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7장. 도(刀)를 아십니까? - (9)
“위 공자의 정액을 독고 소저에게 주세요.”
“지금 농담을 할…”
“제 말이 농담처럼 들리나요?”
“…”
위일청은 은약벽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진지했다.
“하아… 무슨 말입니까? 정액이 혹시 제가 아는 것과 다른…”
“위 공자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양물에서 뿜어내는 그 백탁색의 찐득한 액체를 얘기하는 게 맞습니다.”
“… 면간이라도 하란 얘기십니까? 도대체 그게 왜 필요합니까?”
“문주님… 혹시이…”
은관영이 옆에서 슬쩍 끼어들자, 은약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 공자, 독고 소저는 저한테 월영신공을 전수받았어요.”
“헌데요?”
“월영신공은 본디 마공이었지요. 제가 조금 손보긴했지만, 극음의 기운을 다루는 심법이라 그런지 부작용이 하나 있어요.”
“설마…”
“가끔씩 양기를 적절히 주입해주지 않으면 미쳐날뛰게되요. 주로 남성에게 달려들어 정액을 받을 때까지 애타게 달라붙죠.”
“아…”
그 이야기를 듣자 위일청이 은관영을 쳐다보았다.
“혹시 그럼…”
“네에… 아마 독고 소저도 예전에 저랑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오…”
“위 공자, 부탁드릴 사람이 위 공자 밖에 없어요.”
은약벽의 말을 듣고도 위일청은 망설였다.
“… 양기가 필요하다면 태양화리의 영단도 있지 않습니까?”
“격체전공이요? 어느 새 제가 그 양기를 다 흡수해서 넘겨줄까요?”
“… 다른 남성 분에게…”
철썩.
위일청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의 뺨을 후려친 것은 백리소현이었다.
“위 오라버니. 그만해.”
“백리 소저…?”
“오라버니가 충격을 받은 것도 이해해. 그 동안 맞다고 믿었던 사실이 부정되는 게 얼마나 충격적인지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 령 매가 아프잖아.”
“…”
“남자라면 하오문도도 많아. 저기 도선 어르신이나 황보세가주, 아니면 팽 가의 대공자한테도 부탁할 수 있어. 하지만 오라버니를 굳이 선택한 이유가 뭘 거 같아?”
“… 모르겠…”
“모르겠다고 하면 한 대 더 후려칠거야.”
“…”
위일청이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절실한 눈빛으로 은약벽을 바라보았다.
“정녕… 이 방법 밖에 없는 겁니까?”
“시간이 있다면 다른 해결 방법은 많아요. 하지만 독고 소저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위일청의 눈이 괴로워하는 독고령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안에 가지고 있던 음기가 너무 많아요. 허나 월영신공의 성취는 낮고요. 그렇다보니 부작용이 다른 이와는 달랐어요.”
“…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
“음기가 상단전으로 향하면서 다른 세맥을 얼리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심장이 멈출거라 생각해요.”
“…”
“아직도 망설여지나요?”
은약벽이 독고령의 옷을 벗겨 맨 다리를 드러냈다.
“이 꼴을 보고도요?”
“!!”
독고령의 다리가 푸른 빛을 띠고 있자, 위일청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하겠습니다…”
“부탁해요. 위 공자 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요.”
“… 예.”
위일청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끄덕이자, 은약벽이 은관영을 가르켰다.
“관영.”
“예, 문주님.”
“특실로 독고 소저를 옮기고 그 앞을 누구도 못 지나가게 지켜요.”
“예.”
은관영이 독고령을 들춰매고 특실로 향하자 은약벽은 백리소현을 쳐다보았다.
“소현 아가.”
“예, 문주님.”
“… 잠시.”
은약벽이 전음으로 무언가를 얘기하자, 백리소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부탁해요.”
“네.”
백리소현 또한 어딘가로 향하자, 은약벽은 마지막으로 위일청을 쳐다보았다.
“위 공자.”
“… 예, 문주.”
“뺨을 한 대 더 맞아야 정신이 들까요?”
“… 아닙니다.”
“위 공자에게 맡기는 이유를 소현 아가는 달리 생각하는 바가 있는듯 하지만, 저는 달라요. 소녀경을 같이 운공해주세요.”
“소녀경이요?”
“예. 탁기를 없애는 데 제격이잖아요? 얼어붙은 세맥을 다시 녹여줄 거예요. 위 공자가 아니라면 이대로는 독고 소저가 깨어나도 하반신에 장애가 남을 거예요.”
“…”
위일청의 눈이 흔들리자, 은약벽은 그의 뺨을 후려치기 위해 손을 들었다가…
살포시 그의 등 위로 올렸다.
“하아… 위 공자.”
“… 하오문주님. 저는…”
“부탁이예요. 위 공자는 어여쁜 여인의 부탁이라면 항상 잘 들어주셨잖아요?”
“…”
“믿고 맡길게요. 알았죠?”
“… 노력하겠습니다.”
신통치 않은 그의 말을 듣고도 은약벽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 저는 지금부터 잠시 이 곳에서 떠날 거예요.”
“예?”
“혹시 모르니 신의를 데려와야죠. 저와 독고 소저, 둘 다와 아는 사이니 그도 한 달음에 달려올거예요.”
“가… 강소성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죽어라 달려야죠. 위 공자가 독고 소저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다고 해도 어떤 후유증이 남을지는 저도 몰라요.”
“그런…”
“그러니깐 위 공자의 역할이 막중해요. 부디 독고 소저를 살려주세요.”
위일청의 흔들리던 눈빛이 멈췄다.
그의 눈이 평소처럼 올곧고, 굳센 눈빛임을 확인한 은약벽은 미소지었다.
“잘 부탁드릴게요, 위 공자.”
“예.”
은약벽이 일어나 바닥에 꾸욱 힘을 실고는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며 위일청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 진짜 흙바닥이었으면 죽었겠군요.”
옷에 묻은 흙 먼지를 털어내고 위일청은 특실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특실로 들어서자 거친 숨을 내쉬는 독고령이 보였다.
‘… 독고 소저…’
항상 기운찬 모습만 보다가 이리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위일청의 가슴 한 쪽이 아려왔다.
‘금방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위일청이 그리 다짐하며 바지춤을 내렸다.
하지만 그의 양물은 평소와 달리 축 처져있었다.
“…음?”
항상 하늘을 향해 곧게 서있었던 그의 양물이었으나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아니…, 이게 왜…”
위일청이 양물을 손으로 감싸 열심히 흔들었지만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여전히 축 늘어진 양물을 바라보며 위일청은 당황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충격이었다.
“왜… 왜 하필 이럴 때…!”
당황한 위일청이 혼란에 빠져있던 와중.
드르륵.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백리 소저?”
“위 오라버니. 혹시 양물이 안 일어서?”
“어… 어떻게…”
“… 하오문주님이 말해줬어. 남자는 감정적으로 안 서는 날도 있다고…”
“…”
백리소현이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와 위일청의 옆에 앉았다.
그의 손을 꼭 붙잡은 백리소현이 말했다.
“나는 위 오라버니를 사랑해.”
“그…”
“위 오라버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나는 이미 위 오라버니를 사랑하고 있으니깐.”
“그렇습니까…”
“그리고 그만큼 령 매도 사랑해. 이 두 감정은 아마 약간 다르겠지만, 비슷할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해.”
“…”
위일청은 자신의 손을 붙잡은 백리소현의 손을 쳐다보았다.
참 따스하고, 의지가 되는 손이었다.
“그러니깐 도와줄게.”
“어떻게 말입니까?”
“위 오라버니가 내게 가르쳐준 방식대로.”
백리소현이 몸을 숙이더니 그의 양물을 한 입에 삼켰다.
“윽….”
“으음… 쮸웁…”
백리소현의 입 안은 따스했다.
그녀의 혀가 정성스레 위일청의 양물을 빨기 시작하자 조금씩 하체로 피가 쏠리는 게 느껴졌다.
“파아…. 위 오라버니.”
“예.”
“가슴은 안 만져? 좋아하잖아, 내 가슴…”
“그렇지요.”
백리소현이 윗 옷을 벗자, 그녀의 거대한 가슴이 출렁였다.
“다른 생각 말고 세우는 데 집중해.”
“… 예.”
“하읍… 츄릅…”
그녀가 다시 위일청의 양물을 삼켜 정성스레 애무하기 시작했다.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고환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위일청은 자연스레 손을 뻗어 아래로 향한 백리소현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흐읏…!”
백리소현의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새어나오자, 위일청의 양물이 조금 까닥였다.
스스로도 알아차릴만큼 조금씩 위로 솟아올랐다.
“하아… 이 정도면 되겠지?”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백리소저.”
“… 아니야.”
위일청의 양물이 평소처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다.
그가 무릎으로 움직여 누워있는 독고령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 실례하겠소, 독고 소저.”
위일청의 귀두가 독고령의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는 멈춰서자 백리소현이 물었다.
“… 왜 그래, 위 오라버니?”
“… 독고 소저의 입이 너무 작아서 안 들어갑니다.”
“오라버니께 너무 큰 거 같은데…”
“큰일이군요.”
위일청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때,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등 뒤로 자리를 옮겼다.
“위 오라버니, 이렇게는 어때?”
“예?”
“어차피 정액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렇겠지요. 다른 조건은 얘기한 적이 없으십니다.”
“그럼 내가 이렇게 뒤에서 해줄게.”
백리소현이 한 손으론 그의 허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양물을 붙잡았다.
“좋은 생각입니다, 백리 소저.”
“그치? 쌀 거 같으면 말해줘.”
“예.”
백리소현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일청은 독고령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소녀경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탁. 탁. 탁.
독고령의 부드러운 입술과 백리소현의 손길이 겹쳐지며 특실에는 기이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때,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귓 가에 속삭였다.
“위 오라버니…”
“네, 백리 소저.”
“령 매를 사랑해?”
“… 예?”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읏…!”
백리소현의 손이 갑자기 자신의 옷 안으로 파고들자, 위일청이 당황했다.
“배… 백리 소저?”
“위 오라버니는 아마 령 매를 사랑하고 있는 거 같아.”
“제가요?”
“응. 옆에서 보면 느껴져. 그래서 조금 질투도 난다?”
“윽…!”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젖꼭지를 붙잡아 살짝 비틀었다.
“하지만 있잖아… 나도 있는 걸 기억해줘.”
“배… 백리 소저!”
“나는 있지… 오라버니를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거든. 쮸웁…”
백리소현이 입술로 그의 귀를 빨아당기며 점점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크윽… 가… 갑자기 속도를 올리시면…”
“령 매는 착하니깐… 관영이도 용서해줄 수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을 오라버니가 사랑한다면…”
꾸우욱.
백리소현이 그의 양물을 강하게 움켜쥐며 속삭였다.
“나는 절대 오라버니를 용서하지 않을거야.”
“윽…! 예! 알겠습니다!”
“후훗, 약속했어? 오라버니는 약속을 잘 지키니깐… 믿을게?”
“예… 믿으셔도 됩니다…!”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귀를 구석구석 핥으며 계속하여 손을 움직였다.
자신의 손 안에서 조금씩 움찔거리는 위일청의 양물을 느끼며 백리소현이 물었다.
“곧 쌀 거 같아, 위 오라버니?”
“예…! 곧…!”
“응… 령 매의 작은 입에다가… 오라버니의 정액 잔뜩 싸 줘.”
“크윽…!”
위일청의 양물이 크게 움찔거렸다.
그러자 백리소현이 독고령의 입에 양물을 가까이 가져다댔다.
뷰릇! 뷰르릇!
위일청이 엄청난 양의 정액을 독고령의 입 안에 쏟아냈다.
어찌나 양이 많은지 조금은 입 밖으로 흘러나오던 정액을 백리소현이 손가락으로 쓸어 다시 독고령의 입에 집어넣어주었다.
“후우… 하아…!”
“소녀경은? 령 매는 어때?”
“계속 운용하고 있습니다. 허나 정말 이런다고…”
위일청의 눈이 독고령의 드러난 맨다리로 향했다.
그의 눈에도 보일 정도로 독고령의 다리 색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보자 그가 웃으며 백리소현을 쳐다보았다.
“돼… 됐습니다! 혈색이 돌아오고 있어요!”
“하아… 다행이다.”
백리소현이 털썩 주저앉자 위일청도 사정 직후의 나른함 때문인지, 아니면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아… 정말 다행이군요.”
“이상한 심법을 익혔네, 령 매… 천축에 가기도 전에 초야를 치뤄야하는 게 아닐까?”
“… 고민해봐야겠네요.”
“근데 령 매 진짜 신기하다.”
“뭐가 말입니까?”
백리소현이 독고령의 입을 가르키며 말했다.
“나는 처음에 오라버니 정액도 못 삼키고 뱉었는데, 령 매는 다 삼켰어.”
“… 그러고보니 밤 일에도 재주가 있다며 관영이가 극찬하더군요.”
“정말 부럽네, 령 매. 재주가 참 많아…”
백리소현이 씁쓸하게 중얼거리는 것을 보며 위일청이 말했다.
“… 백리 소저도 대단하십니다.”
“응? 내가?”
“… 가슴이 제일 크지 않으십니까.”
“하긴… 오라버니는 내 가슴이 제일 좋지?”
“그…”
“몰래 말해봐, 어때?”
“… 클수록 좋지요.”
“그치? 히힛?”
독고령이 어느새 안정된 숨을 내쉬며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백리소현은 슬그머니 위일청의 목에 팔을 걸며 말했다.
“위 오라버니.”
“… 예.”
“이렇게 달아오르게 만들어놓고 이대로 손도 안 댈 생각이야?”
“허… 허나…”
“사랑 얘기를 또 할거면 됐어. 내가 위 오라버니를 사랑하니깐 괜찮아.”
“그렇습니까?”
“… 응. 그러니깐 있잖아…”
백리소현이 위일청을 밀어넘긴 뒤, 그의 위에 올라탔다.
“나한테도 령 매한테 줬던 거 줘.”
“욕심쟁이시군요, 백리 소저.”
“응, 히힛. 하지만 령 매랑 관영이 정도라면 나눠줄 생각도 있어.”
“실은 말입니다, 소저. 어제 하루 쉬었더니 저도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래?”
“예.”
백리소현이 자신의 음부를 위일청의 양물에 비비적거리며 말했다.
“그럼 령 매 주고 남은 거 다 내 꺼야?”
“그리 하시죠.”
“응… 읏…!”
그렇게 독고령이 잠든 사이, 위일청과 백리소현은 그 옆에서 어제 하지 못한만큼 많은 정사를 나누었다.
*
독고령이 눈을 뜬 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
“음…”
“정신이 드시나요, 손님?”
“… 어.”
“관영아, 신의를 모셔오거라.”
“넵!”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 어.”
은약벽이 조심스레 독고령의 머리를 받쳐준 뒤, 그녀의 입 안에 물을 넘겨주었다.
“목에 뭐 걸리진 않으셨나요? 가끔 남아 있긴 한데…”
“응? 뭐가?”
“… 아니예요. 알아서 좋을 것도 없으시겠죠. 몸은 어떤가요?”
“오래 자서 좀 뻐근하네. 근데 내 입에 뭐 넣었냐?”
“예?”
은약벽이 살짝 당황하자, 독고령은 혀를 굴려 자신의 입 안의 찝찝함을 확인했다.
“뭔가 신기한 맛인데…”
“어… 어떤 맛이요?”
“잘 모르겠어. 제법 괜찮은 맛이네. 약이야?”
“…”
"뭐야, 시발.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봐?"
"아... 아무 일도 없었답니다."
"..."
은약벽은 입을 꾹 다물었다.
혹시라도 독고령이 알면 어떤 난리를 칠 지 뻔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