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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화 〉13장. 보름달이 뜨기 전에 - (12) (111/225)



〈 111화 〉13장. 보름달이 뜨기 전에 - (12)

백리소현의 꾸지람을 듣고난 뒤, 독고령은 먼저 검신과 운영에게 찾아갔다.


다행히 둘이 마침 모여서 차를 마시고 있었기에 두 번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없었다.


먼저 알아차린 것은 검신이었다.


“음?”
“어… 광마, 맞습니까?”
“어.”
“돌아왔군요.”
“… 미안하다, 걱정 끼쳐서.”

운영이 웃으며 그녀 껴안아줬다.

“… 됐습니다. 다시 왔으니 어딥니까? 저보다 위 공자가 훨씬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따 찾아가 보려고.”
“네. 재회의 소회는 내일 풀도록 합시다. 저보다 바쁜 사람이 있어보이니깐요.”
“… 그래. 정말 미안하다.”
“뭘요. 그보다 정말 많이 바뀌었군요, 으하핫.  광마가 사과도  하고요.”
“…”


독고령이 피식 웃었다.

“그래. 나 좀 변한 거 같다.”
“… 어? 반응이 솔직합니다, 광마?”
“… 뭐,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독고령이 운영을 뒤로 하고, 남궁원청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포권하며 고개를 숙였다.


“가르침에 감사하오, 어르신.”
“… 뭔가 깨달음이 있었나보군.”
“도대체 제게 뭘 가르쳐준 것인가 묻고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것을 얻었소.”
“그런가, 클클.”

남궁원청이 인상 좋은 웃음을 지으며 독고령에게 물었다.

“얻은 힘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살고자 하오.”
“어떻게?”
“모든 일을 끝내고… 그냥 남들처럼 살고 싶소.”
“음?”
“은원의 고리를  끊어내고, 한낱 양민의 삶을 꿈꾸고 있소.”
“… 끊어낼 수 있겠는가?”
“영감님께서 가르쳐주지 않으셨소?”


독고령이 고개를 들고 씨익 웃었다.

“베고자 마음 먹으면 무엇이든 벨  있다고. 은원의 고리 또한 못 베어낼 게 있겠소?”
“허어…”

남궁원청이 독고령의 대답을 듣고 탄식을 내뱉었다.

“… 그대에게 가르쳐준 것이 잘못된 선택은 아니였구만.”
“…”
“가보게. 나보다 중한 이가 있지 않은가?”

남궁원청과 이야기가 끝나자 독고령이 일어나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 언젠가 은혜를 갚기 위해 다시 찾아갈 터이니, 죽지 마시오.”
“클클, 노력해보마.”
“그럼…”

밖으로 나온 독고령은 이후, 뒤늦게 돌아온 창천오검에게도, 운소홍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민폐를 끼쳤다 생각한 모든 이에게 사과를 한 뒤, 마침내 더는 거리낄 것이 없어지자 독고령은 가장 중요한 사람의 처소로 향했다.

“…”

위일청의 처소 앞에 서자, 그녀의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었다.


‘… 냄새는  날까…’

혹시 몰라 자신의 팔을 들어올려 냄새를 맡아보았다.


약간의 흙냄새가 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또 한편으론 한시라도 빨리 위일청을 보고 싶었다.

이미 그에 대한 마음을 정했지만, 막상 때가 다가오자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의식 중에 고개를 들자, 밤하늘 사이에 둥근 보름달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 보름.’


독고령이 꼬옥 주먹을 쥐고, 살짝의 용기를 짜내, 조심스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


방 안은 조용했다.

독고령이 귀를 기울이자, 방 한구석에서 누군가의 일정한 숨소리가 들렸다.

“아…”


위일청이었다.


백리소현이 재워뒀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지금 즈음은 일어났을 줄 알았다.


‘… 아직도 자고 있었구나.’

독고령이 약간은 안심하며 위일청에게 다가갔다.

그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자는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자, 가슴이 아렸다.

‘…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요, 일청…’


며칠 사이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홀쭉해진듯 보였다.


베개도 없는 것이 불편해 보였기에 독고령은 그가 깨지 않게 조심히 머리를 들어올려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리고는 천천히 위일청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푸석푸석하네요…’

자신이 떠난  때문에 위일청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미안한 감정과 함께… 또 다른 감정도 샘솟았다.


오랜만에 보는 위일청의 얼굴에서 눈을  수 없는… 무심결에 손이 가는 자신을 발견하자 독고령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조금 더 자게 내뒀다가 깨울게요.’

조심스레 위일청의 얼굴을 바라보다, 조금씩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만졌다.


턱선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다, 입술을 살짝 매만지고는, 그의 코를 따라 올라가다, 이마에서 멈춰섰다.

눈썹과 눈썹의 사이를 살짝 누르자 얼굴을 찌푸리는 위일청이 괜히 귀엽고, 또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독고령이 살짝 웃음을 터뜨리던 와중…

“윽…”
“아…”

위일청이 깨어났다.

“하아… 백리소저.”

자고 일어나 가장 먼저 찾는 게 백리소현이라니.

약간은 심통이 나 독고령이 툴툴거렸다.

“저 둔치 아니에요…”
“음?”
“잘 잤어요, 일청?”

독고령이 두 손을 위일청의 뺨에 대자, 그가 눈을 떴다.

“ㄹ… 령?”

당황한 그의 표정을 보고, 독고령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 다녀왔어요. 미안해요, 걱정 끼쳐서…”
“저… 정말…”
“다들 반응이 똑같네요.”
“령!!”


갑자기 위일청이 몸을 일으켜 자신을 껴안자, 독고령은 간지러움을 참아내며 약간은 곤란한  말했다.


“… 이런 것도 다 똑같고요.”
“걱정했잖아요!!”
“… 미안해요.”


책망하는 듯 말하는 위일청이였지만, 그의 목소리에 담긴 애정이 느껴져 독고령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보다 일청.”

독고령이 위일청을 떼어내곤, 그의 얼굴을 마주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는 내내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참으로 많이 고민했다.

어디부터 얘기해야할지, 무엇을 얘기해야할지.


독고령은 참으로 많이 고민했다.

나는 사실 독고진이다.

나는 결코 복수를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독고령이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기도 한다.

그러니깐…

“사랑해요, 정말 많이요.”
“…”
“그러니깐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 어떤 부탁인가요?”

그대와 백년을 함께 살아갈 약속을 해달라는 것은 무리예요.

그렇게 먼 미래를 약속하기엔… 조금은 두려워요.

하지만 항상 그대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같이 죽어줘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고백.

“… 저랑 같이 죽어주세요, 일청.”


평생을 복수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만나는 것은 조금 … 많이 늦었지만.


적어도 헤어질 땐 함께 가길 바라는 독고령의 욕심.

그리고 위일청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지요, 령.”
“아…”
“죽을 때는… 함께 죽겠습니다.”
“아아…”


벅차오르는 감정에 독고령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말… 정말요?”
“령이 부탁해놓고 왜 웁니까?”
“그치만… 흑… 그치만…”
“사랑합니다, 령.”


위일청이 부드럽게 그녀를 안아주며 말했다.


“그대가 사라진 요 며칠 사이, 살아도  것 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미안해요…”
“아닙니다. 사과를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에요, 령.”
“… 그럼요?”
“이젠 어디도 가지 말라고요.”


위일청이 독고령을 안은 손에 꾸욱 힘을 주며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평생 제 시야에서 벗어나지 말아주세요.”
“… 그럴게요.”
“약속입니다.”
“… 네.”

그제서야 위일청이 자신을 놓아주자, 독고령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냈다.


“…”
“…”


한바탕 몰아치는 감정에 의해 서로의 진심을 토해낸 뒤, 두 남녀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맴돌았다.

하지만 둘 다 생각하는 것은 똑같았다.


초야.

약속의 보름.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누구라고 딱 집어 말할 수 없었다.


“저…!”
“저기…!”
“아…”
“먼저 말하시죠, 령.”
“아… 아뇨. 일청이 먼저…”
“령이 조금 더 빨리 말했던  같은데요?”
“… 비겁해요, 일청.”
“좀 그렇긴 하네요.”


일청이 피식 웃자, 독고령 또한 그를 따라 웃었다.


“령.”
“네, 일청.”
“보름이네요.”
“보름이군요.”
“… 약속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 네.”


독고령이 수줍게 고개를 숙이자, 위일청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독고령이 위일청의 새끼손가락을 살포시 붙잡았다.


“약속… 하셨잖아요.”
“그렇죠.”
“그… 하으으…”

막상 때가 다가오자, 독고령의 얼굴이 타오를 듯 달아올랐다.


심장이 빨리 뛰고, 머릿 속이 어지러웠다.


그 때, 처소에 들어오기 전 했던 고민이 그녀의 머릿 속을 지배했다.


“저… 저! 씨… 씻고 올게요!”
“네?”
“머… 먼 길을 달려와서 조금… 냄새도 나고… 그…”

독고령이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분홍빛으로 물들였다.


“마… 마음의 준비를… 조금…”
“같이 씻을까요?”
“흐엑?!”


갑작스런 위일청의 제안에 독고령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가… 같이요?!”
“그러고보니 전에도 같이 씻고 싶었는데 그러지  했군요.”
“하… 하지만…”
“아까 약속했잖아요, 령?”


위일청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평생. 제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기로요.”
“하으으…”
“싫은가요?”
“…”


독고령이 우물쭈물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다,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녜… 네에…”
“물을 데우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도 씻고 싶었거든요.”
“가… 같이 가요.”


독고령이 위일청의 소매를 붙잡으며 말했다.


“시야에서… 벗어나지 말라매요.”
“… 그렇네요. 같이 가죠.”
“네.”


*




물을 데워 욕조에 받자 뜨거운 수증기가 확 올라오며 독고령을 덮쳐들었다.


위일청이 손가락을 물에 찍어 온도를 확인한 뒤, 독고령을 쳐다보았다.


“이 정도면 괜찮겠군요.”
“… 네.”
“들어갈까요?”
“으으… 네.”

독고령이 완연히 분홍빛으로 물들인 머리를 하고 옷자락에 손을 올리자, 위일청이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령.”
“녜… 녜헷!”
“제 옷을 벗겨주세요.”
“…네?!”
“그 다음엔… 제가 령의 옷을 벗기겠습니다.”
“하으으…”
“싫은가요?”
“그… 그건 아닌데…”
“밤은 기니깐,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하으…”

두 손을 뒤로 하고 자신을 기다리는 위일청을 보며 독고령이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버… 벗길게요…?”
“네.”

독고령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며 위일청의 윗옷을 벗겼다.


윗옷을  벗기자 드러나는 그의 맨살에 독고령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지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독고령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의 바지로 향했다.

“으으… 아… 아래도 벗길게요…?”
“네, 령.”

조심스레 그의 바지를 붙잡고, 천천히 내리자…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잔뜩 성이 난 그의 양물이 드러났다.

“ㅇ… 왜 벌써 세우고 있어요?!”
“이게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요.”
“으으… 이… 이런 거 보여주면…”
“좀 이따 령의 안에 들어갈 건데요?”
“흐엑?!”


위일청이 현실을 일깨워주자, 독고령의 하단전이 욱씬거렸다.


“이… 이게…”

조심스레 자신의 하복부를 그의 양물에 가져다대며 길이를 가늠해본 뒤, 독고령이 침을 꿀꺽 삼켰다.

“다… 다 들어갈까요…?”
“괜찮을 겁니다, 령.”
“으으… 네에…”

내내 기대하던 상황이였지만, 막상 그 때가 다가오자 독고령의 몸이 긴장으로 뻣뻣해졌다.

잔뜩 굳은 독고령을 보며, 위일청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젠 제가 벗기겠습니다?”
“하으읏… 네에…”
“너무 얼어계시지 말고요.”
“노… 노력해볼게요…”


여전히 잔뜩 몸을 움츠린 독고령을 보고 위일청이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후우~”
“하으읏…!!”
“크큭,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령. 제가 잡아먹기라도 하는 거 같네요.”
“그… 그래도…”


독고령의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향했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잔뜩 성이  위일청의 양물을 보며, 독고령이 말했다.

“일청의 양물… 너무 커요…”
“전에 뒤로도 해봤잖습니까? 오히려 앞이 넣기는 더 쉽답니다.”
“… 네.”


독고령의 긴장이 조금은 풀린듯 보이자, 위일청이 천천히 그녀의 윗옷을 벗겼다.


“아…”

가슴을 가리고 있던 천까지 모두 풀어헤쳐, 그녀의 상체에 아무 것도 걸친 것이 없는 상태가 되자 독고령이 손을 들어 가슴을 가렸다.


위일청이 무릎을 꿇고는 독고령의 아랫도리에 손을 올렸다.


“다리를 좀 들어주시겠어요, 령?”
“ㄴ… 녜에.”

위일청의 손길을 따라 벗기기 편하게 다리를 들어올려준 뒤, 이윽고 그녀의 음부를 가리는 속곳 한 장만이 남은 상태가 되자.

갑자기 위일청이 피식 웃었다.

“큭…”
“왜…  웃어요, 일청?”
“령이 너무 음란해서요.”
“흐엑?!”
“아직 손도  댔는데 벌써 젖으셨습니까?”
“아… 그… 하으으…”


독고령의 속곳에 번진 얼룩을 보며, 위일청이 그녀의 속곳에 손가락을 걸쳤다.


“…”

이윽고 속곳 마저 벗긴 뒤, 완전한 나신이  독고령을 끌어안으며 위일청이 말했다.


“들어갈까요, 령?”
“ㄴ… 녜헷…”


위일청과 독고령의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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