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은하의 공략이 실패한 이후 나는 포기···.
할까 보냐?
다음으로 지선이를 공략하기로 했다.
사실 은하가 실패했을 때 누구를 공략해도 다 실패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은하보다 입이 가벼운 여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 했으니까 말이다.
물론 지선이도 그랬다.
나보다 연상인 그녀는 초능력자도 아니면서 인생의 경륜이 있어서인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약점을 알고 있다.
그날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난 지선이의 방으로 찾아갔다.
“어머~? 주인님 오랜만에 제 방에 찾아오셨네요?”
“아···. 뭐, 오랜만에 같이 한 잔 할까 싶어서···.”
오랜만에 찾아온 지선이의 방은···. 술이 더 많이 늘어났다.
공식 우리집 최고 애주가인 그녀는 한달에 소비하는 술값만 해도 장난이 아니라고 했다.
사실 사 마시는 것 보다는 나한테 선물로 들어온 술들을 마시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술 소모량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그 덕분에 나만 애꿎게도 알콜 중독자 소리를 듣고 있을 지경이었다.
나한테 술을 선물하면 이틀이면 빈병으로 돌아온다나?
어쨌든 그렇다.
그렇게 술은 부족하지 않은 그녀지만 술 상대는 상당히 부족한 편이었다.
집의 다른 슬레이브들은 그녀의 위치를 어려워 해서 함부로 대작해 주지 않았고 시아들은 그리 술을 자주 즐기지 않았다.
그러니 가장 최고의 대작 상대는 바로 나인 것이다.
내가 대하기 쉬어서가 아니라 소거법으로 제거하다 보니 그렇게 나 밖에는 남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같이 한잔이라···. 그럼 오랜만에 제가 바텐더 해 드릴까요?”
“아니···. 그냥 평범하게 진으로, 스트레이트.”
“쯧쯧····, 진 스트레이트도 평범하게 마시면 그 진가를 반도 알지 못하는 법이예요.”
“아~, 그러면 좀 가르쳐 줄래?”
“알았어요. 우선 올바르게 진을 마시기 위해서는 제가 옷을 벗고 나체가 된 후에 제 가슴의 계곡에 술을 따르고···.”
“절대로 그게 올 바른 방법일 리가 없어~~!!”
내 말에 그녀는 깔깔 거리면서 웃었다.
정말이지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 때는 그래도 아직 귀여운 구석이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능청 스러워 진 건지····.
어쨌든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두잔씩 마시기 시작했다.
“그래···. 무슨 고민이 있어서 저하고 술 마시려고 왔어요?”
이런···.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으음·····. 시아 있잖아?”
“비밀이에요.”
“····아직 용건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어머~? 그럼 말해 보세요.”
“시아 요즘에 뭐하고 있는 거야?”
“비밀이에요.”
“············.”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자···. 그녀를 어떻게 설득한다?
“으음···· 어떻게 말해 줄 수 없을까?”
“안 되요.”
“그래····. 알았어. 그럼····. 할 수 없지····.”
“삐진척 해도 안 되요.”
“좀~~~~~~.”
“무조건 안 되요.”
크윽····. 지선이의 안 되요. 방어막은 무슨 철의 마지노선 같다.
이걸 어떻게 공략하지?
‘애초에 목적을 너무 빨리 들켰어.’
이렇게 되면 당초의 목적대로 지선이를 술에 잔뜩 취하게 만들어서·····.
“자···. 그럼 술도 적당히 들어갔고···. 섹스 할까요?”
“····어째서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건데?”
“어머~?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쓸쓸하게 혼자 내버려 두려고요?”
“·····별로 오랜만도 아니잖아?”
그렇다 내 기억으로는 지선이하고 마지막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오일 전쯤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정도면 별로 오랜만은 아니었다.
“으음···. 그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해요?”
“그거야 평소처럼····.”
“맞아요. 평소처럼 술에 취해서 내 위에서 몸부림 치다가 쓰러져 버렸죠. 주인님···.”
“으··· 응?”
지선이는 나를 조금 엄함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제까지 별 말은 안했지만 여자를 술취해서 안고 그냥 쓰러져 버리는 것 제법 실례예요.”
“알아···. 그래서 나 말고는 아무도····.”
“··············.”
“아~, 미안····. 그래도 우리도 술 안마시고 한 적도············.”
어라~? 잠깐만······.
기억을 차분하게 리플레이 시켜보자.
지선이하고 술 안마시고 정상적으로 일대일로 섹스를 한 적이 언제지?
“··················기억 못하죠? 당연해요.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을 어떻게 기억하겠어요?”
“····어어·····. 미안.”
“주인님···. 제가 다른 애들보다 마음이 좀 강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처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미안···. 정말로····.”
지선이의 말은 내 가슴에 콕콕 와 박혔다.
“하아~, 술 취해서 꼭 배설하는 것처럼 쓰고····. 주인님은 그런 남자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면 전 어떤 남자에게 가도 그렇게 사용되는···, 읍~.”
“내가 보상해 줄게.”
난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했다.
말만 듣고 보니 내 양심이 나를 보고 자꾸 개자식이라고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그러니 양심한테 잔소리 듣기 싫거든 제대로 진지하게 지선이를 안아줘야 겠다.
지금도 술은 들어갔지만···. 그래도 몇 잔 안 마신 상태고 멀쩡하니까 뭐·····.
“침대로 가자. 오늘은···. 너한테만 집중해서 진지하게 안아줄게.”
“주인님···· 어머~? 자·· 잠깐만요?”
난 지선이를 공주님처럼 안아서 침대로 데리고 갔다.
그러자 정말 오랜만에 지선이가 당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뭐··· 뭐하는 거에요?”
“보다시피··. 안아 올려서 침대로 데리고 가고 있는데····.”
“이··· 이런건 ····· 어린 애들한테 어울리는 거죠? 저처럼 나이 먹고 체중도 많이 나가는 여자한테는····. 그··· 나이값이 좀····.”
“················.”
의외다.
지선이하고는 별의 별 일을 다 해본 사이다.
믿어라. 여기서 말하는 별의 별 일은 정말 상상도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별의 별 일들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일들보다도 공주님처럼 안아올리는 것에 이렇게 부끄러워 하다니····.
얼굴이 붉어진 그녀를 보니 약간이지만 내가 주도권을 쥔 것 같은 기분이다.
‘지선이하고 하면서 주도권을 쥐는 것은 처음 아닌가?’
으음···. 그렇게 많은 일들을 했는데 아직도 우리 사이에 처음이라는 말이 들어갈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었다니····.
난 그녀를 그대로 침대에 사뿐하게 내려 놓고서 그녀에게 말했다.
“지선아···. 굉장히 귀여워.”
“·········거··· 거짓말 말아요.”
“거짓말 하는 걸로 보여?”
“···으··· 으윽·····.”
나 보다 여섯 살은 연상인 그녀를 이렇게 당황하게 하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신선하기 까지 했다.
난 그녀의 뺨에 가볍게 키스하면서 굉장히 소프트한 애무를 시작했다.
직접적으로 가슴을 만지거나 진하게 키스를 하는 식이 아니라 매우 매우 소프트한 애무만을 했다.
귓불을 입술로만 살짝 문다거나···.
매끄러운 등을 손가락으로 쓸어 내린다거나···.
종아리를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허벅지 근처 까지만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거나··.
평소에 지선이와의 관계에서는 이렇게 소프트한 애무는 한 번도 없었다.
그녀와의 섹스는···.
뭐 변명 한마디 하자면 내가 항상 술에 취해있었다는 것을 애로 들겠다.
그래서 어딘지 모르게 쓸데 없는 중간 과정을 최대한 생략하는 그런 과격한 관계들이었다.
뭐···. 다른 여자들에 비해서 지선이를 성적으로 가볍게 본다는 일은 아니었다.
지선이는 내 인생에 두 번째 여자였다.
수진이하고의 일 다음에 술에 반쯤 취해서 지선이와 관계를 가진게 내 두 번째 성관계였다.
여자를 다루는 법에 관해서는 대부분 지선이에게 배운 것이었다.
그런 지선이를 가볍게 성욕의 배출구로만 볼리는 없지 않은가?
집의 슬레이브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것도···.
내가 전쟁중에 집을 비울 때 다른 애들을 보살피는 것도···.
그 모든 것에 지선이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었다.
우리집의 큰언니 같은 이미지였다.
난 지금 이 순간은 지선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그녀를 마치 순결한 소녀처럼 대했다.
“주···· 주인님····.”
“왜? 부끄러워····?”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놀리지 말고 차라리 그냥 빨리 박아요.”
“싫은데? 오늘은 많이많이 부끄럽게 하고 싶어.”
난 그렇게 말하면서 지선이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혀는 쓰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입술만의 접촉으로 짧게····.
단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부드럽게 몇 번이고 반복한다.
부드럽고 촉촉한 그녀의 입술의 감촉과 따뜻한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소프트한 애무만 30분에 걸쳐서 희롱하듯이 조금씩 조금씩 하니까 지선이의 반응이 재미 있어 졌다.
“히끅~.”
“응? 왜···· 뭐 이상해····.”
“아··· 아니요····. 계속 하세요. 히끅~.”
얼굴이 잘익은 사과처럼 빨개진 그녀는 이제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슬슬 애태우는 것도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딸꾹질 다음으로 심장 마비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으니 말이다.
“지선아···. 이제 시작할게?”
“······예.”
수줍게 대답하는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안으로 진입했다.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반응이 느껴졌다.
“으음····.”
나와 하나가 된 순간 지선이는 내 등을 있는 힘껏 끌어안으면서 나를 받아들였다.
얼굴을 보니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신음 소리를 참고 있었다.
아무래도 흥분이 절정에 도달한 모양이다.
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녀는 내 밑에서 순종하듯이 날 받아 들였다.
평소에는 섹스중에 절대로 가만히 있는 법이 없는 그녀였다.
남자의 쾌감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상대에 맞춰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치 첫경험을 하는 순결한 처녀처럼 날 받아들이고만 있었다.
나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듯이···.
순종적이고 온순하게···.
‘어째 이게 더 흥분되는 이유가 뭘까?’
평소의 적극적인 지선이의 움직임 보다 육체적인 쾌락은 적어야 정성인데···.
그런데 어째서 평소보다 더 지선이가 아름다워 보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도 평소의 그녀의 모습에서는 볼 수 없는 캡의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으음···. 지··· 지선아···.”
“·····하···· 하아····· 하아·····.”
난 그녀의 안에 내 흔적을 뿌리면서 절정에 올랐다.
지선이는 뭔가 멍한 표정과 초점 없는 눈빛으로 트랜스 상태처럼 빠져 있었다.
그녀도 나도 서로의 관계중에서 이번 관계가 가장 성적으로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후우····, 지선아?”
“····주인님···. 그····· 좋았어요?”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는지 그녀는 나를 보고 오히려 좋았냐고 묻고 있다.
그걸 말이라고 할까?
“이제까지 너하고 가졌던 관계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하면 와 낼 거야?”
“········저도···요.”
“응?”
“·····저도 그랬어요·····.”
그녀의 부끄러운 대답에 난 그녀를 꼭 껴안았다.
하지만 민재는 몰랐다.
자신의 품안에 안긴 지선이가 씨익 미소 짓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전부 계획 대로다····.’
상대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고 자신이 주도권을 쥐는 것.
민재를 이정도로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것은 최지선 만이 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깊은 밤.
난 품안에 지선이를 안고 잠들어 있었다.
원래 섹스후에는 여자와 떨어져서 자고 싶다는 남자가 있고, 같이 붙어 있고 싶은 남자가 있다고 하는데···.
내 경우는 두 번째다.
내 추측이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 성관계 후에도 서로 살을 접하고 싶은 법이다.
성적 욕구가 사그라져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난 품안에 안겨 있는 지선이의 풍만한 젖가슴을 주무르며 잠들었던 것이다.
‘자면서 여자 가슴 만지는 버릇은 고치는게 나을까?’
시아가 가끔씩 핀잔을 주고는 하는데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저번에 자고 일어났을 때에는 수진이의 젖가슴에 내 손자국이 남아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거 보고 웃었다가 수진이한테 한 대 맞기도 했다.
어쨌든 잠에서 깬 김에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도 마르고 해서 부엌으로 나가니 거기에는 이미 누군가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으음... 불쌍한 놈.
아직도 자기 여친이 무슨 대형 사고를 치려고 하는지 모르고 있다니....
여러분들의 추천과 댓글은 저에게 큰 보람이 됩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