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 철권단사() (1)
난초처럼 피었다가 들꽃처럼 죽어간다.
제일연회장 안,
숨 가쁘게 공수를 주고받은 우문각과 조진양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둘은 호흡 한 번 흩어지지 않은 채 약 오십여 합을 주고받았지만 어느 누구도
선기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문각은 조금 심각한 표정이었고, 조진양
은 여유가 있는 표정이었다.
우문각은 조진양과 겨루면서 그가 자신보다 약 반수 정도 위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 다.
'다양함과 변화에서는 내가 위지만 깊이와 내공의 자유로움에서는 내가 뒤진
다 그래도 나를 쉴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쉽게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다. '
우문각은 이제 승부를 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우리는 가지고 있는 최고의 절기를 사용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지 않소,
조진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이제는 자신의 최고 절기를 마음껏 펼쳐 보이고 싶었던 참이었다.
그는 너무 오래 동안 자신의 진짜 실력을 내 보이지 못했던 것이다.
대전사의 피가 흐르고 있는 그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세윌이었다.
"우문형, 칠절분뢰수는 조금 거친 면이 있으니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오,
그리고 아주 빠르다오 "
"그럼 나도 이제부터 건의진뢰군()으로 상대해야겠구료, 맹주도 조
심하시 오, "
조진양은 고개를 끄덕인 후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럼 시작하겠소, "
"오시 오, 커 헉 , "
우문각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줄기 기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칠절분뢰수의 제일 초식인 섬뢰였다. 그런데 빠르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리고 예비동작조차 없이 바로 기경을 쏘아 상대를 공
격하는 수공은 우문각조차 처음 보는 기묘한 절기였다. 보통 권공이나 수공,
그리고 장공은 상대를 공격할 때 힘을 모으거나 권경을 쏘아 보내기 위해서 주
먹질을 하거나 손바닥을 쳐서 발경을 실어 보낸다. 그런데 조진양은 그런 모든
동작을 완전히 없애고 손을 든 상태에서 바로 기를 응축시켜 날려 보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 빠른 수공의 기운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신주오
기의 일인인 우문각이 처음부터 당황 할 정도였다.
대경실색한 우문각이 건의진뢰군 권공 중에 가장 빠른 초식인 전광낙혼(
)을 펼쳐 내었다.
"퍽 "
소리와 참께 우문각이 겨우 한 번의 공격을 막아내는 순간 이번에는 어느새
옆구리까지 한 가닥의 기운이 다가와 있었다.
분뢰()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우문각은 급한 대로 몸을 회전하면서 겨우 조진양의 공격을 피해내었다. 그러
나 그것은 시작이었다.
마치 섬전을 방불케 하는 조진양의 공격은 우문각이 호흡조차 할 수 있는 시
간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우문각은 조진양의 진정한 실력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최소한 자신보다 한수 위의 고수였던 것이다.
우문각은 정신없이 십여 번이나 조진양의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었다. 그러나
온전하게 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조금씩 상처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일곱 걸음이나 뒤로 밀려 나 있었다.
칠절분뢰수의 빠름과 강함은 상상을 불허했다.
건의진뢰군 권공이 아니었다면 무문각은 벌써 바닥에 누웠을 것이다.
무문각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강하다. 십사대 고수 중에서 누구도 맹주를 이길만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인정찰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아운은 침착하게 사마점을 바라보았다.
윌광분검영으로 단 한 번에 죽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사마정은 그리 호
락호락한 고수가 아니었다.
분광파천뢰라면 모를까? 윌광분검영 단 한 번으로 죽일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아운이 펼칠 수 있는 삼절파천황의 절기는 윌광분검영 단 한 번뿐
이었다.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윌광분검영과 삼살수라마정으로 둘 중 한 면
을 죽여야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 '
판단을 내린 아운은 차분하게 자신의 무공을 끌어 올리고 연환육영뢰를 펼칠
준비를 하였다.
얼마 전에 육영추를 사용했으니 이제 육영뢰는 처음부터 사용해야만 했다. 아
운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의 불괴수라기공이 두 사람의 기세와 진기의 흐름을 읽어내고 있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가장 강한 무공으로 나를 상대하려 한다. 역시 내 약점을
노리고 있다, 이제 내 약점은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된 것인
가? '
아운은 이번 결전만 끝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극신공의 구단계에 들어서
야겠다고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그것은 훗날의 일이다
지금 당장은 눈앞의 강적들을 상대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