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권. 제6장 : 천마도법 (2) (179/228)

제6장 : 천마도법 () (2)

-죽 쒀서 개를 줄 순 없다 

 조진양은 죽은 호연각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독도 무섭지만 참마도 호연각은 더 무서웠다. 호연세가

의 도가 능히 정파 무림을 대표하는 도법의 제왕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익힌 마도가 더욱 무섭긴 

했지만. 만약 그대로 극마의 경지를 넘었다면 더욱 고전 

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세 명의 은영단이 암습하지 않았으면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 같았다 물론 독만 아니었으면 자신 혼자서도 능히 상 

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색무취에 형체조차 없는

독은 정말 지독했다 

 만독불침의 신체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자신이, 호신강기 

를 펼치고도 온 몸이 저릿저릿할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은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자신

을 포함한 같은 십사 대 고수 세 명의 협공을 받고도 평수

를 이루었던 것이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무위였다 

 조진양은 제일연회장 안을 살펴보았다.

 그야말로 처참지경이란 말이 새삼 생각나는 광경이었다.

특히 죽어가는 전사들을 보고 조진양의 눈가가 파르르 떨 

린다 

 남문으로 피하지 못하고 제일연회장 안에 있던 몽고의 전

사들 중 거의 대부분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죽고 저렇게 죽고 아까운 전사들이 무려 수백이나 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 피해를 당한 것이다.

 '과연 중원인가? 이젠 충분하다고 어느 정도 안심을 했는

데, 여전히 그 저력이 살아 있구나. '

 조진양은 고개를 흔들어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면서 

말했다.

 "빨리 강호 무인들의 뒤를 쫓아야 할 것 같네."

 그렇지 않아도 모두들 준비를 하고 조진양의 명령을 기다

리던 중이었다.

 제이연회장 안으로 들어선 조진양과 마뇌 야율초 일행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제이연회장을 공격하기로 했 

었던 몽고의 전사들 중 많은 수가 죽어 있었던 것이다.

 철혈사자대는 거의 전멸 한 상태였고, 신창이라 불리던 

조원의는 물론이고 흑룡과 황산사우 그리고 정무십삼천마 

저 전부 죽어 있었다. 자신들이 쫓던 아운 일행은 물론이 

고 제이연회장 안에 있던 강호의 일반 무사들도 모두 사라

진 다음이었다 

 살아남았던 전사들에 의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부자의 모

습을 보면서 조진양은 두 주먹을 꾸욱 쥔 채 몸을 부들부 

들 떨고 있었다.

 아무도 나서서 그를 위로하지 못했다 

 모두들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마뇌 야율초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이번 결전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휘한 것 

이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뇌 야율초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제가 오판하여 일이 이 지경이 되 

었습니다. "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광전사들은 알고 있었다. 사

실상 마뇌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그 누구도 지금과 같은 상황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조진양이 몇 번에 걸쳐 숨을 몰아 쉰 후 말했다.

 "사제가 무엇을 잘못했겠는가? 혈족을 사자로 키우기 위 

해 선봉에 세운 것은 나였네. 은영단주가 이들을 호위해야

한다는 것도 내가 뿌리쳤네. 그런데 누가 잘못을 했단 말 

인가?"

 조진양의 두 눈에서 기어코 물기가 흘러내린다.

 아들과 손자를 사자로 키우고 싶었다 

 아운을 보고서야 자신이 자식과 손자를 너무 품 안에 키 

웠다는 것을 깨우쳤고, 그들에게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 

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혈투엔 아들과 손자를 앞 

세웠고, 혹여 호위무사들을 믿고 쉽게 생각할까 두려워 은 

영단을 귀문에 머물게 하고 그들이 그 누구도 돕지 못하게 

하였다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완벽한 실전을 경험하여 지금보다 

더욱 한 단계 올라가길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그 한 번의 

바람이 결국 부자를 죽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조진양이나 마뇌 야율초나 이들 부자가 이렇게 쉽게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붙여 주었던 황산사우마저도 모두 죽었기에 누구에게 책임 

을 물을 수도 없었다.

  '사혼마자는 물론이고 그와 견줄 수 있는 고수가 무려 서

넛이나 더 나타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아니라 누 

구라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권왕 아운. 정말 대단하 

구나. '

  마뇌 야율초는 자신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수들을 끌어

들인 아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인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복수를 할 것이다. 이들이 누구에게 죽었는가?"

  조진양의 물음에 한 명의 전사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제이연회장의 혈투에서 살아남았던 몇 명의 철혈사자대의 

전사 중 한 명이었다.

 "대주님은 한 명의 여자에게 당하셨습니다. "  그 말을 다

 이어서 그는 흑룡이 죽던 상황을 설명하였다 

듣고 난 후 능유환이 말했다.

 "그녀는 장우사의 제자인 옥룡입니다 "

 "옥룡?"

 "옥룡은 여자였습니다. "

 능유환의 말에 조진양은 입가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계집이었단 말이지 . 그랬단 말이지 . 허허 그래 내 아들

은 어찌 죽었는가?"

 걸혈사자대의 대원이 대답하였다 

 "검혼이란 자에게 ‥‥ 

 "검혼? 설마 그 몽혼지약의 그 검혼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 "

 조진양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전사의 후예답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다가 돌아가셨습 

니다. "

 능유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검혼의 무공은 저와 겨루어 뒤지지 않는 실력이었습니다.

 결국 그 정도의 강자와 싸우다 죽었으니 전사로서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조진양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었 

다.

 조진양은 자리에서 일어서 말했다.

 "후후 그런가? 다행이구나 약자에게 죽지 않아서 마뇌 "

 "예 칸."

 "그들의 인원이 많으니 멀리 도망가진 못했을 것이다. "

 "알아 본 바에 따르면 바로 직전에 제이연회장을 벗어났 

다고 합니다. "

 " 오늘 무림맹에 온 무인들은 단 한 명도 살려서 돌려보 

내지 않겠다. 추적하라!"

 살아남은 몽고의 전사들과 귀문 전사들, 그리고 은영단 

전원과 새로 보강된 전사들이 조진양과 마뇌를 앞세우고 

추적에 들어갔다.

 조진양이 마뇌를 보고 물었다.

 "야율 사제, 그들을 어디쯤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가?"

 "빠르면 맹주부를 벗어나기 전에 만날 것입니다. 늦어도 

무림맹 내성을 지나기 전에는 마주칠 것입니다. 다행히 권 

왕이 제법 영리하지만 아직 경험에서는 조금 미숙한 것 같 

습니다 "

 "그게 무슨 말인가?"

 "권왕은 호연각을 이용해서 우리 발목을 잡을 생각은 했 

지만, 그의 독약을 조금 더 유연하게 이용할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조금 더 설명을 해 주게,"

 "호연각을 극마에 들게 만든 것은 권왕의 계략이었습니다.

 "그랬던가? 허허 당했군."

 "그런 셈입니다. 하지만 호연각이 권왕에게 이용당해서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우리는 반드시 맹주부를 벗어나

기 전에 그들의 꼬리를 잡아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주 곤란한 지경에 처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점은 

권왕이 생각을 못했을 것입니다. "

 "그건 어째서 그런가?"

 "처음 호연각이 많은 무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면서

도 굳이 이번 결전에 참석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었습니 

다. 그러나 그가 사용한 독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도 있 

을 것 같았습니다. "

 "독을 이용해서 패권을 장악하려 했던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그런 극독을 여러 가지 방법

으로 제조해서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

 "그렇겠지. 그래야 독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해질 테고.

그 독을 이용하기 용이할 테니 , 자네 말은 권왕이 호연각

을 죽이지 말고 조금 더 그의 독을 유기적으로 이용하지 

못했기에 한 말인가? 그런데 그것이 우리가 맹주부를 벗어

나기 전에 저들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있습니다. 우선 맹주부는 정식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 

정문을 제외하곤 없습니다 고수가 담장을 넘는 것은 쉽지 

만 담장 주변은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진 절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만약 아운이 호연각과 손을 잡고 이 절진에 조 

금 전 그 독을 풀어 버리면 우리는 꼼짝 못하고 맹주부에 

갇히게 되었을 것입니다. "

 그 말을 들은 조진양과 광전사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만약 독이 풀리지 않았다면 아무리 절진이라도 마뇌가 있

는 한 쉽게 뚫고 들어가서 내공으로 담장을 부수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절진에 조금 전과 같은 절독이 있다면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절진을 파훼하려면 얼마나 많

은 심력이 소모되는지 잘 알고들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절진 속에 독을 뿌리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도 

잘들 알고 있었다 그나마 마뇌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절 

진 속으로 들어갈 생각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마뇌 

또한 절진 속에 들어가서 진을 파훼하려면 내공이 분산 될

것이고 결국 독에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호연각이 해약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해

약을 먹고 절진 속에 있는 전사들을 공격한다면 가장 난감

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이때 상정이 말했다.

 "하지만 설혹 그렇다고 해도 우리에겐 비밀 통로가 몇 개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조진양이 고개를 흔들었다.

 "사마무기가 잡힌 지 좀 되었네, 그가 모르는 비밀 통로 

가 있었던가? 지금쯤이면 아운은 그 비밀 통로를 전부 알 

고 있을 것일세. 야율 사제의 말을 들어보니 권왕이 똑똑 

하긴 하지만 아직 야율 사제를 앞서진 못하는 것 같군. 하

긴 세월을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

 마뇌 야율초의 입가가 실룩 거렸다.

 그는 웃고 있는 것이다.

 조진양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혹시 그들이 맹주부의 정문을 막고 항거하면 조 

금 골치 아플 수도 있으니 맹주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긴 하겠군,"

 마뇌 야율초가 그 말에 대답했다.

 "확실히 맹주부의 정문을 막고 결전에 임한다면 우리는 

절진을 뚫고 담장을 부순 후에 내성으로 진입하여 저들과 

겨루어야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권왕이 그래도 똑똑한 

자라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그건 어째서 그런가?"

 "좁은 곳에서 싸우려면 절대고수 한 명의 위력이 모든 승

부를 좌우하게 마련입니다. 어차피 문 앞에서 싸울 수 있 

는 인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강호의 무사들 

중에는 맹주님 을 이 길 수 있는 고수가 없습니다. "

 그 말을 들은 능유환이 마뇌를 보고 물었다 

 "그렇다면 사제, 절진에 독을 풀어도 어차피 정문을 막지

못하면 전혀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결국 독이 있으나 없 

으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네. 정문에는 독을 풀어도 곧 없 

어지고 말테니 . "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을 위해서 정문 앞에도 절진이 설

치되어 있습니다 단지 그 진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가동시키는 법을 아는 사람도 

몇 안 되고요. "

  능유환은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 몇 안 되는 인물 중에 한 명이 사마무기 군사겠군 "

 "그렇습니 다 . "

  그들이 말하는 사이에 어느덧 맹주부의 정문에 도달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맹주부를 벗어나고 있는 강호 무인들의 모 

습이 아른하게 보였다.

  능유환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늦었군. 하지만 내성에서 저들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네"

 야율초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능사형, 내성은 맹주부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 

고 있으니 은영단이 활약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차라리 맹주부보다 좋을 수도 있습니다 "

 "그런 면이 있긴 하겠지 ."

 이윽고 조진양과 광전사 일행은 맹주부의 정문 앞에 도착 

하였다.

 그들 중 성격이 급하고, 결전시에 항상 선봉에 서기를 좋 

아하는 무림맹 좌호법이었던 귀령산부 상정이 도끼를 휘두 

르며 자신을 따르는 삼십 여 명의 수하들과 함께 정문을 

박차고 뛰쳐나가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갑자기 비척거 

리며 뒤로 물러섰고, 상정은 기겁을 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운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러난 십여 명의 전사들은 맥업이 쓰러져 죽어갔 

다.

 조진양을 비롯해서 광전사와 은영단의 은전사들은 모두 

아연한 기색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굳이 누가 말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어떻게 된 사연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마뇌 야율초는 더욱 기겁을 하였다.

  '대체 어떻게 호연각의 독을 아운이 가지고 있단 말인가?

  도저히 풀 수 없는 의문이었다.

 호연각과 아운의 관계를 생각하면 둘이 손잡을 수 있는 

확률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아운을 도운 조장들이 독을 

가지고 왔다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독이 어떤 것인데 조장이나 대주 따위가 건드릴 수 있 

겠는가? 아마 그들은 그 독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야율초는 오한이 이는 것을 느꼈다.

 '대체 권왕의 끝은 어디인가?'

 아운 일행은 제일연회장을 벗어나자, 그야 말로 질풍노도

였다 마침 제이연회장 안도 대충 정리가 되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특히 검혼을 위시해서 옥룡과 금룡단의 맹활약 

으로 강호 무인들의 대 승리로 끝이 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아운과 선은들을 비롯한 노 고수들이 들이닥치

자, 승부는 너무 쉽게 기울고 말았다. 그러나 아운은 단 

한두 번의 주먹질로 상황을 정리한 후 강호 군중들을 이끌

고 제이연회장을 바로 벗어났다.

 흑칠랑과 야한, 그리고 한상아 등 살수 조는 북궁연과 우

칠, 호난화와 함께 아운의 지시를 받고 먼저 맹주부의 문 

쪽을 향해 달려갔다.

 그들은 정문 앞에 오자 먼저. 맹주부를 둘러싸고 있는 담

장을 감고 만들어진 진법 안에 장음지독을 마구 뿌려 둔 

다음 정문을 벗어났다.

 이윽고 아운과 나머지 일행들도 정문을 벗어났을 때였다.

 "모두 멈추시오. "

 아운의 고함에 모든 군중들이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들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결할 것입니다. "

 그 말을 들은 대정회의 문사인 서문정이 말했다.

 "이 곳에서 말입니까?"

 "그렇소. "

 "혹시 저 문을 중심으로 소수 정예 대결을 펼치려고 하시

는 것입니까?"

 "우리에겐 조진양을 이길 수 있는 고수가 아직은 없습니 

다. 그래서 그들을 맹주부 안에 묶어 놓고 싸우려는 것이 

오."

 "맹주부 안에?"

 서문정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들을 맹주부 안에 묶어 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아운은 서문정에게 일일이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사마무기에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맹주부의 정문 

에 설치되어 있는 진법을 발휘시켰고, 그 안에 흑칠랑에게 

전해 받은 장음지독을 뿌려 놓았다.

 서문정은 그저 아운이 하는 양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진법과 기관을 가동시키고 독을 뿌린 것인가? 하지만 담

장 쪽은 어떻게 막으려고 하는 것인가? '

 비록 담장을 따라 천고의 절진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만든 맹주부라면 충분히 파훼하고 담장을 부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 

나 다시 생각해 보니 아운이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서문정이 아는 아운이라면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을 것이 

다.

  '결국 담장을 두르고 있는 진법에도 극독을 풀었다는 말 

인가? 그렇지만 제 아무리 극독이라고 해도 절대 고수들에 

겐 통하지 않을 텐데?'

 생각을 하던 사마정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저 극독은 호연각이 사용했던 그 극독이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의 극독은 되어야 아운의 생각대 

로 맹주인 조진양과 몽고의 전사들을 잡아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만약 권왕이 호연각의 극독을 가지고 있다 

면 대체 어떻게 구입해서 가지고 있게 되었단 말인가?

  '아무래도 많은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정문과 담장 

안에 뿌려 놓은 독이 호연각의 그 독이라면 조진양과 그의 

수하들은 당분간 절진 속에 갇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아운을 새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알면 알수록 무서운 사람이다. 대체 어디가 끝이고 어디

가 시작이란 말인가? 아무래도 자칫하면 무림의 새로운 주 

도 세력이 우리 대정회의 무인들이 아니라 권왕이 될 것 

같다. 아니 지금까지는 그렇게 되어 오고 있다. '

  그것은 서문정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과연 진 오라버니가 권왕과 경쟁하여 서문세가를 다시 

오대세가의 반열에 올려놓고 명문 정파의 기치를 다시 일 

으켜 세울 수 있을까? '

  서문진은 그녀의 오빠였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후하 

게 점수를 주어도 아운과 경쟁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

  서문정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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