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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후궁으로 깨어나다-6화 (6/283)

##  6화. 다른 사내와 사통하느냐

날 편들어 다른 궁인들을 망신시켜 주었으니, 그에 맞는 보답을 해야겠지.

떡돌이에게서 예쁜 화분을 받은 그날 저녁. 나는 감사의 편지를 적었다.

- 화분은 잘 받았어. 네 뜻이 정 그렇다니, 계속 아는 척은 하고 지낼게.

그리고 다음날 아침, 원웅을 시켜서 떡돌이에게 이 편지를 전하도록 지시했다.

“흑합장군한테 이 서신을 전할 수 있겠어?”

청적에서 기다렸다가 얼굴을 보고 고마움을 전해도 되긴 했지만, 상대가 굳이 선물로 사과를 했으니 나도 서신을 보내려는 것이었다.

“그럼요!”

원웅은 자신만 믿으라면서 가슴을 탕탕 두드리고서 편지를 품안에 챙겼다.

“당장 다녀올게요!”

“벌써?”

“어차피 지금은 할 일도 없는걸요.”

원웅은 편지를 챙겨 들고 날듯이 울타리 밖으로 나갔다.

나는 원웅의 뒷모습을 향해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내 편지를 받고서 '천 귀인은 정말로 아량이 넓구나!' 감탄할 떡돌이를 생각하니 흐뭇했다.

절대로 떡돌이가 잘생겨서 흐뭇해 하는 게 아니다.

무림사적 취급을 받으며 무림인들에게 고립되어 있던 내가, 이곳에서는 유명한 장군과 친분을 쌓고 있단 게 흐뭇한 거지.

나는 아예 평상에 앉아서 원웅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원웅은 태감 둘이 내 전각 앞을 깨끗하게 치우고, 부성이 간식으로 떡을 쪄 왔을 즈음 나타났다.

“답서는?”

나는 부성이 쪄온 떡 하나를 원웅에게 내밀며 재촉했다.

절대로 떡돌이가 쓴 답서를 읽고 싶어서 조른 게 아니다. 그냥 내가 쓴 편지에 대한 답을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지금까지 내가 무림인들에게 받은 서신은 딱 세 종류였는걸.

1) 모월 모일 몇 시에 그대와 결투를 청하오.

2) 내가 죽이러 가겠다

3) 사악한 악적, 이 분노를 풀지 못하고 죽는 게 아쉽구나!

약간씩 변주도 있었지만, 보통은 이런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떡돌이는 나한테 저딴 내용의 답서를 보내지 않겠지.

나는 손바닥을 펼치고서 원웅에게 거듭 요구했다.

“답서, 답서.”

그러나 원웅은 빈손이었다.

“죄송해요, 소주. 답서는 없어요.”

“정말이야? 제대로 전했는데?”

“예.”

내가 허망한 표정으로 무릎을 두드리자, 원웅이 괜찮다며 얼른 그럴듯한 말을 했다.

“어휴, 소주. 장군께도 답서를 쓸 시간을 주셔야지요.”

“그런가?”

“그럼요! 당장 답서를 줄 수 없는 게 당연해요.”

원웅의 말은 그럴듯했다. 그래. 제대로 된 서신이라면 응당 한 장을 작성해도 공들일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럼 우린 떡 먹으면서 기다리자.”

“좋은 생각이에요, 소주!”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려도 답서는 없었다.

결국 나는 다시 방 안에 들어가 떡돌이에게 보낼 두 번째 편지를 작성했다.

- 답서 요망. 빨리 요망. 당장 요망. (추신 : 창문으로 보낼 것)

원웅이 그 사이 자리를 비웠기에, 이번에는 부성에게 서신을 주고 당부했다.

“당장 답서를 받아오진 않아도 되지만, 답서를 꼭 적으란 말은 전해야 돼.”

“그럼요! 염려 마세요, 소주.”

부성은 자신만만하게 서신을 들고서 밖으로 달려갔다.

* * *

가벼운 걸음걸이로 신이 나서 달려가던 부성은 동영궁을 나와 희원궁 앞을 지나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태감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으악!”

태감은 허둥거리는 부성의 팔목을 잡고서 강제로 손에 쥔 서신을 뺏들었다.

서신을 챙긴 태감은 부성을 놓아주었고, 부성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서신은 이미 염 귀인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서신을 빼앗은 태감은 염 귀인의 태감이었던 것이다.

“무슨 짓이에요!”

부성은 항의했으나, 염 귀인은 태연히 서신을 뜯고서 내용물을 꺼냈다.

이윽고 염 귀인의 입가에 노골적인 비웃음이 걸렸다.

그녀는 입을 가리고서 하하하하 크게 웃더니, 자신의 측근궁녀들에게까지 서신을 보여주었다.

“이걸 봐라. 천 귀인이 흑합 장군께 답서를 달라고 아주 구질구질하게도 매달리는구나.”

“염 소주, 무슨 짓이세요!”

부성이 항의했으나, 염 귀인은 싸늘하게 웃고서 오히려 당당하게 호통을 쳤다.

“닥치거라! 폐하의 여인이 다른 사내와 사통하는 심부름이나 하는 주제에 어디서 언성을 높여!”

움찔하는 부성을 흘겨본 염 귀인은, 곧 빙그레 웃고서 손을 내밀었다.

염 귀인의 궁녀들이 까르르 웃으며 서신을 염 귀인에게 다시 건넸다.

염 귀인은 그 서신을 잘 접어서 자신의 품안에 넣고는 팔랑 종이처럼 가볍게 돌아서며 흥얼거렸다.

“이 서신은 내가 황후마마께 전달하도록 하마.”

실제로 염 귀인은 그길로 곧장 대중궁을 찾아가 황후에게 서신을 내밀고 고자질했다.

“이걸 보십시오, 황후 폐하.”

“무엇이냐? 서신 같은데.”

“혹시 황후마마께서도 천 귀인과 흑합장군의 소식을 들으셨는지요?”

“그래.”

황후는 짧은 시간 안에 세 번이나 뒤집힌 소문이 우스운지, 가볍게 웃으며 서신을 펼쳤다.

“이건…….”

그러나 서신을 본 황후의 표정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천 귀인의 궁녀가 흑합 장군에게 가지고 가던 걸 제가 빼앗았습니다.”

“참이더냐?”

“예. 흑합 장군이 천 귀인을 연모하다니. 아니었습니다. 천 귀인이 일방적으로 흑합 장군에게 매달리는 거였어요.”

그녀는 정말 가소롭단 투로 말하더니, 곧 힘없이 중얼거렸다.

“황제 폐하의 여자이면서 다른 사내에게 이렇게 노골적으로…… 참으로 너무하지 않습니까, 황후마마?”

고개를 끄덕인 황후는 서신을 옆에 내려놓고는, 상궁녀에게 지시했다.

“천 귀인을 데려와라.”

* * *

흑합에게 서신을 보내라고 했더니, 황후가 사람을 보내왔다.

황후가 보낸 사람은 내가 왜 불려가는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부성이 달려와서, 내가 떡돌이에게 보낸 서신을 염 귀인에게 빼앗겼단 말을 했다.

그 일 때문에 불려가는 확률이 높았다.

기가 막혔지만 거역할 방법은 없어서, 나는 순순히 황후가 보낸 사람을 따라갔다.

황후는 전에 단체 문안을 받을 때 앉아 있던 그 의자에 오늘도 앉아 있었다.

옆에는 전에 우 귀인을 떠밀었던 그 노란 옷 입은 후궁이 날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고.

“부르셨다 들었습니다, 황후마마.”

노란 옷 후궁이 아마 염 귀인이겠지? 내 서신을 중간에 뺏어갔단 그 후궁.

뒤통수를 딱 때리고 싶지만, 그랬다간 일이 더 커질 거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순순히 황후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동안 열심히 배운 예법에 따라서.

인사를 올리자마자 돌아온 건 싸늘한 질문이었다.

“다른 사내와 사통하느냐, 천 귀인.“

후궁에게 다른 사내와 사통하냐고 묻다니.

“아니요!”

나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황후 앞에서 사용하기엔 격의 없는 대답이었지만, 일단 급했으니까.

“아니옵니다, 마마.”

다시 한 번 예의를 갖추어 덧붙였다.

“아니다?”

황후가 툭 터지듯 가볍게 웃었다. 안 믿는구나. 황후가 옆으로 손을 뻗더니, 툭 구겨진 서신 한 장이 내 발밑으로 굴러왔다.

“자, 네 것이다. 읽어보련. 사통하기 위해 쓴 서신이 아니라면, 이런 건 왜 쓴 거지?”

나는 이번에도 바로 대답했다.

“답장 달라고요.”

내 편지에는 답장을 빨리 달란 내용 외엔 없었다.

나보다 공부를 더 많이 했을 황후가, 이 간단한 서신을 보면서 왜 썼냐고 묻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황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표정은 앞일을 걱정하는 어두움이 아니라, 열 받았을 때 나오는 어두움이었다.

나는 서신을 도로 주워들기 위해 슬그머니 무릎을 굽혔다.

“줍지 마라.”

황후가 딱 잘라 지시했으므로 다시 무릎을 펴야 했지만.

황후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나를 아주 한심하단 듯이 바라보았다.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라 생각했더니. 기가 막히구나. 뒤에서 장군에게 이딴 서신이나 보내고 있어.”

“아 그게요-.”

“조용히 하라 했다.”

……천 귀인이 얌전한 사람이었던 게 아니라, 얌전하도록 강요 받은 사람이었던 거 아니야?

염 귀인은 이 와중에 좋다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실실 웃었다.

손에 가려져서 입 모양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러면 뭐 해. 눈 휘어진 게 다 보이는데.

아니, 대체 염 귀인 저 사람은 천 귀인과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딴 짓을 해?

천 귀인이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면 경쟁하기 위해 그런다지만. 그런 것도 아니잖아?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자니, 황후가 입을 열었다.

“황제 폐하의 여인이 다른 사내를 마음에 품고, 심지어 이렇게 추할 정도로 매달리는 걸 두고 볼 수 없다.”

두고 안 보면 어떻게 할 건가. 비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건지 몰라서 긴장했다.

쫓겨나나? 쫓겨나면 어쩌지? 난 여기서 조용히 지내는 게 마음에 드는데. 시중 들어주는 사람들도 많고…….

“한 달간 냉궁에서 지내도록 해라.”

황후가 차갑게 명령했다.

“현명한 선택이시옵니다, 마마.”

염 귀인은 옆에서 까르르 웃으며 황후에게 아부했다.

재수없지만 웃음소리가 참 맑구나.

그보다 한 달 간 냉궁이라니? 냉궁이 어딘데? 감옥 같은 데인가? 어감이 딱 그런데?

마교에 있는 수뢰번천강옥이나 천무혈교의 유명한 지옥심여화불옥 같은 곳인가?

그도 아니면 이천문의 ‘고통과 수련을 위한 동굴’ 같은 곳?

바짝 긴장해 있는 나를, 황후의 태감이 다가와 마구 밀쳤다.

“아 안 밀어도 따라가요!”

“순순히 오십시오, 천 귀인.”

“아 순순히 갈 테니까 밀지 말라고!”

“버둥거리지 마십시오.”

“밀잖아! 그쪽이 미니까 균형 못 잡아서 버둥거리는 거잖아!”

* * *

냉궁이라고 해서 수뢰번천강옥이나 지옥심여화불옥 등을 떠올렸는데.

“여기예요?”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 겉으로 보아서는.

그냥…… 폐가?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지 10년 정도 된 폐가 느낌이었다.

외관은 내가 사는 전각과 비슷했고, 각 전각 주위에 울타리가 있는 것, 그 각각을 둘러싼 높은 담벼락이 있는 것 등등 궁의 전체적인 외관도 다른 궁과 같았다.

냉궁 자체가 그야말로 하나의 궁처럼.

“여기서 한 달간 살면 됩니다.”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자니, 황후의 태감이 거들먹거렸다.

“하룻밤만 지내도 울면서 꺼내달라 외치겠지만요.”

아 뭐.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은데.

무림사적으로 오랫동안 살다보면 이보다 더한 집에서 지낼 때도 많았지.

비겁한 자식들이 천라지망인지 뭔지를 펼쳐서 날 잡으려 들 때는, 진짜 호랑이랑 동거동락도 했다, 내가.

옆집에 거미를 두고 도롱뇽한테 말을 걸고 오소리한테 온기를 부탁하면서 동굴에서 지낸 적도 있었고.

“으악 무서워.”

하지만 여기서 덤덤해하면 냉궁보다 나쁜 벌을 주려 하겠지? 난 호들갑을 떨면서 두 손으로 내 팔을 감쌌다.

“난 이렇게 더러운 곳에선 지낼 수 없는데! 난 이렇게 음산한 곳에선 지낼 수 없는데!”

너무 연극하는 티가 나지 않도록 절망적으로 외치자 태감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였는데…… 굉장히 재수없었다.

죄없는 사람을 냉궁에 데려다놓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다니. 변태아냐?

그래도 효과가 있어서, 태감은 순순히 돌아갔다.

저기요. 그런데 나 그냥 여기서 한 달 버티면 되는 거야? 먹을 건? 궁녀들은? 설명 끝난 거야?

몇 가지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뭐 어떻게든 잘되겠지.

* * *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성과 원웅이 바구니 가득 음식을 가지고 냉궁 안으로 들어왔다.

부성의 말에 따르면 그 바구니 안에 든 게 일주일 분의 식량이란다.

황후의 태감이 ‘하룻밤만 지내면 울면서 꺼내달라고 할 거다’고 한 뜻 역시 밤이 되자 알 수 있었다.

“소주, 무서워요…….”

“소주, 우리 꼭 같이 붙어 있어요.”

그냥 겁 먹으라고 한 말인 줄 알았는데. 밤이 되자 냉궁 안의 분위기가 훨씬 음산해지면서 정말로 으스스해졌으니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지만, 부성과 원웅은 많이 무서워했다.

“난 안 무서우니까 너희 둘이 붙어 있어.”

“소주,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막 우는 소리 나는 것 같구…… 여기서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대요, 소주.”

“난 진짜 괜찮아.”

여기서 죽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다 한들, 내 손에 죽은 사람들만 하려고.

물론 내가 죽인 사람들은 먼저 날 죽이려다가 자기가 죽은 거니까, 억울해서 귀신이 되지도 않았겠지만.

‘억울해서 귀신이 된다면 그놈들이 염치없는 거고.’

“소주?”

“난 진짜 괜찮으니까 둘이 꼭 안고 있어.”

* * *

냉궁에 온 이튿날.

부성이 냉궁을 돌아다니며 땔감을 모으는 사이, 원웅은 미리 받아온 쌀을 작은 절구로 빻아서 가루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야지 일주일 동안 허기에 많이 시달리지 않을 거란다.

무림 사람들은 ‘황궁에 사는 태감과 궁녀는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잘 먹고 잘 지내지만, 자기가 모시는 주인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니 가엾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흘려 들었는데. 원웅과 부성을 보니 정말 그 말이 딱 맞았다.

보고 있자니 가엾어서, 나는 벌떡 일어나서 “놀러 갈게.” 하고 하루를 지낸 전각을 빠져나왔다.

놀러 간다는 건 그냥 핑계고. 사실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무공을 수련하기 위한 거다.

부성과 원웅이 나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니까, 하루라도 빨리 무공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황제의 총애 따위야 애초에 관심도 없지만, 무공은 빨리 찾을수록 도움이 되니까.

누가 우리 애들을 괴롭히면 내가 몰래 복수해줄 수도 있고.

지금도 봐봐. 내 무공이 그대로였더라면, 난 밤중에 몰래 냉궁을 빠져나가서 염 귀인의 얼굴에 ‘나는 고자질쟁이입니다’ 따위의 글씨도 쓰고 올 수 있었다.

그런데 무공이 사라지니 거시기 자른 놈에게 잡혀 와 이런 데 갇혀 있지 않나. 죄 지은 것도 없으면서.

‘빨리 강해져야 돼.’

다행히 냉궁 안에도 약간 야트막한 언덕이 있어서, 나는 곧장 그쪽으로 걸어갔다.

여기서 해가 저물 때까지 수련을 한 다음 먹을 만한 나물을 뜯어서 가져가야지.

죽이랑 뭉쳐서 먹으면 부족한 식량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좋아! 힘차게 각오를 다지면서 나는 허공을 향해 오른쪽 왼쪽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려는데…… 누군가 휙 담을 넘어왔다.

누구지? 가부좌를 풀고서 언덕 변두리로 가 보니, 담을 넘어온 사람은 떡돌이었다.

그는 대번에 나를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가만히 있으란 신호를 보내고서 얼른 달려왔다.

어떻게 알고 왔지? 그새 소문이 났나?

놀랄 새도 없이, 떡돌이는 들고 온 쑥떡을 내 입에 물리고서 물었다.

“괜찮아?”

“좀 싱겁네.”

“떡 말고. 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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