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88장 (89/129)

제88장. 연리지(連理枝)-인연을 맺다

고덕은 가주의 초대로 가주 일가의 점심 식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자리엔 그리도 보고 싶었던 고이현의 모습도 보였다.

“어! 대협. 언제 오셨어요?”

들어서는 고덕을 발견한 고이현은 펄쩍 뛸 정도로 반가워했다. 그런 동생의 모습에 고일천의 눈가엔 그늘이 졌다.

“조금 전에 왔어.”

“그러셨군요. 다시 보니 반가워요.”

“나도.”

버젓이 부모가 버티고 있는데도 여식에게 서슴없이 하대다. 결코 기분이 좋을 리 없는 모습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섬전혼의 입가에선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평소 보이던 부친의 성격대로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고일천의 눈엔 이채가 어렸다.

“현이의 아비인 고유장이외다.”

고가의 가주가 아닌 고이현의 아버지를 내세웠다. 이번 만남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문제는 고덕의 답이었다. 평상시처럼 대하자니 문제가 생겼다. 여식에게 관심이 있다는 놈이 ‘고덕이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고덕입니다.”

소흥왕을 빼면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공대였다.

상대의 인사에 만족한 표정을 지은 섬전혼이 자신의 곁에 선 여인을 가리켰다.

“내자라오.”

“현이의 어미랍니다.”

“고덕입니다.”

정중한 포권을 더한 고덕의 인사에 고이현의 모친은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 주었다.

그렇게 인사가 끝나자 섬전혼이 의자를 가리켰다.

“자- 앉읍시다.”

섬전혼의 말에 가족이 모두 의자에 앉자 식사가 들어왔다.

하녀들이 정갈하게 차려 놓은 음식을, 섬전혼을 시작으로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상당히 느릿하게 진행되었는데, 분위기를 미처 몰랐던 고덕은 평소처럼 숨 두어 번 들이쉴 시간에 식사를 마쳐 버렸다.

그렇게 되자 상황이 우스워져 버렸다.

다른 사람은 아직 반도 먹지 못한 상황에서 젓가락을 놓고 멀뚱히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애꿎은 반찬만 집어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곤욕스런 식사 시간이 지나자 차가 나오고 비로소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식사 시간 내내 섬전혼을 비롯한 가족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화의 시간도 모든 가족을 물리고 섬전혼과 고덕 단둘만의 자리였다.

무언가 시험을 받는다는 느낌 때문인지 고덕은 그 자리가 꽤나 불편했다.

“내 여식을 눈여겨보았다고 들었소만.”

“예. 그게…….”

솔직히 이곳으로 출발할 마음을 먹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출발하던 그날, 형이 해준 한마디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준 셈이었다.

‘다시는 후회 따윈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형의 그 말처럼 고덕은 이번만큼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숨을 고른 고덕이 다시 답을 이었다.

“맞습니다. 마음이 있어 찾아뵈었습니다.”

“여식을 만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으로 아오만…….”

“시간이 마음을 결정하지는 않더군요.”

고덕의 답에 잠시 그를 바라보던 섬전혼이 말을 이었다.

“모용가의 휘는 내게 자식 같은 아이라오. 그 아이가 말하더이다. 그대가 내 여식에게서 다른 이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이오.”

순간 숨이 막혔다. 마치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숨이 가빠지고 도망치고 싶었다.

배에 힘을 주고 형이 했던 말을 계속 되뇌었다. 그러자 천천히 숨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면 내게 다른 이의 대역으로 여식을 내달란 말인 게요?”

“제가 이곳까지 왔을 때는 그림자가 아니라 본모습을 보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로 끝이 날지는 솔직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본모습을 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고덕의 말에 섬전혼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솔직히 숨겨진 자신의 동생인 삼아, 고삼의 말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내쳤을 말만 골라 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고성을 지르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를 보고 온 동생이 말했다. 분명히…….

‘제가 어쩔 수 없는 사람입니다. 저보다는 확실하게 윗줄, 그것도 약간 윗줄이 아니라 한참 위입니다. 어쩌면… 천하오존이 방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이 지금의 인내를 지키는 원동력이었다. 여식의 일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천하오존 앞에서 핏대를 올려 세울 수는 없는 일이라 판단한 때문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내가 허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었소?”

“그렇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압니다.”

“하면 무엇이오? 무시인 게요?”

아무리 참으려 해도 말투에 날이 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설마 그럴 리가요. 그저 마음을 알리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숨어서 지켜보고 곁을 맴도느니, 드러내고 바라볼 생각입니다. 그것이 귀 세가에도, 또 이현 소저에게도 예의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허허, 많이 생각해주셨소이다그려. 과년한 딸의 곁을 그리 맴돌 테니 이해하라, 뭐 그 말이 아니외까? 이거야 원. 그걸 말이라 하는 게요?”

결국 참지 못한 섬전혼의 음성이 올라갔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 곧바로 이어진 음성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여식의 곁을 맴도는 것도 나름의 명분이 서야 하는 게요. 그래야 내가 두고 볼 수 있는 게 아니겠소.”

“그저 마음의 결정을 하기 위한 시간이라 보아주시면 아니 되겠습니까?”

“그대 같으면 그런 마음으로 다가온 이에게 장중보옥을 내줄 수 있겠소이까?”

딸이 없어 무슨 느낌인 줄 모르겠지만, 조카 손녀들을 생각하니 대번에 울화가 치밀었다.

그런 놈이 다가서면 바라볼 생각은 없다. 단박에 머리를 박살내줄 순 있어도 말이다.

생각이 그에 이르자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물음에 답은 않고 피식거리며 웃는 고덕을 섬전혼이 차가운 표정으로 보았다.

“내 말이 웃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려.”

“아, 아닙니다. 그게… 저 같으면 머리를 박살내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고덕의 답에 섬전혼의 입가에도 헛웃음이 달렸다. 그리 생각하는 인사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다니, 좀처럼 속내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혼란스럽다는 게 내 솔직한 마음이오.”

섬전혼의 말에 고덕의 음성이 이어졌다.

“흠…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군요. 일단 처음부터 시작하지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가진 자리에선 최고봉에 선, 하지만 마음엔 항상 빈 허공만 담고 있는 사람이 말입니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이후로 이어진 고덕의 이야기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섬전혼은 미동도 없이 그 이야기를 들었다. 때론 탄식하고 때론 슬퍼하면서…….

“그래서 잊기로 했지요. 잊을 수 없었지만 잊어야 했으니까요. 잊지 못하면 세상을 피로 씻을까 두렵기도 했고……. 그러다 보았습니다. 우연이었지만 그녀가 살아온 것 같았지요. 처음엔 그녀의 살아생전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했습니다. 기뻤고, 그와 동시에 슬프기도 했지요.”

“그 대상이 내 여식입니까?”

“예. 미안합니다만,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이지 본인이 아니더군요.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달랐습니다. 실망도 했고, 현실을 바로 보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한데…….”

“한데?”

“집으로 돌아가서도 얼굴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그게 그녀의 모습인지, 아니면 이현 소저의 모습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지요. 짧지 않은 시간을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답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생각나는 웃음이 그녀의 웃음이 아니라 이현 소저의 웃음이었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그래서 찾아온 겁니다. 다시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진실로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에 아직도 취한 건지, 아니면 그녀의 모습을 찾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고이현이란 여인을 마음에 두게 된 것인지도…….

고덕의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말이 없던 섬전혼이 물었다.

“정체를 묻는다면 진실로 이야기해줄 수 있겠소이까?”

섬전혼의 물음에 고덕은 망설였다. 자신으로 인해 일어난 백도의 분란을 알기 때문이다.

그 탓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결심을 굳힌 고덕의 입이 힘겹게 열렸다.

“이미 말한 대로 이름은 고덕입니다. 달리 사람들이 검마라 부르기도 하지요.”

어렴풋이 짐작하던 이름이 확신으로 다가오자, 절로 이는 침음을 감출 수 없었다.

“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 이름에 얽혀 좋은 꼴을 본 백도의 문파는 없었다.

남궁세가는 검마의 직접적인 위해를 받았고, 단리세가는 검마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모종의 공격에 멸문 직전까지 몰렸다.

그나마 조금은 낫다는 안휘협가도 꼴이 우스워지긴 마찬가지. 단리세가의 뒤통수를 쳤다가 검마로부터 엄중한 항의를 받고 봉문한 상태다.

이 상황에 절강고가의 이름이 얹힌다면…….

이름이 열거된 세 개의 문파와 비교한다면 규모나 전력에서 절강고가는 상대 자체가 안 된다.

그 말은 비슷한 경우를 당한다면 고가는 흔적도 없이 날아갈 공산이 크다는 뜻이었다.

“내가 무슨 결정을 하리라 보시오?”

“아마도 나라면 거절할 것입니다.”

“흠…….”

고덕의 답에 섬전혼의 입에선 다시금 침음이 흘렀다.

솔직한 말에 뭐라 할 말이 없었던 탓이다.

한데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게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뭐랄까, 오기 같은 것이 솟구친다고나 할까?

무슨 연을 맺은 것도 아니고 그저 교제를 잠시만 지켜봐 달라는 말인데, 그랬다고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겁을 집어먹는 것은 자신의 비위에도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딸아이의 말을 들어보고 난 후 결정을 하겠소.”

그것이 섬전혼이 우선 내린 결정이었다.

자신의 결정에 다시 고일천이 머무는 전각으로 고덕이 물러나자 섬전혼은 고이현을 불러들였다.

자신을 불러놓고 아무 말도 없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고이현은 조용히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서야 부친의 입이 열렸다.

“내가 널 부른 것은 한 가지 일을 묻기 위함이란다.”

“말씀하세요, 아버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휩쓸려 침울해할 법도 하건만 고이현은 밝은 미소에 발랄한 음성 그대로였다.

그것이 고덕이 말한 잊히지 않았다던 특징이니, 새삼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고덕이란 사람 말이다.”

“예.”

“그가 너와의 교제를 청해왔구나.”

“음… 그래서 아버지는 뭐라셨어요?”

놀라거나 수줍어한다거나, 그도 아니면 좋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그 특이한 반응에 답은 미뤄두고 물음부터 던질 수밖에 없었다.

“무슨 생각인 게냐?”

“아마도 아버지는 모용 오라버니의 말 때문에 주저하시는 것이겠죠?”

“휘가 네게도 말을 했더냐?”

“모용 오라버니는 제가 상처를 입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 그렇더구나. 하면 네 생각은 무엇이냐?”

“음… 그간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무슨 생각을 말이더냐?”

“그 사람 생각이요.”

“흠…….”

이번에도 섬전혼의 입에서 침음이 새어나왔다.

어쩔까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란다. 걱정스런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부친에게 고이현이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그 사람은 제가 아니라 또 다른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그 정도는 모용 오라버니의 말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 사람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마치 내 안의 무언가가 그 사람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같이 끌어당겨요.”

“좋아한다는 거냐? 그를?”

불안한 섬전혼의 물음에 고이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르겠어요. 그냥 생각이 많이 나요. 날 바라보던 그 따듯한 시선이, 미소 짓던 그 입술이, 그리고 내 말에 조용히 끄덕여 주던 고갯짓도… 자꾸 머릿속에 떠올라 돌아다녀요.”

“그 정도로 잘난 사내는 아닌 듯 보였다만…….”

딸 가진 아비의 시기일까? 아니면 딸의 마음을 흔들어 보자는 이기심인지 모를 섬전혼의 말에 고이현은 작게 미소 지었다.

“알아요. 그 사람, 모용 오라버니보다 열 배는 못생겼다는 걸요. 팽 오라버니보다는 백배쯤 기백도 없어 보이고, 당 오빠보다는 천배쯤 재미도 없죠. 우리 오빠의 만배쯤 어둡다는 것도 걸리고……. 그래도 생각나요. 많이, 아주 많이요.”

딸아이의 말에 섬전혼은 굳어지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한마디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한 가지는 잘못 본 거 같구나.”

“제가 무엇을 잘못 본 걸까요?”

“천하에서 그보다 기백이 넘치는 사람은 없을 게다. 천하오존의 수좌라 불리는 검마가 기백이 없을 수 없겠지.”

“검… 마요?”

“그래. 너희가 애초에 기다렸다던 검마가 바로 그 사람이다.”

부친의 말에 비로소 자신들이 그리 쉽게 풀려난 이유가 해명되었다.

그동안은 무언가 미진한 듯했더니 이제야 명명백백해진 셈이다. 한데 처음에 검마란 이름을 들을 때만 해도 두렵기만 하던 기분이 지금은 별다른 감흥이 없다.

이미 겪어본 까닭인지 좀처럼 알 수 없었다.

“그랬군요. 역시 그였어요.”

생각 외로 무덤덤한 딸아이의 반응에 섬전혼이 물었다.

“걱정되지 않느냐?”

“그게… 정말 저도 의외이긴 한데, 별로 걱정은 안 되는데요.”

그 답에 섬전혼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런 부친에게 고이현이 물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하기로 하셨는지 아직 말씀 안 해주셨는데요?”

딸의 물음에 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섬전혼이 입을 열었다.

“네 의중을 물어보고 답해주기로 했다.”

“하면 이젠 어쩌실 생각이세요?”

“난 아직 네 답을 듣지 못했다.”

간접적으로는 수많은 표현이 등장했지만 직접적인 답은 듣지 못했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말이었다. 하지만 부친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지 아니면 천성인지, 환한 미소를 그린 고이현이 밝은 음성으로 답했다.

“허락해주세요. 보고 싶어요.”

“흐음…….”

딸의 답에 섬전혼은 또다시 침음을 흘려야만 했다.

* * *

그날 저녁, 저녁 식사에 초대된 고덕은 음식이 차려진 정자에서 홀로 기다리는 고이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를 본 순간, 고덕은 위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 없었다.

“어서 오세요, 공자.”

자신의 신분을 알 텐데도 또래의 청년 대하듯 해주는 고이현의 음성에 고덕의 미소가 더욱 깊어졌다.

마치 자신의 구박에 사랑한다 말해주던 연화의 고집 같은 배려가 가슴을 찔러왔기 때문이다.

식사는 웃음이 가득했다. 고이현은 재잘거리는 입을 잠시도 멈추지 않았고, 고덕은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달이 떠서도 둘의 이야기는 끝이 날 줄 몰랐다.

결국 저물어가는 달이 정자에 딸린 정원에 자리한 연리지에 걸려서도 둘의 이야기는 여전히 웃음 속에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고가의 밤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8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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