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왜 그런 거야
권력자의 짝사랑 상대가 되는 건 참으로 편리하구나.
자신도 사랑해달라고 하면 곤란할 텐데. 혼자 짝사랑만 하겠다니, 이건 꽤 편하다.
황제는 변덕스럽게 툴툴거리면서도 결국 내가 말한 조건에 꼭 맞는 비밀 공간을 알려주었다.
완벽하게 숨겨진 공간은 아닌데, 귀신이 나온단 소문이 돌아서 사람들이 안 간단다.
그래도 괜찮냐고 묻기에 괜찮다고 대답했더니, 황제는 거기에 가라고 했다.
“그래놓고 폐하께서 오시면 어쩌지요?”
“안 간다. 치사해서 가지 않는다.”
“약조한 겁니다.”
그렇게 단단히 약속까지 한 다음 날.
나는 신이 나서 황제가 알려준 장소로 갔다. 그가 약도까지 그려주어서 길 찾기도 쉬웠다.
그곳은 후궁전과 황후궁이 모여 있는 동쪽 구역 안이 아니라, 심궁과 동쪽 구역 사이 어딘가.
따지고 보면 황제의 침소와 가까운 구역에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안 다닌다지.
완벽하다, 완벽해!
가서 보니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구역이 보였다. 문은 있었지만 떼버린 모양인데, 담 안쪽을 보니 더욱 완벽했다.
풀이 보송보송한 공터라니!
뭐. 사실 아직 날씨가 추워서 바삭바삭한 풀이지만, 어쨌든 이 정도면 최고다. 날씨 풀리면 보송보송해지겠지.
약간 꺼림칙한 게 있다면 황제의 침소와 가까운 구역인데도 귀신이 나온단 소문이 도는 이유……인데.
왜 그러냐 물어봤더니 황제도 신경을 안 써서 모르겠다 대답했지.
벽이 있단 건 이 안에 건물이 있었단 거고. 건물 안에서 누가 죽은 건가?
그래서 시체 치우고 건물도 치웠나? 하지만 귀신 소문은 계속 나고?
“흠. 가능성 있는데?”
하지만 무섭지는 않다. 죽은 사람이라면 많이 봤으니까.
그럼 탐색은 이 정도로 끝낼까?
나는 주위에 아무도 없단 걸 확실하게 확인한 후 얼른 치마를 벗었다. 치마 안에는 미리 편한 바지를 입고 왔지.
이후 가볍게 몸을 푼 다음 가부좌를 틀어서 내공 상태를 확인했다.
본격적인 수련은 하지 못해도 잠들기 전에 내공심법은 꾸준히 해서인가.
쥐꼬리만큼이지만 내공이 모이긴 모였구나. 옛날에 비하면 턱도 없지만.
혹시 황제한테 내공을 높일 수 있는 영단 같은 거 달라고 하면 주려나? 그런 게 왜 필요하냐고 의심할까?
그래도 내가 익힌 게 마공이라 다행이지.
정파들이 익히는 내공심법을 익혔더라면 15년, 아니, 성인 몸이니 20년은 내공 모으느라 소진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막 정신을 집중해보려고 하는 순간.
이게 뭐야. 누군가 가까이 다가온다. 대놓고 오는 게 아니다. 살금살금 온다.
황제 이 자식, 혼자 두겠다더니 방해하러 온 거 아냐?
나는 도끼눈을 뜨고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살금살금 가까이 온 상대는 담 안쪽으로는 들어오지 않았다.
정신을 집중하고서 상대의 인기척을 살펴보니, 몸을 숨기고 내 쪽을 엿보기만 한다.
황제의 그림자들이 딱 이런 기척인데. 혹시 황제가 사람을 보낸 건가? 내가 뭐 하는지 살피라고?
아주 염퉁머리 없는 황제 같으니라고! 자기가 안 보러 온다더니 남을 보네?
거짓말은 안 했네. 거짓말은 안 했는데…… 그래서 더 짜증 나네. 편법도 아니고 이게 뭐야?
결국 나는 무공 수련을 중단하고, 일부러 드러누워서 눈을 감았다.
“햇살 좋다…….”
그러고서 태평하게 중얼거리며 그 상태로 내내 뒹굴거렸다. 황제의 그림자가 보다 보다 질릴 때까지.
이러다 보면 황제도 의심을 거두고 사람을 보내지 않겠지.
* * *
“기껏 혼자만의 공간을 달라 해놓고. 안에서 늘어져서 햇볕만 쬔다고?”
천년비의 예상대로 기척의 주인은 황제가 보낸 그림자였다.
그림자에게 천년비가 비밀 장소에서 한 일들을 보고 받은 황제는 혀를 찼다.
“이렇게 게으를 수가 있나.”
내내 누워서 일광욕만 하다니. ‘일들’이라고 하기도 뭐하지 않나.
“어찌할까요?”
“며칠 지켜보다가 계속 그런다면 다음부턴 가지 마라.”
“예.”
* * *
황제의 그림자는 정말로 끈질겼다. 일주일 동안 비밀 장소에 갔는데, 와, 일주일 내내 따라왔다.
내가 뒹굴뒹굴 노는 동안 담벼락 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 지겨운가? 대체 언제 비켜주려는 거지?
그 때문에 요즘은 청적으로 가서 떡돌이도 만나지 못했다. 그냥 저 황제의 그림자와 누가 먼저 물러나나 경쟁 중이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지치긴 했는지, 지켜보다가 빨리 돌아가기도 하지만.
이대로 며칠 지나면 아예 안 올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오기가 생겨서라도 오늘도 그 비밀 장소에 가려는데. 웬일일까.
침실 밖으로 나갔더니 내 처소로 연얼 군주가 걸어오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긴장해서 어색하게 쳐다보자, 그녀는 웃으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오늘은 시비를 걸러 온 게 아니니 안 그래도 됩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시비를 건 건 아나 보다.
“예.”
그래도 내가 낯설어하자, 연얼 군주는 들고 있던 하얀색 자기병을 들어 올렸다.
“뭡니까?”
“술. 같이 마십시다.”
술? 나 술 잘 안 마시는데.
“떡을 좋아한다기에 떡도 좀 챙겨 왔어요.”
떡도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닌데. 내가 떡 좋아한단 이야기는 어디서 들은 거야?
* * *
그렇다고 일부러 친해지겠다고 떡과 술을 챙겨온 사람한테, ‘나 그거 안 좋아해요’라고 보낼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녀와 함께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한두 시진은 어색해서 죽겠구나 생각하고서.
하지만 연얼 군주는 의외로 시비를 안 거니까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죽은 오라비 얘기를 너무 많이 하긴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았을 때니까.
그렇게 반 시진쯤 지나자, 놀랍게도 나도 이 자리가 즐거워졌다.
떡도 맛있고. 술도 향이 좋고. 아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도 운치가 좋고.
무엇보다 내 또래와 이렇게 오랫동안 즐겁게 얘기해 보는 건 처음이라 신이 났다.
개원이도 있지만 그놈은 개자식이니 예외로 치자. 떡돌이도 있지만…… 걔랑은 오래 얘기한 적은 없으니까.
그러다가 문득 연얼 군주가 우스운 이야기를 꺼냈다.
“오라버니는 무림을 좋아했어요. 무림인들에겐 의와 협이 있다면서 늘 감탄했죠.”
예? 무림인들한테요? 아이고오.
객관적으로 웃긴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듣는 무림인 입장에선 참 우스웠다.
사자 친왕도 그렇고, 대체 귀하고 곱게 자란 왕족분들이 왜 무림에 신경을 이리 많이 쓴대?
게다가 의와 협은 얼어죽을. 의와 협이 아니라 고집과 아집이겠지. 마음 맞는 이들끼리만 똘똘 뭉치는 성미 고약한 작자들.
아. 수오부 군왕은 암살당했지. 귀하게 커도 여기저기서 위협을 많이 받긴 했겠어. 혹시 그래서 강한 걸 동경하는 건가?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나도 호기심은 있어요. 천 귀인은 어떤가요?”
“아 저도 뭐. 그냥 호기심 쪼끔. 남들 정도로만 있습니다.”
어쨌든 다들 호기심이 있어 보이니, 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연얼 군주도 무림에 호기심이 있다니, 혹시 ‘부활한 천년비’에 대한 이야기를 알지 않을까?
내가 무공을 수련해서 월담이 가능해지기 전에 우선 연얼 군주를 통해 그런 정보를 얻을 수는 없나?
일단 슬쩍 운을 띄워 보자.
“무림인 중에는 ‘천년비’랑 ‘정영검 개원’이 둘이 특히 유명하다 들었는데요.”
“두 사람 이름이라면 나도 들어봤어요.”
연얼 군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술을 한 잔 마셨다.
“한쪽은 흑도. 한쪽은 정도. 그런데도 무척 친했다죠. 이런 점도 무림인들의 좋은 점 같아요. 다른 파끼리 친구가 되다니, 정말 호방하지 않아요?”
무림인 당사자들이 아니라서 그런가? 사자 친왕도 그렇더니, 연얼 군주도 그 사실을 신기하게 여길 뿐 ‘천년비가 개원을 타락시켰다’고 보진 않는 눈치네.
나는 이에 용기를 가지고 좀 더 물어보았다.
“요즘은 어떻게 지낸대요?”
* * *
“천년비…….”
비가 내릴수록, 두 손으로 만든 엉성한 무덤이 자꾸 패여갔다. 남자는 몸으로 무덤 위를 덮으며 흐느꼈다.
“왜 자결한 거냐. 왜.”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게 얼굴 위를 계속 흘러내렸다.
우산을 쓴 여자는 그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다가갔다.
그녀는 우산을 옆에 두고 남자의 등을 끌어안으며 같이 흐느꼈다.
“개원아. 이러지 마. 죽은 사람은 어쩔 수 없어. 네 몸만 상해. 응? 천년비도 네가 슬퍼하면 하늘에서 같이 슬퍼할 거야. 응?“
* * *
황제의 어머니, 즉 궁전 최고 우두머리께서 날 불렀다.
소식을 전해준 건 이번에도 측근 궁녀인 원웅이었다.
“지금 당장?”
“내일이요. 소주와 점심 식사를 함께하고 싶으시대요.”
“알았어.”
우두머리님이 날 왜 부르는진 모르겠지만, 부르면 가야지 뭐.
나는 태연히 대답하고서 황제가 준 내 비밀 구역에 갔다.
연얼 군주와 만난 다음 날부터 황제가 보낸 그림자는 내 비밀 구역에 더 오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이라곤 햇볕을 쬐는 게 전부라 믿고 드디어 포기한 모양이었다.
잘됐지. 덕택에 난 그날부터 본격적으로 무공 훈련을 시작했고, 오늘도 무공을 훈련하기 위해 온 거였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평소처럼 가부좌를 틀고서 운공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 정도가 지나자마자 바로 다리를 풀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집중이 안 돼.’
마공을 익힌 덕택에 나는 다른 무림인들보다 훨씬 빠르게 내공을 익힐 수 있다. 마공은 이게 장점이지.
하지만 마공을 마공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
내가 익힌 마공은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이 크고 주의점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몸이 마공을 버티지 못하고 우르르 무너진다.
이 때문에 내공을 돌릴 때 세심하게 잘 집중해야 하는데.
내일 태후를 보러 갈 일이 신경 쓰여서 집중이 안 되니 그냥 때려치운 거였다.
참 이상해. 대답할 땐 별생각 없었는데, 왜 인제 와서 갑자기 그 생각이 나는지.
‘집중 집중!’
일다경 정도를 빈둥거리다가 다시 자세를 잡았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한숨을 내쉬고서 나는 도로 가부좌를 풀었다.
하긴. 내가 이렇게 전전긍긍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쩔 수 없지. 난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게 제일 힘든걸.
내가 궁중 생활에 대해 아는 건 많이 없지만, 높으신 분들한테 찍히면 고달파지는 건 안다.
연얼 군주한테 찍혔을 때만 해도 얼마나 귀찮고 곤란했어?
권력에서 살짝 비껴가 있는 연얼 군주만 해도 그 정도였는데, 우두머리인 태후한테 찍혔다가는……. 으으.
태후라면 전에 심심하다고 시를 읊어보라 했던 그분인데. 왜 갑자기 날 따로 부른 거지?
* * *
결국, 고민 끝에 청적으로 갔다.
떡돌이가 필요해. 떡돌이는 궁중 생활을 오래 했으니 이런 걸 잘 알 거 아냐.
그러나 한 시진 가량을 기다려도 떡돌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에는 여기에 죽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로바로 나타나더니.
‘에이. 평소에 이랬으면 애초에 비밀 장소를 추가로 안 만들어도 됐는데.’
그러고 보니 요즘은 황제의 그림자와 신경전을 벌이느라 떡돌이 얼굴도 많이 못 봤어. 아쉽네.
어쨌든 더 기다려봤자 소용이 없을 듯해서 바위에서 일어났다. 그냥 처소에 돌아가야지.
그런데 청적에서 나가려고 보니 익숙한 얼굴이 그제야 나타났다.
“떡돌아!”
오랜만에 만난 떡돌이었다.
어디에 다녀왔나? 백색 장포 차림인데, 잘 어울렸다.
“뭘 한다고 그간 안 온 거지?”
오랜만에 만났단 생각은 떡돌이도 마찬가지인지, 그는 날 보자마자 인사를 생략하고 타박부터 했다.
근데 웃기네? 나도 며칠 못 오긴 했지만 자기도 그 전에 잘 안 나타났으면서!
“그러는 너야말로 뭘 한다고…….”
하지만 똑같이 항의하려고 보니 난 떡돌이가 뭘 하느라 바빴는지 알고 있어서…… 입을 다물었다.
“왜 말을 하다 말고 멈춰? 신경 쓰이게.”
그게 찝찝한가. 떡돌이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되물었지만 난 고개를 젓고서 대답을 감췄다.
“아냐.”
떡돌이는 자기가 내관인 걸 필사적으로 숨기잖아. 굳이 아는 척할 필요는 없어. 모른 척해주자.
“그렇게 그윽하게 쳐다보니 더 찝찝한데.”
하지만 떡돌이는 눈치가 빨랐다.
그는 내가 자기를 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겼단 걸 알아챈 듯, 연신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어. 네가 내시란 걸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이해는 안 가지만 떡돌이의 자존심이 이젠 떼고 없는 양물에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입을 다물어주어야지.
“난 의리가 좋으니까.”
“그윽한 시선이랑 의리가 무슨 상관인데?”
“있어, 그런 게.”
“가끔씩 넌 좀 이상해.”
“하지만 넌 이런 내 모습에 반했잖아.”
“…….”
“왜?”
떡돌이가 혀를 찬다. 다행이야. 네가 자기 정체를 알아차렸단 걸 아직 그는 모르나 봐.
그 순간. 문득 그를 위로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떡돌이는 얼굴이 참 잘났다. 내가 본 남자 중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난 떡돌이만큼 잘생긴 남자는 사자 친왕과 개원이, 흑합 장군 외엔 본 적이 없다.
한 자리가 남지만, 사람 일은 모르니 한 자리는 비워두자.
젠장, 개원이 칭찬을 해주고 나니 기분이 더럽네.
어쨌든 결론은, 떡돌이를 위로해주고 싶단 거다. 저렇게 잘난 얼굴을 하고서 의기소침해지다니.
사람은 누구나 장점이 하나 이상은 있는데, 떡돌이 장점은 그게 얼굴이니까.
“천 귀인. 몹시 신경 쓰이니까, 정말로 그렇게 가엾어 죽겠단 표정 좀 안 지으면 안 돼?”
“힘내란 말을 네게 하고 싶어서.”
“힘내라니?”
“중요한 건 가운데 있지 않잖아.”
“!”
떡돌이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너무 대놓고 말했나?
아는 척할 생각은 없었는데.
“뭘…… 알고 말하는 건가?”
이런. 역시 너무 노골적으로 말했나 봐. 자기가 내관인 걸 들켰을까 봐 불안해하고 있어.
결국, 좀 더 에둘러서 표현했다.
“중요한 건 네 심장에 있단 뜻이야.”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지?”
“네가 심란해 보여서.”
그는 입을 다물고서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당혹스럽단 목소리를 냈다.
“난 네가 멍청한 건지 영리한 건지 가끔 구분이 안 가.”
“이 자식아, 누구더러 멍청하단 거야?”
“이런 걸 보면 분명…….”
“멍청하단 말 생략해도 다 알아듣거든?”
떡돌이는 팔짱을 꼈다. 고민에 잠긴 얼굴. 내 말이 그에게 힘이 되었을까?
“아 참. 나도 너한테 상담할 거 있어.”
“‘나도’라니. 난 너한테 상담받은 기억이 없어, 천 귀인.”
“방금 해줬잖아. 이리 와봐. 나도 해줘.”
잡아끌자, 떡돌이는 툴툴대면서도 순순히 내 옆으로 왔고 우리는 나란히 커다란 바위에 앉았다.
앉기 전에 한 번 더 튕기는 시늉을 하긴 했으나, 막상 자리를 잡자 떡돌이는 바로 순순히 물었다.
“그래, 뭘 상담받고 싶은데? 혹시…… 연애 상담? 황제의 마음 같은 거? 그런 거라면 내가 알려줄 수 있는데.”
“그렇게 티 안 내도 다 알고 있어.”
너 황제 내시인거.
“알아?”
“그리고 내가 궁금한 건 그딴 게 아니야.”
“그딴…… 천 귀인!”
“있지, 우두머리 마마가 뭘 좋아하는지, 혹시 알아?”
“우두머리 마마는 또 누구야?”
“황제 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