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10장. 의녀문(醫女們) - (5)
“독고 소저.”
“… 왜, 개새끼야.”
“오늘 밤, 제 처소에 들리시지요.”
“미… 미친 새끼약! 내가 왜… 흐아앙!”
위일청이 독고령의 어딘가를 부여잡자 그녀의 다리가 풀렸다.
“미… 미친 색마 새끼약!”
“… 더 했다간 곤란해질테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너… 너어…! 언젠간 내가 반드시 죽일거다!!”
독고령이 악을 질렀지만, 위일청은 상쾌한 웃음을 남기며 무시했다.
“그럼 이따 밤에 꼭 오시지요, 소저. 안 오시면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미… 미미미… 미친 새끼익!!”
“도망칠 생각은 마시구요.”
“이익…!”
멀어지는 위일청을 보고 독고령은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시발…!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남궁원청의 부탁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 위일청은 그를 뒤쫓았다.
다행히도 그리 멀리 가지 않았기에 위일청이 그를 멈춰세웠다.
“검신 어르신.”
“… 잠깐만 기다려주게. 소소야, 다시 말해보겠느냐?”
“당문은 시발 새끼들이고요, 모용은 똥 물에 튀겨 죽일 새끼랬어요.”
“그… 그 빨간 머리 언니가 말하더냐?”
“네. 언젠간 제가 그런 개새끼들이 없는 무림에서 살게 되더라도 또 어떤 좆 같은 새끼들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검을 익혀야한다고…”
“… 됐다. 그만 말하렴.”
남궁원청은 당장이라도 심마가 찾아올 것 같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말하게, 위 공자…”
“… 독고 소저가 큰 민폐를 끼쳤습니다.”
“아닐세… 내가 손녀를 데리고 온 게 잘못이겠지. 허… 허허허…”
넋이 나간듯 실성한 남궁원청을 보고 위일청은 목이 바짝 탔다.
[그… 제가 잘 말해놓겠습니다.]
위일청이 전음을 보내자, 남궁원청이 폭포처럼 힐난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반드시 그 년을 제 정신으로 만들어놓게! 이제 갓 열 살을 넘긴 아이가 입이 걸레짝이 되었어!!]
[… 예, 어르신. 헌데 꼭 볼기짝을 쳐야합니까?]
[광마 그 새끼가 내 아들 놈 볼기짝을 후려쳤으니 나도 후려쳐도 되지!! 아니, 차라리 내가 후려쳐야겠구만!!]
[고… 고정하시지요.]
[내가 그 때 그 새끼를 베야했어… 내가 그 때 독고진이 그 새끼를…]
[…]
넋이 나간 남궁원청을 바라보고 위일청이 한숨을 쉬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 독고 소저, 도대체 그 짧은 시간동안 아이한테 뭘 가르친겁니까…’
좌절하고 있는 위일청을 보며 남궁원청이 말했다.
“… 소소는 내가 잘 돌볼터이니, 자네는 그 자식을 사람으로 만들어놓게나.”
“… 예.”
“후우… 참. 며느리를 어떻게 봐야할지, 원…”
남궁원청이 다시 등을 돌려떠났다.
멀어지는 그를 보며 위일청 또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 망나니 소저를 어떻게 해야할지, 원…”
가는 곳마다 사고를 일으키고 다니다보니 위일청의 속이 쓰려왔다.
검신 어르신이 그나마 많이 양보하셔서 다행이지, 다른 세가였다면 진즉에 독고령을 가만히 안 뒀으리라 생각하며 위일청은 어떻게 독고령을 붙잡아야할지 고민했다.
‘… 헌데 검신 어르신은 왜 굳이 독고 소저를 밤에 훈계하라 하신게지?’
혹시 그 쪽으로 취향이 있는가 하고 잠깐 생각하다가 위일청은 이내 생각을 그만두었다.
‘다 뜻이 있을 것이다. 검신이시니…’
위일청은 일단 어떻게 얌전히 독고령을 잡아둘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남궁소소를 껴안고 방으로 돌아가며 남궁원청은 내내 옅은 미소를 입에 머금고 있었다.
‘기경팔맥이 다 막혀 제대로 날뛰지도 못 하고, 위일청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얼굴을 붉힌다라…’
독고령은 분명 흔들리고 있었다.
광마 독고진과 독고령의 사이에서.
그러니 남궁원청은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기에 그녀를 살짝 더 밀어볼 생각이었다.
‘이대로 여인으로 사는 것도 괜찮겠지.’
남궁원청은 내내 독고진에게 약간의 마음의 부채를 느끼고 있었다.
천마 천용택을 죽이고 남궁원청이 진득한 공허감에 빠져있을 무렵, 그는 맹주였음에도 사실상 무림맹의 관리에서 손을 놓고야 말았다.
마교라는 거대한 외적이 있을 때는 하나로 똘똘 뭉친 정파였으나, 거대한 적이 사라지자 서로 반목하며 헐뜯기 시작했음을 알고 있었으나 그는 외면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이 상태였다.
사천에선 당문이 인근의 문파를 모두 흡수하려 날뛰기 시작했고, 요녕에선 모용세가가 점점 그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권신이 사천을 막아줄테지만… 도선, 그 아해가 요녕을 막을 수 있을진 모르겠군.’
남궁원청은 이 참에 마실이나 나갈까 싶었다.
독고진은 분명 자신의 먹이를 낚아챘다며 길길이 날뛸테지만, 어쩌겠는가.
그가 다시 강해지길 기다리기까지는 너무나도 길었다.
그리고…
‘이대로 복수따위 잊고 알콩달콩하게 사는 것도 좋을 테고.’
남궁원청이 흐뭇한 미소를 짓자, 품에 안겨있던 남궁소소가 말했다.
“할아버지. 왜 웃어?”
“으응? 아무것도 아니란다.”
“개새끼들을 죽이고 싶어졌어?”
“… 뭐?”
“독고 언니가 그랬는데, 사람은 죽일만한 개새끼를 찾으면 웃음이 나온데!”
“…”
남궁원청은 그냥 자신이 직접 독고령을 훈계할걸 그랬다며 고민에 빠졌다.
*
점점 해가 떨어지기 시작, 독고령은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참지 못 했다.
“시발…. 시발시발시발…!!”
치솟아오르는 짜증에 욕을 지껄이면서도 내내 어떻게 도망칠지 그녀는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도망치지…?’
일단은 심호흡을 하며 침착하게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봤다.
무공 수위? 은관영을 웃도는 정도였다.
자신의 아군? 적어도 이 곳엔 한 놈도 없었다.
상대의 강함? 도망치면 검신이 직접 잡으러 올 수도 있었다.
몇 번을 고민해보아도 자신에게 압도적으로 절망적이었다.
‘시발, 진짜. 망할 영감탱이! 지가 잘 간수하던가…!’
독고령이 어떻게도 밤에 도망칠 방법이 없다 생각하며 머리를 벅벅 긁어대고 있던 와중, 누군가 다가왔다.
“령 매, 뭐하고 있어?”
“… 넌 뭐하고 있었냐, 둔치?”
“오랜만에 씻고 좀 쉬었지. 밥 안 먹어?”
“밥은 무슨…”
“또 무슨 사고쳤어?”
“…”
독고령이 입을 다물자, 백리소현이 한숨을 쉬었다.
“하아… 령 매. 우리 좀 조용하게 가면 안 돼?”
“시발, 내 잘못 아니거든?”
“… 그렇게 말하면 대부분 령 매가 잘못한거던데.”
“에이, 시발. 나도 몰라.”
“차라도 마실래? 신의 아저씨가 맛있는 차를 줬는데.”
“… 차 말고 술.”
“…”
백리소현이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응? 웬 일이냐, 네가 나한테 술을 다 허락해주고?”
“려… 령 매가 많이 상태가 안 좋아보여서?”
“… 그래, 시발. 나 생각해주는 건 너 밖에 없다, 둔치야.”
“…”
백리소현이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 그치. 나 밖에 없지…”
“가자. 무슨 술인지 아냐?”
“으… 응? 마셔보면 알 거야.”
“그래. 술이 다 거기서 거기지.”
독고령이 신나서 백리소현을 재촉하자, 그녀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 미안, 령 매.’
백리소현 또한 위일청과 한 패였다.
*
다시 눈을 뜬 독고령이 가장 먼저 들은 것은 신음소리였다.
“흐윽…! 흐아앙…!”
한 여인의 간드러진 신음소리와 함께 거친 숨소리, 그리고 익숙한 향기가 느껴지자 독고령은 당황하며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시… 시발, 이거 뭐야?!”
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팔과 다리가 등으로 꺾여 밧줄에 포박되었음을 깨닫자, 독고령은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그 때, 나체가 된 위일청이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양물을 덜렁이며 독고령에게 다가왔다.
“아…, 독고 소저. 일어나셨습니까?”
“시… 시발! 그 징그러운 거 좀 치워!!”
“앞으로 익숙해지셔야 할 물건인데 뭘 그러십니까.”
“캬아아악!!”
독고령이 내공을 끌어올려 당장이라도 밧줄을 풀려고 했으나 몸 안의 기운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뭐… 뭐야?!”
“… 산공독을 살짝 섞었어, 령 매. 내공을 맘대로 못 움직일 걸?”
“둔치, 너…!”
백리소현이 조금은 미안한듯 위일청의 뒤에 숨어서 말하자, 독고령이 발악했다.
“믿었는데…! 둔치, 개새끼야악!!”
“… 그치만, 령 매. 그렇게라도 안 하면 분명 도망칠 생각이었잖아.”
“시발!! 시바아아알!!!”
“위 오빠, 재갈도 하나 물릴까요?”
“… 그건 좀 그렇지요.”
옆에서 은관영마저 튀어나오자, 독고령은 절망에 빠졌다.
“너… 너 이 개새끼들아!!”
“독고 소저도 참… 은근히 즐기시면서 왜 그렇게 내빼세요오?”
“내… 내가 뭘 즐겨!!”
“뭘 즐기다니요?”
은관영이 위일청의 옆에 무릎을 꿇어 그의 양물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뺨에 비벼대며 말했다.
“야한 짓이죠, 헤헷. 하읍…”
“아…, 관영이 나빠. 내가 청소해줄려고 했는데.”
“읍… 소현 언니는 많이 즐기셨잖아요오.”
“같이 하자.”
두 여인이 위일청의 양물에 들러붙어 좌우에서 핥아주는 것을 보며, 독고령의 얼굴이 터질듯이 붉어졌다.
“으… 음탕한 것들아!!”
독고령의 머리색이 천천히 옅어졌다.
그 때, 자신의 머리색을 확인한 독고령이 한 줄기 희망을 얻었다.
‘산공독을 먹었는데도 음기가 움직이긴 하네?’
내공만 끌어올리면 도망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독고령은 어떻게 해야 좀 더 음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절망했다.
‘아니, 시발. 결국엔 야한 짓 해야하는 거잖아?’
아무리 고민해봐도 퇴로가 보이지 않을 즈음, 위일청이 은관영과 백리소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두 소저분,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먼저 돌아가서 주무시고 계시겠습니까?”
“엑? 진짜요오?”
“… 오늘은 좀 짧게 하네?”
“지금부터 독고 소저와 둘 만의 시간을 좀 가지려고요.”
“히익?!”
위일청의 말을 듣자, 두 여인이 음흉한 미소를 띄며 독고령을 쳐다보았다.
“뭐… 뭘 쳐다봐, 새끼들아!”
“아, 그래서 아까 그거를…”
“저는 그거할 줄 알고 있었어욧!”
지들만 아는 이야기를 쑥덕거리자 독고령이 점점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 그게 뭔데?”
“비~밀.”
“안 말해줄거야, 령 매. 대신… 기대해도 좋을 걸?”
“누… 누가 무슨 기대를!!”
은관영과 백리소현이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자, 방 안에는 위일청과 독고령 둘만 남았다.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고는 대충 옷을 걸친 위일청이 조금씩 독고령에게 다가왔다.
‘시발… 시발시발시발!!’
긴장감 때문인지, 아니면 흥분돼서인지 점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가슴의 고동이 커지며, 조금씩 숨이 거칠어지는 걸 스스로도 느끼자 독고령은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자꾸만 목이 탔다.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무엇을 할 거란 확신이 들어서였을까?
그녀의 다리 사이가 또 다시 간질거렸다.
하복부의 욱씬거림이 조금씩 달콤한 애달픔으로 바뀌어갈 무렵.
“독고 소저.”
“녜… 넷?!”
“오늘 독고 소저가 한 잘못이 뭔지 알겠습니까?”
“내… 내가 무슨 잘못을…”
“어린아이한테 그릇된 지식을 심어주셨지요.”
위일청이 독고령의 두 팔과 다리를 이어둔 매듭을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팔과 다리는 묶여있는 상태였다.
“그…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일부러든 아니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독고 소저가 오늘 큰 사고를 칠 뻔했다는 것입니다.”
“아… 아니이…, 흐읏…!”
독고령이 무언가를 반박하려고 하던 순간, 위일청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순간 독고령의 하복부가 욱씬거리며 그녀가 몸을 비틀었다.
“제가 그 동안 너무 독고 소저를 풀어두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뭘 할려고…”
“지금까지는 참았지만, 이제는 독고 소저를 통제할 방법도 알았으니 제대로 훈육할 셈입니다. 지난 번 마무리짓지 못 한 예절 교육을 다시 진행해보려고요.”
위일청이 독고령을 들어안았다.
“흐엑?! 하… 하지 맛!”
“기막도 펼쳐두었으니 걱정마시길.”
“그… 그게 문제가 아니라아…!”
위일청이 독고령을 안은 채, 침대에 앉았다.
독고령의 상체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두고는 위일청이 그녀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지금부터는 존댓말로만 대화합시다, 소저.”
“내… 내가 왜…!”
독고령이 반항하는 순간, 위일청의 손이 들렸다.
그리고는…
짝!
“흐읏!!”
“볼기짝을 때리는 것은 그리 취향이 아니지만, 검신 어르신이 부탁하셔서요.”
“아흐윽…!”
독고령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위일청의 손바닥에 얻어맞은 엉덩이가 불에 타는 듯이 아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의, 하단전을 떨리게 만드는 이상한 기분에 독고령이 몸을 부들거렸다.
그 때, 위일청의 손이 독고령의 치마 속으로 들어왔다.
“무… 야! 야이, 색마 새끼야아악!!”
“오늘 밤이 지나는 동안, 저는 독고 소저를 철저히 예의 바른 아이로 교육시킬 생각입니다. 광마 어르신도 다시 독고 소저를 만날 경우 기뻐하실 겁니다.”
“아… 안 기뻐해, 미친 놈아!”
“글쎄요. 적어도 독고 소저는 기뻐하시는 중이네요.”
“흐엑?!”
위일청이 방금 막 벗긴 독고령의 속곳을 그녀의 눈 앞에 들이댔다.
살짝 따끈따끈한 온기가 남은 그 속곳은 이미 끈적한 액체로 젖어있었다.
“… 정말이지. 이렇게까지 쉬이 젖으시는 걸 보면 독고 소저도 참 대단하시군요.”
“아… 아니익…!”
“존댓말!”
위일청의 손이 또 다시 독고령의 엉덩이를 때렸다.
짝!
“아흐읏…!”
방금과 같이 옷 위로 떄리는 것이 아닌, 직접 맨 살의 엉덩이를 때리자 아까보다 훨씬 찰진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흐윽…!”
“대답은요, 독고 소저?”
대답을 강요하는 위일청의 목소리를 들으며, 독고령은 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
“녜… 녜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