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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43화 (143/176)

145화

민재는 눈에 이채를 띄었다.

기복이 심하다는 말은 아직도 능력이 성장 중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능력이 계속 성장중이기에 안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수진이가 좀 불리한데····.’

수진이의 실력 자체가 제이크 하퍼에게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수진이하고 만났을 때 수진이는 확연하게 랭커급이라고 불릴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전쟁을 거치고 꾸준하게 병사들을 조련하면서···.

그녀는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성장했다.

중국에서 수많은 실전을 거친 지금 수진이의 실력은 십천에 뒤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능력자 간에는 상성이라는 것이 있다.

수진이의 특기는 빙결.

특히 인간의 체세포를 순식간에 동상의 상태로 몰아갈 정도의 고속 빙결이 특기다.

그런데···.

저렇게 두꺼운 돌의 갑옷을 입고 있는 자에게 수진이의 능력이 과연 통할까?

더구나 민재는 몰랐겠지만 제이크 하퍼에게는 또 하나의 능력이 있었다.

이전에 민재하고 싸울 때는 쓸 틈도 없이 져버렸지만·····.

꿈틀···. 꿈틀····.

거대한 골렘의 양팔이 붉게 물들면서 파도치듯이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액체처럼 말이다.

“호오~, 저건 뭐야?”

“저 친구 비장의 무기죠.”

민재는 눈에 이채를 띄었고 애드원은 옆에서 해설을 덧붙였다.

“한수진의 능력이 빙결이라고 했죠? 그렇다면 저 여자는 차라리 나를 지명했어야 했습니다.”

“············.”

“저것이 제이크의 세컨드 스킬. 용암입니다. 레벨을 7이죠.”

민재의 눈에는 거대한 골렘의 양팔이 용암으로 변해서 꿈틀 거리는 것이 보였다.

‘나하고 싸울 때는 저런 것 안 보여주더니···.’

능력의 기복이 컨디션에 따라서 크다는 말이 이해가 가는 민재였다.

어쨌든 저건 예상하지 못한 스킬이었다.

상대의 능력이 용암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결빙이 주 능력인 수진이게는 천적이나 다름 없었다.

모두가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수진이는 담담하게 거대한 골렘을 쳐다봤다.

‘모두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녀의 입가에 빙긋 미소가 떠올랐다.

‘과연 10분 후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두고 보자고.’

한수진은 그렇게 마음먹고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변에 수백 개의 눈송이가 생성되었다.

이전에는 10개 남짓하게 만들어내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가랏~!!”

수진이가 손짓하다 그 손짓을 따라서 눈송이들이 거대한 골렘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눈송이가 닿은 부분을 중심으로 거대한 골렘이 바로 얼어 붙어갔다.

파지직~. 파직~.

“오오~~!!”

“저렇게 큰 질량을····.”

지켜보던 갤러리들은 수진이의 능력에 새삼 전율했다.

평소에는 성질 사나운 상관이라고만 생각했던 수진이의 능력에 대해서 모두가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중국에서부터 따라온 간부급들은 몰랐지만이번에 호주에서 모집한 병사들은 수진이의 실력에 의심이 많았다.

그저 민재의 총애를 받은 예쁜 여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남자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감히 덤비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줄 알았던 수진이가 실력을 발휘하자 그들은 크게 경악했다.

‘까불지 않기를 잘했지?’

‘과연 광견.’

‘앞으로도 몸 사리자····.’

갤러리들이 보기에 이미 승부는 난 것 같았다.

승부는 고사하고 거대한 얼음 덩어리에 갇힌 제이크 하퍼나 빨리 파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하수들 만의 생각이었다.

민재를 비롯한 고위 능력자들은 알고 있었다. 저정도로 승부가 날 리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예상이 맞았다.

쩌적~. 쩍~.

얼음이 갈라지고 거대한 골렘이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서 얼어 붙은 줄 알았던 골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이 정도로는 안 된다는 말이지?”

애당초 여기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수진이는 담담하게 상대를 바라봤다.

이윽고 완전히 풀려난 골렘은 용암으로 변한 양팔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힘차게 내리쳤다.

쿠우우웅····.

“우··· 우와·····?”

“이건····.”

사방으로 튀는 마그마와 거대한 충격으로 흔들리는 지면에 주변의 갤러리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런 공격을 직격으로 맞은 수진이가 살아 남을 것이라고는 생각되기 힘들었다.

하지만···.

“위다!!”

누군가가 하늘위에 올라와 있는 수진이를 발견했다.

지면에 공격을 직격으로 맞은 것은 일루전.

진짜 수진이는 진작에 하늘 위로 올라가 있었다.

‘많이 늘었는걸? 언제 올라갔는지 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나는 그런 수진이를 보고 놀랬다.

그리고 문득 옆에 있는 매즈와 애드원에게 말했다.

“어때? 둘 나하고 내기 할까?”

“예? 무슨 내기를···?”

“간단해. 수진이가 지면 둘의 월급 100% 업. 어때?”

“진짜입니까?”

“거짓말은 아니겠죠?”

“물론이지.”

지금 이 자리에 진아가 있었다면 예산 가지고 잔소리 좀 했을지 모르겠다.

아니다······. 최근에 판도라의 일 때문에 나하고 조금 어색해져 있으니···. 그렇게 안 할지도····.

제길 내가 왜 그 일을 생각했을까?

괜히 기분만 꿀꿀해 졌다.

“그럼···. 우리가 지면 어떻게 됩니까?”

“글쎄···. 너희들 월급 50%삭감으로 하지?”

“좋습니다.”

“저도 좋습니다.”

둘은 생각보다 시원시원하게 대꾸했다.

그렇게 우리의 내기는 시작되었고 저쪽의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둘의 공방은 사실상 호각이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수진이가 좀 더 여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쿵~. 쿠쿵~.

저렇게 무거운 일격을 반복하는 파괴력을 놀랍지만 힘의 효율로는·· 글쎄?

방출형이 아니라 조작형이니까 좀 낫기는 하려나?

하지만 수진이보다는 여유가 없어 보이는 제이크였다.

수진이가 언제 저렇게 실력이 늘었지?

‘깜짝 놀랐네.’

‘지금쯤 민재 녀석 깜짝 놀랐겠지?’

일루전과 텔레포트를 이용해서 제이크의 공격을 피하면서 수진이는 슬슬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녀의 손이 하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이 능력···. 개발하는 데는 힘들었지만 보람은 있었지. 똑똑히 봐둬. 민재야. 내가 누군지를····.’

최근 들어서 그녀는 민재에게 약간 소외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냐 하면···.

민재의 곁에서 문리향이라는 남자가 오리새끼 마냥 따라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강한 동료가 생긴 것은 기뻤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자신의 존재가 희미해 진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이전에는 민재의 가장 강력한 오른팔은 자신이었다.

그것은 진아나 지선이는 물론이고 시아마저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수진이의 긍지였고, 민재를 향한 사랑의 전부였다.

그래서 그 자리를 다시 돌려 받기 위해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민재에게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 이 능력을 손에 넣었다.

“후우····. 시작할까?”

수진이의 손에 맺혀있는 백광은 점점 더 강해지더니 그대로 하나의 검처럼 뻗어 나왔다.

그리고 5미터가 넘게 뻗어버린 검을 들고 수진이는 골렘에게 돌격했다.

“아아아아~~!!!”

촤아악~.

수진이가 검을 들고 골렘을 베었다. 그러자 두꺼운 골렘이 마치 두부처럼 잘려나가 버렸다.

아니···. 잘려 나간것 만이 아니었다.

잘린 부위를 시작으로 마치 먼지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저건~?”

“저게 뭐지?”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베인 가슴팍을 기준으로 골렘이 서서히 흩어져 버린 것이다.

마치 파도에 모래성이 허물어지듯이 말이다.

서둘러서 골렘의 안에서 탈출한 제이크는 크게 놀랬다.

자신의 골렘을 단 일격으로 이꼴로 만든 것은 민재 이후에는 처음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더 해요?”

수진이가 오연하게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기가 강한 제이크 마저도 지금 수진이에게 감히 나서지는 못했다.

단 일격에 그런 파괴력이라니····.

‘몇 번을 해도 승산이 없어.’

결국 그는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다.

“내가 졌소.”

“남자다운 면이 있군요. 잘 했습니다.”

수진이는 그렇게 말하고 모두에게 손을 들어서 승리를 어필했다.

“와아아아~~!!!”

갤러리들은 환호했고, 민재는 쓴웃음을 짓고 있는 매즈와 애드원에게 말했다.

“고맙다. 덕분에 공돈 좀 생긴 기분이구나.”

“·····원래 저 정도 실력이었습니까?”

“아니···. 마지막에 쓴 한수는 나도 처음 보는 거다.”

‘예전에 중국에서 전쟁할때만 해도 없던 능력이었는데···. 저게 뭐지?’

수진이의 능력.

그것은 새로운 능력이 아니었다.

이전에 수진이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능력인 결빙의 응용이었다.

아니···. 이번에는 결정판이라고 해도 좋았다.

혹은 진화판이라고 부르거나 말이다.

결빙이라는 것은 사물을 얼리는 능력이었다. 순식간에 절대영도까지 사물을 얼려 버리는 수진이의 능력은 이미 질적으로는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절대온도 -273.15˚c를 말하며 이것은 마이너스 온도의 극한이다.

이 이상은 더 마이너스로 내려가지를 않는다.

그렇다···. 사물은 말이다.

사물의 온도가 여기서 더 마이너스로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거기서 부터는 분자구조가 결합을 유지하지 못하고 파괴되어 버린다.

수진이는 혼자서 여기까지 조사한 후에 피나는 노력을 했다.

목표는 단 하나.

절대 영도를 넘어서기 위해서였다.

민재나 문리향에 비해서 일격일격의 파워가 떨어지는 수진이로서는 이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해서 손에 넣은 것이 이것 이었다.

최강의 냉기를 결집시키고 응집 시켜서 한 번 닿기만 하면 모든 것을 분자 단위로 허물어 버리는 능력.

민재의 소멸보다는 못하지만 결코 문리향의 능력에는 뒤지지 않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세상에 주목은 받지 않았지만···. 한수진. 그녀가 본격적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무렵이었다.

민재는 새롭게 개편된 자신의 사병을 정식으로 세상에 발표했다.

3만 정규군에 고위 능력자만 해도 다수가 포함된 호화 포진이었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난리간 난 곳은 뭐니뭐니 해도 한국 정부였다.

한국에서는 사실 민재에게 호주 전체를 맡긴다고 해도 살살 구슬려서 이권을 빼앗아 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넓은 호주의 수비 라인을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병력을 파견하는 대가로 호주의 이권을 한 개 한 개씩 야금야금 빼앗아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민재가 어느새 고위 능력자를 다섯 명이나 만들었지 않은가?

문리향, 한수진, 매즈 크레이그, 애드원 켈리, 제이크 하퍼.

이 중에서 문리향과 한수진은 원래 민재의 인간들이었으니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한수진의 예상 밖의 성장과 용병을 세 명이나 끌어 올 줄은 몰랐다.

============================ 작품 후기 ============================

대한민국 정부 왈.

어어... 저거 너무 커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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