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기호지세 (1)
조진양과 권왕 아운의 시선이 허공에서 단단하게 얽힌 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둘 다 담담한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신주 오기의 고수들이나 선은들은 그들 사이에 고조되어 있는 긴장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무척 평온해 보였다.
긴장감은 있었지만, 지금 벌어진 상황에 대한 놀라움은 없어 보인다. 이는 둘 다 이 싱황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진양은, 스승이자 아버지인 대전사에 의해 장문산이 팔 하나를 잃었고, 아운이 자신들의 정체를 전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운이나 장문산이 어떤 식으로든 준비를 하고 이번 결전에 임했을 거란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지 아쉽다면 아운이 완성된 천마혈성을 너무 쉽게 찾아내었다는 점이었고, 그로 인해 생각해 두었던 계획 일부를 다시 변경시킬 수 밖에 없었다는 점 정도였다.
아운 역시 자신과 동심맹의 결전을 맹주부에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엇인가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 짐작했었기에 새삼 더 놀랄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후면 생사를 걸고 결전을 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평점심은 보통 사람들이 흉내내기 힘든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조진양은 찬찬히 죽은 소녀의 모습을 본 후에 말했다.
"아깝군."
그 말은 곧 아운의 말을 인정하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더 숨기려 한다면 몽고의 광전사답지 않다고 할 참이었는데, 좀 쉽게 인정하는군."
아운의 말투도 상대를 적으로 인정한 말투였다.
조진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더 이상 숨기려 해도 소용이 없겠지. 그래도 피를 조금이라도 덜 흘리고 처리하려 했었는데, 너 하나 때문에 모든 계획이 조금씩 틀어지더니, 결국 끝까지 말썽이군."
완전히 인정을 한 셈이었다.
이는 곧 맹주부의 중심인물들이 모두 몽고의 전사들이란 말이었고, 지금까지 중원을 농락해 왔다는 말이었다.
선은들과 동심맹의 장로들 표정은 모두 아연한 표정들이었다.
물론 그 중에 몇몇은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있었다. 그러나 조진양이 선뜻 인정한 이상 더 안 믿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선은들 중 약 이십여 명이 연회장 안으로 들어오려는 소녀들을 막아섰고, 일부는 조진양과 칠위를 비롯해 맹주부의 고수들을 노려본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에게는 무기가 없었다.
연회장에 들어오기 전 맹주부에서 지정한 곳에 무기를 풀고 들어온 때문이었다. 그들은 무기는 들고 있지 않았지만, 조금도 당황한 표정들이 아니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강호들답게 벌써 상황에 적응을 한 것이다. 그러나 동심맹의 장로들과 그를 따르는 고수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조진양을 보면서 조금씩 한쪽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로서는 지금까지 맹주로 모셔온 인물이 몽고의 왕자란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동안 맹주부와 벌여온 협상들과 그들에게서 권력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벌여온 숨겨진 이야기들이 생각나자. 몸서리가 처질 수 밖에 없었다.
그것뿐이 아니라 그 외에도 수 없이 저질러 온 자신들의 치부를 저들이 알고 있다면, 그걸로 자신들을 협박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조진양과 맹주부의 무인들을 바라볼 때, 맹주부의 고수들은 조진양의 뒤 쪽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이 순간 누구보다도 황당한 사람 중 한 명이 호연각이었다.
그가 많은 사람들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일을 실행시키기도 전에 이상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호연각의 계획은 장음지독으로 맹주부의 인물들과 동심맹의 장로들, 그리고 각 문파의 선은들은 물론이고 북궁세가와 아운을 굴복시킨 후, 일부는 꼭두각시로 만들고 끝까지 대항하거나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자들은 전부 죽일 생각이었다.
그 다음에 자신에게 굴복한 동심맹의 장로들과 맹주부의 고수들을 이용해 북궁세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킬 생각이었다.
그 후 자신이 무림맹의 맹주로 등극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동심맹의 장로들에게는 독으로 중독시킨 다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리와 명예를 그대로 존속 시켜준다고 하면 분명히 시키는 대로 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그런데 급작스런 상황 변화로 계획했던 일을 잠시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맹주부가 대원의 후예일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밀각의 수하들에게 연락이 올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호연각은 은근히 불안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수하들을 살폈다.
그의 곁으로는 총관을 비롯하여 약 이십여 명의 노 고수들만이 모여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아주 잠깐 사이에 거대한 연회장 안은 살기가 감도는 장소로 변했고, 각자 몇 개의 패거리로 나뉘어 서로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되었다.
아운은 주변 상황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둘러 본 후에 다시 한 번 조진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방해가 되긴 했었군."
"인정하지,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아니면 계획적이었든 너로 인해 많은 계획이 틀어지게 되었다."
조진양의 말을 들으면서 아운은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조진양의 말대로 조금만 더 시간이 흘렀다면 맹주부에 의해 무림은 완전히 장악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사실상 그 직전까지 와 있었다고 할 수 있었다.
중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구파일방 오대세가는 그 위에서부터 썩어 있었고, 그 정도는 심각할 정도로 심했다. 그리고 그들의 약점을 모두 잡고 있는 맹주부가 그 점을 잘 이용한다면 중원은 아주 손쉽게 장악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착착 진행되어 가는 중이었고, 거의 성공 시기에 이르러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순간 아운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틀어졌다.
조진양의 입장에서 보면 아운은 정말 살려두고 싶지 않은 숙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운은 그런 조진양의 심정을 넘보며 말했다.
"어차피 피를 보지 않고 중원을 차지할 생각은 아니었겠지. 단지 몽고 전사들의 피를 덜 흘리고 얻으려 했던 계획이 조금 어긋났을 뿐이겠지. 그렇지 않소?"
조진양은 분하지만 그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맞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너 만큼은 반드시 죽일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오."
"그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오히려 당신이 내게 죽을 수 도 있을 텐데."
"몇 푼 안되는 명예와 향락을 위해 정신 팔린 늙은 것들 몇을 이겼다고 기고만장이군."
아운은 조진양의 대답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동조를 해서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니 괜히 이간질을 말아 주시오.
그리고 우리, 입으로 싸우는 것은 그만둡시다. 어차피 우린 상대를 죽이고 얻은 서푼의 명성을 벗 삼아 살아가는 무인 아니오. 당신이 그렇게 자신 있다면 지금 당장 앞으로 나오시오. 무인답게 겨루어 봅시다."
동심맹 장로들은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조마조마했었다. 그들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겁이 났던 것이다.
이제야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질렀는지 조금이나마 깨우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조진양이 정말 자신들의 치부를 말하기 시작하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운이 조진양의 말을 끊으면서 더 이상 자신들의 치부를 들추려 하지 않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운과 조진양을 지켜본다.
조진양은 잠시 아운을 바라보았다.
그의 나이가 아직 삼십도 안 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확실히 그는 동심맹 장로들의 치부를 들추어 그들끼리 불신하고 상잔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일부 있었다 .그런데 아운이 바로 눈치를 채고 자신의 말을 막은 것이다.
문득 아운이 도전을 해 오자. 가슴속에 숨어 있던 웅심이 다시 한 번 크게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허. 그리고 보니 어느새 내가 권모술수에 빠져 무인으로서 기상을 잊고 있었구나."
열기가 오른다.
그 동안 갈고 닦은 신수의 기가 꿈틀거리며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좋은 말이군, 자네는 지금 내게 도전을 한 것인가?"
아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
조진양이 한 발 앞으로 나서려 할 때였다.
"켈켈, 과연 권왕은 주먹뿐이 아니라 배짱도 대단하군."
조금 탁한 목소리로 말을 하면서 마뇌 야율초가 연회장의 육중한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약 십여명의 인물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는데, 그들의 뒤로는 백여 명의 무장을 한 무사들이 줄을 이어 들어와 문 앞을 가로 막고 나란히 섰다.
아운은 그들 백여 명이 모두 천마혈성임을 알아보았다.
북궁손우와 우문각 장문산을 비롯한 중원의 선은들은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기세를 읽고 안색이 변했다.
그들의 무공을 함부로 측정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특히 기묘하게 생긴 노인과 함께 나타난 십여명의 고수들은 하나하나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고수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북궁손우가 장문산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 자네는 저들이 누군인지 알고 있나?
- 광전사들이 아닌가? 싶네.
- 강해 보이는군.
- 우리보다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니 모두 조심해야 할 것일세.
북궁손우와 우문각은 조금 굳은 표정으로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셋이 나타난 인물들에 대해서 전음을 주고받을 때, 선은들 중 성격이 불같은 아미의 유청신니가 마뇌 야율초를 보고 물었다.
"시주는 뉘신가? 눈에 살기가 강한 것을 보니 마음이 선한 자는 아닌 것 같은데."
마뇌는 유청신니를 보고 누런 이를 드러내며 희죽 웃은 다음 말했다.
"야율초하고 하지. 하지만 늙은 여승은 나를 모를 것. 더 이상 헛심 쓰지 마시게."
유청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였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장문산이 그녀를 보고 고개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유청신니라고 하지만, 선배이자. 신주오기의 한 명인 장문산의 뜻을 거스르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막은 것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마뇌는 유청신니를 간단한 말 한마디로 무시한 다음 조진양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금 굳이 칸께서 저 어린 아이를 상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칸은 몽고의 황제가 되실 분. 쉽게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으음"
조진양은 아쉬웠지만, 일단은 마뇌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혹시 자신에게 무슨 사고라도 생긴다면 맹주부의 구심점이 없어진다.
아운은 조진양과의 일대일 대결이 마뇌에 의해서 틀어지자, 그를 보고 말했다.
"사마무기, 그 얼간이 대신 온 대원의 군사가 당신이겠지."
마뇌는 조진양이 자신의 말에 승복하는 것을 보고 일단 마음을 놓으며 말했다.
"맞네."
"조금 전 나를 지켜보던 쥐새끼도 당신이겠군."
마뇌가 희죽 웃으면서 대답한다.
"맞네, 내가 바로 그 쥐새끼일세, 이제 만족하나."
아운이 싱긋 웃고 말했다.
"만족하지. 그런데 지금 요 정도로 우리를 상대할 생각은 아니겠지.?"
"궁금한가?"
"당연하지"
"흐흐, 지금은 우리뿐이다."
"등천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포기해라! 마뇌."
마뇌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등천잠룡대가 늦어져서 무척 아쉬워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은 등천잠룡대에게 무슨 일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실제 등천잠룡대의 능력을 제대로 아는 무림인들은 없었다.
세상에 알려진 그들의 능력은 실제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광전사들만이 그들이 얼마나 강한지 안다.
특히 그들 개개인의 능력도 무섭지만 삼백의 등천잠룡대 중 백 명 이상이 펼치는 진법은 정말 무적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광전사 삼백이 펼치는 진법은 등천에 비하면 그저 어린애 장난 정도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림인들 중 유일하게 아운만이 그들의 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선은들을 비롯한 중원의 무인들은 등천잠룡대가 있고 없고에 큰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북궁손우를 비롯한 아운의 측근들만이 그에게 들어서 어렴풋이 등천잠룡대의 능력을 짐작하는 정도였다.
그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 올 떄까지 시간을 끌려던 조진양이나 야율초의 입장에서는 아운의 도발이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전력만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였기에 더 이상 숨기려 들지 않았다.
마뇌는 아운을 보면서 말했다.
"대단하군, 등천이 안가를 공격할 것까지 짐작하고 있었단 말인가?"
"물론이지, 그에 대비해서 조금 준비를 해 두었으니 쉽게 돌아오진 못할 것이다."
"흐흐 등천의 능력을 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하긴 그나마 등천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아는 것은 중원에서 자네뿐이지. 하지만 권왕 자넨 알아야 하네. 자네가 짐작하는 등천의 힘은 그들의 진정한 능력의 일할도 안 된다는 것을. 시간상의 문제지만 안가에 숨어 있던 고수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아운이 마뇌의 말에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뭐 난 상관없지만."
마뇌와 조진양 등은 아운의말에 이마를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인가? 그는 정말 자신을 돕기 위에 안가에 숨어 있던 고수들이 전부 죽어도 상관없단 말인가?
아운은 조금 당혹해 하는 마뇌와 조진양, 그리고 그들 주변에 서 있는 칠위와 이십여 명의 고수들을 보고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조금 전 내가 한 말의 진위에 대해서 궁금한가?"
마뇌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말해줄 텐가?"
아운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건 비밀인데."
조진양과 마뇌가 아운을 기대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죽어라!"
아운의 신형이 번개처럼 앞으로 나가면서 조진양을 향해 주먹을 질렀다. 이제 무극신공이 원래대로 돌아온 상황이라 어떤 무공이든 전부 사용할 수 있게 된 아운이었다.
기습으로 조진양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이것저것 가릴 것이 없었다.
갑작스런 공격이었다.
조진양의 입가에 고소가 감돌았다.
아운의 기습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먹인가? 그럼 나도 주먹으로 하지."
조진양이 아운을 향해 마주 주먹을 뻔었다. 이는 무림삼대권공의 하나인 선풍사자신권이었다.
아운의 육삼쾌의 연격포 역시 무적신권이란 이름으로 삼대권공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무림의 최고 권공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셈이었다.
육삼쾌의연격포 중 전 육식인 연환육영뢰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오호연환중첩권의 제사초식인 일권삼절풍과 선풍사자신권의 절초인 선풍사자추가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아운의 신형이 섬전처럼 한쪽으로 비켜나면서 마뇌를 향해 주먹을 질러갔다.
삼절파천황의 마지막 초식인 태양무극섬이었다.
아운은 마뇌를 죽이기 위해 일단 일권으로 조진양을 묶어 놓은 후 최강의 무공으로 마뇌를 공격한 것이다.
이는 반드시 죽이겠다는 일념이 깃든 공격이었다.
""번쩍"
하는 섬광이 이는 순간 마뇌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닥을 굴렀다. 태양무극섬은 마뇌의 귀를 스치면서 그의 뒤에 서 있던 한 명의 광전사를 공격하였다.
이십사 명의 광전사 중 한 명인 풍인은 기겁을 해서 자신의 최고 절기인 풍사강기를 펼쳐 아운의 태양무극섬을 마주 쳐 나갔다.
"퍽" 소리와 함께 강기의 파편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다행히 풍인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기습을 당한 마뇌와 얼떨결에 공격을 당한 동료가 안전한 것을 보고 광전사들이 안심을 할 때였다.
한 줄기 미풍이 풍인의 몸을 흔들었고. 풍인의 몸은 재가 되어 서서히 흩어진다.
모두 아연한 표정으로 풍인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