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화
그리고 여자는 그 외나무 다리를 건너면서 머리에 짊어진 바구니에는 점점 무거운 돌들이 추가 되고 있었다.
“어이 잘해. 너 한테 30달러 걸었으니까?”
“완주 못하면 죽여 버릴거야.”
“크하하···. 완주해도 죽일 거잖아? 이 병신들아~!!”
“아니야. 한 번 정도 더 재미보고 죽일 거다.”
“크하하하····.”
“어이 들었냐? 10분이라도 더 살고 싶으면 완주해 봐.”
낄낄거리는 미군들에게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다.
하나는 이 놈들이 모두 흑인이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놈들이 모두 짐승이라는 것이다.
“죽음으로 사죄해라. 쓰레기들.”
내가 나서서 한마디를 하자 놈들은 나를 보고 고개를 휙 돌렸다.
그리고 그게 놈들의 마지막이었다.
흔적도 소리도 없이 소멸의 권능이 놈들의 전신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아···. 아아····.”
남자들의 죽음에 힘이 빠진 여자느 그대로 허허로운 웃음을 지으면서 쓰러지려고 했다.
저대로 떨어지면 용암에 몸이 타버릴 것이다.
난 염동력으로 그녀를 받았다.
그리고 그녀를 내 쪽으로 끌어 당겨서 그녀의 몸을 근처의 천으로 가려 줬다.
“괜찮나?”
“당신은···. 호주의····.”
내 얼굴을 모르는 호주 국민은 없을 것이다.
호주의 총독으로서 유명인이니까 말이다.
난 여자를 안심 시키면서 말했다.
“그래. 나다. 놈들은 어디 있지?”
“그···· 그 악마들은·····. 중앙의 시청에 있습니다.”
여자의 눈에는 원독이 보였다.
보통 남자들에게 학대 받고 사는 것에 익숙한 이 미쳐버린 세계의 여자들이 이렇게 독기를 품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도대체 어떻게 당했길래····.’
난 그녀를 건물에 숨어 있으라고 말하고 중앙의 시청으로 날아갔다.
날아가는 곳곳에 애덤스 마이클스의 부하들이 여자들을 상대로 고문하고 잔혹하게 죽이는 모습이 보였다.
난 놈들 전원을 죽이면서 시청으로 향했다.
‘제기랄···. 끼리끼리 모인다고····.’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애덤스 마이클스, 이 개 자식은 정말로 미친 놈이다.
그리고 미친놈의 부하들 역시 미친놈이었다.
민재는 몰랐겠지만 애덤스 마이클스는····. 그래 일단 미친놈이 맞기는 했다.
하지만 미친놈도 미친놈 나름의 종족이 있고, 그 나름의 종특이 있는 법이다.
애덤스 마이클스.
놈은 극도의 인종 차별주의자였다.
과거에 자신이 백인들에게 당한 차별이 역으로 폭발한 그였기에 흑인 이외에는 인간 취급을 하지도 않았다.
유일하게 제이 도미니스만을 예외로 둘 뿐이었다.
그 외에는 없었다.
백인은 흰둥이.
황인족은 노랑 원숭이.
오로지 흑인들만을 인간으로 취급하는 것이 애덤스 마이클스라는 인간의 광기의 근원이었다.
그래서 다른 민족을 보면 잔인하게 고민하고 죽이고는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의 부하들 역시 모두 흑인들 뿐이었다.
극도의 인종 차별 주의자인 그에게 있어서는 흑인 말고는 부하로 두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흑인들 중에서도 가리고 가려서 자신과 같은 사상으로 물들인 자들만을 뽑은 것이 애덤스 마이클스의 광견 부대였다.
백인은 적이다.
황인종도 적이다.
그 둘을 감싸는 흑인도 적이다.
오로지 흑인을 위한 흑인들만이 인간인 것이다.
그게 애덤스 마이클스라는 미친놈의 아이덴티티였다.
시청은 피바다였다.
시체의 육편과 온통 붉은색으로 도배된 피바다.
그 안에서 피아노 소리와 한 남자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시아의 노래를 들어왔던 나는 그 노래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아가, 아가, 나쁜 아가,
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꺼야.
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루앙의 철탑처럼 거대하고 시커멓지.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나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단번에 사지를 찢어 널 죽일 거야.
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한 조각씩 물어 뜯어서.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거야.
노래가 끝나고 연주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에게 말했다.
“노래 좋지?”
“취향 한 번 엿 같군.”
연주자는 애덤스 마이클스였다.
놈은 누가 미친놈 아니랄까봐 노래도 자기 같은 것만 부르고 있었다.
“혹평이 심하군. 그런 것 치고는 끝까지 들었잖아?”
“글쎄···. 일단 끝까지 듣는게 버릇이라서 말이야.”
“···············.”
“그리고···. 네놈의 장송곡이라고 생각하면 좀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더군.”
“훗~, 많이 컷군. 비참한 과거에서 벗어났다 이거냐?”
“잔말 하지 마. 올 테면 와.”
“이미 그러고 있다.”
그리고 내 등 뒤에서 내 그림자가 섬뜩하게 일어나서 나를 공격했다.
내 목에 내 그림자의 칼날이 닿기 직전···.
스윽~.
놈의 그림자는 내 소멸의 권능에 막혀서 그대로 사멸해 버렸다.
“이건 전에도 봤다. 재주가 이것 밖에 없는 거냐?”
“글쎄. 어떻게 생각해?”
“내가 생각할 필요는 없지. 네놈의 제주가 이것 뿐이라면·····.”
난 눈을 가늘게 뜨고 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넌 오늘 여기서 죽는 거다.”
그것과 동시에 나는 다수의 소멸의 산탄을 놈에게 흩뿌렸다.
“어설퍼~!!”
그리고 놈은 내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건물의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나와 놈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뉴질랜드의 하늘에서 몇 차례나 되는 공방을 주고 받았다.
우리가 싸우는 것만으로도 하늘의 기상이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강한 충돌이 몇 차례나 일어났다.
“과연····. 예전의 애송이 티가 싹 사라졌군. 이제는 예전과 같은 수단으로는 안 통한다는 건가?”
전투의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애덤스 마이클스는 몇 차례나 내 뒤를 노렸다.
하지만 이제 나한테 그것은 통하지 않았다.
진화한 나의 미래시 때문이다.
예전에 나의 미래시는 그 적중률과 예시의 거리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적중률 80%에 예시 거리는 고작 1~2초 정도.
그래서는 가끔씩 미래시에 의존할 때는 도박을 하는 것 같은 심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나의 미래시는 1~2초 정도의 예시는 100%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예시 거리도 최장 기간으로 하면 10초 정도까지 늘릴 수 있었다.
그 정도로 늘리면 적중률도 변수가 많아서 떨어지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미래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변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시 거리가 길면 길수록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라도 전투 중에 기습을 먹을 일은 이제 평생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제 기습이나 묘수가 아니라 확실한 힘을 보이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난 그런 경지에 도달했다.
그리고·····.
아마 상대도 그런 경지인 것 같았다.
나와 놈은 몇 차례의 공방에서 그걸 알았다.
“훗···. 정말 많이 컸어···. 하나 물어보자.”
“뭘 말하는 거냐?”
애덤스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넌····. 아니 너희는 누구냐?”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놈의 말에 난 다시 반문했다. 하지만 애덤스 마이클스는 나를 보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을 하고 다시 같은 질문을 했다.
“의뭉 떨지 마라. 너희는 누구냐?”
“··············.”
놈의 눈은 평소와는 달리 냉정하고 침착했다.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눈에서는 냉철한 한기가 보일 정도로 냉혹했다.
“제이 도미니스를 봤을때는 좀 특이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하엘 알렉산도르하고 싸울때는 뭔가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너.”
“············.”
“너희는 뭐냐? 어떤 놈들인 거냐?”
난 솔직히 말해서 놀랬다.
애덤스 마이클스는 파이널 칠드런도 뭣도 아닌 보통 인간이다.
하지만····.
아마 보통 인간 중에서는 가장 강할지도 모른다.
터무니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파이널 칠드런 중에서도 수위에 드는 마하엘 알렉산도르하고 정면대결을 하고 살아 남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놈이었기에 뭔가를 느낀 것 같았다.
“말해라. 너희들···. 너희들 뭐지? 인간이기는 한 것이냐?”
“······파이널 칠드런.”
“무슨 X 같은 소리야?”
“말하는 것 보다는···. 이게 빠르지.”
난 말하면서 나의 텔레파시를 놈에게 보냈다.
원래 나에게는 없는 능력이지만 최근에 파이널 칠드런으로서 각성을 하고 나서 사용하게 된 능력이다.
난 나의 기억속에 있는 파이널 칠드런에 관해서 애덤스 마이클스에게 보냈다.
놈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갑자기 이를 들러내고 웃기 시작했다.
“큭··· 큭큭큭····. 키키킥킥킥····.”
“········뭐가 우습지?”
“아···. 우습지. 어떻게 안 우습겠나?”
“·············.”
“난 어린 시절부터 힌둥이들이 내 이 검은 피부를 보고 열등한 생물인 것처럼 업신여겼었지.”
지금 네놈이 다른 인종들에게 하듯이 말이냐? 라는 말은 잠시 삼켰다.
“············.”
“하지만···. 하지만 진실은 모든 인류가 병신같은 XX새끼들이었다는 거야. 최고군. 내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야. 오~!! 신이여. 당신 있기는 있었군. 마치 세계에 똥이라도 싸질러서 비벼버리는 감각이야.”
“············.”
실수한 건가?
애덤스 마이클스에게 파이널 칠드런에 대해서 가르쳐 준 것은 놈이 혹시라도 내 편으로 돌아서거나 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미친개 아니랄까봐···.
‘절대로 그럴 것 같지는 않군.’
우리편으로 돌아서는 것은 고사하고 한 층더 맛이 간 것 같다.
애당초 말이 안 통하는 놈이었던 것이다.
“크크큭···. 얼굴에서 노골적으로 실망한 표정이시군. 존귀하신 파이널 칠드런씨?”
“·····딱히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다.”
“오~? 그래···. 그거 잘 됐군.”
“···········.”
“나도 그렇게 생각 안한니까 말이야. 이 개새끼야~!!!!”
놈은 그렇게 말하고 나를 향해서 순식간에 달려 들었다.
그리고 주먹으로 있는 힘껏 나를 후려쳤다.
난 그 주먹이 나에게 닿기 전에 소멸의 방어먹을 둘렀다.
‘나한테 근접전이라니····.’
절대로 피해야 할 전투 방식이었다.
난 순간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콰아앙~!!!
보호막 너머로 막대한 충격이 밀려왔다.
‘크윽···. 이 자식이····.’
제길. 내가 너무 방심했었다. 아니 소멸의 권능이라는 것을 너무 맹신하고 있었다.
예전에 미하엘에게 통하지 않은 전례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조심해라. 놈은 파이널 칠드런은 아니지만 파이널 칠드런을 죽일 수 있는 인간이다.]
‘보면 알아.’
내면의 내가 오랜만에 나서서 충고를 할 정도로 애덤스 마이클스는 상식을 벗어난 인간이었다.
날 때린 주먹에는 뭔가 그림자 같은 것이 손을 감싸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하아... 절대검황 3권 원고를 간신히 입고했습니다.
원래 20일 까지 넘기기로 했는데 일정이 변해서...
덕분에 조아라 연재작은 요 사흘간 '그녀는 나의 애완동물' 빼고는 작업을 전혀 못했습니다. 빨리 신작 연재해야 하는데 시기가 많이 틀어졌네요.
그래도 최대한 빨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왕이 될 테다'는... 아직 분량이 모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한 157페이지 정도는 더 모아야 권 연재로 하나의 에피소드를 그릴 수 있습니다.
기다려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