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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48화 (148/176)

150화

수진의 말에 문이화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오빠 덕분에 전 한 번도 남자하고 그런 관계나 접촉이 없었거든요. 아니···. 사실 위험한 순간은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말해도 이해 못하시려나요?”

“아니요. 아마··· 저 만큼 잘 이해하는 사람도 드물걸요?”

“··············?”

문이화는 몰랐겠지만 수진이 역시 민재를 만나기 전에는 남자를 몰랐다.

차이점이라면 그녀는 문이화하고는 다르게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자신을 지켜야 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남자를 무서워 하는 문이화의 기분은 그녀도 이해 할 수 있었다.

“하나 물어 볼게요. 문이화씨가 생각하기에 민재는 어떤 것 같아요?”

“예? 그거야 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남자들처럼 난폭하지 않고···, 또 능력있고···, 제게는 은인이기도 하고·····.”

문이화의 말을 들으면서 수진이는 빙긋 미소지었다.

어떤 세상이던 자기 남자가 칭찬 받으면 기분 좋은 법이다.

설령 그게 자신의 연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대라고 해도 말이다.

“그래요····. 그런 마음은 알았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이에요.”

“·····제 마음요?”

“그래요. 민재를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문이화씨는 민재의 여자가 되고 싶은 거에요?”

수진의 말에 문이화는 생각에 잠겼다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것·········· 같아요.”

수진이의 직설적인 말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문이화는 귀엽게 보이기 가지 했다.

“쿡···. 그렇게 부끄러워 하지 마요.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닌데요. 뭐····.”

민재의 여자가 되는 것은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아마도 이 세계의 여자들에게는 꿈중에 꿈일 것이다.

그렇게 되고 싶은 여자는 이 미쳐버린 세계에 바다처럼 넘쳐날 정도였다.

절대로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수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녀 자신도 능력이 있고, 또 이미 민재의 곁에 있는 특권도 누리고 있으니까 말 할 수 있는···.

일종의 가진 자의 여유였다.

수진이는 문이화의 모습에서 예전의 자기 자신이 비쳐 보였다.

연애에는 전혀 문외한이지만 끌리는 남자는 있고···. 어찌 할지를 모르던 그 시절의 자신을 말이다.

‘뭐·····. 내 경우에는 좀 지나쳐서 저질러 버렸지만 말이야.’

수진의 경우는 민재의 동정을 빼앗아 가 버렸다.

사실 그래도 자신의 처녀를 줬으니까 전혀 불공평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한 번 내가 말해 볼까요?”

“아···. 아니요. 절대로···. 하지 마요.”

“···흐음···. 하지만 당신 성격에 스스로 뭔가를 할 것 같지는 않은데·····.”

“············.”

문이화는 조금 분했지만 수진이의 말을 부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확실히 그렇게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다.

더구나 강력한 오빠 덕분에 남자하고 격리되다 시피 사춘기를 지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러고 보니····. 민재님의 여자가 된다는 말은 그런··· 것도 한다는 말이지?’

연애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그쪽에 관련해서 지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때는 오빠인 문리향이 다른 여자하고 그 일을 하는 와중에 방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

실수였지만 그때 그 광경은 눈에 들어와서 빠져나가지를 않았다.

무엇보다 노크 소리를 못 들은 멍청한 오빠가 멈추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처녀인 그녀에게 라이브는 컬쳐 쇼크였다.

‘나도··· 나도 그렇게 하는 건가?’

여자는 굉장히 괴로워 보였기도 했고 굉장히 흐트러져 보이기도 했다.

오빠도 전속 슬레이브가 몇 명인가 있고 그런 일을 하는게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에 자신과 민재를 대입시켜 보면·····.

···········펑~.

그녀의 머릿속에서 작은 폭발이 벌어졌다.

“어~, 이화 언니 얼굴 빨개.”

“아···· 혜미야. 저건 언니가 조금 부끄러워서 그런 거야.”

“응? 왜 부끄러워?”

“으음····. 조금 그런 생각을 했거든?”

“왜 그런 생각을 해? 그런 생각이 뭐야?”

“····아직 혜미가 알기에는 조금 이른 사실.”

“····그게 뭐야?”

“···········.”

애들은 ‘?’의 매니아다.

항상 입에서 ‘왜’ 라는 말을 달고 살기 마련이었다.

“으음···. 그러니까···. 아~!! 혜미야. 언니가 네잎클로버 가지고 싶은데 찾아줄래?”

“정말? 전에 혜미가 찾아 줬잖아?”

“미안·····. 그건 착한 요정이 와서 꼭 달라고 부탁해서 줘 버렸어.”

“에이 수진이 언니·····. 요정이 어디 있어? 언니 바보.”

“···········.”

애들을 너무 애 취급 하다가는 이렇게 한 방 먹는 수가 있었다.

“언니 그냥 잊어 버렸다고 해. 그럼 내가 찾아줄게.”

“응·····. 고마워.”

점점 자라나는 혜미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수진이었다.

“아아···. 언제까지 귀여울까?”

모든 부모들의 딜레마일 것이다.

어쨌든 수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나서 다시 문이화에게 집중했다.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뭔가 계기를 만들어 볼게요.”

“계기라니 어떤 계기요?”

“그냥····.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계기요. 그때 뭔가 해 봐요.”

“········알았어요.”

수진이의 마지막 호의는 거절하지 않는 문이화였다.

사실 그녀도 가능하면 민재에게 뭔가 좀 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기는 했다.

정신 나가기 일보 직전의 질투쟁이 오빠의 부탁이 없더라도 말이다.

“민재야~.”

“응? 왜 그래. 수진아.”

“오늘 오랜만에 나하고 같이 어울리지 않으래?”

갑자기 나타나서 같이 어울리자니?

요즘 많이 바쁘다고 생각해서 방치해 뒀는데 많이 심심했나 보다.

“으음···. 뭐 별로 한가하기도 하니까····. 어디로 가려고 하는거야?”

“응? 아아···· 그냥 따라와 보면 알아.”

수진이는 나를 데리고 집 뒤편의 사우나로 데리고 갔다.

“갑자기 왜 사우나?”

“그냥···. 나하고 사우나에 있기 싫어?”

“·····그럴 리는 없지만···. 확실히 해 두자.”

“뭘?”

“사우나에서는 섹스 없음이야. 저번에 그러다가 진아가 쓰러질 뻔 했다고.”

“····나도 알아. 나도 그렇게 위험한 줄은 몰랐어.”

“하긴····. 그걸 누가 알았겠는가?”

최근에 진아가 나하고 같이 사우나를 하다가 조금 분위기가 잡혀서···.

사실 사우나에 같이 있으면 항상 그랬다.

내 취향이 그런지 상기된 뺨과 땀으로 촉촉해진 피부를 보면 괜히 더 예뻐 보인다.

그래서 진아하고 사우나에서 일을 하다가····. 진아가 탈수 증상으로 쓰러져 버렸다.

얼마나 놀랬는지····.

그 후로는 스스로 맹세했다.

아무리 사우나에서 여자가 예뻐 보인다고 해도 절대로 사우나에서는 하지 않겠다. 라고 말이다.

“어쨌든 들어가. 그리고···. 아니 어쨌든 들어가.”

“············.”

뭔가 수상한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도 수진이의 행동 팬턴을 대강은 안다.

수진이가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대부분 뭔가 꾸미는 속셈이 있을 때이다.

그래도 일단은 속는 셈 치고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사우나 안에 들어간 순간 수진이의 속셈이 보였다.

“문이화씨?”

“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수진이 녀석 이런 속셈이었나? 뒤에서 딴청을 피우고 있는 수진이의 속셈을 대강 알겠다.

수진이는 부하를 갈구고 문이화씨는 그 갈굼 당한 부하들을 치유해준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말이다.

그렇게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니는 두 여자는 최근에 많이 친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더니 기어코 나하고 문이화씨를 엮을 생각인 모양이다.

‘어쩐다····. 지금이라도 사우나에서 나갈까?’

내가 욕심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장난치냐? 하렘왕 주제에?)

어쨌든 여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하지.)

그래도 문이화씨가 날 원한다면···. 그때는 어찌해야 할까?

거부하는 것은 역시 불쌍한가?

‘쯧~, 어쩔 수 없지.’

민재는 굉장히 재수 없는 생각을 하면서 사우나에 앉았다.

사실 민재가 이런 재수 없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민재는 기본적으로 이 미쳐버린 세계의 남자다.

물론 보통 남자들 보다는 정신이 좀 박혔지만 그래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완전히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출세를 하고 난 후부터는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여자들이 자신을 원하고 거기에 응해주는 것을 일종의 호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민재를 마냥 탓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서···.

과거의 왕들은 수많은 후궁을 곁에 두고 있었다.

물론 그 많은 후궁들을 모두 자기 여자로 취급하는 것은 아니었다.

권력의 투쟁과, 여자들의 질투가 있었기에 함부로 그렇게 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왕이 여자를 하룻밤 품어주는 것만으로도 궁녀는 상궁으로 승진했다.

소위 말해서 승은(承恩)을 베푼다. 라고 하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민재가 왕은 아니었지만····.

사실 호주에서는 왕이나 다름없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민재의 주변에는 수많은 여자들이 민재의 하룻밤 풋 사랑이라도 받아보기를 애원하고 있었다.

실제로 집안의 슬레이브들 중에 1기 슬레이브들 하고 2기 슬레이브의 결정적인 차이도 그거였다.

1기 슬레이브는 전원 단 한 번씩이라도 민재하고 살을 겹쳐본 여자들이었다.

과거 민재가 좀 막나가던 시절 말이다.

그런 사소한 차이가 여자들 사이에서 많은 격차를 느끼고 하고 있었다.

그래서 민재의 눈에 들기 위해서 안달이 났었고 말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왕처럼···. 아니 황제처럼 살고 있는 민재였다.

그러니 약간(?) 재수 없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너그럽게 이해하도록 하자.

싫으면 말고·····.

사우나에 어색하게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수진이는 나와 문이화를 흘깃 보다가는····.

“아··· 난 더워. 이만 나갈래.”

“그럼 나도····.”

“아니 넌 더 있어.”

“·····왜?”

“··········안 있으면··········. 내가 시아한테 이를 거야.”

“················.”

어이가 없을 뿐이다.

내가 그냥 시아의 이름만 대면 무조건 들어 먹는 단순한 생물로 봤단 말인가?

정말로 날 그렇게 봤다고?

·········정답이다.

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시아한테 뭘 어떻게 이른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개기지 말자.

사우나 안에는 문이화씨와 나와 단 둘만이 남았다.

“···········.”

“···········.”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지?’

침묵은 역시 괴롭다. 문이화씨는 사우나에 오래 있어서인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난 침묵이 지겨워 져서 문이화씨에게 말했다.

“뭐 지내는 것에 불편한 점은 없나요?”

“············.”

“문이화씨? 뭔가 불편한····.”

툭~.

내가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가만히 있던 문이화씨는 내 어깨에 자기 머리를 기댔다.

이건····.

결국은 그녀도 이런 식으로 되는 건가?

심복인 문리향의 친 혈육인 그녀를 함부로 거절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이유를 빼고서라도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성이기도 했다.

난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받아 들이려고 했다.

그런데···.

“어? 문이화씨?”

“···········.”

“이런······. 그러고 보니 얼마나 있었던 거야?”

나하고 수진이가 들어오기 전부터 사우나에 있었던 그녀다.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는지···.

결국은 의식을 잃어 버렸다.

============================ 작품 후기 ============================

깜짝 연참입니다.

즐감하십시오.^^

PS. 구원의 낙일도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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