 당하게 된다면 이
제 세상 어디에도 그가 발을 디디고 설 땅은 없게 될 것이
다.
'내가 어쩌다 이 꼴이 되었단 말인가?'
참으로 신세한탄이 절로 나온다.
"이 ‥‥ 이게 무슨 짓이냐?"
호연세가의 총관인 일광금도 추산령은 얼굴을 굳힌 채 자
신과 호연세가의 수하들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금룡단과
북궁세가의 무사들. 그리고 수십 명의 선은들을 바라보았
다. 그들 중에는 사혼마자 초비향과 서문정을 비롯한 두
복면인은 물론이고 검혼과 동심맹의 장로들도 함께 있었다.
그들은 이미 호연각의 독을 보았기에 호연세가가 엉뚱한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들은 맹주부를 나오면서 이미 서로 약속을 했었다.
호연세가의 사람들이 전서구를 날리기 전에 그들을 제압
하기로.
이들은 맹주부를 벗어나자마자, 호연세가의 수하들을 모
두 불러 모아 놓고 갑자기 그들의 혈을 점해 버린 것이다.
추산령으로선 호연각이 보이지 않자, 무엇인가 잘못되었
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세가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힘 한
번 못쓰고 사로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아운은 추산령의 말을 그대로 묵살 한 후 그의 아혈마저
봉하고 나서 금룡단의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샅샅이 뒤져라! "
아운의 명령이 떨어지자, 금룡단의 수하들이 거의 백여
명에 달하는 호연세가의 수하들 몸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러나 오래 뒤질 것도 없었다.
추산령의 품 안에서 다섯 개의 독탄과 해약으로 보이는
알약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추산령은 어떻게 되어가는 상황인지 눈치 채고 눈
을 질끈 감았다.
변명할 수 있는 길도 없었다.
금룡단원들이 독탄들을 수거해 오자 아운은 그것을 받아
쥔 후에 다시 명령을 내였다.
"이들을 전부 금룡단의 지하에 강금하라!"
금룡단원들이 움직이려 할 때였다.
"잠시 만요. "
얼굴에 면사를 한 여인, 서문정이 앞으로 나섰다.
여전히 그녀의 등 뒤에는 두 명의 복면인들이 서 있었다
수많은 시선들이 그녀에게 모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그녀와 그녀의 등 뒤에 있는 복면인들에
대해서 궁금한 선은들과 강호의 무사들이 많았던 참이었다.
아운 역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문정은 아운의 시선을 받는 순간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
지는 것을 느꼈다. 이때 그녀의 뒤에 있는 두 명의 복면인
들이 은은히 내기를 일으켜 그녀를 보호하자, 그제야 서문
정은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쉰 후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연약한‥‥‥‥
"할 말이나 하시오. 연약한 여자이면 이 전쟁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면사에 복면을 한 것은 비밀이 많다는 것
이겠지, 내가 기를 쏘아 보낸 것은 주제넘은 짓을 함부로
하지 말란 뜻이었을 뿐이오. 연약한 여자를 협박하기 위해
서가 아니었으니 하고자 하는 말만 하시오. "
서문정은 아운이 갑자기 말을 끊고 거칠게 나오자, 내심
으로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과연 권왕답군요. 거두절미 하고 말하겠습니다. 지금 권
왕께서 거둔 호연세가의 독탄은 무림의 근간을 뒤흔들 만
큼 지독한 독성을 지닌 위험한 물건입니다. 그러니 만큼
그 독탄을 권왕께서 독단으로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어느 개인이나 한 가문 혹은 한 문파가 그
독탄을 소지하는 것은 여러모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
모두들 아운에게 시선이 모아졌다.
그들 역시 아운이 그 독탄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
에 걸렸던 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운과 북궁세가의 힘
은 타 문파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독탄까지 마음대로 차지하게 된다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격이라 할 수 있었다.
아운은 그녀의 말을 듣고 담담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서문정은 그의 그런 표정은 조금 뜻밖이었다.
다시 거칠게 나오거나 자신의 말을 무시할 수도 있을 것
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원했던 서문정이었
다.
그래야 아운에 대한 권위를 실추시킬 수 있고, 많은 사람
들 앞에서 권왕의 거친 면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
각한 것이다. 이것은 미래를 위한 그녀의 사전 포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처음엔 그녀의 뜻대로 되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침착해진 것이다.
아운은 마치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부드럽게 말
했다.
"그래 말해보시오. 이 독탄들을 어찌 했으면 좋겠소?"
"여기 많은 어른들이 계시는 만큼 그 분들과 충분히 의논
하여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
"하하하"
갑자기 아운이 호탕하게 웃은 후 말했다
"쯧 이것도 보물이라고 서로 생사를 함께 해야 할 동지들
끼리 물어뜯는 꼴을 보고 싶다고 하니 우습군 괜히 신경
쓰지 말고 이렇게 하면 간단하지 않겠소."
아운은 들고 있던 독탄들을 그냥 진속에 던져 버렸다
"펑"소리가 연이어 들리면서 독 탄들은 진안에서 모두 터
져 버렸다.
아주 명쾌한 방법이었다.
아운의 갑작스런 행동에 서문정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있
던 모든 강호의 무인들이 놀라서 그를 바라본다.
아운은 별거 아니라는 듯 손을 탁탁 털면서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서문정의 귀에는 아운의 전음이 천둥처럼
들려 오고 있었다.
- 계집 아직 전쟁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빨을
들이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도 똑 같이 대해주지 ,
아운의 전음을 듣고 서문정은 자신이 나선 것을 후회했다
설마 아운이 이렇게 처리해 버릴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
던 것이다. 괜히 아운의 경각심만 키워준 꼴이 되었다. 하
지만 내친김이라고 했다.
서문정은 이 기회에 아운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
어 놓을 결심을 하였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아운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놔둔다면
그는 천하 무림을 대표하는 영웅이 될 것이고, 서문세가를
비롯한 무림의 명문 정파들은 그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서문정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한편 독탄을 진속에 던진 아운은 사방을 둘러보다가 금룡
단의 부단주인 북궁명을 보고 말했다.
"뭐 하는가? 이 자들을 빨리 압송하지 않고."
"명 ."
북궁명과 금룡단이 복명을 한 후 호연세가의 무사들을 압
송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이 금룡각 쪽으로 사라진 후
아운은 사방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지금부터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까짓 독탄 가지고 서로 눈치 싸움을 해야겠습니까? 그래서
적을 막아주고 있는 절진을 강화하는데 써 버렸습니다. 여
러 선배님들께서는 이해해 주실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
아운의 말에 모두들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에 와서 반대하면 어쩌겠는가?
서문정 역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여러 선배님들이 계신데 제가 감히 함부로 나서서 죄송
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 다 "
이때 한 명의 도사가 앞으로 나서면서 물었다.
"곤륜의 묵선이라 하네 나서서 말하는 것은 좋은데 최소
한 자신이 누구인지는 밝히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리고
뒤에 계신 분들의 신분도 범상치 않은 것 같은데, 뜻을 함
께 한다면 서로 많은 비밀이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
하, "
운현서생() 묵선자.
곤륜파의 전대 장로 중 한 명으로 전전대 장문인의 네 번
째 제자였고 전대 장문인인 운룡비천검() 묵영
자의 세 번째 사제였다.
곤륜파의 선은들 중에서도 가장 공명정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많은 무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서문정은 얼굴의 면사를 벗으면서 말했다.
"소녀는 서문세가의 여식으로 이름은 정이라 합니다 "
그녀가 면사를 벗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세
상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미모는 마치 하얀 백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었다.
비록 북궁연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개성 강한
미모를 간직한 여자였다. 그리고 깊은 눈동자는 그녀가 얼
마나 지혜로운지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었다
묵선자는 그녀가 서문세가라는 말을 꺼내자 몹시 놀란 표
정으로 되물었다.
"서문세가라고? 허허 드디어 침묵의 가문이 문을 열었는
가? 사십년 전 멸문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여튼
지금처럼 어지러운 세상에 군사의 가문이 부활했으니 이는
정말 무림을 위해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 "
군사의 가문.
사십년 전, 무림맹이 조직될 때 언제나 군사의 역할을 담
당한 곳이 서문세가였다. 그 때 서문세가는 오대세가의 하
나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무공도 강하지만,
특히 기문진법과 병법에 있어서는 능히 천하제일이었던 것
이다
그 서문세가가 다시 부활을 알린 것이다.
"과찬이십니다 그리고 제 뒤에 계신 두 분은 사유가 있
어서 지금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하시니 양해해 주셨으
면 합니다 하지만 이틀 이내에 모든 신분을 공개할 것이
라 제가 맹세할 수 있습니다. "
"그거야 개인사정이 있을 것이니 이해하겠지 , 그리고 두
분이 무림을 위해 생명을 걸고 싸우셨는데 그것이면 적이
아닌 것은 확인이 된 셈이니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
을 것일세 , "
서문정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때 동심맹의 장로 중 한 명인 청성의 청허상인이 앞으
로 나서며 조금 의심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서문세가의 후예임을 어떻게 증명 할 수 있겠는
가? 내가 의심을 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 만
큼 신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
니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라네. 사실 서문세가의 후예라고
선뜻 믿어주기엔 벌써 수십년이 흘렀고, 그 누구도 서문세
가의 후예를 본 적이 없었네."
모두들 서문정 을 바라본다.
일리 있는 말이었던 것이다.
청허상인의 말에 무림맹 섬서지단의 단주이자 화산의 전
대 고수인 여건이 나서며 말했다.
"그녀가 서문세가의 후예임을 내가 증명하겠소. 그리고
저 두 분이 우리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증명하리다."
여건이 나서자, 뒤이어 소림의 십팔나한선승의 수좌인 목
진이 나서면서 말했다.
"아미타불, 소승 역시 저분들의 신분을 미리 알고 있었으
니 증인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이 적이라
면 권왕과 손을 잡고 몽고의 전사들과 싸울 수 있었겠습니까?"
선은들과 선승들 중에서도 무림에서 인망이 강한 두 사람
이 한꺼번에 나서자, 동심맹의 장로들은 당황한 표정들이었다.
무엇인가 지신들이 모르고 있는 일이 일이 벌어졌다는 것
에 불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동심맹의 장로
들 중 소림의 목원대사와 화산의 매화성검 한수영은 두 사
람을 쏘아보고 있었다
목진은 목원대사의 여건은 한수영의 사제였던 것이다.
각 문파 내에서 도 그들은 가장 껄끄러운 사이기도 했다
일단 두 사람이 보증을 함으로 서문정의 신분은 확실해졌다.
모두 조용해지자, 목진이 서문정을 보고 말했다.
"이왕 군사의 가문이 부활 했으니,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부터 했으면 좋을지 생각한 것이 있으면 말해 주심이
어떻습니까?"
목진의 말에 서문정이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감히 이 많은 분들 앞에서 제 의견을 내 놓는 것이
옳은지는 모르지만, 잠깐 생각한 것이 있어서 말씀드릴까
생각합니다. "
서문정이 나서자, 모두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래도 군사의 가문이라는 서문세가의 여식이었
다.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군웅들의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슬쩍 아운을 바라
보았다.
아운은 그저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표정 변화가
전혀 없었다. 별반 호기심도 없는 것 같았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았다.
'후후 권왕 이제부터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
그녀는 내심으로 각오를 다지면서 말했다.
"우선 우리가 할 일은 무림맹을 새롭게 창설하고, 많은
분들이 따를 수 있는 맹주를 선출하는 일입니다. 물론 맹
주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을 받는 분이어야 하고, 강호에서
의 연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일사분란하
게 강호의 무인들을 지휘하여 적들과 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지켜보고 있던 북궁세가의 인물들 표정이 굳어졌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모든 일을 주관해온 권왕 아운은 이
제 물러서란 말과 같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