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13장. 보름달이 뜨기 전에 - (13)
“아흣…”
“뜨겁나요, 령?”
“아… 아니요. 오랜만에 하는 목욕이라…”
독고령이 몸을 다 담그자, 자연스레 탄성이 튀어나왔다.
“하아…”
“물 온도는 괜찮나요?”
“네에… 일청도 빨리 들어오세요.”
“네, 크큭.”
독고령이 재촉하자 위일청이 그녀의 반대편에 앉았다.
그러자 독고령이 당황한 듯 그를 쳐다보았다.
“음? 왜 그럽니까, 령?”
“… 아니요.”
“크큭, 같이 앉을려고요?”
“안… 되나요?”
독고령이 조심스레 묻자, 위일청이 웃으며 다리를 벌려주었다.
“안 될 것도 없죠.”
“… 네에.”
독고령이 엉덩이를 들어 품 속으로 들어가자, 위일청이 독고령을 뒤에서 껴안았다.
위일청의 손을 포개어잡으며, 독고령이 그에게 고개를 기댔다.
“…”
“…”
한동안 둘 사이에 침묵이 맴돌았지만, 아까와 같이 어색한 침묵은 아니었다.
서로가 서로의 체온을 공유하고 있다는 편안함에 의한 자연스러운 침묵이었다.
그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것은 독고령이었다.
“… 일청.”
“네, 령.”
“… 혼자 떠나서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살막이 납치해간 것을 령이 어찌할 수는 없죠.”
“… 그게 아니라… 내 발로 떠날 생각이기도 했어요.”
“네?”
위일청이 당황하자, 독고령이 그의 손을 꼬옥 붙잡으며 말했다.
“… 자신이 없었어요.”
“어떤 자신이요?”
“일청의 옆에 있을 자신이요.”
“…”
“저는…”
독고령이 잠시 말을 멈췄다.
그에게 자신이 ‘독고진’이란 것을 밝혀도 될 지.
막상 그 시기가 찾아오자, 두려웠다.
혹시나 실망하지 않을까.
당황하지 않을까.
아니면… 싫어하지 않을까.
이미 스스로의 마음을 완전히 정했지만, 타인의 마음까지는 정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위일청은 ‘독고진’이 아닌, ‘독고령’을 사랑하는 것이었으니깐.
하지만 독고령은… 독고진이니깐.
어려운 문제였다.
독고령의 침묵이 길어지자, 위일청이 그녀의 팔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령.”
“… 네, 일청.”
“아직도 하지 못 한 말들이 남았나요?”
“… 네.”
“음…”
위일청의 손이 독고령의 팔을 타고 오르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조금 더 기다릴까요?”
“… 모르겠어요.”
“꼭 하고 싶은 얘기인가요?”
“솔직히… 가능한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안 해도 됩니다, 령.”
“네?”
위일청의 말을 듣고 당황한 독고령이 그를 쳐다보았다.
“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령.”
“하지만… 일청을 속이는 건… 싫어요.”
“속여도 됩니다.”
“꺄악!”
위일청이 독고령의 허리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였다.
“숨겨도 되고, 속여도 됩니다.”
“그치만…”
“그 무언갈 숨긴다고 령이 저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변하나요?”
“그… 그건 아니긴 한데…”
“그럼 됐습니다. 언제든 령이 말할 준비가 되면… 그 때 말해주세요. 령의 입으로 직접.”
“… 정말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저도 령에게 숨기는 게 있으니깐요.”
“네?!”
독고령이 당황하며 고개를 들자, 위일청이 말했다.
“뭘 그리 놀라십니까?”
“아… 그… 숨기는 게 있다고 하니깐 놀래서…”
“사람인 이상 저도 숨기는 게 있죠.”
“그쵸…”
“하지만 변치 않는 것도 있습니다.”
위일청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부드럽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령을 사랑합니다.”
“… 저도요.”
“지금은 그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
독고령이 위일청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기대곤,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한없이 올곧게 신뢰를 보내는 그의 눈빛을 보고, 독고령은 눈을 감았다.
‘… 지금 말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중에…’
결국 독고령은 위일청의 상냥함에 기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뒤로 미뤘다.
다시 눈을 뜬 독고령이 위일청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젠가… 내 입으로 직접 말할게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네.”
“그러니깐 지금은 그 입으로 다른 걸 하는 게 어떨까요?”
위일청의 숨결이 자신의 입술에 닿는 것을 느끼며, 독고령이 혀로 입술을 훑었다.
“… 저도 그게 좋아요, 일청.”
독고령의 입술이 위일청의 입술에 포개졌다.
그의 두 뺨을 붙잡고 감각을 더 잘 느끼기 위해, 독고령은 눈을 감았다.
“하읍… 음…”
한 차례 입맞춤을 맞춘 뒤, 독고령이 고개를 떼며 눈을 떴다.
“사랑해요…”
“저도요.”
“그런 말은 싫어요…”
“그럼요?”
“이름을 불러주세요.”
독고령의 숨결이 위일청의 입술에 닿았다.
위일청이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한 차례 훑으며 말했다.
“사랑합니다, 령.”
“… 저도 사랑해요, 일청. 하읍…”
위일청이 독고령의 목을 잡아당기자, 다시 한 번 둘의 입술이 포개졌다.
“음… 쮸웁…”
자신의 입 안으로 들어오는 위일청의 혀를 느끼며, 독고령 또한 혀를 움직여 그를 맞이했다.
“츄릅… 하읍…”
독고령은 아마 평생 이 감각에 중독될 것이라 생각했다.
혀와 혀를 섞는 행위는 참으로 기분 좋아, 도저히 끊을 수 없었다.
말캉말캉한 혀와 침과 침이 섞이는 감촉에 독고령은 점점 머리가 멍해졌다.
가끔씩 자신의 혀가 빨리기도 하고, 역으로 위일청의 혀를 빨기도 하며 한참을 서로 혀를 섞는 와중.
위일청이 입을 뗐다.
“아…”
독고령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자, 위일청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허벅지를 들어올렸다.
“하으읏…”
“령, 혀를 섞는 중에 허벅지에 가랑이를 비비면 제가 어떻게 합니까?”
자신도 모르게 위일청의 허벅지에 가랑이를 비비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독고령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이… 일부러 안 그랬어요…”
“참 음란하군요, 령.”
“흐윽…!”
위일청이 허벅지를 움직이며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오갈 때마다 독고령은 하단전의 간질거림에 몸을 움찔거렸다.
“전희 중에도 이렇게 쉴새없이 저를 유혹하고 말이죠.”
“몸이… 멋대로 움직였는걸요… 흐읏…!”
“참 음란한 몸이네요, 령.”
“… 음란한 제가 좋다면서요…”
“맞습니다, 령. 하지만…”
위일청이 독고령을 살며시 껴안으며 웃었다.
“오늘은 조금 천천히 하죠.”
“… 네?”
“특별한 날이니깐요.”
“…”
“천천히, 조바심 내지말고, 서로 기분 좋게요.”
“… 녜헷.”
“그러니깐 안달내지마요, 령.”
“흐읏…!”
위일청의 손이 자신의 음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독고령이 몸을 떨었다.
“오늘. 령의 처녀를 받을테니깐요.”
“녜… 녜헷…”
독고령이 위일청의 목에 매달리며 속삭였다.
“저를… 여자로 만들어주세요, 일청.”
“네.”
둘의 입술이 또 한 번 포개졌다.
*
목욕을 끝내고, 욕조를 나오자 위일청이 독고령의 물기를 닦아내주었다.
“이… 이런 건 제가 할 수 있는데…”
“남이 할 수 있는 걸 대신 해주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죠.”
“하으으…”
위일청의 손이 움직이며 자신의 구석구석을 오고갈 때마다 독고령은 부끄러움에 몸서리쳤다.
“자, 다 했습니다.”
“원래 이… 이렇게 부끄러운 건가요…”
“령이 부끄럼이 많은 거죠.”
“으으…”
위일청이 손을 뻗자, 독고령이 자연스레 그의 손을 붙잡았다.
“침실로 갈까요?”
“… 네, 일청.”
나신의 두 남녀가 서로의 손을 붙잡고, 침실로 향했다.
조금씩 침대에 가까워질수록 독고령의 심장이 점차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속마음이 드러나듯, 무의식 중에 위일청의 손을 꾸욱 쥐자 그가 웃었다.
“긴장됩니까, 령?”
“조… 조금요…”
“정말 조금입니까?”
“… 조금 많이요.”
“그럼 오늘 말고 다음에 할까요?”
“흐엑?!”
당황하며 위일청을 쳐다보는 순간, 그의 웃는 얼굴을 발견하고 독고령은 화악 뺨을 붉혔다.
“노… 놀리지 마세요!”
“크큭, 긴장한 령이 너무 귀여워서요.”
“지… 진짜아…”
침대에 도착하자 위일청이 먼저 끄트머리에 걸터앉으며 독고령을 올려다보았다.
“기대하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 긴장하고 있으니 그렇죠, 령.”
“기… 기대하긴 했는데…”
“그런데요?”
“그냥… 막상 때가 되니깐… 조금… 꺄악!”
위일청이 독고령의 손을 붙잡아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자연스레 그의 품으로 쓰러진 독고령이 당황하며 그의 가슴에 고개를 파묻었다.
“이… 일청?”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 안 아플거란 약속은 못 해드리겠네요.”
“으으…”
위일청이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기분 좋게 해드릴 자신은 있습니다.”
“… 지… 진짜죠?”
“네, 령.”
“… 믿을게요.”
독고령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음부를 양물에 가까이 가져다 댈려고 하자, 위일청이 손을 들어 그녀를 멈춰세웠다.
“바로 말고요, 령. 천천히요.”
“… 그냥 확 넣어버리면 안 돼요?”
“크큭. 그렇게 급한가요, 령?”
“아니… 빠… 빨리… 하려고…”
“밤은 긴데요?”
위일청의 손이 독고령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을 향해 가까워지자, 독고령이 눈을 질끈 감았다.
입을 맞추리라 생각했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위일청의 입술을 목으로 향했다.
위일청의 혀가 살짝 그녀의 목을 핥자, 독고령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으읏…!”
“전희도 없이 하면 안 되죠. 령이 아무리 잘 젖는다고 해도 초야니깐 잘 풀어줘야 합니다.”
“그… 그래요? 흐윽…!”
위일청의 혀가 목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며 독고령의 쇄골을 핥았다.
쪽.
그리고는 소리나게 쇄골의 끝에 입을 맞추었다.
“쇄골이 참 아릅다네요, 령.”
“… 정말요?”
“네. 령의 신체에서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네요.”
“흐읏…!”
위일청이 숨결을 흘리며 쇄골에서 독고령의 둔덕을 향해 내려갔다.
그가 한 손을 들어 독고령의 가슴을 살포시 쥠과 동시에 다른 한 쪽의 가슴을 입술로 슬쩍 훑자, 짜릿한 쾌감에 독고령의 등이 올곧게 펴졌다.
“가슴을 많이 만져달라 하셨죠?”
“아으으… 녜에… 하윽…!”
위일청이 가슴을 움켜쥔 손을 꾸욱 쥐면서, 입을 벌려 독고령의 가슴을 살포시 깨물었다.
“흐윽…!”
위일청이 입을 떼자, 자신의 젖꼭지 근처에 이 자국이 남은 걸 보고 독고령이 말했다.
“자… 자국 남아요…”
“그러라고 하는 건데요?”
“흐엑?!”
“이제 령은 제 여인이라고, 확실히 표식을 남겨야죠.”
“그… 그런… 흐윽…!”
위일청이 이번에는 독고령의 톡 튀어나온 젖꼭지를 입으로 부드럽게 빨아당겼다.
가슴에서 시작되는 간질거림에 독고령이 허리를 비틀자, 위일청이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아 도망치지 못 하게 만들었다.
“그… 그렇게… 하윽… 빨며언…!”
“빨면요?”
“하으읏!!”
위일청이 혀로 독고령의 젖꼭지를 튕기자, 그녀가 크게 몸을 부들거렸다.
“너… 너무… 됴하요…”
“이런… 벌써 가버리신 겁니까?”
“아… 아니에효… 하윽…!”
축 늘어지려던 독고령의 엉덩이를 꽉 붙잡으며 위일청이 그녀를 깨웠다.
“혼자만 기분 좋아지다니… 너무하네요, 령.”
“뎨… 뎨송해요옷…”
엉덩이를 붙잡은 손을 놓아주자, 독고령이 앞으로 축 늘어졌다.
자연스레 몸을 아래로 숙인 그녀의 시선에 빳빳하게 서 있는 위일청의 양물이 눈에 들어왔다.
위일청이 독고령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도 기분 좋게 해주시겠어요, 령?”
“… 녜헷.”
독고령이 이제는 익숙하게 그의 양물을 붙잡고는… 잠시 멈춰섰다.
“령?”
독고령이 몸을 일으키더니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했다.
“하아…”
독고령의 혀가 천천히 위일청의 입술을 핥더니, 그의 입 안을 향해 들어갔다.
“츄릅… 쮸읍… 하아…”
한 차례 혀를 섞은 뒤, 독고령이 얼굴을 떼며 말했다.
“야… 양물 빨고 난 뒤엔… 입을 맞추기 부끄러워서…”
“… 혀를 섞는 걸 좋아하시네요, 령.”
“싫… 싫은가요, 일청?”
“그럴 리가요.”
“아…”
위일청의 미소를 보며 안도한 독고령의 고개가 다시 아래로 향했다.
“이따 령의 안으로 들어갈 물건이니… 깨끗하게 부탁드립니다.”
“녜… 녜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