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마와 색마-167화 (167/225)

EP.167 17장. 애는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 (13)

‘… 뭐냐, 이건?’

초대 혈교주는 당황했다.

시작은 독고진이었다.

독고령의 자아가 생각보다 너무나 강했고, 특이하게도 두 개의 자아가 존재했다.

독고령과 독고진.

남성과 여성의 자아가 공존하는 특이한 육체였다.

하지만 초대 혈교주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혼대법을 통해 자신의 강대한 자아로 육체의 원주인이 가진 혼백을 쫓아내면 되리라 생각하고 평소처럼 자아를 무너뜨리고자 힘썼다.

아무리 무인이라 한들 심상의 세계에서 죽음을 체험하고 나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고령과 독고진은 그렇지 않았다.

목이 베인 게 뭐가 대수냐는 둥 금세 정신을 차리고 또 다시 자신과 후대 혈교주들에게 대드는 것을 보고 초대는 감탄했다.

‘역시 태극을 이룬 자야… 이 정도는 해줘야지.’

독고진과 독고령의 혼백이 거센 저항을 하는 것을 보고 초대 혈교주는 오히려 전의를 불태웠다.

어차피 혼백은 쉽게 떨어져나가는 게 아니었다.

몸을 빼앗은 다른 이들의 경우에도 가끔 혼백의 찌꺼기가 남아 고개를 들곤 했지만, 어차피 이혼대법을 사용한 순간부터 육체의 주도권은 초대 혈교주가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는 천천히 자신의 자아에 잠식되리라.

그리고 그 잠식된 자아가, 후대 혈교주의 자아로 변모하리라 생각하며 초대는 천천히 그 때를 기다렸다.

경험.

천 년 가까이 축적된 경험이 초대 혈교주의 가장 큰 무기였다.

이렇게 거센 저항을 했던 이들이 없던 것도 아니었고, 그들은 결국 후대 혈교주라는 새로운 자아로 변모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강한 심지를 가진 놈일수록 하나 꺾는 순간, 바로 무너지기 마련이지.’

얼마 안 가 그 약점이 알아서 자신의 눈 앞에 기어들어왔다.

기생 오라비처럼 생긴 놈을 바라보는 순간, 육신이 먼저 반응하는 것을 보고 단번에 알아차렸다.

‘정인이겠군.’

게다가 도착하자마자 놈이 처음 내뱉은 말은 ‘스승님’이었다.

검후의 제자이기까지 하다니… 저 놈 하나만 죽이면 육체의 원주인의 자아를 붕괴시켜 육체를 빼앗을 수 있을 뿐더러 저 밉살맞은, 혈교를 방해한 검후 년의 일그러진 얼굴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 안 죽일 이유가 없었다.

‘최고의 절망을 선사해주마!’

혈라는 그 즉시 독고령의 혼백을 꺼내 감각을 돌려주었다.

하지만…

“일청이 만져주면… 흐아앙!”

갑자기 혈라가 차지한 육체를 검후가 붙잡고는 위일청이라 불린 사내가 가슴을 움켜쥐는 순간, 혈라는 되려 자신의 자아가 날아갈것만 같은 거대한 쾌락에 다리가 풀릴 뻔했다.

‘뭐… 뭐냐, 이 쾌락은…!!’

혈라가 그 동안 여러번 전생을 하며 여성의 몸으로 전생해본 경험도 당연히 존재했다.

어디 그 뿐이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쾌락을 즐겨보고자 남자의 몸으로 남색을 즐기기도 하고, 여성의 몸으로 여색을 즐기는 등 세상 모든 종류의 체위에 이미 통달했다고 여길 정도로 쾌락에 익숙한 것이 혈라였다.

하지만…

“이 음탕한 몸은 도대체 무엇이더… 하으윽…!”

“스승님, 이거 통합니다.”

“… 낯뜨겁구나.”

당황한 혈라는 다시 혼백의 상태로 돌아가 독고령의 혼백을 육체에서 쫓아냈다.

“네… 네 이 년!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어… 다시 이 상태네?”

“대답해! 무얼 한 거야!!”

다시 아까처럼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영혼 상태가 된 독고령은 씨익 웃으며 혈라에게 말했다.

“그래, 시발. 위일청이 내 정인이다.”

“헌데?!”

“그리고 위일청이, 내 정인이 새끼야, 양물 하나로 문파를 뒤집어 엎고 강호에서 색마라 불리는 천하제일절륜남이야, 새끼야.”

“뭐… 뭐라…?”

“너도 한 번 당해봐라, 새끼야.”

독고령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초대 혈교주를 엿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말했다.

“쾌락 때문에 혼비백산하게 될 거다.”

*

“스… 스승님, 이게 정말 맞는 걸까요?”

“계속 하거라! 낯부끄러운 짓이긴하나, 이대로 령아가 혈교주의 육신이 되는 것보다야 낫지 않더냐!”

“… 예.”

위일청은 굳이 자신의 성생활을 남에게 보여주는 취미는 없었다.

오히려 꺼려했다.

색마라는 이름과 함께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자신의 소문들은 기상천외할만한 것들이었다.

누군가는 위일청이 양물을 단련하기 위해 소림의 철사장 수련처럼 고운 모래에 양물을 박아넣는 걸 봤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위일청의 양물이 남들과 다른 형태라 여인들이 정신을 못 차린다고 헛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그런 소문들이 2차, 3차로 재생산되는 것이 싫었기에 위일청은 자신이 기루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더라도 여인과 어떤 밤을 보냈는지는 어떻게든 숨기며 살아왔다.

그것이 한 번이라도 몸을 섞은 여인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타인에게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서! 놈의 힘이 돌아온다!”

“ㅇ… 예!”

“가능한 령아가 자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말이라도 걸거라!”

“알겠습니다, 스승님!”

“나… 나를 놓아… 흐윽…!”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위일청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고, 적어도 지금 자신의 정인인 독고령의 육신을 그 악명 높은 혈교주가 차지하고자 하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를 막기 위해서 평소 독고령이 날뛰는 걸 진정시키듯이 여러 성감을 자극하여 강제로 그녀를 절정에 이르게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이… 미약이라도 쓴 것이냐?! 어떻게 이런 음탕한 몸이 존재할 수가… 하으윽…!”

“령, 조용하세요. 혀 깨뭅니다.”

“나… 나는 령이 아니라… 하읏…!”

“아뇨. 령입니다.”

위일청은 단언하며, 독고령의 옷 위로 젖꼭지를 꼬집었다.

“흐읏…! 거… 거긴…!”

“령이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지요. 기억납니까, 령? 가슴을 만져달라고 보채던 것을요.”

“아… 아니익…!”

“기억날 때까지 만지겠습니다.”

“흐으읏…!”

위일청이 남는 손으로 독고령의 가슴을 움켜쥐며 말을 이어나갔다.

“소현과 자신의 가슴을 비교하며 가슴을 만져달라 어리광 부렸었죠. 기억나지 않습니까?”

“기억 안… 나… 흐윽!”

“소현에겐 비밀입니다, 령.”

“ㅁ… 뭐가…”

위일청이 독고령의 귓가에 속삭였다.

“령의 가슴이 제일 좋습니다.”

“하읏…!!”

위일청의 손이 독고령의 옷 안으로 파고 들었다.

그녀의 부풀어오른 둔덕을 손가락 끝으로 차근차근 음미하며 위일청은 계속하여 독고령의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제 손에 살짝 넘치게 들어오는 령의 가슴이 움켜잡기 제일 좋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흑…!”

독고령의 맨가슴을 움켜잡자, 그녀가 이를 악물며 허리를 들썩였다.

“령의 가슴이 제일 음탕합니다. 잠깐만 만져도 이렇게 옷 위로 슬쩍 드러날 정도로 꼿꼿이 선 젖꼭지를 보세요.”

“미… 미친 놈아! 설명하지 마! 그만… 그마아… 헤윽!”

“마치 만져달라는듯이 세워뒀군요. 그럼 만져드려야죠.”

“거… 거기만… 괴롭히지 마아… 흑!”

위일청이 일부러 그녀의 유두를 자극하기 위해 손톱 끝으로 살살 젖꼭지를 간지럽혔다.

그러자 독고령이 허리를 배배꼬기 시작했다.

“매번 말하지만, 령은 정말 음탕합니다.”

“그래… 정말 미친듯이 음탕한 몸… 무… 무슨 짓을 하는거야!!”

“옷을 벗기는 중이죠.”

“미친 놈아! 본좌가 아무리 온갖 색을 즐겼다한들 대로에서 즐긴 적은…”

“령이라면 은근히 좋아할겁니다. 전에 소현과 같이할 때나 강가에서 둘이 할 때, 평소보다 훨씬 조여들더군요.”

“아니, 무슨 이런 미친 음탕한 새끼들악!!!”

독고령의 육신을 차지하려고 했던 혈라는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 또한 모든 주색을 즐겨본 몸이라고 스스로 확신했으나 취향이란 것은 분명 존재했다.

혈라의 취향은 자신이 지배하고, 자신이 주도하는 것이었지 이렇게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상반된 취향 때문에 더더욱 혈라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검후, 이 미친 년! 불문의 문주란 년이 이딴 짓을 좌시할 셈이더냐!! 네 제자가 지금 멀쩡한 여인을 겁탈 중이야!! 검후!!!”

“크흠크흠… 겁탈이라니… 두 선남선녀가 서로 좋아서 하는 짓임을…”

“이 미친 년아!!”

혈라는 움직이지 못 하게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검후를 질타하며 그녀의 올곧음에 잠시 기대보았으나 그 또한 무위로 돌아가자 발악하기 시작했다.

“오욕칠정을 버리는 게 너희 불문의 가르침이 아니더냐! 어서 제자를 멈춰라, 이 미친 년아!!! 본좌가 반드시 너를 용서치 않을… 하으읏!”

“역시 령… 보세요.”

“뭘 보란…”

발악하듯 외치는 혈라의, 독고령의 눈 앞에 위일청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실지어 늘어진 투명한 애액을 보는 순간, 독고령의 하단전이 욱씬거렸다.

‘이… 이 미친 년은 정말 이런 걸 좋아하는 게야?!’

저절로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혈라는 이를 갈았다.

“그러고보니 령이 전에도 말했죠? 자주 젖어서 곤란하다고.”

“흐엑?!”

“이럴 때면 령이 음탕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언제든지 넣을 수 있게 준비된 게 참 음탕하네요.”

“이 육신의 주인은 얼마나 성욕이 강하길래 그딴 일이… 바… 바지는 왜 벗는 거냐?!”

“음? 당연히 끝까지 가야하니깐요.”

“아니, 시발 미친 놈아!! 길거리에서 왜 하냐고!! 이익… 하다못해 침실로… 흐윽…!”

갑작스레 자신의 음부를 헤집고 들어오는 위일청의 손가락을 느끼자, 혈라는 어마어마한 쾌락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대… 대법이…’

이혼대법을 유지하는 초대 혈라의 이성이 날아갈 것만 같자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를 깨물려던 순간.

“안 되죠, 령.”

“흐읍…!”

방금까지 독고령의 음부를 헤집던 위일청의 손가락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령은 유독 혀를 좋아하더군요.”

“하으읍… 쮸웁…”

자신의 애액을 묻힌 손가락을 육체가 먼저 반응해 알아서 핥기 시작했다.

‘통제권을 잃었다고? 본좌가… 본좌의 대법이 고작 이딴 쾌락에 진다고…?’

초대 교주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심상의 세계로 돌아가려던 순간,

“넣겠습니다, 령.”

“무… 뭘?!”

“령이 제일 좋아하는 걸요.”

“아니, 이 미친… 그… 그렇게 큰 걸?!”

“몇 번이나 넣었으면서 왜 그럽니까, 령?”

어느새 바지를 벗어재낀 위일청의 양물이 훤히 드러나자, 혈라는 오싹함을 느꼈다.

“흐윽…!”

촉촉하게 젖어드는 음부와 함께 한시라도 빨리 저 양물을 받아들이고 싶다는 듯이 떨려오는 하단전, 그리고 하단전에서 시작하여 등을 타고 올라오는 쾌락까지.

혈라는 뒤늦게 깨달았다.

‘안 돼… 저… 저게 들어오는 순간… 절대 못 버텨!’

자신이 차지한 육체에는 큰 결함이 있다는 것을.

쾌락에 너무나도 민감하고, 나약해서 정신이 육체에 패배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내… 내가 졌다! 본좌가 패배를 인정하마! 이 육신은 다시는 노리지 않도록 하마!!”

“무슨 말입니까, 령?”

“너… 넣지 마… 저… 절대… 제발…!”

어느새 음부에 닿은 그의 뜨겁고, 거대한 양물을 느끼자 초대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그걸 넣으면…”

“엄청 기분좋을 겁니다, 령.”

“아… 안 돼…!”

“아뇨.”

찔꺽.

“흐윽…!”

한 번에 자신의 안을 비집고 들어오는 그의 거대한 양물을 느끼는 순간, 독고령의 몸이 축 늘어졌다.

“헤… 헤으윽…”

“이런… 또 삽입만으로 가버린 겁니까, 령?”

“흐윽?!”

축 늘어진 채 절정의 여운을 즐기듯 부들부들 떠는 독고령의 젖꼭지를, 위일청이 손으로 툭 튕기자 다시 한 번 연쇄적으로 쾌락이 밀려들었다.

‘쾌… 쾌락의 파도야… 파도가… 멈추지 않아… 흐윽…’

더 이상 이 육체를 붙들고 늘어진다면 되려 자신의 자아가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혈라가 알게 모르게 육신의 통제권은 조금씩 독고령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독고령의 길게 자란 손톱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보고 검후는 위일청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 움직이거라, 일청아.”

“예, 스승님.”

“흐윽…! 뎨… 뎨발…”

위일청의 양물이 질벽을 긁으며 밖으로 나가자, 혈라는 또 한 번 머리가 번쩍이며 밀려드는 쾌락에 정신이 나갔다.

‘이거였구나… 이거였어…!’

문득 건방지기 짝이 없던 이 몸의 원주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쾌락 때문에 혼비백산하게 될 거다.]

그리고 다가오는 쾌락에 대비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자 다시 한 번 마음 먹는 순간.

푹.

“흐으윽…!!”

위일청의 양물이 끝까지 파고들며, 독고령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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