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화
“제가 생각나는 것은 거기까지입니다.”
“뭐?”
“그 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간신히 목숨을 건져서····.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 꼴이었습니다.”
“·················.”
매즈 크레이그가 뭐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초전박살날 정도의 실력자인가?
아니면···. 뭔가 능력 자체가 그런 종류에 특화된 능력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만약 판도라가 내가 생각하는 수준이 맞다면 나에게 꼭 필요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문리향 수준. 어쩌면 나하고 대등하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세 명의 고위 능력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나 이들보고 미국의 미친개나 러시아의 미하엘을 상대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냥 고위 능력자가 아니라 세계 랭크급의 실력자가 필요했다.
적어도 문리향 수준의 능력자가 말이다.
무엇보다 그 정도 실력자가 재야에 있다는데 아깝지 않은가?
“아프리카 다음은 콜롬비아라····. 한 번 가볼까?”
난 콜롬비아로 직접 판도라를 설득하러 가기로 했다.
내 부하들과 가족들은 나의 이런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 돼요.”
“절대 안 됩니다.”
“제 정신입니까?”
“매즈 크레이그가 저 꼴이 난 것을 바로 보고도···.”
“이번에는 저도 찬성 못합니다. 주군.”
뭐···. 어디까지나 생각이 그랬다는 것이다.
모두의 격렬한 반대에 난 이해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왜들 그러는 거야? 내가 직접 가지 않으면 누가 판도라를 설득한다고.”
“설득을 안 해야죠.”
왜~?
“맞습니다. 지접 경험한 제가 보기에 판도라는 절대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타입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네가 하면 로맨스고 내가 하면 분륜이냐?
여기저기서 설득이 쏟아졌지만 나도 한 고집 하는 인간이다.
원하는게 있는데 좀 위험하다고 꼬리를 말고 도망칠 수는 없지 않은가?
난 단호하게 고집을 부렸다.
“이건 결정 사항이야. 절대로 갈 거야.”
난 그렇게 선고하듯이 말하고 자리를 피해 버렸다.
이렇게 하면 자기들이 어쩌겠는가?
결국은 최고 결정권자인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민재가 자리를 나가자 모두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우리가 모시기로 한 대장이 저렇게 옹고집일 줄이야.”
“머리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매즈와 애드원의 말에 문리향이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말 조심해라. 주군에 대한 무례는 내가 용납하지 않는다.”
문리향에게 있어서 민재는 주군이고 신앙이었다.
조금이라도 무례한 태도는 용납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문리향의 말에 제이크 하퍼가 이죽 거리면서 말했다.
“듣고 있지도 않은데 뭐 어때?”
“제이크 네놈?”
“흥, 어쩌면 대장 머리도 나 만큼이나 나쁠지도 몰라.”
“그건 절대 아니지.”
“그건 절대 아니지.”
“그건 절대 아니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부정하는 것을 보고 제이크 하퍼는 입을 뾰족하게 내밀고 투덜 거렸다.
“이건 직장 왕따야····.”
콜롬비아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출발하기로 했다.
매즈가 갔다는 성당의 위치를 조사하고 혹시 모르니 판도라에 대한 정보도 최대한 조사해 봤다.
미국에서 꽁꽁 숨기고는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샐 정보는 새기 마련이다.
부스러기 같은 정보라도 좋으니 최대한 모아보면 뭔가가 나올지도 몰랐다.
대한민국 정부와 호주의 정보망을 총이용해서 정보를 모았다.
그날 밤.
“주인님···. 오늘은 저하고 자요.”
“어···. 시아야.”
오랜만에 시아가 내 방으로 찾아왔다.
보통 시아하고 자는 경우 내가 시아의 방으로 찾아가는 편이 보통이었다.
이렇게 시아가 내 방으로 찾아오는 것은 무척이나 드문 일이었다.
거기다 한 손에는 와인과 술잔을 들고 있었고, 또 하늘하늘 거리는 흰색 네글리제를 입고 있었다.
‘···저건 시아의 몇 없는 섹시어필 복장인데?’
원래 시아는 항상 나를 소년처럼 두근거리게 하니까 어필용 복장 따위는 필요없다.
하지만 예전에 지선이가 한 번 입어보라고 사준 복장이 있었는데 바로 저것이었다.
하지만 시아를 사랑하는 나는 시아가 어떤 복장이던 항상····.
“민재씨···. 우리 같이 술 한잔 해요.”
어어···. 방금 시아가 허리를 숙인 순간 시아의 젖가슴의 계곡이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서 예술적인 모양을 보였다.
········ 난 왜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않은 거지?
시아한테 똑같은 자세를 취해달라고 하면 해 줄까?
“민재씨?”
“아···. 미안···그냥 잠시····.”
난 시아와 함께 자리를 잡고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이거 어디 와인이지?
평소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은데?
으음··· 샤또 리피트, 1787년산?
‘봐도 잘 모르겠다. 맛은 좋은데 한 두세박스 사 둘까?’
우리집에 있는 술은 모두 선물 받거나 지선이가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지선이는 선물 받은 술은 마음대로 축내지만 자기가 비싼 술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긴··· 그렇게 안 해도 좋은 술들이 막 들어오지만 말이다.
술이 몇잔 들어오자 시아는 내 옷자락을 잡고 날 수줍게 침대로 이끌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적극적이지?’
“저기 시아야···. 읍~.”
내가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시아가 나를 꼭 끌어안고 진하게 키스했다.
“으음··· 음?”
너무 갑작스런 키스에 내가 입을 다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시아가····.
“파하···. 반항하지 마요.”
“아니 시아야···· 음~.”
이번에도 다시 시아가 나를 덮치듯이 입술을 부딪였다.
그러면서 날 뒤로 쓰러트려서 날 침대에 눕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시아는 쓰러진 내 위에 올라타서 날 덮친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음~~~ 으음······.”
시아하고 했던 수백·· 아니 수천 번의 키스중에서 이번만큼 시아가 적극적으로 나를 공격한 적은 없었다.
내 입안을 혀로 적극적으로 휘젓고 내 이빨을 마치 연주하듯이 쓸었다.
나도 모르게 시아와의 첫키스가 생각났다.
그때 시아도 나도 서툴러서 내 이빨이 시아의 잇몸에 상처를 내기도 했었다.
그랬던 시아가 이제는 익숙하게 내 입술을 빨고 있었다.
“파하···. 시아야···. 너 오늘····.”
“오늘은·····, 민재씨는 아무것도 하지 마요.”
“응?”
“제가 다 할게요.”
시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하늘거리는 실크 네글리제를 서서히 올렸다.
“헛···. 시아야?”
네글리제의 디자인상 브레지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래도?
시아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고 있어야 할 속옷이 보이지를 않았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시아의 스타일이 아닌데···?
설마 지선이가 시아로 변장하고 찾아온 것은 아니겠지?
시아는 그대로 옷을 벗기면서 입술에 키스를 계속했다.
그리고 서서히 입을 내려서 내 목을 거쳐서 가슴팍을 거쳐서 배를 거쳐서···. 어어···.
그건 아니야.
“시아야 잠깐만···. 잠깐···.”
“하··· 하하··· 할 수 있어요.”
시아는 지금 날 상대로 펠라···· 오~, 시아를 상대로는 그 단어를 절대로 말 할 수가 없다.
그래. 사실 다른 여자들한테 받아보고 이런 생각 하는게 이기적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아가 내 성기를 입에 물고 그러는 것은···. 아니 그거야·····. 다른 애들이 해줄 때는 이렇게 말리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을 진아들이 들으면 굉장히 서운해 하겠지만····.
‘오~, 제기랄 어쨌든 싫어.’
난 시아의 어깨를 잡고 말렸다.
하지만 시아는 손으로 내 바지를 내리고 드러난 내 물건을 보고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붉어진 얼굴 표정에는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 것은 처음이야.’ 라는 생각이 써져 있었다.
어떻게 아냐고?
시아하고 내 사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서로 알 수 있다.
“시아야···. 너 왜 이래? 이런 것 하지마.”
“다···. 다른 여자들이 해 준 적은 있잖아요? 그렇죠?”
어떻게 아는 거지?
목소리가 확신에 차 있어서 잡아 때지도 못하겠다.
“아니 그거야······.”
“다 들었어요. 지선이 선생님하고····, 진아 언니하고·····. 은하하고····. 심지어는 수진이까지·····.”
“아··· 그래···, 그거야 그랬지만···. 하지만 넌 그런 것 싫어하잖아?”
그렇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아는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고 기분좋아할 여자는 아니다.
내 말에 시아는 복잡한 심정을 하고 말했다.
“그··· 그거야 싫죠.”
“그·· 그래 싫지. 싫고 말고····.”
싫은게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시아의 입에서 싫다는 말이 나오자 역시 조금 상처 받는다.
아니 어쨌든···.
“싫으면 안 해도 돼. 아니 난 네가 싫은 것 하는 것 싫어.”
“하지만 다른 여자들은····.”
시아의 말에 난 단호하게 말했다.
“걔들은 걔들이고···.”
“··········.”
약간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시아에게 내가 다시 한 번 말했다.
“큼····, 약간 변태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데로 움직이면 돼.”
“········주인님 설마·····?”
내 말에 시아는 뭐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러지? 내가 뭘 잘못 했나?
시아는 어이없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주인님····. 혹시 말이죠···.”
“혹시 뭐?”
“그러니까···· 남자의 으음····이걸 입으로 애무하면서 성적으로 흥분하거나 즐기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시아 너는 믿지 못하겠지만····. 응. 실제로 있어. 내가 겪어 봤는걸?”
“··············.”
시아는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처음으로 민재가 바보처럼 보였다.
사실 민재 뿐만이 아니라 남자들 중에 이런 종류의 착각을 하는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일명 이건 여자들도 좋아하는 거야.
라는 착각 말이다.
보통···. 특히 남자들의 경우 성관계에 익숙해지면 다른 길로 새는 경우가 많다.
체위를 좀 바꾸거나 무드를 잡기 위해서 사전 준비를 하거나···.
뭐 그 정도라면 여자들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를 때린다거나, 혹은 성관계중에 여자를 매도하거나···.
그리고 여자도 그걸 즐긴다고 착각한다.
정직하게 말해서···. 진짜 0.0001퍼센트에 들어갈 변태가 아닌 이상은 그런걸 즐기는 여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남자가 그런 행위를 할 때 거부하는 여자는 0.0001퍼센트보다 훨씬 적다.
왜 그런 것 일까?
그건 이제부터 시아와 민재의 대화를 들어보면 알 것이다.
시아는 나에게 하소연하듯이 말했다.
“당연히 싫어하죠. 누가 이걸···. 비록 민재씨 거라고 해도 그걸···· 입으로 ····· 에잇 그걸 좋아하겠어요?”
누구라니····?
“이름을 직접 말하라면····. 지선이하고 은하하고, 진·····.”
“누가 이름 말하래욧~!!!? 상상되잖아요?”
시아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하아····. 모든 여자들··. 방금 민재씨가 말한 여자들까지 포함해서···. 여자들은 그걸 싫어해요.”
“····하지만 그 애들은 좋아하면서 해 줬는걸?”
“그건····. 그 행위 자체는 싫지만 그렇게 했을 때 주인님이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그 주인님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거에요.”
“······그 말은·····.”
“예. 주인님을 사랑하니까 참고 어떤 행위라도 한 거에요. 아시겠어요.”
“응···· 이제 알았어.”
아무래도 조금 반성해야 겠다.
그리고 내가 반성하고 있는 틈에 다시 시아가 내 아래로 내려갔다.
“잠·· 잠깐만 시아야·····. 무리하지 말라니까?”
“에잇 정말···. 방금 설명 했잖아요?”
“아니 그래도···. 어쨌든 넌 싫어하잖아?”
내 말에 시아는 뾰루퉁한 얼굴을 하고 나에게 말했다.
============================ 작품 후기 ============================
시아 - 주이님? 그렇게 시간만 끄니까 어중간한 와중에 절단이 들어온 거에요.
민재 - 과연... 그런 거구나? 작가님 잘못이 아니고 내 잘못이구나..
시아 - 맞아요. 주인님 잘못이에요.
들었다 시피 이번 절단은 제 잘못이 아니라 민재의 잘못으로 해주시면......
분량을 나누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절단 이후에는 가능하면 연참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분량이 좀 간당간당하네요.
부디 추천과 댓글로 절 채찍질 해 주십시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