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화 〉12장.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 - (8)
독고령이 위일청을 기다렸듯이, 위일청 또한 독고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 오늘도 안 오시는군요.’
위일청의 눈이 창문으로 향했다.
창 밖으로 비치는 달을 보자, 독고령이 떠올랐다.
‘보름달은 언제 뜨려는지…’
위일청 또한 독고령을 보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그는 전혀 다른 이유로 참고 있었다.
다음에 만나게 되면, 정말 자신이 선을 넘어버릴까 싶어서.
고작 2주였지만, 무려 2주였다.
어느새 절반 가까이 지나긴 했지만, 정해둔 날이 다가올수록 위일청은 애가 탔다.
‘… 그냥 갈까 싶기도 하네요.’
결국 잠을 이루지 못 한 위일청이 일어나 앉았다가… 다시 드러누웠다.
“… 젠장.”
답답함에 일부로 입 밖으로 소리내어 욕을 하며, 위일청은 몸을 뒤척였다.
‘괜히 2주라고 말해가지고 진짜…’
살면서 자신이 한 선택들을 후회해본 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만큼 후회되는 선택은 처음이었다.
독고령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보름이 뜨는 날 관계를 가지는 것이 가장 좋음을 머리로는 십분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하반신은 전혀 달랐다.
밤마다 잠을 청하려고 할 때마다 독고령이 떠올랐다.
그녀를 껴안고 자던 그 날,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 자신의 연심을 고백하던 독고령의 얼굴이 아른거리자 위일청은 다시 일어났다.
“…”
쿵! 쿵!
괜히 주먹을 꽉 쥐고 바닥을 몇 번이고 때리기를 반복하다… 결국 위일청은 일어났다.
‘먼저 찾아가도 괜찮겠지. 독고 소저도 얼굴을 안 비추면 실망하시겠지.’
요 근래 일주일간, 자신의 행적을 되돌아볼수록 멍청하게 느껴졌다.
어느 미친 놈이 자신에게 고백한 여인과 하룻밤을 보낸 뒤, 6일간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가?
‘… 그 사이에 정이 떨어졌으려나…’
약간의 걱정과, 오랜만에 독고령을 다시 보러간다는 설렘과 함께 위일청이 문을 여는 순간, 그의 시야에 나풀거리는 붉은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 어?”
여기 있으면 안 될 것이 시야에 들어오자, 위일청의 입이 자연스레 열렸다.
그리고
“흐엑?!”
당황한 독고령이 고개를 돌렸다.
“독고 소저, 야심한 밤에 어인 일이십니까?”
“아… 그… 그게…”
오랜만에 독고령을 다시 만나자, 위일청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평소의 괄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부끄러운 듯 뺨을 붉히며 눈을 내리깐 독고령을 보자 위일청의 얼굴에 자연스레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보낸 밤처럼, 독고령은 위일청의 가슴을 거세게 흔들었다.
“이… 일청이 보고 싶어서요.”
“…”
자연스레 하반신이 뻐근해졌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껴안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위일청이 침착하게 독고령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바… 방해인가요?”
“저도 마침 소저가 보고 싶어서 나서던 참이였습니다.”
“엑?!”
“안 찾아오시길래 제가 먼저 갈까 싶었죠.”
위일청이 가슴의 간질거림을 참으며 말했다.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지… 진짜요?”
부끄러움에 손을 뒤로 빼고는 몸을 배배꼬고 있는 독고령을 보자, 위일청은 이를 악물었다.
‘미치겠군요, 소저…’
분홍빛으로 변한 독고령의 머리카락이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 지 짐작케 했다.
“… 자주 만나러 와주세요…”
“예, 죄송합니다. 소저.”
자다가 찾아왔는지 조금은 얇은 옷을 입고 온 독고령을 보며, 위일청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손을 내뻗었다.
“안으로 드시겠습니까? 괜히 밖에서 이러기도 그렇네요.”
“… 네.”
그녀의 작고, 따스한 손이 위일청의 손바닥에 올라왔다.
손과 손이 맞닿는 순간, 그녀의 온기가 전달되며 또 한 번 위일청의 가슴이 쿵하고 뛰었다.
‘야한 거 말고… 어디까지나 대화만 나누다가…’
스스로 그렇게 되뇌이고 있는 와중, 독고령이 그의 새끼손가락을 붙잡았다.
“저… 전에 했던 약속… 아직 기억하시죠?”
“… 네?”
위일청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귀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 야… 야한 거 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위일청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독고 소저.”
“ㄴ… 네에…”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죠.”
“… 네.”
위일청이 그녀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처소로 이끌었다.
“…”
“…”
방으로 들어서자 위일청은 그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흐앗?!”
갑자기 위일청의 품에 안기자, 독고령은 고개를 숙이고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 보고 싶었습니다, 독고 소저.”
“저… 저도요.”
“먼저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혹시나 소저가 제가 찾아가지 않아 섭섭함을 느꼈을까 싶어서요.”
“괘… 괜찮아요.”
독고령이 그의 안으로 파고들며 배실배실 웃었다.
“지금이라도… 만났으니깐요.”
“… 정말이지. 어쩜 그런 말만 골라서 하십니까?”
“그…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한 건데요…”
“후우…”
위일청이 긴 한숨을 내뱉고는 독고령을 놓았다.
“… 일단 앉으실까요?”
“네.”
위일청이 먼저 자리에 앉자, 자연스레 독고령이 그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 앉았다.
“… 독고 소저?”
“네?”
“… 맞은 편에 앉으시란 얘기였습니다.”
“아… 죄… 죄송해요!”
독고령이 당황스러움에 뺨을 붉히고는 일어나 맞은 편에 앉았다.
“저… 전에는 거기 앉았으니깐…”
“… 오해할만 하셨네요. 혹시 차라도 드시겠습니까?”
“그보다 다른 거… 하고 싶은데…”
독고령이 두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며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위일청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독… 고 소저…”
“네.”
“아직 8일 남았습니다.”
“너… 너무 길어요…”
“저는 그리 참을성이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참지 마시고…”
“제발요, 독고 소저…”
위일청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 소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제가 소저를 사랑합니다.”
“아… 흐아아…”
“그러니깐 더 이상 제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아주세요.”
위일청이 독고령을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소저를 덮치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니깐요.”
“하으으…”
독고령이 머리를 분홍빛으로 물들이곤 고개를 숙이고 웅얼거렸다.
“더… 덮치셔도 되는데…”
“소저.”
“아… 알았어요. 꾹 참을게요…”
독고령이 아쉬운 듯 입술을 내밀고는 말했다.
“… 일청도 열심히 참으니깐요.”
“배려에 감사합니다.”
“그치만… 그… 연습한 거 있는데…”
“네?”
“손… 줘보실래요?”
위일청이 별 생각없이 독고령에게 손을 내밀었다.
위일청의 손을 붙잡은 독고령이 입을 벌리고는 그의 손가락을 삼켰다.
“… 소저?”
“저… 전에… 잘 못 한다고 하셔서… 쮸웁…”
한차례 그의 손가락을 빨고난 뒤, 독고령이 입을 뗐다.
위일청의 손 끝으로 늘어지는 침의 실을 끊어내며 독고령이 말했다.
“여… 연습해왔어요.”
“…”
“하… 한 번 해봐도 돼요? 연습한 게 아까우니깐…”
위일청은 결국 포기했다.
*
“독고 소저.”
“…”
“이 쪽으로 오세요.”
“… 네.”
위일청이 자신의 무릎을 두들기자, 독고령이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다가갔다.
무릎에 앉으려는 독고령의 허리를 붙잡으며 위일청이 그녀를 올려보았다.
“령.”
“네… 네에…”
“어찌 이리 음탕합니까?”
“하으으… 아… 아니에요…”
독고령이 그의 눈을 피하며 웅얼거렸다.
“그냥… 일청이 더 기분좋으면 좋겠다 싶어서…”
“정말이지…”
“꺄악!”
위일청이 붙잡은 독고령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껴안자, 독고령과 위일청의 얼굴이 살짝 맞닿았다.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독고 소저.”
“으으… 어… 얼굴 보고 그렇게 말하시면…”
“이런 걸 원하신 거 아니였나요?”
“그… 그렇긴 한데…”
위일청이 조금씩 얼굴을 가까이하자, 독고령이 눈을 감았다.
‘아…’
입과 입이 맞닿자, 독고령은 자연스레 입을 벌리며 들어오는 위일청의 혀를 받아들였다.
“하읍… 쮸웁… 음…”
아직 몇 번 해보지 않았지만, 혀와 혀를 섞는 일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하아… 흐읏…!”
자신도 모르게 가랑이를 위일청의 허벅지에 비비적거리며 한참을 혀를 섞은 뒤, 독고령이 입을 뗐다.
그녀가 자신의 이마를 위일청의 이마와 붙인 뒤,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일청…”
“네, 령.”
“… 왜 나 안 보러 왔어요…?”
“미안합니다.”
“걱정했어요. 혹시나 나 싫어진 거 아닌가 싶어서…”
“만나면 이렇게 될 거라 생각했으니깐요.”
“… 네?”
“령이 너무 귀여워서, 제가 못 참을까봐요.”
“읏…!”
독고령의 하단전이 욱씬거렸다.
“그럼… 더 귀여워해주시면 되잖아요…”
“이제 반이 지났습니다. 8일만 더 참으면…”
“… 알았어요. 대신… 하루에 한 번은 나 만나러 와주세요.”
“…”
위일청은 대답을 망설였다.
“아… 안 되나요?”
“밤에 말고, 낮에 만납시다.”
“히이잉…”
“그러지 마시고요, 소저.”
“… 알았어요. 대신…”
독고령이 위일청의 목에 팔을 걸며 말했다.
“오늘은… 이미 만났으니깐… 야한 거 해주세요.”
“풉.”
“왜… 왜 웃어요?!”
“그 동안 어떻게 참으셨습니까?”
“차… 참다니요…”
독고령이 위일청의 다리에 가랑이를 비비며 말했다.
“이… 일청이 날 야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잘못한 겁니까?”
“… 네. 일청 잘못이에요.”
“크큭, 어쩔 수 없군요. 벌을 받아야겠네요.”
“맞아요…”
독고령이 위일청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께로 이끌었다.
“그러니깐 벌로… 가슴 많이 만져주세요.”
“그 쪽이 좋습니까?”
“… 둔치랑 할 때는 가슴 많이 만진다매요.”
“예?”
“둔치가 그렇게 말했어요…”
“소저도 제법 크십니다.”
“… 하지만 둔치보다 작잖아요.”
독고령이 자신의 가슴을 내려보며 말했다.
“… 그러니깐 증명해주세요.”
“어떤 걸요?”
“… 제 가슴도 많이 좋아하시나요?”
“좋아합니다.”
“그럼… 많이 만져주세요…”
“크큭, 알겠습니다.”
위일청이 독고령의 손을 떼냈다.
“자세를 조금 바꿔볼까요?”
“어떻게요…?”
“소저가 제게 등을 기대시죠.”
“… 네.”
독고령이 몸을 돌려 위일청에게 등을 기댔다.
그러자 위일청이 그녀의 허리 아래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를 껴안고는 목을 어깨에 올렸다.
“령.”
“흐읏…!”
“귀도 민감하신가 보네요.”
“가… 갑자기 말해서 그래요…”
“아직도 부끄럼이 남아있으신가 봅니다. 귀가 빨개지셨어요.”
“하으으… 노… 놀리지 마세요…”
독고령이 부끄러운듯 얼굴을 가리자, 위일청이 웃으며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
“하읏…!”
“방금까지 가슴을 만져달라 부탁하셨으면서요?”
“그… 그건 다른 거잖아요…”
“예, 그렇다고 치죠.”
위일청의 손이 독고령의 배를 타고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
옷 위로 부풀어오른 그녀의 가슴에 살포시 손을 올리고는 위일청이 말했다.
“독고 소저의 가슴도 좋아합니다.”
“지… 진짜요?”
“예.”
“다… 다른 애들에 비해서는요?”
“중요합니까?”
“… 중요해요.”
“음…”
“흐읏…”
위일청이 독고령의 가슴을 조금씩 주물럭거리며 말했다.
“은 소저는 가슴이 작은 대신 예민해서 좋습니다. 만지는 느낌이 살짝 아쉽긴 해요.”
“읏…! 그리고요…?”
“백리 소저는 가슴이 커서 만지는 것보다 얼굴을 기대는 게 좋습니다. 한창 음양교합 도중에는 흔들리는 모습도 감상하기 좋죠.”
“여… 역시 큰 걸 좋아하시는게…”
“하지만 령의 가슴이 제일 좋습니다.”
“하으읏…!!”
위일청이 옷 위로도 정확히 독고령의 유두를 꼬집으며 말했다.
“예민하면서, 적당히 크기가 있어서 손에 꽉 잡히는 게 좋습니다.”
“거… 거기잇…! 흐읏…!”
“게다가 젖꼭지가 유독 민감하셔서 그런지 이렇게 꽉 잡을 때마다 반응하는 걸 보면 저도 다 흥분이 되더군요.”
“흐으읏…!!”
“령.”
“네… 녜헷… 일청…!”
“저는 음란한 령이 좋습니다.”
“하으윽…!”
위일청이 독고령의 유두를 잡아당기자, 그녀가 다리를 쫙 펴며 허리를 숙였다.
“이렇게 만져줄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저를 계속 흥분시키는군요.”
“하으… 뎌… 뎌 됴하요…?”
“네.”
“소… 소현이나… 관영이보다요…?”
“… 네.”
“헤헷…”
독고령이 위일청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포개며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녀가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은근슬쩍 위일청의 양물에 자신의 엉덩이를 비비며 말했다.
“아… 아까부터… 계속 커져있네요…?”
“음탕한 령을 보고 흥분했거든요.”
“그… 그래요? 어… 어쩔 수 없네요…”
독고령이 다시 뒤돌아서며 위일청의 바지춤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저 때문이니깐… 제가 편하게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