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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2장. 색마지약 - (1) (9/225)



〈 9화 〉2장. 색마지약 - (1)

백리소현이 나간 사이, 독고령은 미쳐 날뛰고 있었다.

“꺼져! 꺼지라고!! 아, 시발! 붙지 마!”
“독고 소저! 거, 좀…! 제발…!!”
“시발놈아! 꺄악!!! 여기 아녀자를 겁탈…읍…!”


날뛰는 독고령을 진정시키기 위해 결국 위일청이 금나수의 묘리를 이용하여 독고령의 입을 틀어막았다.


“… 조용히  하십쇼, 소저. 제가 소저를 겁탈하려는 게 아니라…, 뭐 하십니까?”

독고령이 위일청의 손을 으적으적 씹어댔지만, 그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 소저. 소리를 안 지르신다면 놔드리겠습니다. 일단 제발 부탁드리는데 침착히 제 얘기를 좀 들어주십쇼.”
“…”

독고령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위일청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을 놨다.


독고령이 잠시 위일청을 노려다보고는 씹어먹듯 말을 내뱉었다.


“네가 만약 여기서 나를 겁탈한다면 내가 하늘에 맹세컨데 네 놈 부랄  짝은 같이 가져가도록 하마.”
“… 무서운 소리를 하시는군요. 저는 아까의 계약을 잊지 않았습니다.”
“뇌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처녀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했지.”
“하지만 동시에 절맥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하겠다고도 약속했잖습니까.”
“… 그 치료가 뭔데?”
“음양교합입니다.”
“떡치는 거잖아, 십새끼야!!”

독고령이 팔을 휘둘러 연검을 꺼내는 것보다 빨리 위일청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 소저, 말했잖습니까. 뇌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소저의 처녀를 뻇어가지 않겠다고요. 하지만 준비가 필요합니다.”
“뭔 준비?”
“… 서로 간의 교감이 있어야죠.”
“앙?”

독고령이 눈을 찌푸렸다.

“교오감~?”
“… 뭐가 마음에 안 드시는 겁니까?”
“시발 그냥 네가 나한테 박고, 싸면 그걸로 끝 아니야? 교감은 개뿔….”
“… 소녀경은 그런 심법이 아닙니다. 남녀 간의 기감을 극대화하여 최상의 쾌락을 이루고 그를 통해 서로의 건강을 추구하는 법도라니깐요….”
“지랄한다. 떡 치는데 신선 놀음이 튀어나오네.”
“… 소저. 제가 오늘 하려는 건 정말 별 게 아닙니다.”
“하지만 날 따먹을 준비잖아.”
“…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근데 시발…!”
“어차피 뇌음사에 도착하면 처녀를 주시기로 약조는 하셨잖습니까.”
“…”


독고령은 스스로 무덤을 팠음을 직감했다.


‘아, 시발. 이 상황을 뭘로 넘기지….’

그 때, 객실의 문이 열리고 백리소현이 들어왔다.


“… 왔어.”
“아, 백리소저. 오셨습니까?”
“… 응. 근데… 왜 아직도 안 하고 있어…?”

독고령이 백리소현을 보자 벌떡 일어나 그녀의 뒤로 숨었다.

“어이, 둔치…. 저 색마 놈이 나를 따먹으려고 한다.”
“… 응?”
“좀 도와달라고!  새끼가 지금 나를…?!”

백리소현이 뒤를 돌아보더니 순식간에 독고령을 제압했다.

‘… 미친 년. 무슨 속도야?!’


“… 잡았어.”
“… 고맙소, 백리소저.”
“… 응.”
“시발!!!! 둘 다 한 패지!!! 시발!!! 꺄아아… 읍!”
“백리소저, 잠시만 입을 막고 있어주시오. 아니, 그냥 재갈을 물리시오.”
“… 알았어.”

백리소현이 자신에 팔에 묶어둔 붕대를 풀어 독고령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읍! 읍읍!! 으읍!!!”
“… 가만히 계시오. 나쁜 짓은 안 할테니.”
“으읍!!!”

독고령이 다가오는 위일청을 제압하려 들었으나, 백리소현이 말도 안 되는 힘으로 그녀를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다.

‘시발!’

위일청이 다가와 그녀에게 손을 뻗자, 독고령은 눈을  감았다.

‘시발!!’


위일청의 손 끝이 그녀의 머리에 닿았다.

그리고는….

“…읍?”
“말했잖소,  거  한다고.”
“…읍! 읍읍!”


독고령이 백리소현을 노려보며 뭔가를 웅얼거리자, 위일청이 독고령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줬다.

“… 뭐하는 거야?”
“말했잖습니까. 소녀경은 남녀의 기감을 극대화하여….”
“아, 시발. 됐고.”


독고령은 위일청이 자신의 머리에 올린 손을 가리켰다.

“시발, 이건 뭐고.”

그리고 자신이 앉은 곳, 위일청의 다리 사이를 가리켰다.

“이 자세는 뭔데?”
“… 일단 소저와 저의 기감을 늘리는 것이죠. 소저는 처녀잖습니까?”
“그게 뭐.”
“… 아무런 준비없이 처녀를 뻇는 것은 여인에게도 좋지 못 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소녀경에는 여인의 처녀를 최상의 경험으로 남기는 방법이 있고요. 저는 지금 그걸 하는 중입니다.”
“… 그게 이런 좆같은 자세로 안고 있는거야?”
“좀 참으십시오. 접촉이 늘어야 교감도 늘어나고, 소저의 기감도 좋아지는 겁니다.”
“… 시발, 그래도 이 자세는 너무 좆같은데.”


독고령은 위일청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위일청이 독고령을 뒤에서 안는 형태였다.

한 손은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은 머리에 올린 특이한 자세였다.


“… 소저, 이 자세는 음기가 가장 강한 백회혈과 양기가 가장 강한 천회혈에 두 기운을 흘려보내는 자세입니다.”
“… 내공이 거의 안 느껴지는데?”
“소저가 가진 내공이 워낙 강해서겠죠. 혹시 광마 어르신께서 자주 천회혈에 양기를 직접 넣어주셨습니까?”
“…”


 말을 듣자 독고령은 자신이 환골탈태를 하던 때를 기억했다.

‘…  때 어떻게든 천회혈은 살리려고 양기를 머리에 보냈던 게 남은건가….’


“… 어. 아버지께서 그러셨지.”
“그러면  단계는 넘겨도 되겠군요.”
“… 이 좆같은 단계의 다음 단계는 뭔데?”


위일청이 그녀를 뒤에서 껴안았다.


“시발! 뭐 하는거야, 미친 놈아!!”
“… 이게 다음 단계입니다. 서로의 체취를 인식하는 단계죠.”
“이 시발! 좆 같은…! 야! 미친 새끼야, 놔!!”


독고령이 하도 날뛰자 결국 포기한 위일청이 그녀를 놓아주었다.

“… 산채에서 옮길 때는 별 저항을 안 하셨으면서 지금은  그러십니까?”
“이 시발…! 으….”

독고령은 끓어오르는 혐오감을 참지 못 하고 온 몸을 긁어댔다.

“시발, 남정네가 뒤에서 나를 껴안을 때는  목을 따려고 찾아온 살수 새끼 밖에 없었어!”
“… 험난한 삶을 사셨군요.”
“아니…! 씹…, 하아….”

독고령은 한숨을 내쉬고 이마를 감쌌다.


“…  좆같은 짓거리를 매일 해야한다고?”
“… 뇌음사로 가는 동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죠.”
“시발….”
“…  싫으시면 약이라도 따로 준비할까요? 미혼약 같은 걸 쓰면….”
“닥쳐!”
“… 소저.”
“알아! 시발! 근데 지금 말고! 좀 이따가!”

독고령은 어떻게든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변명을 찾다가, 손을 들어 백리소현을 가르켰다.

“야! 그래, 둔치는 시발 왜 안 해?! 둔치부터 먼저 해!”
“… 백리 소저는 이미 다 나으셨는데요.”
“아니, 시발. 그… 시범을 보여달라고. 나도 뭘 알아야 시발, 그… 마음의 준비를 하지.”
“… 백리 소저, 괜찮으시겠습니까?”


위일청이 백리소현을 쳐다보며 묻자, 그녀가 생긋 웃었다.


“… 응, 괜찮아….”

여전히 멍한 얼굴이였지만, 그녀가 웃자 독고령의 기감이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 응?’

백리소현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모습이 묘하게 성숙한 여인의 체취를 풍기며... 요염하게 느껴졌다.


“… 아침부터는 조금 부끄럽지만…, 괜찮아.”
“그럼 부탁드립니다, 백리 소저.”
“… 응.”


스륵.

백리소현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뭐… 뭐하는거야, 미친년아!”
“… 응?”

백리소현이 순식간에 헐거벗은 나신이 되더니 독고령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 음양교합?”
“아니…, 시발. 그걸  이런 밝은 아침부터….”
“그치만…, 독고 소저도 언젠가는  거잖아?”
“… 뭐?”
“나도 보고 배웠어…,  매(妹)한테. 독고 소저도… 보고 배워.”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젖가슴은 옷 위로 봤을 때도 거대했지만, 속옷으로 압박해놨던 가슴이 풀리자 온전한 모습을 내보였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자 백리소현의 젖가슴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바닥을 향해 늘어졌다.


“… 위 오라버니는… 이렇게 봉사받으시는 걸 가장 좋아해.”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허리춤을 풀고, 속옷을 벗기는 순간.


“미… 미친! 시발!!”


독고령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모습을 보고 잠시 후, 백리소현이 입을 열었다.


“… 아.”


백리소현이 위일청을 바라봤다.


“… 어쩌지?”
“어쩌긴요, 백리 소저.”

위일청이 그녀의 머리를 지긋이 눌러 자신의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하던 건 마쳐야죠. 저는 도중에 멈추는 걸 제일 싫어하는 거 알지 않습니까?”
“… 응. 하읍….”


백리소현이 위일청의 거대한 양물을 삼켰다.


그 후로 한동안.

객실에서는 백리소현의 교성, 위일청의 거친 숨소리, 두 남녀의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질척한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


“흐읏…! 하앙…! 더… 흐윽…!”
“시발! 으아악, 시발!!”

독고령은 객잔의 장원으로 나와 미친듯이 검을 휘둘렀다.

방금 봤던 백리소현의 나신과 위일청을 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환골탈태 이후 기이할 정도로 예민해진 감각 때문에 그녀가 원치 않아도 계속해서 방 안의 소리가 들려왔다.


찔꺽. 찔꺽.

“흐읏…! 위 가가…! 이 자세는… 흐읏…!”
“왜 그러십니까, 백리 소저.”
“흐윽…!”
“이렇게 박히시는  제일 좋아하시잖아요.”
“하아앙…!”
“저… 저 미친 새끼들! 대낮부터 무슨 짓을 하는거야, 시발!!”

휘잉! 휘잉!

독고령이 미친듯이 검을 휘둘렀지만, 그녀의 예민해진 감각은 객실에서 울려퍼지는 둘의 대화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흐읏…! 빨리…! 빨리  줘어엇…!”
“후욱…, 금방입니다! 조금만 더…!”
“아흣…!”

독고령이 자신의 귀를 잘라내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하던 순간.

“흐으읏…!”
“하아…, 하아….”
“… 십새끼들. 이제야 끝났나보네.”

독고령이 마침내 칼을 내려놨다.

“하아…, 시발. 더럽게 힘드네.”


어떻게든 객실의 안 들으려고 독고령은 미친듯이 칼을 휘둘렀고,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비 내리듯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 시발. 또 씻어야하나?”


지금 욕실로 향하면 괜히 백리소현이나 위일청과 마주칠 것만 같아서 독고령은 잠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잠시 자리에 안자, 독고령의 눈에 방금까지 장원에서 칼을 휘둘렀던 자신의 흔적들이 보였다.


‘… 몸이 바뀌어도 잊지 않았군.’

수라나찰도법.

광마 독고진이 주력으로 쓰던 도법이자, 그가 우연히 얻은 기연.

‘… 도라.’

무거움을 주로 삼아, 베는 것을 주력으로 하던 것이 광마 독고진의 도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는 다시 구현하기 힘들었다.


‘… 여성의 몸에 맞게끔 조금 손 봐야겠군.’


그녀의 머릿 속에서 그나마 여성의 몸, 그것도 연검을 사용해서 쓸만한 몇몇 초식들을 떠올리며 한참동안 무공에 집중을 하던 도중, 누군가 말을 걸었다.


위일청이었다.

“아, 여기 계셨군요. 독고 소저.”
“… 다 씻었냐?”
“예. 소저께서도 땀을 흘리셨군요.”
“… 시발. 나도 씻는다. 그리고 씻고 나면  옷  사줘라.”
“그러지요. 소저께 어울리는 옷으로…”
“다 필요없고. 그냥 무조건 움직이기 편한 걸로.”
“… 갖고 계신 빼어난 미모를 아깝게 쓰십니다.”
“시발, 무인이 예뻐서 어디다 쓴다고. 여튼  씻는다.”
“예, 객실에서 다시 뵙죠.”


욕실로 향하는 독고령의 등을 바라보며, 위일청이 턱에 손을 올렸다.

“하아…, 소저께 자극이 너무 강렬했나?”

어차피 언젠가는 할 것이니 미리 보여주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했거늘, 시작도 하기 전에 도망쳐버릴 줄은 몰랐다.


‘… 정말 미혼약이라도 알아봐야하나.’

근처에 미혼약을 만들만한 재료를 파는 약재상이 있는지 떠올리던 와중, 위일청은 방금까지 그녀가 수련을 한 대지를 바라보았다.

투박한 검이였지만, 그 투로에 담긴 묘리가 심상치 않았다.

“…”

위일청은 한참동안 그 곳을 바라보다가, 장원에 남은 검술의 흔적들을 모두 지우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


“하아…, 뻐근하구만.”


광마 독고진은 고수가 된 후에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이 쓰레기 같은 몸은 훈련할 맛이 나겠다고 생각하며 독고령이 씨익 웃었다.

‘… 오랜만이군, 몸이 괴로운 건.’

팔, 다리는 후들거리며, 손에는 물집이 잡혀 쓰라렸지만, 그런 고통들이 오히려 독고령에겐 즐거웠다.


그녀 또한 천상 무인이었기에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 얼마나 강해지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고통은 곧 쾌감으로 바뀌고, 그런 상승감은 무인을 발전시키는 큰 원동력이었다.


“시발.  2년만 구르면 사람처럼 움직이려나….”


독고령이 대충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어지간한 무인을 족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지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던 와중.


뚜벅. 뚜벅.

누군가 자신의 욕실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거 안에 사람 있으니 꺼지도록.”
“… 나도 같이 씻으러 왔어.”

들어온 사람은 백리소현이었다.


그녀가 위에 걸치고 있던 옷들을 벗고 나신이 되었다.

“… 같이 씻어도 되지?”

다리 사이로 희멀건 액체를 늘어뜨리며 그녀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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