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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후궁으로 깨어나다-42화 (42/283)

##  42화. 연비

……나한테 고백하더니. 다른 여자와 팔짱 끼고 산책까지 다니네.

후궁은 자기 한 사람만 바라보라고 있다던 말. 홧김에 내뱉은 말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진심이었나 보다.

뭐, 말이야 맞지. 따지자면 후궁이 황제 한 사람만 보라고 있는 건 맞아. 맞는데. 그래도 기분이 나쁜걸.

“소주?”

원웅이 다시 한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괜찮아.”

나는 아까와 같은 대답을 하고서 휙 몸을 돌렸다.

“신경 안 써.”

내가 척척척척 앞으로 걸어가자, 어느 정도 황제와 거리가 생겼을 즈음. 원웅은 울적한 목소리로 물었다.

“신경을 안 쓰신다면서 왜 자리를 피하세요, 소주?”

“대화할 마음이 사라져서. 사과할 마음도 사라졌고.”

“소주…….”

* * *

밀실 회의실에서 나온 황제는 심각한 얼굴로 회의 중 오간 이야기를 되짚었다.

‘수오부 군왕과 손을 잡은 무림 세력.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숨겨져 있다고…….’

그게 어디일까. 물론 어디이든 반드시 해결해야 했다.

수오부 군왕과 손을 잡았던 무림 세력이 군왕이 암살당하자마자 바로 마음을 바꾸어서 야욕을 꺾을 리는 없으니.

그들은 분명 다음 목표를 찾을 것이고, 어쩌면 이미 다른 목표가 있을지도 몰랐다.

반드시 그 세력을 찾아서 꺾어 두어야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저…… 폐하.”

그런데 막 검은 도포를 벗고 곤룡포를 입으려는 황제를, 그림자인 초한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왜 그러지?”

황제가 묻자 초한은 빠르게 설명했다.

“천 귀인에 관해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폐하.”

초한은 황제의 그림자 중 가장 은신술이 뛰어난 여자로, 가끔 황제의 명령으로 천 귀인을 밀행했다.

오늘도 천 귀인의 행방을 쫓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보고할 거리가 생긴 것이다.

“무엇이냐.”

“천 귀인이 폐하를 찾아 나섰다가 ‘가짜 폐하’를 보았습니다.”

“연금을?”

“예.”

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둘이서?”

“아닙니다. 가짜 폐하가 연비 마마와 함께 있는 걸 보고 기분이 상해서 돌아갔습니다.”

황제의 이마에 더욱 깊은 주름이 드리워지자, 초한은 그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찌할까요?”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차가웠다.

“짐과 무슨 상관이냐.”

초한은 떨떠름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관없다고? 진짜?

그러나 진짜인 듯 황제는 옷을 다 갈아입자마자 차갑게 돌아섰다. 뭐 이래라저래라 지시도 없었다.

당황해 선 초한에게, 승언이 눈짓을 건네고서 얼른 황제의 뒤를 따라 나갔다.

“…….”

“…….”

그런데 웬걸. 초한을 곤란하게 할 정도로 차갑게 돌아선 황제가 심궁으로 가는 대신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가.

승언은 말없이 뒤를 따라가다가 감히 황제의 뜻을 짐작하기 어려워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폐하. 어디 가시는지요?”

“청적에 간다.”

돌아온 말에 승언은 입을 벌리고 황제의 뒤통수를 쳐다보았다. 청적은 왜?

승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대답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다시 변복한 황제가 청적에 가자마자 평소 천 귀인과 나란히 앉아서 노는 바위에 걸터앉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앉아 있기만 하는데…….

‘천 귀인을 기다리시는 건가.’

누가 봐도 ‘자신과 상관없다’던 천 귀인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 * *

‘청적에 갈까.’

터덜터덜 처소로 돌아온 후. 나는 평상에 앉아서 잠시 고민했다.

청적에 갈지 산책을 할지 틀어박혀 잠이나 잘지 수련을 할지.

그렇게 이각 정도를 고민한 결과 나는 결국 청적 대신 비밀 장소에 가기로 결심했다.

가서 수련이나 해야지. 이럴 때일수록 집중할 거리가 필요하니까.

물론 황제가 다른 후궁과 팔짱을 끼고 다닌다고 해서 내가 크게 신경을 쓰고 그런 건 아니다.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자꾸 생각이 나긴 하니까, 역시 다른 데 집중할 거리가 필요해.

그래도 이건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일단 수련에 몰입하고 나자, 정보호에게 돈을 뜯긴 일, 황제가 내게 후궁 관련해 막말을 퍼부은 일, 황제가 막말을 퍼붓고서 다른 후궁과 즐겁게 산책하던 일 등을 모두 잊고서 완전히 수련에 몰두할 수 있었으니.

“소주…… 폐하를 잊으려 하시는 거예요?”

“폐하께 받은 상처 때문에 그러세요?”

하지만 측근 궁녀인 원웅과 부성은 내가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기를 반복하자, 날 볼 때마다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황제가 다른 후궁과 어울리는 걸 목격한 내가 커다란 충격을 받아서 이런 행동을 한다 오해한 듯했다.

처음엔 황당했지만, 굳이 풀 오해도 아닌 듯해서 나는 두 사람이 계속 오해하게 그냥 방치했다.

하지만 8일 째 되는 날에는 나도 수련에서 벗어나 현실에 부딪혀야 했다.

“소주. 사자 친왕 전하 선물로 뭘 준비할까요?”

아침 식사를 다 마친 뒤 원웅이 한 질문 때문에.

오늘도 수련하러 갈 생각에 얼른 의자에서 일어나다가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선물? 웬 선물?”

“곧 친왕 전하의 생신이잖아요.”

“그런데 나도 선물을 사야 해?”

“그럼요. 친왕 전하는 폐하께서 유일하게 아끼는 이복형제시라, 매년 궁중에서 연회도 열어주시는걸요. 그래서 보통 다들 공개적으로 선물을 드려요.”

원웅은 내가 곤란해하는 걸 눈치채고는 떨떠름하게 덧붙였다.

“꼭 드려야 한단 법도는 없지만, 안 드리면 눈에 띌 거예요.”

원웅이 설명을 마치자마자 부성이 옆에서 물었다.

“왜 그러세요, 소주? 곤란한 표정이세요.”

내 표정에서 노골적으로 곤란한 티가 났나 보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나는…….

“돈이 없는데.”

“예?”

부성은 내가 장난치는 줄 알았던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

“그럴 리가요. 소주께서는 돈을 착실하게 모아두셨잖아요?”

“진짜야.”

정보호한테 정보를 사러 갔다가 사자 친왕 그놈 때문에 다 날렸거든. 젠장, 그런데 사자 친왕한테 선물을 사줘야 한다고?

하지만 이 일은 몰래 외출했을 때 벌어진 일이라 남들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내가 끙끙거리자 원웅과 부성은 그제야 장난이 아니란 걸 깨달았는지 ‘어쩌지?’ 하는 시선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없는 돈을 뚝딱 나오게 할 수는 없는 법. 안 그래도 좁은 내 침실 안이 어색함으로 꽉꽉 채워졌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내내 입술을 벙긋거리던 원웅이 주저하면서 가까스로 의견을 내밀었다.

“저…… 소주. 연비 마마께 도움을 청하면 어떨까요?”

“연비?”

연비라면 분명 오월궁의 주인이지. 돈이 많긴 할 거다. 하지만-.

“나랑 안 친한데, 갑자기 도움을 청하면 이상하지 않아?”

내가 떨떠름하게 묻자 원웅이 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래도 동복 언니신데, 급하면 도와주시지 않을까요? 며칠 전 일도 있고…….”

며칠 전? 아니, 그보다 뭐?

“동복언니라고? 연비가? 천, 아니, 내 친언니라고?“

동생이 죽었다 깨어났다는데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는 동복언니라.

언니가 아닐 때도 안 친한 사람 같았는데. 언니란 걸 알고 생각해보니 더 안 친하게 느껴진다.

아니, 난 지금까지 천소여한테 동복언니가 있는 줄도 몰랐어!

그렇잖아? 웬만큼 사이가 나쁘지 않고서야 동생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 사람이라도 한 명 보내 ‘괜찮냐’ 물어볼 텐데. 그러지 않은 사이라면…….

“역시 돈 안 빌려줄 거 같은데.”

딱 들어봐도 사이가 엄청나게 나쁘네.

“음. 그럴 것 같긴 해요, 소주.”

원웅아 원웅아. 돈 빌리자는 제안을 한 건 너잖아. 내 말에 바로 수긍하지 마!

* * *

연비에게 돈을 빌리는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이후로도 나와 원웅, 부성은 머리를 맞대고서 좋은 방도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궁 안에서 친구라고 할 사람이 얼마 없다 보니 대안이 쉬이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친왕에게 바칠 선물은 비싸야 할 텐데. 돈을 빌리는 것도 문제인데, 큰돈을 갑자기 어디서 빌린단 말인가.

“요즘 소주는 염 귀인과 친하게 지내잖아요. 염 귀인께 부탁드려보면 어떨까요?”

생각하다 못해 나중에는 부성이 염 귀인 이름까지 입에 올렸지만,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거절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왜 걔랑 친해? 나 걔랑 안 친해.”

물론 염 귀인이 생각보다 괜찮은 애 같긴 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갑자기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니까.

내가 얼른 부정하자 원웅과 부성은 다시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이 빈약한 대인관계 탓에 그들은 결국 돌고 돌아 같은 제안을 반복했다.

“그래도 연비마마께 여쭤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 * *

다른 선택지를 찾지 못한 관계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연비를 찾아가는 수밖에.

사실 울며 겨자 먹기로 간 건 아니지만.

어쨌든 연비를 찾아가기로 결정하자마자 나는 거울을 보며 몇 가지 준비를 했다.

옷차림은 최대한 단정하고 검소하게. 입가에는 아련하고 애정어린 미소를 띠고. 말투는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이런 연습과 옷차림이 효과가 있었나. 동영궁을 나와 오월궁으로 가 연비를 찾자 다행히 나를 바로 들여보내 주긴 했다.

사이 나쁜 자매니까 얼굴조차 안 보려 할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던 걸까?

어쨌든 나는 생각보다는 손쉽게 청색으로 된 멋진 연비의 방 앞에 도달할 수 있었고, 심호흡을 한 뒤에는 방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방 안은 바깥에서 볼 때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외관은 내 처소보다 몇십 배는 좋아 보이는데.

내부는 오히려 내 방과 비슷했다. 더 넓긴 하지만 일단 대충 보아서는 그렇다.

하지만 침실인데도 방이 세 칸으로 되어 있고, 침상은 가장 끝 칸에 화장대라거나 책상 등은 두 번째 칸에, 그리고 탁상은 가장 첫 번째 칸에 있었다.

연비는 그중 두 번째 칸 화장대 앞에 앉아 있는 듯했는데, 하늘거리는 휘장이 두 번째 칸과 첫 번째 칸 사이를 가리고 있어서 누군가 거기에 있단 것 외에는 알 수가 없었다.

거기까지 보고 나서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음. 이제 어쩐다.

여기 계속 서서 연비가 아는 척하기를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나 왔다고 먼저 말을 걸어야 하나?

일단 문은 닫았고. 나 들어오는 소리도 들었을 것 같은데.

“소여니?”

다행히 연비 쪽이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죽었다 깨어난 동생에게 아는 척도 안 한 분치고는 퍽 다정한 목소리로.

“응, 언니. 나야.”

그 목소리에 맞춰서, 일단 나도 사이좋은 자매인 척 대답을 해보았다.

‘천년비’는 형제자매가 없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게 맞는진 모르겠지만.

음. 그런데 내가 대답을 하자마자 안쪽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네.

천소여는 평소에는 이런 식으로 언니와 대화하지 않았나? 친언니가 아니라 직급 높은 후궁을 대하듯 대답해야 했나?

우물거리고 있자니 하얀 손이 나타나 장막을 스르륵 걷었다.

모습을 드러낸 연비를 보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하나는 연비가 천소여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

다른 하나는 며칠 전 황제와 팔짱을 끼고 산책하던 후궁. 그 후궁이 바로 연비라는 것 때문에.

‘뭐야. 연비랑 천소여, 전혀 안 닮았잖아? 한 명은 외탁을 하고 한 명은 친탁했나?’

천소여가 미인이 아니란 건 아니다.

하지만 천소여는 너무 우울한 인상인 반면, 연비는 그런 기색이 전혀 없는 밝고 화사한 인상이었다.

“어…… 안녕. 오랜만이야.”

잠시 멍하니 그녀를 보다가 나는 일단 거듭 인사를 건넸다. 할 말이 없어서 던진 것이다.

참 이상하지.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데.

황제 옆에서 날 보며 씩 웃던 사람이 연비이고 언니라는 게 충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연비는 나를 보고서도 전혀 놀란 기색이 아니었다. 연비는 기억을 안 잃었으니 당연하겠지만.

오히려 그녀는 내 ‘오랜만이야!’ 하는 인사를 타박하기까지 했다.

“며칠 전에도 보았잖니.”

“아, 그건 그렇지.”

“그런데 왜 오랜만이라고 그러니?”

“난 기억을 잃었잖아.”

“그런 얘기를 얼핏 듣긴 했지. 하지만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던데. 아직도 기억을 못 찾은 거니?”

나한테 진짜로 관심 없구나, 이분. 사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아예 관심이 없어. 원래 형제자매는 이런가?

“어. 아직 못 찾았어. 언니가 언니란 것도 안 지 얼마 안 됐어.”

그래도 일단 솔직하게 대답하자, 연비가 “그래?” 하고 고개를 기웃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온화하게 웃으면서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

이렇게 보면 사이가 아주 나빠 보이진 않고?

그렇지만 며칠 전에 황제 옆에 딱 붙은 채 날 보면서 웃던 걸 생각하면 좀 찝찝한 구석이 있긴 한데.

그런데 내가 딱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순간. 내내 다정하게 웃고 있던 연비의 표정이 갑자기 확 차가워졌다.

가면을 쓰고 있다가 확 치워버린 것처럼 순식간에 바뀐 표정은, 사람을 얼떨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뭔가 싶어 쳐다보자 연비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꾸짖었다.

“황제 마음을 잘 잡고 있구나, 기억을 잃더니 한결 똑똑하게 굴게 되었구나, 기특하구나, 생각했는데. 며칠 전에 보니 내가 장난질하자마자 바로 표정 관리가 안 되더라?”

“어?”

“기억이 돌아오면서 다시 멍청해 지고 있는 거니, 기억을 잃으면서 더 멍청해진 거니?”

나는 ‘언제 돈 얘기를 꺼낼까’ 두근두근 기다리다가, 뜬금없이 혼이 나는 바람에 눈을 커다랗게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 상황에 갑자기 혼나는 것도 이상한데. 내용도 이상했다. 뭐라고? 황제 옆에서 날 보면서 웃은 그게…… 장난을 친 거였다고?

나는 연비의 흐름을 따라갈 수가 없어서 얼떨떨하게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다 대놓고 직접 묻자, 연비는 손을 뻗어 내 뺨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우아하게 웃었다.

“기억을 잃었다니, 네가 여기에 온 첫날 내가 해준 이야기를 다시 해주마 동생아.”

“응.”

“황제는 사람이 아니야. 물건이다. 먹이지.”

“!”

“그는 죽과 같다. 따뜻하고 맛나게 두려면 계속 불길을 주고 저어주어야 하지. 조금이라도 불길이 약해지면 안 돼. 하지만 명심하렴. 네가 휘저어야지, 거기에 데이면 안 된단다. 알았니?”

“어…… 솔직히 말해도 돼?”

“황제를 사랑한단 말을 하고 싶다면 말하지 말거라.”

“그건 아닌데.”

“그러면 말하렴.”

“뭔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내가 멍하게 중얼거리자 연비는 고개를 기웃하며 물었다.

“황제 때문에 온 게 아니니?”

“아니, 돈 꾸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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