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권. 제 1 장 : 기호 지세 (2) (145/228)

제 1 장 : 기호 지세 (2)

사람이 눈앞에서 재로 흩어지는 장면은 비현실적이면서도 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맹주부의 인물들에겐 놀랄 시간도 없었다.

아운은 단 한 번 쓸 수 있는 태양무극섬까지 사용하고도 마뇌 야율초를 죽이지 못했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삼살수라마정으로 다시 한 번 마뇌의 생명을 노렸다.

귀가 재로 변해서 날아간 마뇌는 바닥을 구르고 있는 중이라 삼살 수라마정을 피하고 어쩌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조진양은 자신의 사자철권이 권왕 아운의 권기와 충돌하는 순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과연 그의 권기는 아운의 권기를 물리치고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뒤이어 날아온 또 하나의 권기가 그의 권기와 충돌하면서 서로 공멸하고 말았다.

"이건 도가의 중첩장과 같은 원리인가?"

조진양은 속으로 은근히 놀랐지만, 빠르게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자신을 한 번의 공격으로 묶어 놓고 마뇌를 죽이려 하는 아운을 저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아운을 향해 사진의 선풍사자신권을 펼치기도 전에 다시 한 개의 권기가 바로 코앞까지 날아오는 것을 느끼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 날아온 권기는 조금 전 두 번째 권기보다 훨씬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또 하나의 권기가 숨어 있을 줄 생각하지 못했던 조진양은 우선 자신을 향한 공격부터 막아야 했다.

결국 그는 위기에 처한 마뇌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고 있던 무림의 노고수들은 아운의 절묘한 공격에 감탄하면서 마뇌가 필히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마뇌와 함께 나타났던 노무사들 중 한 명이 어느새 자신의 검으로 아운의 수라마정을 막아가고 있었다.

그의 검이 단순에 다섯 번이나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땅. 따다당"

맑은 쇳소리가 들리면서 삼살수라마정이 모두 튕겨 나갔다.

"젠장"

아운은 투덜거리면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자칫하면 조진양과 자신의 삼살수라마정을 쳐낸 노고수의 협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 아운의 세 번째 권기를 처리하고 앞으로 나서려던 조진양이 미리 물러서 버린 아운을 보고 제자리에 멈추었다.

그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린 광전사의 흔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귀가 날아간 마뇌 역시 아직도 혼이 나간 표정으로 아운을 보고 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광전사 중 한 명인 추혼마검 사문이 묵묵히 서서 아운과 대치하고 있었다.

조진양은 갑자기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해, 한 번에 세 개의 권기를 형성해서 나를 공격한 것도 놀라운데. 그 권기의 속도를 교묘하게 조절해서 무려 세 번이나 연속 나를 공격한 것처럼 만들다니. 그리고 그 틈에 광전사 한 명을 죽이고 생쥐처럼 빠르게 물러섰군. 무공이나 재빠른 움직임이나 뭐 하나 모자란 것이 없어. 과연 권왕이다."

아운을 칭찬하면서 그를 생쥐로 비틀어 버린 조진양이었다.

그 말을 듣고 아운이 웃으면서 말했다.

"대초원의 생쥐는 제법 큰가 보군. 그 쥐가 나만한가? 그런데 아쉽게도 목적했던 야율초가 안 죽어서 좀 서운하군. 하지만 뭐 어차피 내 손에 죽을 테니 지금 살았다고 너무 좋아하진 말아야지. 지금이야 한 방에 죽을 수 있었지만. 다음에 내 손에 걸리면 좀 고달프게 죽을 거야?"

아운의 말에 마뇌 야율초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떨어져 나간 귀가 갑자기 아파온다.

아운이 두려워 감히 그의 눈조차 마주 보기 힘들었다.

만약 추혼마검 사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벌써 죽은 목숨이었다.

아운의 공격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자신이 아무리 광전사들 중 가장 무공이 약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광전사였다.

대초원에서 광전사란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영광된 칭호였다.

즉 야율초의 무공이 기준에 미달되었다면 광전사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는 말이다.

특히 자신은 다른 무공은 같은 광전사들 사이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신법과 보법에 있어서는 광전사들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실력이었다.

이는 자신이 직책상 다른 무공보다는 신법과 보법이 만약의 경우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쪽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기에 가능했던 경지였다. 

그 상태에서도 아운이 원거리에서 공격을 하였고, 자신의 눈치가 다른 사람에 비해 월등히 빠르기에 피하는 것이 가능했지. 자칫했으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을 뻔하였다.

그리고 겨우 살아나서 동료 광전사가 재가 되어 날아가는 것을 보아야 했다.

사실 그 모습은 야율초 뿐 아니라 조진양을 비롯한 광전사들은 물론이고 신주오기들을 비롯해서 선은들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조진양조차 조금 전 아운의 권공은 정면으로 받아 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조진양은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만약 정면으로 받았다면 설혹 내가 이기더라도 중상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정말 알수록 무서운 무공이었다.

새삼 아운을 다시 볼 수밖에 없는 조진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놀라거나 말거나 아운의 표정은 별로 밝지 못했다.

딱 한 번의 기습.

그것으로 마뇌를 죽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와룡은 물론이고 새로운 책사인 마뇌마저 죽음으로써 맹주부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실패했다.

비록 광전사 한 명을 일격에 죽이기는 했지만. 자신은 이제 당분간은 태양무극섬을 사용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삼절파천왕은 단계별로 사용해야 하는 무공이었다.

비록 수라마정을 연구하는 과정과 근래에 노력한 대가로 일절은 세 번, 이절은 두 번. 사용할 수 있게 늘어났지만. 그것을 순차적으로 펼쳐야 하는 한계는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단지 일절인 월광분검영을 사용하고 난 후 분광파천뢰를 두 번 연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조금 나아진 정도였다.

분광파천뢰 이후 거꾸로 돌아가서 월광분검영을 펼칠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다시 순차적으로 무공을 펼쳐야 하는 점도 어쩔 수 없는 삼절파천왕의 단점이었다.

장점이 크지만 단점도 많은 무공.

그것이 바로 육삼쾌의연격포인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아운이 처음부터 태양무극섬을 사용하기 위해 연회장에 오기 전 일절인 월광분검영과 분광파천뢰를 어딘가에 한 번씩 사용하고 왔다는 말이 된다.

조진양과 광전사들이 아직도 줄줄이 남아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것은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그나마 이전이었다면 나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아운은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용호대전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삼절파천왕을 단 한 번씩 밖에 사용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짧은 시간동안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일정을 세 번, 이절을 두 번 사용할 수 있게 늘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아운은 용호대전에서 십팔나한을 이길 수 있었다.

이는 아운의 무공이 수라마정을 녹이면서 팔 단계의 극한까지 도달해 있었기에 사능했고, 심살수라마정을 연격포에 섞어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얻은 이득이었다.

아운에게 아쉽다면 사간이라 할 수 있었다.

용호대전을 겪으면서 이제 구단계로 들어가는 확실한 길을 깨우쳤지만,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고 수련할 시간이 없었다.

이제 깨우친 것을 약간의 수련과정을 거치면서 확실하게 확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상황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운은 조진양을 바라보았다.

무림맹의 칠위가 그를 둘러싸고 있었으며, 마뇌는 뒤로 물러섰는데 그의 주변에는 여덟명이나 되는 고수들이 둘러싸고 있엇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나타났던 무사들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으며, 그들 중에는 자신의 삼살수라마정을 막아 낸 노고수도 함께 하고 있었다. 조진양은 아운을 본 다음 북궁손우를 보면서 말했다.

"이제 시작할 떄가 되었군."

제 2 장 등천잠룡 (1)

등천잠룡대가 앞으로 나서자. 광전사인 곽사와 명검 장황도 빠르게 떨어져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호연세가의 무사들 중 백여 명이 일제히 활을 들고 등천잠룡대를 겨냥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엄호의 안색이 조금 굳어졌다.

"저 독화살에 천마형성들이 당했단 말인가?"

천마혈성이 당할 정도의 독이라면 결코 만만한 것들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굳이 앞으로 나선 수하들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백전노장들이었고, 그 정도 상식은 몸으로 익히고 있는 노강호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있는 두 명의 부대수 중 한 명인 등천금창 어린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심중을 읽기하도 한 것처럼 어린이 수하들을 보고 말했다.

"독화살을 조심하라!"

그의 외침이 끝나기전 전에 호연세가의 수하들이 백 명의 등천잠룡대를 향해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그것을 보고 곽사가 놀라서 고함을 질렀다.

"조심하시오! 천마혈성이 저 화살에 당했소."

등천금창 어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선풍방진"

백 명의 등천잠룡대원들 중 오십 명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손에 들고 있던 죽창을 앞으로 내밀며 바람개비처럼 돌리기 시작했다.

날아오던 화살들은 죽창의 원 안에 걸려 모두 떨어지고 말았다.

그것을 본 설비향이 노래서 다시 명령을 내린다.

'방진 위로 화살을 쏴라!"

설비향의 명령이 떨어지자, 백 명의 호연세가 궁수들 중 약 오십 명이 하늘을 향해 대각선으로 화살을 쏘아 올렸고, 그 화살들은 죽창을 돌리는 등천잠룡대의 무사들 위를 넘어 그 뒤쪽에 있는 맹주부의 무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그 화살들이 하늘로 올라갔다가 방진을 통과하고 무림맹의 무사들과 천마혈성들을 향해 떨어져 내릴 때, 원을 그리고 돌아가던 죽창들 약 이십여 개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날아가는 죽창들은 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서운 속도로 회전을 하면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죽창들은 빠르게 날아가서 어느 순간 거의 멈춘 상태로 떨어져 내리는 화살들을 막는다.

회전하는 죽창들이 하늘에 지붕을 만들고 떨어져 내리는 화살들을 막아내는 모습을 일대 장관이엇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이십 여명의 무사들이 일제히 이이어창술을 펼친 것 같았다.

실제 그 비슷한 무공이라 할 수 있었다.

설비향과 밀각의 각주인 명검 장황은 등천잠룡대가 펼친 창술이 이기어창술과 비슷한 비창술이란 것을 알고 혼비백산하였다.

그들도 등천잠룡대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다.

어린은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두 번째 명령을 내렸다.

"철궁벽파"

순간 죽창을 돌리는 등천잠룡대의 뒤에 있던 오십의 대원들이 일제히 활을 꺼내들고 앞으로 겨냥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밀각의 각주인 장황은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선 화살은 정확하게 활을 쏘고 있는 호연세가의 무사들을 향하고 있었지만, 그 앞에서 죽창을 돌리고 있는 등천 잠룡대의 무사들이 화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사람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말을 탄 채 돌리고 있는 죽창이 화살의 진로를 막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즉 그들이 화살을 쏘게 되면 앞에서 같은 편이 돌리고 있는 죽창을 맞고 다시 튀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앞에서 죽창을 멈추면 호연세가의 무사들이 번갈아 쏘아대고 있는 화살에 노출될 것이다.

"발사"

어린의 명령이 떨어지자. 등천잠룡대의 화살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그런데 믿을 수 없게도 화살들은 회전하는 죽창의그림자를 그대로 통과해서 날아간다.

그것을 본 장황과 설비향을 기겁을 하였다.

특히 장황은 화살들이 어떻게 죽영을 뚫고 날아가는지 정확하게 보았다.

죽창을 돌리는 앞의 무사들은 뒤에서 화살이 날아올 때 아주 잠깜 죽창을 느리게 하여 화살이 통과하게 하거나 슬쩍 멈추면서 날아오는 화살은 쳐내고 뒤에서 날아가는 화살은 통과시켰던 것이다.

장황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하고 말았다.

"기가 막힌 시간차다."

그의 말대로 화살을 쏘는 사람은 앞의 무사가 찰라지간 죽창을 느리게 하거나 멈추어도 될 시간에 화살을 쏘았고, 앞에 있는 무사들은 뒤에서 쏘는 무사와 어떤 신호를 주고받으며 순간적으로 죽창의 속도를 조절하여 보지도 않고 화살을 통과시켰다.

물로 날아오는 화살들을 방어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이는 앞뒤의 무사들 간에 약간의 호흡이라도 흐트러지면 화살은 죽창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시기가 잘못되면 날아오는 화살이 장창의 회전을 통과해 날아 들 것이다.  그런데 누구하나 실수하는 무사가 없이 화살들은 죽창의 원을 통과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장황은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피 --- 피하라"

그의 고함은 적절했지만, 날아오는 화살들은 그의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마치 수십 가닥의 섬전이 직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수십 대의 화살들이 호연세가의 궁수들을 공격해 왔다.

"퍽.  퍽"

하는 소리들이 일제히 들리며 날아온 화살들은 궁수들의 심장과 머리를 뚫고 들어갔는데, 믿을 수 없게도 거의 모든 화살들은 한 개당 한 사람의 궁수를 공격해서 모두 성공을 하였고, 어떤 화살들은 궁수들 뒤에 있는 무사들까지 한꺼번에 뚫고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단 오십대의 화살에 오십 명의 궁수와 십여명에 달하는 무사들이 죽었다.

부사장도 없는 깨끗한 살상.

그걸 본 장황과 설비향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남은 오십 정도의 궁수들은 감히 더 이상 활을 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죽은 동료들을 보면서 겁에 질려 있었다.

어린은 냉소어린 표정으로 그들을 보면서 다음 명령을 내렸다.

"거창"

순간 하늘을 날아다니던 죽창과 원을 그리고 맹령하게 돌아가던 죽창들이 일제히 등천잠룡대의 손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죽창을 손으로 잡고 앞으로 향해 돌격 자세를 취한다.

그것을 본 장황이 기겁을 해서 궁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뭣들 하느냐? 어서 쫘라!"

남은 오십 정도의 궁수들이 허겁지겁 가시 활을 쏘려고 할 때였다.

"돌격"

어린의 고함과 함께 허공에 다시 오십가닥의 섬전이 호연세가의 궁수들을 향해 일제히 날아갔다.

죽창을 돌리던 등천 잠룡대의 무사들이 일체히 죽창을 던진 것이다. 서로 말하지도 않았지만, 그들의 죽창은 정확하게 오십 명 궁사들의 급소를 뚫고 들어갔다.

그저 일반 무사들보다 무공이 조금 더 강한 궁수들로서는 개개인의 무공이 선은들 이상인 등천잠룡대의 공격을 막을 순 없었던 것이다.

머리와 심장.

오십의 궁수들은 죽으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죽창이 날아온 거리는 이십 장.

그런대도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건 그들이 알고 있는 등천잠룡대가 아니었다.

그들 중에는 막 활시위를 당기려던 무사도 있었다.

빨라도 너무 빠르고, 정확해도 너무 정확하다.

그리고 그 위력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서웠다.

설비향은 장음지독으로 준비한 궁수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등천의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창을 던진 무사들 사이로 활을 쏘던 무사들이 빠져 나오고 있었는데, 그들은 어느새 들고 있던 궁을 말안장에 걸고 손에 죽창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죽창을 돌리던 등천잠룡대원들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가 하더니 그대로 말을 몰라 돌격하기 시작하였다.

말발굽 소리가 지축을 울린다.

그들의 맨 앞에는 등천금창 어린이 죽창을 비켜 들고 명검 장황을 함해 말을 몰아오고 있었다.

오십의 기마병이 돌진해 오는 모습은 마치 태산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제 2 장 등천잠룡 (2)

명검 장황은 가슴이 서늘해진다.

상대는 강했다. 

강해도 그냥 강한 것이 아니었다.

장황은 그것을 확실히 알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죽을 순 없었다.

"준사, 독강시들을 출동시키게 빨리."

설비향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여기서 독강시들을 내보인다면 이후 호연세가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절대로 감추어야 하는 비밀 중 하나가 바로 독강시들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세가의 가장 큰 비밀이라 할 수 있는 장음지독까지 사용한 후였다.

이길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야만 했다. 이후 호연세가는 무림맹이나 무림 정파라는 인연과는 영영 거리가 멀어지게 될 것이다.

설비향은 얼른 폼 안에서 호각을 꺼내 입에 대고 세게 불었다.

"덜컥"

소리와 함께 설비향과 호연세가의 무사들이 있는 뒤 쪽의 땅이 십여 군데나 벌떡 일어서면서 그 안에서 검은 복장의 괴인들이 한꺼번에 뛰쳐나왔다. 긔고 그떈 이미 오십의 무사들이 호연세가의 무사들을 덮치고 있었다.

장황은 자신의 옆으로 늘어서 있는 호연세가의 제자들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암전"

순간 호연세가의 무사들은 품 안에서 암기를 꺼내 다가오는 등천잠룡대를 향해 던지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암기를 던지기도 전에 어린의 명령이 먼저 떨어졌다.

"공격"

그는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바로 오장 앞에 서 있는 장황을 향해 들고 있던 죽창을 던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공격이었고, 어린의 공격 동작은 보고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빨랐다.

"투 --  투창."

장황은 기겁을 하였다.

거창 자세로 돌진하기에 당연히 기마창법으로 공격해 오는 줄 알았는데, 이들은 그저 거리를 좁힌 후 투창으로 공격해 온 것이다.

명검 장황은 들고 있었던 장검으로 자신의 절기인 명왕중중검법을 펼치면서 고함을 질렀다.

"투창이다. 모두 피하라!"

그는 장검으로 어린의 창을 옆으로 후려치면서 몸을 틀었다.

이십 장의 거리에서도 사람을 뚫고 지나간 창이었다. 그런데 불과 오장 앞에서 던진 창이다.

그 위력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일이었다.

"크윽"

손이 저릿한 느낌과 함꼐 장황은 뒤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섰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스친 창은 그의 오른쪽 뒤에 있던 한 명의 무사를 뚫고 그 뒤에 있던 무사까지 한꺼번에 뚫은 후에야 멈추었다.

두 명의 무사는 하나의 창에 나란히 꿰인 채 그 자리에서 퍼득거리며 죽어갔다.

장황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크윽"

"컥"

하는 비명이 연이어 들리면서 다시 칠팝십명의 무사들이 그 자리에서 죽어갔다. 암기를 던지지도 못하고 손에 움켜쥐거나 막 던지려는 자세를 한 채로.

빠르고 비정한 투창술이었다.

그리고 창을 던진 것은 오십 명.

죽은 무사는 약 칠여 명이 넘어 보인다.

말을 타고 전력으로 달리는 힘까지 더해진 죽창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십 명의 무사들을 죽이고, 그 뒤에 있는 무사들까지 뚫고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거침없이 달려오던 등천잠룡대의 말들이 그 자리에서 아발을 들고 거짓말처럼 멈추어 섰다.

그 기가 막힌 기마술에 놀라기도 전에 호연세가의 무사들은 다시 한 번 재앙을 격어야 했다.

멈추어선 등천잠룡대들 사이로, 그리고 그들의 머리위로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십 장 밖에서 날아온 화살도 피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공격해온 등천잠룡대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있었으니 더더욱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명검 장황과 설비향은 기가 막혀서 입을 벌리고 멍하니 등천잠룡대를 바라본다.

설비향의 천재적인 머리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설비향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네놈들이 아무리 강해도 호연세가의 정화라 할 수 있는 독강시들을 이기진 못할 것이다. 우리가 시험해본 독강시들은 무적이었다."

그는 입에 호각을 물고 두 번을 연이어 불어대었다.

장음지독과 함께 호연세가의 모든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았던 독강시들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장황이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뒤로 물러서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호연세가의 무사들이 독강시들의 뒤로 빠졌다.

그리고 그들이 있던 자리엔 독강시들이 들어섰다.

그 모습을 보고 엄호의 안색이 조금 굳어졌다.

"강시인가?"

어느새 그의 뒤에 대기하고 있던 밀영일호가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장군님, 네가 보기에 삼백년 전에 강호를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던 독강시들 같습니다."

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그렇지 않아도 등천잠룡대의 실전 훈련이 조금 부족했느데, 잘 하면 오늘 확실히 하겠군."

밀영일호가 조금 걱정스런 말투로 말했다.

"독강시들은 강합니다. 조금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정말 그런 생각을 한 것인지 의심스런 말투였다.

엄호가 어린을 보고 물었다.

"자신 있는가?"

돌격을 했다가 자리로 돌아온 어린은 다가오는 독강시들을 보면서 말했다.

"등천은 무적입니다."

그 말을 들은등천잠룡대원들의 표정에 자부심이 어린다.

그들을 공격해 오는 독강시들은 어느새 삼백구가 넘어가고 있었으며 아직도 지하에서 계속 올라오는 중이었다.

조진양이 시작 할 떄가 되었다는 말에 북궁손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까지 중원 무림을 속이고 이만큼 자생한 것도 정말 대단한 것이오. 맹주, 하지만 더 이상의 기만은 어려울 것이오."

조진양은 검왕 북궁손우보다 열 살이 더 많았다.

당시 혈궁대전때만 해도 형님 아우 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서로 주고받는 말이 딱딱해질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조진양은 고개를 조금씩 끄덕이며 말했디.

"그건 그렇지. 그리고 더 이상 기다리기엔 나도 나이가 너무 많다네. 그런데 내 자네게 물어 볼 것이 있네."

"말해보시오."

"자네의 독상은 어떻게 나은 것인가?"

북궁손우는 천마혈성을 보면서 말했다.

"천마혈성의 독성은 너무 지독해서 나는 정말 죽는 줄 알았소. 하지만 다행히도 손서의 도움으로 독상을 치료할 수 있었소."

조진양의 시선이 아운을 향하자 아운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천마혈성의 해독약 이백 알을 주면 말해주리다."

물론 조진양에게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일 것이다.

"주면 말해주겠는가?"

조진양은 뜻밖에도 진지했다.

아운은 조진양의 말이 반 이상은 진실이란 것을 알았다.

물론 절반 이상의 진실 그 이후에는 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 한다.

정말 줄까?

주고 안 주고가 문제가 아니라,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가져오면 말해 주겠소."

"먼저 말해주면 주지."

"우린 이 정도에서 그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난 진심인데."

"믿을 수 없는 진실은 있으나 마나한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흠"

조진양은 정말 궁금한 표정으로 아운을 바라보았지만 아운은 그에게 자신의 비밀을 가르쳐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때 소림의 목운대사가 조진양을 보고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진양, 네 놈은 지금까지 전 무림을 기만하였다. 그 값을 치루어야 할 것이다."

목운 대사는 신주오기의 한 명인 목우 대사의 사형이자. 무림맹의 부맹주 중 한 명이었다.

조진양은 목운을 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돌중은 나를 뭐라고 할 자격이 없지."

"지옥 불에 빠질 인간이로다."

격노한 표정의 목운 대사는 당장이라도 조진양에게 덤빌 기세였다. 그러나 조진양은 피식 웃으면서 칠위와 함께 뒤로 물러섰다.

아운은 조진양이 물러서자. 얼른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칠"

아운이 우칠을 부르자. 우칠은 자신이 밀고 들어왔던 마차 위의 비단을 한 번에 거두어 버렸다.

마차 안을 본 선은들과 정파의 고수들은 모두 탄성을 질렀다.

그 두 대의 마차 안에는 자신들이 두고 온 무기들이 모두 실려 있었던 것이다.

북궁손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권각을 장기로 삼는 무인들은 앞으로 나서고 무기를 쓰는 무인들은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무기를 찾아 가시오."

순간 선은들과 정파의 고수들은 빠르게 자리를 교체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마뇌는 품에서 호각을 꺼내 힘껏 불었다.

"삐이익"

순간 백여 명의 천마혈성들과 백 명의 소녀들이 일제히 앞으로 밀고 들어오며 공격을 해 온다.

"가라!"

고함과 함께 아운의 손에서 세 가닥의 경기가 날아가서 막 공격해 오는 천마혈성 다섯을 한꺼번에 쓰러트렸다.

삼살수라마정을 날린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얌전히 앉아 있던 우문각이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허공으로 뛰어 오르면서 공격해 오는 천마혈성을 향해 자신의 주먹을 질렀다.

파공성도 없고 아무런 기척도 없는 권세.

몇 명의 천마혈성이 대항도 못하고 십장이나 날아가 바닥에 쳐 박혔다. 우문각이 자랑하는 사대권공 중 하나인 무형신권이 펼쳐진 것이다.

그것을 보고 조진양은 마뇌와 함꼐 나타난 이십여 명의 고수들을 보고 명령을 내렸다.

"삼조, 막아라!"

조진양의 명령이 떨어지자. 네 줄기의 그림자가 우문각을 향해 그림자처럼 날아갔다.

그것을 본 아운은 우문각에게 경고를 하였다.

"우문 선배님 저자들이 진정한 천마혈성들입니다. 그러니 조심하십시오."

우문각은 아운의 호통을 듣자, 허공에서 몸을 틀면서 다시 한 번 천마혈성을 향해 무형신권을 펼쳤다.

전문적으로 십사대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천마혈성들이었다.

그들의 최종 목적은 십사대 고수와 함께 자폭을 하는 것이었다.

우문각은 그 부분에 대해서 아운에게 들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극히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마혈성들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가 뒤집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은은한 노을 빛 강기가 뻗어 나와 우문각의 무형권기와 충돌하였다.

"퍽"

소리와 함께 우문각은 뒤로 한 걸음 그리고 천마혈성은 뒤로 세 걸음 물러섰다.

뒤로 물러서는 천마혈성을 본 우문각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정말 강하다."

그는 한 번의 충돌로 천마혈성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완성형 천마혈성이라고 생각했던 백 명의 남자들과 백 명의 소녀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강함이었다.

이들이야 말로 진정 무림의 십사대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천마혈성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천마혈성 넷이라면 제 아무리 우문각이라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우문각과 삼조라 불린 네 명의 천마혈성들이 생사를 걸고 결투를 시작할 때 조진양은 아운을 보고 말했다.

"그 와중에도 저들이 천마혈성인 것을 눈치채다니 정말 대단하군. 완성된 저들은 그 기운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서. 이전에 아무리 생사 전을 치룬 상대라도 완성된 후에는 같은 동류의 천마혈성임을 알아 볼 수 없었을 텐데. 자네는 어떻게 알았나?"

"지금 폭발하고 있는 천마혈성들은, 이전에 내가 겨루어 보았던 천마혈성들에 비해 너무 약하더군. 그렇다면 저들은 완성형이 아니라 완성전의 천마혈성들일 것이라 생각했소. 그리고 지금 다가오는 저들은 혹시 광전사가 아닌가? 했었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모두 한결같이 무표정하더군. 그래서 생각해 보았지. 혹시 다른 천마혈성들을 내세워 타 무인들을 공격하게 만듬과 동시에 우리의 이목을 흐리게 하려는 전술 아닌가  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맹주어른."

말투가 조금 삐딱하고 끝에 맹주님이란 말은 비꼬는 투가 분명했지만, 조진양은 개의치 않고 고객을 끄덕였다.

"역시 자네는 말하기가 편하군, 맞네. 일단 저 소녀들은 혈린독녀들이라 하고, 남자들은 혈우독인이라고 부르네. 천마혈성이 아니라 천마폭인의 완성형이지만 자네의 처음 짐작대로 실상은 천마혈성 중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지. 그래서 우린 저들을 그냥 천마혈성이라고 부른다네. 물론 그들은 모두 자살용이네.

 단지 완성 전 단계과 아니라 그들은 모두 우리가 목적한 대로 완성된 자들일세. 한 마디로 소모품들이지. 물론 우문각을 상대하는 천마혈성들이나 지금 마뇌와 함께 있는 천마혈성들은 좀 다르네. 그들은 천마혈성들을 더욱 발전시켜 완성된 자들로, 십사대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자들이지. 우린 이들을 따로 혈인전사들이라고 부르다네. 아마도 자네나 옛 친우들이 아주 만족할 것이라 생각하네."

아운은 조진양의 말을 들으면서 마뇌의 근처에 쭉 서 있는 무인들을 보았다.

확실히 강해 보인다.

그들이 혼을 제어 당한 실혼인이란 사실이 쉽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아운은 그들 중 두 명은 천마혈성이 아니라 광전사란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의 광전사를 뺀 열여섯 명의 노인들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들은 정확하게 네 명씩 짝을 지어 걸어오고 있었는데, 각각 아운과 북궁손우 그리고 호연각과 장문산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십사대 고수들만을 향해 다가오자. 아직 결전에 참여하지 않고 아운과 조진양을 지켜보던 일부 동심맹 측 선은들 중 몇 명이 자손심이 상한 듯 다가오는 혈인전사들을 노려보았다.

특히 그들 중 성질이 급하고 자손심이 강한 곤륜의 곤오신장 묵오자가 혈인전사 중 한 명을 향해 운룡대팔식으로 신형을 날리며 고함을 쳤다.

"이것들이 뭐가 대수냐? 네놈들 중 한 명은 나와 겨루자."

세수 칠십이 넘은 묵오자는 현 동심맹의 장로인 운룡비천검 묵영자의 사제로 곤륜최고의 수공이라는 건곤육양수를 가장 완벽하게 터득한 노도장이었다.

평소 도인답지 않게 성격이 급하고 과격하기로도 유명한 인물이었다. 묵오자의 육양수는 열여섯의 혈인전사들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혈인전사의 가슴을 향해 치고 나갔다.

공격을 향한 혈인전사의 손이 허공으로 올라갔다. 싶은 순간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혈광이 묵오자의 육양수와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묵오자는 힘없이 뒤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서고 말았다.

"이익"

묵오자는 자신이 밀렸다는 사실에 더욱 크게 자존심이 상했다. 그가 다시 한 번 육양수를 펼치려 할 때였다.

"자네는 염치가 없군. 그들은 나를 상대하러오고 있는 중일세. 좀 비켜줄 수 없겠나?"

북궁손우의 점잖은 말 한마디에 묵오자는 안색이 변했다.

북궁손우는 자신과 배분은 같았지만, 나이가 더 많은 선배엿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의 명성은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강자였다.

"제가 실례를 했습니다. 선배님. 그럼 반드시 이기셔서 저 오랑캐들에게 진정한 무공의 정수를 가르쳐 주시기 발바니다."

묵오자는 그렇게 조용히 물러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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