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章 : 풍운금룡(風雲金龍) (3)
그녀는 달리던 기세를 멈추지도 못하고 얼결에 손을 들어 흑룡의 공격에 대항하고 있었다.
‘이건 보물이다.’
여자의 얼굴을 본 흑룡은 순간적으로 초식을 삼 할의 힘으로 다시 줄였다.
북궁명과 같이 비겁한 놈으로 인해 죽이기엔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그래도 조마조마했다.
혹시라도 크게 다치면?
저 예쁜 얼굴에 상처라도 난다면?
자신도 모르게 더욱 힘을 빼고 말았다.
여자는 달리던 기세를 멈추지 못한 채, 앞으로 나가고 있었으며 북궁명은 더욱 비겁하게 몸을 굴려 옆으로 빠져나갔다.
여자와 흑룡이 정면으로 마주 설 때 여자가 얼결에 밀어낸 기운이 흑룡의 권세와 충돌하였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여자의 기세가 낙엽 모양으로 변하며 은은하게 붉은 기운을 내비친다.
원래 무공 중에는 붉은 기운을 내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에 흑룡은 그것에 별로 주의를 하지 않았다.
이는 그의 관심이 다른 곳에 가 있는 때문이기도 했다.
“퍽”
“크어억”
두 기운이 충돌하는 순간 비명과 함께 흑룡이 뒤로 주르륵 밀려나갔다. 그리고 뒤로 밀려나가는 흑룡의 가슴으로 또 한 가닥의 기운이 파고 들었다. 미쳐 방비고 뭐고 할 시간도 없이 극히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퍽”
하는 소리가 다시 한 번 들리면서 흑룡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그리고 뒤이어 이미 자리에서 일어선 북궁명의 검이 수평으로 그어졌고, ‘서걱’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흑룡의 목이 땅에 떨어졌다.
여자는 당연히 옥룡이었고, 그녀는 편일학 등과 함께 있던 면사사의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의 미모와 연기력, 그리고 단엽수의 단엽중첩경으로 흑룡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 일은 사전에 아운과 옥룡 그리고 북궁명이 철저하게 계획을 짜고 실행 시킨 작전으로 너무 쉽게 성공해서 오히려 옥룡과 북궁명이 얼떨떨할 지경이었다.
흑룡이 생각지도 못하게 죽어 버리자, 철혈사자대는 모두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들로서는 너무 어이가 없는 일이었고 상황은 전혀 예상해 보지 못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놀랄 시간도 없었다.
철혈사자대의 무사들이 놀라고 있는 그순간 금룡단의 뒤에서 적운 봉황대가 일제히 암기를 날렸던 것이다.
물론 암기에는 사천당가의 극독이 잘라져 있었다.
철혈사자대의 조장 중에 한명이 다급하게 고함을 질렀다.
“마...막아랏!”
그러나 그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암기들은 철혈사자대를 덮쳤고, 미처 피하지 못한 이십여 명의 대원들이 그 독암기를 맞고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이어서 돌진해온 금룡단의 수하들은 사정없이 무기를 휘두르며 철혈사자대를 유린하였다.
어이없이 흑룡이 죽으면서 기백과 사기에서 금룡단에게 밀린 철혈사자대는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특히 권왕에게 무공을 전수 받은 금룡단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눈으로 확인을 한 다음이었다.
권왕은 무적이다.
그가 관여한 일에 실패는 없다.
이미 강호 무림에 하나의 이정표로 만들어진 말이었다.
단번에 벌어진 일은 그 말을 되새기게 하였고, 그것은 철혈사자대의 대원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흑룡을 죽인 옥룡과 북궁명이 그들 사이로 뛰어들면서 삼백의 철혈사자대는 너무도 어이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당수련과 적운봉황대는 직접적으로 결전에 뛰어들지 않은 채 그 근처에서 적절하게 금룡단을 도왔고, 그 사이에 다섯 명의 풍운령들이 철혈사자대의 배후를 덮치고 있었다.
당수련은 철혈사자대와 금룡단 그리고 풍운령이 어우러져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 또 놀라는 중이었다.
그녀뿐 아니라 적운봉황대의 여자들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기기 막힌 방법으로 흑룡을 죽인 것도 그렇지만, 금룡단과 풍운령들이 싸우는 방식은 그녀들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었다.
특히 다섯 명의 풍운령과 북궁명, 그리고 옥룡은 그들 중에서도 발군이었다.
다섯 명의 풍운령들은 좌충우돌하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들의 기백과 용기는 몇배나 되는 철혈사자대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활약에 고무된 금룡단의 단원들은 풍운령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경쟁심까지 생겨 더욱 용맹하게 전투에 임하게 되었다. 풍운령 다섯 명은 어떤 경우에도 흩어지지 않고 함께 움직이면서 싸우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 같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볼수록 경이적이었다. 그리고 북궁명은 발군의 실력으로 철혈사자대의 조장만을 찾아내어 공격하는 중인데, 검의 수발(收發)이 자유자재였고, 검의 느리고 빠름을 마음먹은 대로 조정하고 있었다.
당수련은 그의 검이 흐르는 동선을 보면서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아름답다. 앞으로 저 사람은 삼무룡의 자리를 능히 차지하고도 남겠구나.’
그녀의 감탄대로 북궁명의 무공은 몰라 볼 만큼 강해져있었다. 실제 무공만 으로 따지면 금룡단원들 중에서도 발군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옥룡.
그녀는 삼무룡 중 한 명으로 그의 강함을 모르는 무인은 거의 없겠지만, 그녀의 진정한 정체를 모르는 적운봉황대의 여자들로서는 그저 놀라고 또 놀랄 뿐이었다.
단연코 그녀의 무공은 삼무룡(?)의 아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금룡단원들은 철혈사자대의 일대일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협동심에서도 이미 철혈사자대를 압도하는 중이었다.
너무 빠른 시간에 흑룡이 죽고 사오십명의 대원들이 죽으면서 철혈사자대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대사자금강진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불과 반각의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백명이 넘는 철혈사자대의 무사들이 고혼이 되었다.
조원의를 비롯해서 제이연회장을 급습한 맹주부의 수뇌들은 강호의 무사들 중 상당수가 이미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자신들을 기다렸다는 것을 알고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승부의 추가 점차 강호무인들에게로 기울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금룡단과 다섯 명의 풍운령, 그리고 옥룡의 맹활약은 모든 승부의 중심처가 되고 말았다.
거기에다가 갑작스럽게 검혼이 나타났고, 편일학은 일대고수가 되어서 나타났다. 검혼으로 인해 부맹주이자, 그들의 수뇌라 할 수 있는 철요명(조원의)마저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고 황상사우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철혈사자대가 지리멸렬(支離滅裂)하고, 철요명이 검혼 철위령에게 호되게 당하면서 위기에 빠진 그 순간이었다.
“모두 멈추어라!”
갑작스런 고함과 함께 북문이 열리면서 그 안으로 약 팔십여 명의 노무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등장으로 제이연회장의 혈투가 잠시 멈추었다. 그러나 그들의 고함에 결전을 멈춘 곳은 겨우 몇 군데고 풍운령들과 금룡단은 그들의 등장에 흔들리지 않고 철혈사자대를 유린하고 있었다.
나타난 노무사들 중, 맨 앞에 있던 노무사가 목에 두르고 있던 염주를 손에 들면서 고함을 질렀다.
“쳐라! 누구도 살려 놓지 말아라!”
팔십여 명의 노무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 중 몇 명은 금룡단과 풍운령들을 향해 달려왔고, 수뇌들 중 다섯 명은 부맹주인 철요명과 검혼이 있는 곳을 향해 신법을 펼쳤다.
“크어억”
비명과 함께 십여 명의 강호 무사들이 그들에게 제대로 대항 한 번 못해보고 쓰러졌다. 나타난 노무사들은 모두 푸른색의 경장 차림이었는데, 경장의 등에는 각기 한 마리씩의 용이 수놓아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