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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화 〉9 장. 음란검(淫亂劍) - (7) (69/225)



〈 69화 〉9 장. 음란검(淫亂劍) - (7)

잠에서 깨어난 독고령이 몸을 일으켰다.

‘어…’


멍한 머리로 주변을 둘러보자, 금세 그녀의 잠기운이 달아났다.


“히이익…!”

위일청, 백리소현, 그리고 은관영이 나신이 된 채 한 이불에서 자고 있는 광경을 보자 금세 어젯밤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 내가 무슨 짓을…’

그렇게 안 하겠다고 버티고 버텼었는데 어제는 무슨 영문인지 결국 남들 앞에서 해버리고 말았단 생각에 독고령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녀가 머리를 분홍빛으로 물들인  재빨리 일어나 옆 방으로 향했다.

‘시발… 시발시발시발!’

자신의 애액으로 젖어 찝찝한 속곳을 갈아입고, 일단 몸부터 씻어내야겠다 생각하며 밖으로 향하려던 독고령이 어딘지 이상함을 느꼈다.


“…”


텅  방을 둘러보다가 독고령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운영은?! 노극명은?!’

독고령의 머릿 속에서 최악의 생각이 떠오르자, 그녀가 재빨리 문을 박차 객잔의 1층으로 뛰어내렸다.


‘시발! 시발,  멍청한 새끼야!!’


아무리 수면제로 재워놨다고 해도 안심하면 안 됐는데…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했는데…!

독고령이 객잔의 1층에 내려서고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으하핫, 아침부터 활기찹니다 광마?”
“그러게 말입니다.”
“으엑?!”


독고령이 뒤를 돌아봤다.


 곳에는 운영과 노극명이 같이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

“… 둘이서 뭐 하냐?”
“혼자 먹기도 적적해서 같이 식사 중이었지요.”
“…”


독고령이 노극명을 노려보자, 그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 저는 아침에 갑자기 신의 어르신이 같이 식사나 하자고 깨우셔서 그냥 따라온 것 뿐입니다!”
“운영 이 새끼야, 미쳤냐?!  새끼  납치하려던 새끼야!”
“자기 가주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지 않았답니까? 그렇지요, 극명?”
“ㅇ… 예! 신의 어르신께는 정말 큰 실례 범했습니다.”
“아, 시발 진짜아…!!”

독고령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연신 화를 내는 그녀를 보며 운영이 웃었다.


“걱정해주신 겁니까? 으하핫, 살다살다 당신한테 걱정도 받아보는군요.”
“다… 닥쳐!”
“으하핫! 와서 같이 드시지요.”
“하아…”

독고령이 한숨을 내쉬며 가까이 다가가자, 노극명이 잽싸게 일어나 의자를 내주었다.

“여기 앉으시지요, 소저.”
“…”
“ㅇ…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때릴 이유 찾는 중이다, 새끼야.”
“제… 제가 뭘 잘못했나요?”


노극명이 눈을 꿈뻑거리자 독고령이 그의 이마를 찰싹 소리나게 때렸다.

“그냥 마음에  들어서. 밥이나 쳐먹어.”
“… 예.”
“으하핫. 그래도 많이 얌전해졌군요, 광마.”
“지랄 마, 시발.  새끼 조지면 네 주둥이가 가만히 있겠냐?”
“매번 열심히 떠들어 댄 보람이 있네요.”
“저… 실례지만 신의 어르신.”

노극명이 말을 걸자 운영이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응? 무슨 일인가?”
“… 왜 음란검 소저에게 광마라고 부르시는… 컥!”

독고령의 주먹이 그의 명치 깊숙히 꽂혔다.


“뒤… 뒤질래?! 누가 음란검이야 새끼야!!”
“그… 그치만 이름으로 부르기는 아직…”
“그냥 이름으로 불러 새끼야! 다음에 또 그렇게 부르면 사지를 토막낸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노극명이 배를 쓰다듬으며 다시 운영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그…”
“그냥 내가 광마의 딸이라서, 새끼야. 너도 앞으로 노순평이라고 불러줄까?”
“아… 아버지의 존함을 함부로…”
“콱 씨. 느그 아버지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토막치고 싶어지네.”
“… 죄송합니다.”


쭈그러든 노극명이 불쌍한지 옆에서 운영이 중재를 나섰다.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독고 소저.”
“시발… 내가 쟤 얼굴 봐서 한 번 넘어가준다.”
“… 한 번 말고 좀 용서를…”
“샤아아앗!!”
“…”

으르렁거리는 독고령을 보며 운영이 포기하고 다시 젓가락을 부지런히 놀렸다.

“… 그래서 어젯밤엔 어디 가신 겁니까?”
“아… 아무일도 없었는데?!”
“… 거짓말도  못하십니다, 그려. 됐습니다, 알아봤자 즐거울 일도 아니겠군요.”
“저… 신의 어르신. 그러고보니 어제 이상한 꿈을 꿨습니다.”
“응? 어떤 꿈입니까?”
“여인들이 신음하며 더 찔러달라는 꿈을… 커억!”


독고령이 이번엔 제대로 노극명을 걷어찼다.

“다… 다다다닥쳐!! 개 꿈이니깐!”
“… 광마. 제발  얌전히…”
“캬아아악!!!”
“…”

운영은 자신이 엉덩이를 만져 독고령을 진정시켜볼까 잠깐 고민하다 포기했다.


그러다 손목이 날아갈까 싶어서.



*



이후 객잔에서 나온 독고령과 일행들이 반나절 정도 마차로 이동하자 마부를 자청한 위일청이 마부석의 창문을 열고 말했다.


“거의 다 온 듯 합니다. 의녀문이 보이는 군요.”
“…”

독고령이 마차 밖으로 슬쩍 얼굴을 내밀자 저 멀리 익숙한 건물이 보였다.

의녀문(醫女們).


오갈 곳 없는 여인들을 거둬들여 의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겨난 운영의 보금자리.

‘… 오랜만이네.’


상처입지 않고 의녀문을 방문한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생각하며 독고령이 의녀문을 보고 있는 와중, 이상한 걸 발견했다.

“… 야, 색마.”
“예, 독고 소저.”
“뭐 이상한 거 안 보이냐?”
“… 예?”
“사람이 좀 많은 거 같은데…?”
“으하핫, 근처에서 싸움이라도 있었나보지요. 그럴 때면 환자가 붐비기도 합니다.”
“… 그래?”

운영의 말을 듣고 독고령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의녀문에 도착하자 독고령은 무언가 다름을 깨달았다.

“…”


마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절제된 기도 사이로 단련된 날카로움이 은은하게 드러난 무인들이었다.

‘… 좀 하는 새끼들이네?’

최대한 얌전해보이려고 평범한 양민의 의복을 입고 왔지만, 독고령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색마.]
[… 예.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운영이 다칠 수도 있으니깐 은관영을 옆에 붙여놔.]
[이미 말해놨습니다. 그보다 신의의 가족이 걱정되는군요.]
[시발…]

독고령은 도대체 이렇게 많은, 정체를 숨긴 무인들이 의녀문에 찾아올 이유를  수 없었다.


혹시 모용세가인가 싶어서 노극명을 노려보았으나 그는 고개를 휘휘 가로저었다.

‘… 답답한 건 절대 못 참지.’

독고령이 잔뜩 얼굴을 구기고는 허리에 걸어둔 유성도에 손을 올린 뒤 무인 중 하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냐, 새끼들아?”
“… 신의를 뵈러왔소이다.”
“보니깐 한 가닥 하는 새끼들인  같은데 영 찝찝하네?”
“… 소란을 일으키긴 싫소이다. 신의 어르신을 만나뵙게 해주시죠.”
“싫은데?”


노골적으로 시비를 거는 독고령의 말투를 보고 곧 싸움이 벌어질 거라 예상한 위일청이 소매에 손을 넣어 연검을 만지작거릴 무렵.


운영이 갑자기 자신의 이마를 탁 때렸다.


“아이고! 오늘이  날입니까?!”
“… 예, 신의 어르신. 그간 정정하셨습니까?”
“으하핫, 저야  일 없지요. 어르신은 오셨습니까?”
“안채에서 따님과 담소를 나누는 중이십니다.”
“미안합니다. 갑자기 급한 용무가 생겨서요. 금방 들어가지요.”
“예.”
“여러분, 괜찮습니다. 정기적으로 오시는 손님들이예요.”
“… 진짜야?”

독고령이 아직 경계를 거두지 않고 물어보자, 운영이 웃었다.


“으하핫, 진짜입니다. 여러분들도  아는 분일텐데요?”
“엥?”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다들 운이 좋네요, 으하핫.”
“…”

운영이 성큼성큼 걸어들어가자 독고령은 이마를 잔뜩 찌푸리며 고민에 빠졌다.

‘누구지?’

대문을 열어재끼고 운영이 안으로 들어가며 외쳤다.

“어르신~!  왔습니다!”
“늦었소이다, 운영.”
“으하핫, 죄송합니다. 소홍이가 잘 대접했겠지요?”
“클클, 차 맛이 좋더이다.”
“과찬이십니다, 어르신.”


운영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정자에 앉아있는 한 노인과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을 흉측하게 가로지르는 검흔이 하나 있는 여인은 독고령도 누군지 알았다.


운영의 딸, 운소홍이었다.


그리고 그 옆의 노인을 쳐다보자 독고령이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아… 어… 어떻게… 아니… 왜 여기에…”
“… 독고 소저?”

독고령이 겁에 질려 사시나무 떨  몸을 떨자, 위일청이 노인을 쳐다보았다.

푸른색의 장포를 걸치고 옥으로 만든 형계를 머리 위에 올린, 인자한 미소의 노인은 어디서나 볼 법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위일청의 눈이 그의 가슴 팍에 놓인 자수를 보자 그 또한 몸을 떨기 시작했다.

“창천(蒼天)…”

강호에서 창천이란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다니고, 운영과 인연이 있는 노인은 단  명 밖에 없었다.


백도 무림의 절대자.

검 하나로 신화를 쓴 인물.


“거… 검신(劍神)…”
“으음… 노부가 괜히 젊은이들을 겁주었나보오?”
“으하핫, 아닙니다. 어르신을 처음 뵈면 누구나 놀라겠지요. 아…”


운영이 웃으며 독고령을 가리켰다.

“저 친구가 독고진의 여식입니다.”
“호오?”


남궁원청의  쪽 눈썹이 올라가는 걸 보고 독고령은 이를 악물었다.

‘운영 이 미친 새끼야악!!’


독고령은 눈을 질끈 감았다.


*

하오문의 산동지부에서 떠난 뒤, 은약벽은 한 허름한 객잔을 찾아갔다.

‘붉은 깃발이 두 개. 여기가 맞군요.’

객잔 안에는  비어 단 세 명만이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검은 머리와  머리가 반반 섞인 특이한 머리카락의 여인이었고, 그녀의 얖 옆으로는 두 사내가 앉아있었다.


하나는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사내였고, 다른 하나는 거무칙칙한 두건으로 얼굴을 가렸음에도 살기가 풀풀 풍기는 기이한 조합이었다.


은약벽이 객잔의 안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무시무시한 기운이 그녀를 옥죄었다.

허나 그녀는 여유롭게 웃으며 능청맞게 말했다.


“어머, 여긴 손님 대접이  별로네요?”
“말을 조심하도록. 그대가 가지고 있던 허명이 무엇이든 우리는 개의치 않을터니.”
“제가 불러놓고도 참 잘못된 선택인 거 같네요. 이대로 돌아갈까요?”
“…”

무시무시한 기운을 쏘아내던 민둥머리 사내가 조금씩 기운을 누그러뜨리자, 은약벽이 웃었다.


“아직 대화의 여지는 남겨놨나 보네요. 마교도 제법 급한가봐요?”
“마교가 아니라 천마신교다.”
“그건 그 쪽분들의 말이고요. 저한테는 마교랍니다.”
“건방진 년이…!”
“대호법, 그만.”


여인이 그를 막아서고 일어서자, 은약벽이 흥미로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저 자가 소교주 천유하… 전대 천마의 딸이라…’


그 때, 옆에 앉아 침묵하고 있던 두건의 사내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그딴 식으로 또 눈을 굴릴 경우 바로 파내버릴 터이니 그만 쳐다보도록.”
“광명좌사! 우린 손님으로 온 거예요!”
“후훗, 괜찮답니다. 어차피 오늘 모인 목적이 동맹이잖아요? 동맹도 서로 급이 맞아야  수 있는거죠. 마교는 하오문과 동맹을 맺기 충분하려나요?”

은약벽이 도발하자 대호법과 광명좌사, 둘 다  이상 숨기지 않고 무시무시한 마기(魔氣)를 드러냈다.

“건방진 년이…!”
“창녀라 엉덩이가 가벼울 줄은 알았으나 주둥이까지 가벼울 줄은 몰랐구나!”
“어머.”

은약벽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그래도 주먹은 무거울텐데… 맞아보시겠어요?”
“소교, 명령만 하시면 바로 저 년의 혀를 잘라오겠습니다.”
“소교주, 하명하시지요!”

양 옆에서 대호법과 광명좌사가 소교주를 닥달하자, 천유하가 어깨를 부들부들 떨다 일어서며 말했다.

“… 좀!!!”
“예?”
“이러니깐 우리가 맨날 혈교랑 다를  없는 놈들로 취급받잖아욧!!”
“…”
“강자존, 좋다 이거예요! 근데 대화도 없이 무조건 주먹질만 하면 짐승새끼죠!!”
“어… 소교주… 체통을…”
“체통은 무슨! 이미 부끄러운  다 보여놓고요?!”
“… 죄송합니다, 소교. 죽여주십시오!”
“내가 아저씨를 왜 죽여욧!!”


길게 목을 내뺸 대호법을 보고 천유하가 울상을 지었다.

“이러니깐 혼자 오겠다고 했는데…”
“… 죄송합니다, 소교주.”
“나가욧!!”
“… 예.”


광명좌사와 대호법이 일어나 객잔 밖으로 걸어나갔다.

“… 계집. 혹시나 소교주의 털 끝이라도 건드릴 시엔…”
“그냥 나가욧!!”
“… 가만   것이다.”


천유하의 타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고하고 나가는  사내를 보며 은약벽이 웃었다.


“후훗, 두 분의 충성심이 대단하네요?”
“… 죄송합니다. 가끔 그 충성심이 그릇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하여 저 또한 고민이예요.”
“뭐 어떤가요? 보기는 좋네요.”


은약벽이 웃으며 천유하와 마주 앉았다.

그러자 방금까지 보여준 어설픈 모습은 금세 지우고, 자세를 바로하여 당당한 절대자의 모습을 갖춘 천유하를 보고 은약벽이 감탄했다.

‘… 그래도 역시 마교주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자의 소양은 있네요.’


“그래서. 오늘 보자고 하신 연유가 뭔가요, 하오문주?”
“사전에 말씀드린 대로 동맹을 제의하고 싶어서요.”
“불가하다 생각합니다.”


은약벽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한 뒤, 천유하가 말을 이었다.


“우리 천마신교는 오직 마교천하, 무림일통의 기치를 내걸고 하나로 모였습니다. 하오문이 우리의 뜻에 공감하여 산하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곤륜이 막고 있죠?”
“…”
“마교가 중원으로 진출하려면 후계자가 결정되어도 옆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 버티고 있는 곤륜파를 꺾어야죠. 그것도 곤륜의 투신(鬪神)을 꺾고요.”
“꺾을 것입니다.”
“그 전에 투신이 먼저 천수를 누리고 죽겠네요. 전대 천마셨던 춘부장께서도 못 이룬 업적을, 소교주께서 하실 수 있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천유하의 기운이 폭사하며 은약벽을 덮쳐들었다.


“말을 조심해주시길.”

당장이라도 은약벽의 목을 벨 것만 같은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그녀가 말을 이었다.

“천마는 못 지킬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싸우지 않고 곤륜을 지날 수 있다면 더 편하겠죠. 그래서 제안드립니다.”
“무엇을?”
“투신을 막아드리지요.”
“네?”

천유하의 기운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소교주께서 교주가 되시고, 중원으로 진출하는 순간. 제가 투신을 막아드리지요.”
“… 오만하군요. 그렇게까지 강하진 않은 듯 한데요?”
“어머, 아까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지 말자고 말하신 분 답지 않네요.”
“…”

은약벽의 일침을 듣자 천유하가 살짝 당황했다.

“… 투신을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증거는요?”
“여기 있지요.”

서책을 건네받아 읽은 천유하가 놀란 눈으로 은약벽을 쳐다보았다.

“…고민되네요.”
“어떤 점이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을 베어버리는 게 후환이 없을 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요.”
“어머.”
“정말 무섭군요, 하오문주.”
“하지만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지요?”

은약벽의 말대로 천유하는 이 제안을 그냥 거절하기 너무나 아쉬웠다.

‘어쩌면… 이걸 빌미로 교주의 자리에도 올라설 수 있다.’


천유하가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동맹을 맺기 전에 궁금한  있습니다.”
“얘기하시지요.”
“하오문주는 목적이 뭡니까? 우리 천마신교와 동맹을 맺어, 무엇을 이루고자 하죠?”
“후훗, 처음 편지를 보냈을 때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은약벽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무림을 중원에서 없애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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