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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45화 (145/176)

147화

아무래도 겁대가리 상실 정도가 아니라 개념하고 사별을 한 모양이다.

이번일 끝나면 본격적으로 대련 한 판 해야겠다.

수진이 한테 배운 부하 갈구는 방법을 따라해 봐야지.

“큼···. 저기 문리향님?”

“아!! 진아님. 진아님도 뭐라고 말해 주십시오. 주군의 바보같은 생각을 고치라고 말이오.”

좋아. 결정했다.

대련이 아니고 죽일 거야.

문리향의 말에 진아 조심 스럽게 말을 꺼냈다.

“죄송하지만····. 이건 제 생각이기도 해요. 거기는 주인님 혼자 가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 진아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문리향은 능력자이지만 내 여자들에게는 항상 존댓말을 하고 ‘님’자를 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언행에 어울리는 예의를 지켜서 어지간하면 별 말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물게 반대를 하고 나섰다.

거기에 진아는 조목조목 이유를 설명했다.

“주인님의 실력이라면 설사 상대가 제이 도미니스라고 해도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에요.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낌새가 느껴지면 그때 행동해도 늦지 않아요.”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애당초 따라가 있는 편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아니요. 사실 주인님 보다는 주인님이 부재중인 시드니를 노리는 편이 더 무서워요.”

“음·······.”

문리향은 침음성을 삼켰다.

진아의 말에 대꾸할 변명이 없는 것이다.

진아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그러니 다른 분들은 시드니에서 대기하시면서 도시를 지켜 주세요. 주인님의 신상이라면···. 우리는 그저 믿을 뿐입니다.”

“고마워 진아야. 그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야.”

난 진아에게 빙긋 웃어주면서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을 꺼내지 못하게 해 버렸다.

그렇게 해서···.

난 지금 판도라의 크루저에 홀로 도착한 것이다.

배에 내리자 아리따운 여성들이 나를 반겨줬다.

특이한 것은 그녀들이 모두 수녀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콜롬비아에서 성당에서 살고 있다고 하더니···.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종교적인 인간인가?’

그때 여성중에 한 명이 나한테 오더니 말했다.

“박민재님이시죠. 이리 오시겠습니까?”

“아····. 고마워.”

여자들의 능숙한 시중에 난 순간 우리 집에 온 줄 알았다.

안내를 받아서 도착한 곳은 어두운 밀실이었다.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그 분이 오실 것입니다.”

“······알겠어.”

기다리기를 10여분···.

슬슬 지루해진다고 느낄 때쯤에 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명의····· 여자?

여자라고?

난 순간 크게 놀랬다.

‘설마 이럴 줄이야·····.’

수녀복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검은 머리에 갈색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미인이었다.

항상 미인에게 둘러싸여서 생활하는 나지만 그런 내가 보기에도 그녀의 매력은 최상의 것이었다.

정숙한 수녀복으로 감싸고는 있었지만 드문드문 들어나는 몸매의 굴곡은 완벽했다.

170쯤 되어 보이는 큰 키에 다리가 쭉 뻗은 늘씬한 체형.

하늘하늘한 실루엣은 보는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내 앞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나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판도라입니다.”

“과연····. 그래서 정체를 필사적으로 숨겨왔던 건가?”

“그렇습니다. 일전에 그쪽의 수하분에게 심하게 손을 쓴 것은 사과 드리겠습니다.”

“음···. 뭐. 지난 일이니 넘어 갑시다.”

“관대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슬슬 본격적으로 일에 관해서 논의하고 싶습니다만?”

“그러죠. 우리 쪽으로 망명을 요청하셨다고요? 조건은 무엇입니까?”

“완벽한 격리입니다.”

“격리라···. 어느 정도 레벨까지의 보안을 원하시는 겁니까?”

내 말에 그녀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말 그대로 완벽한 격리입니다. 전 세상사에 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저와 제 일행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배정해 주시고···. 거기에 일절 상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거 참····. 과격할 정도로 솔직한 의견이군요.”

“·············.”

“뭐·····. 제 취향이기는 합니다. 사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너희 호주의 방위를 위해서 전시에 협조를 청하고 싶습니다만···.”

“거기에 관해서 의무 조항을 체결하라고 원하신다면···. 죄송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

어라? 이건 상황이 좀 이상하게 꼬여 간다.

이건 집 주인한테 계약은 할게요. 하지만 보증금이도 월세도 못 줘요.

라고 하는 말하고 똑같은 말이 아닌가?

내가 여자한테 좀 많이 친절하다는 평을 듣고 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기에 OK할 정도는 아니다.

“그건 좀·····. 불가하군요.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는 없나요?”

내 말에 판도라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없습니다. 저는 주님 이외에 그 어떤 존재에게도 복종하지 않고 따르지도 않습니다.”

“·······미국과는 계약상으로 몇 개의 일을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계약 조건으로도 안 되는 겁니까?”

“안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은···. 당신들을 적대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조건입니다.”

“잠재적인 적이 하나 사라졌다. 그러니 거기에 만족 하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좋다···. 이제 알았다.

이 여자는 나하고 공정한 거래를 할 생각이 없는 여자다.

남자가 이랬으면 한 대 갈겨 버렸겠지만····.

‘여자니까 그럴 수는 없지.’

여자를 향한 폭력은 내가 싫어하는 것이고 부하들에게도 금지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먼저 그럴 수는 없지 않겠는가?

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면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만남은 의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과는 타협점을 찾을 수 없군요.”

“········그 말의 뜻은·····?”

“조속히 내 영역에서 나가 주시오. 오늘 이 만남은 없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내 말에 판도라는 곤란한 표정을 하고 나에게 말했다.

“전 당신을 믿고 얼굴을 보였습니다. 제가 여자라는 것은 미국의 국방부도 모르는 톱 시크릿이죠.”

“그래서요?”

“그렇게 당신을 믿었는데 당신은 저의 믿음을 거부한다는 말입니까?”

이 여자가 보자보자 하니까·····.

“·······거래의 조건에서 억지를 부린 것은 그쪽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정체라면····. 어디 가서 떠들고 다니지 않을 테니 안심해 주십시오.”

난 그렇게 할 말만 다하고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결국 당신도 더러운 이 세계의 남자로군요.”

“예?”

뭐지? 그녀의 분위기가 살짝 변했다.

“당신이 에러인 한수진이라는 여성을 심복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어느 정도는 기대를 했는데···. 결국은 저에게 이런 수단을 쓰게 만드시는 군요.”

“하아~? 설마 지금 저를 힘으로 설득 시키겠다는 말입니까?”

“필요하다면 말이죠.”

그녀의 적개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 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내가 본격적으로 힘을 쓰면 이런 배 한척 정도는 박살이 나버릴 것이다.

그 다음에는 해안에서 대기중인 내 부하들이 득달처럼 달려 들테고 말이다.

그런데도 날 힘으로 굴복 시키겠다고?

“가능하다 생각하십니까?”

내 말에 그녀는 아찔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수녀복을 입고 있는 그녀지만 순간 천진한 마녀를 연상 시키는 미소를 하고 나에게 다가온 그녀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물론이죠. 이 세상에서 저한테 일대일로 이길 수 있는 인간을 거의 없을 걸요?”

“무슨······. 음?”

순간 뭐랄까? 내 정신이 어질어질해 졌다.

이건····? 이건 도대체·····?

내 기억은 거기서 잠깐 끊어졌다.

“민재? 박민재?”

“으음·····. 으으·····. 누구야~!!!”

갑자기 자다가 일어난 나는 좌중을 둘러보고 쪽팔림과 어색함에 사로 잡혔다.

지금 내가 뭘 한 거지?

지금은 수업 시간이고 날 부른 것은 담임 선생님이었다.

“어···· 지선이?”

“뭐? 너 지금 나보고 반말 했니?”

어? 어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했지?

“아··· 아니요? 에···· 그게···· 에······.”

“호오~, 네가 드디어 인터넷의 악영향으로 교권에 도전하는 구나? 복도로 얌전히 나가렴.”

“····죄송합니다.”

내가 왜 선생님한테 반말을 했을까?

내가 인생에 불만이 그렇게 많은 타입이었던가?

결국 나는 수업시간 내내 복도에 나가 서 있고 심지어는 반성문도 써야 했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 시간이 되자 우리 교실로 시아가 다가왔다.

“같이 집에가···· 지금 뭐해?”

뭐하냐니? 보다시피·····.

“선생님이 반성문 쓰래.”

시아는 내 말에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아···. 뭘 잘못 했길래?”

“으음···. 수업 시간에 자다가 걸렸어.”

“고작 그걸로?”

“그리고 무심결에 선생님 한테 반말 했어.”

꽁~.

“잘 한다. 이런게 남친이라고·····.”

으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내가 시아의 남친이 되기까지 경쟁률이 얼마였던가? 그런데 이런 기분을 들게 하다니····.

“아니 나도 모르게 좀 이상한 꿈을 꿔서····.”

“시끄러, 수업 시간에 존것 부터가 나쁜 거야.”

“으····. 나도 알아. 오늘은 먼저 집에 가. 난 나중에 갈게.”

그런 내 말에 시아의 뒤편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두 명의 여자들이 나타나서 말했다.

“시아야. 민재도 저렇게 말하잖아? 우리끼리 가자.”

“그래. 나 오늘처럼 농구부 쉬는 날 흔하지 않단 말이야. 같이 가자. 응 시아야····.”

시아의 뒤편에서 나타난 두 명의 여자는 시아 못지않게 우리 학교에서 남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한수진과 이은하였다.

둘 다 시아하고는 달리 약간 체육계의 미녀로 유명하다.

수진이는 검도, 은하는 농구부로 둘 다 전국대회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로 알고 있다.

“민재야. 오늘은 우리가 시아 보디가드 해 줄게. 괜찮지?”

“응. 나 말고 다른 남자는 쳐다보지도 못하게 해줘.”

“아애 묶어 놓지 그래?”

“하하하····.”

난 유쾌하게 웃었고, 은하는 내 등을 팡팡 두드렸다.

‘아아··· 내가 왜 꿈에서 이 둘하고 그런 짓을 했을까?’

시아의 베프들하고 그런 꿈을 꿨다니···.

정말 이상한 꿈이었다.

시아 한테는 평생 비밀로 해야지.

반성문을 다 쓰고 최지선 선생님에게 가져다 줬다.

“좋았어···. 그런데 갑자기 나한테 반말을 왜 한거니?”

“아···. 그게 저도 잘···.”

사실 꿈에서 제가 선생님하고 이런저런 짓을 하는 주인님과 슬레이브라는 관계였다는 것을 설명하면 나는 미친놈일 것이다.

‘만약 정직하게 설명했다가는 성희롱으로 고소 당할지도·····.’

내가 말하기를 꺼려하자 선생님도 그리 캐 묻지는 않았다.

“뭐···, 됐어.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

“예.”

최지선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째 애 취급당하는 것 같은걸?

교무실을 나와서 집으로 가려는 길에 마침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보였다.

“어~? 민재 너 지금 집에 가니?”

“아···. 진아 누나? 누나도 지금 가요?”

“응. 학생회의 일 때문에 선생님들이 조금 남으라고 하셔서····.”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진아 누나도 내 꿈에 나왔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녀는 우리 학교의 개교이래에 손꼽히는 천재이고 학생회장이라는 것 정도였는데···.

어려서부터 우리집 하고 가까이 살아서 날 친동생처럼 많이 아껴주는 누나이기도 했다.

‘어째서 그런 누나하고 그런 짓을···. 나 혹시 욕구 불만인가? 시아가 철벽이라서 그런 것인가?’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시아에게 그 꿈 얘기는 절대 비밀이다.

“그럼 저 먼저 갈게요.”

“그래···. 나중에 한번 시아하고 같이 놀러오렴. 요즘 너희들 안 오니까 심심하다.”

“알겠어요.”

누나도 참····.

============================ 작품 후기 ============================

이대로 모든게 꿈이었다.

라는 엔딩도 있을수는 있지만 그랬다가는 독자분들이 나를 죽이려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ㅋ저번 편에서 '그녀'라고 나와 있는 부분은 오타였습니다.

그래서 수정했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PS. 신작인 '절대검황'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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