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성매매.
아무리 탄압해도 경멸하고 돌을 던져도 사라지지 않던 절대 불멸의 직업.
그게 바로 매춘이었다.
인류의 문명이라고 할 만한 것이 생기기도 전부터 있었다고 할 정도로 원초적인 직업이라고도 한다.
그런 매춘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사라져 버렸다.
인간의 정조관념이 드디어 본능을 초월해서?
말도 안 된다.
이 세계에서는 정조관념이라는 말도 평생 못 듣는 여자들도 있었다.
매춘이 사라진 것은 공급과 수효의 법칙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들은 여자가 아쉽지 않았다.
그런데 누가 돈을 주고 여자를 사겠는가?
성을 돈으로 평가할 가치가 사라진 시점에서 매춘이라는 것은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잃어 버렸다.
그게 매춘이 사라진 이유였다.
“창녀란·····.”
어쨌든 시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창녀라는 직업에 관해서 통상적인 개념을 설명했다.
시아의 설명이 이어지자 가장 단순한 은하가 먼저 말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남자하고 섹스하고 돈을 받는 여자들이 있었다는 거야?”
“그래.”
“·········그거 좀 좋은 것 아닌가?”
“확실히····. 보통은 돈도 못 받잖아?”
“그러니까····.”
여자들의 말에 시아는 또 소리를 빽 질렀다.
“아니야~~!!!!”
문명의 괴리감으로 인해서 납득 시키는 것에 많은 애로감을 느끼는 시아였다.
“잘 들어. 창녀란 원래 모독적인 의미를 겸하고 있는 말로·····.”
시아는 다시 한 번 일장 연설을 해야 했다.
그리고 수십분의 시간을 들여서 간신히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시아 네 말은····. 우리가 주인님의 능력만을 보고 거기에 빌붙어 있다는 말이지? 그것도 부도덕적으로.”
“맞아요.”
가장 머리가 좋은 진아가 가장 먼저 이해했다.
그리고 진아의 설명을 듣고서야 다른 여자들도 모두 상황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말도 안 돼. 난 주인님 사랑하는 걸?”
“나도 그래. 만약에 다른 남자들이 주인님보다 더 능력있다고 해도 거기로 가지는 않을 거야.”
“나도~.”
“나도야. 시아 너 좀 너무 한다.”
“맞아. 우리가 주인님 능력만 보고 붙어있는 그런 여자로 보여?”
여자들은 약간 정색하고 시아를 몰아 붙였다.
시아는 그런 여자들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모두들 생각해봐. 특히 진아언니하고 지선이 선생님···. 두 사람이 처음에 우리 집에 왔을 때 기억나요?”
“·····잊을 리가 없지.”
“나도····.”
그녀들의 눈동자는 약간의 아련함에 젖어들었다.
불과 2년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그 2년 남짓한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해 버렸다.
민재에게 오기 전에 두 여성은 다른 슬레이브 여성들하고 별 다를바 없는 불쌍한 여자들이었다.
자유도 없고···, 권리도 없었다.
그저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회색빛 나날들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들이 불과 2년만에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민재 덕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녀들도 뭔가 꺼림칙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상 시아한테 기권하고 나서는 별로 한 개 없구나···.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진아가 원래 똑똑한 편이기는 하지만 절대로 국제 정세를 쥐락펴락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천재는 아니었다.
그녀가 이렇게 성장한 이유는 오로지 민재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 때문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아를 이길 수는 없었다.
분하고···. 또 분하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분했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민재에게 있어서 시아는 산소와 같아서 없다면 그 천하무적으로 보이는 강한 남자도 숨이 막혀서 죽어 버릴 것만 같았다.
수도 없이 원망했었다.
어째서 시아보다 먼저 민재를 만나지 못했을까? 라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을 원망해도 소용 없었고 시아나 수진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민재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최근에 간신히 안정을 되찾았었는데····.
‘생각해 보면 내가 주인님에게 조금 소흘했던 건지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진아 뿐만이 아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최근 자신들이 민재를 너무 가볍게 여겼다는 느낌을 받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시아가 말한 창녀라는 여자들처럼 섹스만 제공하고 돈만 받는 여자와는 달랐다.
그녀들 모두 진심으로 민재를 좋아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표현은 얼마나 했을까?
“······주인님이 오시기 까지 얼마나 남았지?”
“어제 연락 왔어요. 오늘 출발한다고. 전용기는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까···. 아마 내일 오전중에 도착하겠죠.”
“·····뭐라도···. 준비할까?”
“뭘요?”
“그러니까·······.”
“············.”
여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민재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 그녀들이 이제까지 한 것은···.
화려한 환영회···?
어차피 다 민재의 재산이었다.
화끈한 섹스···?
사실 그녀들은 민재의 소유물이나 없는 여자들로 민재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안겨야 하는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빼고 나니 이제까지 정말로 한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기서 그녀들을 변호하기 위해서 한 마디 하자면····.
딱히 그녀들이 싸가지가 없어서 민재를 소흘히 한 것이 아니었다.
원래 보통 세계에서도 남녀 관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다.
서로가 익숙해지면 익숙해 질수록 장점은 당연하게 그리고 단점은 더욱더 크게 거슬리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서로에게 소흘해 지기가 쉬운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슬레이브와 주인이라는 관계에는 익숙한 그녀들이었지만 민재와 자신들을 대등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놓치는 점도 생기는 것이었다.
오직 시아만이 구시대의 영상들을 보고 자신들이 뭔가 비정상 적이라는 것을 캐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만이 유일하게 민재와 어느정도 대등한 관계이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아야··. 넌 뭔가 좋은 생각 있니?”
“있죠. 난 이미 준비했어요.”
“····그럼 우리도 같이···.”
“안 되요.”
“왜~?”
시아의 말에 수진이가 치사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시아가···.
“나 주인님 앞에서 노래 부를 건데····? 수진이 너도 할래?”
“·······난 기권.”
수진이의 성격상 그런 것은 절대 무리였다.
시아는 여자들에게 말했다.
“뭐든지 좋아요. 우리····. 주인님을 위해서 뭔가 해 봐요. 우리가 주인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주인님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알았어···.”
“뭔가 해 볼게····.”
“···········.”
여자들은 저마다 민재를 환영하기 위해서 자기 나름의 뭔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이제 이게 없으면 좀 심심할 정도다.
내가 전용기에서 내리자 수많은 메이드들이 고개 숙여서 인사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로 시아들이 나를 웃으면서 반겼다.
“잘 다녀 오셨어요? 주인님.”
“가신 일은 잘 됐어요?”
여자들의 질문에 난 웃으면서 대답했다.
“뭐 그렇지····.”
그녀들은 내 곁에 다가와서 사근사근하게 굴면서 이런저런 아양을 부렸다.
심지어는 그런 아양은 잘 못 부리는 수진이까지 내 곁에서 어색하게 발을 맞추고 있었다.
‘왜 이러는 거지?’
뭐 잘못하기라도 했나?
보통 내가 어딘가로 갔다 오면 우리집 여자들은 거창한 환영회를 열었다.
해변의 여기저기에 바비큐를 굽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자들이 전원 비키니만 입고 있기도 했다.
뭐···. 보기 좋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매번 그런 요란한 환영회는 솔직히 좀 그랬다.
기본적으로 내가 기분 나빠하면 모두가 어색해 했기 때문에 난 시종일관 기분 좋게 웃고 있어야 했다.
뭐든지 의식적으로 하면 피곤한 법이다.
그래서 좀 피곤하다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나의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그녀들은 조용하게 보냈다.
어째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게 조용히 넘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았다.
“주인님, 잠시 우리 좀 따라오세요.”
“어디로 가게?”
“그건···. 따라와 보시면 알아요.”
은하는 내 눈까지 가리고는 날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자···, 이제 눈가리개 풀어도 돼요.”
“········이게 다 뭐야?”
눈가리개를 풀고 앞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작은 연회장이 차려져 있었다.
별관의 홀에 연회장을 차린 모양인데···.
솔직히 거기까지는 놀랍지 않다.
장소가 해변에서 별관의 홀로 변했을 뿐이지 별로 놀라운 것은 아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자들의 옷차림이다.
“저도 갈아입고 올게요.”
“············.”
은하는 그렇게 말하고 총총걸음으로 사라졌지만 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내 눈앞에는 여자들이 별의 별 복장을 다 하고 있었다.
바니걸 복장을 하고 있는 지선이.
고양이귀를 하고 있는 진아.
그리고 수진이는 얼굴을 붉히고 메이드 복을 입고 있었다.
“····수진이 너 까지?”
“너··· 너무 보지 마···. 정말 이런 나풀 거리는 옷은 별로인데·····.”
항상 보는 메이드 복이기는 하지만 저 수진이가 입었다는 것이 놀랍다.
학교 졸업하고 교복 입을 일 없어진 후에는 수진이가 치마 입는 것도 거의 본적이 없었는데····.
“주인님~. 저도 갈아 입었어요.”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온 은하는 치어리더 복을 입고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는 문이화도 곁에 있었다.
“·····하하····.”
이건 웃음밖에는 안 나온다.
뭔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이런 이벤트를 준비해 놨을 줄은····.
벗으 알몸도 다 본 사이인데 어째서 이런 복장들은 또 신선하다는 느낌이 나는 것일까?
그녀들은 나를 요리가 준비된 테이블로 데려갔다.
요리는 피자에 샌드위치에 샐러드에··. 뭐가 평소의 완벽한 요리가 아니라 아마추어의 느낌이 났다.
“이거 혹시?”
“예. 이거 우리가 모두 직접 만든 거에요. 시아가 좀 돕기는 했지만···.”
“하하하····. 그거 기쁜걸?”
그러고 보니 요리를 한 적이 없는 수진이의 손에는 반창고가 보인다.
아마도 요리하면서 조금 다친 모양이다.
요리는 맛이 아니고 정성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먹던 완벽하고 숙련된 맛은 아니지만 여자들이 자를 위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요리가 무척이나 맛있었다.
“맛있기는 한데····, 도대체 왜들 이래?”
“왜 라뇨?”
“그냥·····. 평소하고는 좀 다르잖아?”
내 말에 그녀들은 날 보면서 씨익 웃더니 말했다.
“주인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많이 많이 사랑해요.”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해요.”
“전···, 으음··· 존경해요.”
마지막에 말한 것은 문이화였다.
그녀 외에 다른 여자들은 모두들 마음과 애정을 한 가득 담아서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으음... 다음 편에 관해서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뭐... 하는 데까지 해 보는 수 밖에 없지만 말입니다.
요즘 신작들이 많이 치고 나오네요. 덕분에 순위는 뭉텅이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계속 읽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기쁩니다.
아... 그리고 제가 타이핑에 오타가 많아서 키보드를 바꿔 볼까 싶어서 G마켓을 살펴 봤는데... 실리콘 키보드라는게 나오더군요.
보아하니 블루투스로 핸드폰에서도 작업이 되니까 딱 좋다 싶어서 샀는데....
하아~. 블루투스 연결은 뚝뚝 끝이고 갑자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만 반복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반품 해야 겠습니다.
실리콘 키보드가 모두 이런것인지 제가 산 것만 이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배송비2500원이 아까운 물건입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