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화
대환란 이후로 세상이 미쳐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예술들을 대부분 탄압을 당했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예술에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세계가 재건된 이후에도 예술은 주목 받지 못했다.
예술은 인간의 감성의 결정체다.
하지만 그 감성이 무뎌진 세계에서 예술이 꽃을 피울 리가 없었다.
아주아주 극소수로 몇몇 예술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예술가라기 보다는 고위 권력자의 아첨꾼들이라고 하기에 가까웠다.
진정한 예술을 이해하는 아티스트는 멸종해 버렸다.
그러던 와중에 시아가 오늘 본 구시대의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국가를 찬양하거나 특정 인물을 찬양하는 기분나쁜 노래는 몇 번 들어봤다.
솔직히 그렇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이런 미쳐버린 세계에서 착취당하는 계급의 여성에게 애국심이 생길리도 없고···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구시대의 영상에서 진짜 인간의 감수성을 노래하는 프로들의 노래를 듣고 머릿속에 폭탄이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시아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세계에는 있지도 않은 가수가 말이다.
“흐음······. 가수라·····.”
시아의 말을 다 들은 진아는 생각에 잠겼다.
사실 시아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총독부에 시아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식은죽 먹기였다.
하지만 시아 본인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적어도 그게 총독부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뭐···. 말을 들어보니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싶다는 건데·····. 그 정도면 들어주지.’‘
“알았어. 필요한 것을 말해. 내가 다 마련해 줄게.”
“정말? 진아 언니가요?”
“주인님한테 비밀로 하고 싶은 거지?”
“예···. 적어도 지금은···.”
“그럼 내가 도와줄게. 필요한 것은 뭐야? 방음이 되는 방이 필요하겠고···. 또 뭐가 있지? 음향 장비하고 악기 같은 것은 어떻게 하지?”
“아····· 그러고 보니····.”
시아는 문득 악기를 어떻게 하나 싶었다.
프로그램에 나온 프로들은 숙련된 장인들의 연주에 맞춰서 춤추고 노래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시아는 악기를 연주 할 줄은 모른다.
“······어쩌죠?”
“글쎄···. 모르면 배워야지.”
“예?”
“내가 시아 너한테 악기의 연주법을 가르쳐 줄 선생님들을 찾아 볼게. 잘 배워봐.”
“고마워요. 진아 언니~.”
시아는 진아에게 안겨서 감사를 표했다.
‘애가 이렇게 귀여우니 주인님도 총애하는 거겠지···.’
진아는 한숨을 내쉬면서 시아의 등을 토닥 거렸다.
다음날 아침····.
난 밤새 시아가 걱정 되어서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아침에 식당으로 내려가도 역시 시아는 보이지 않았다.
난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드에게 말했다.
“혹시 시아 못 봤니? 다른 여자들은?”
“시아님들은 숙취로 아침을 거른다고 하십니다.”
“숙취?”
“예.”
‘······아무래도 어제 한 잔 마신 모양이네···. 그나저나 시아의 첫 음주는 내가 함께 하고 싶었는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난 아쉽다.
시아와의 순간 순간은 모두 나에게 특별한 것인데 놓치다니····.
난 아침을 대강 먹고 시아의 방으로 올라가 봤다.
그러자 방에는 어제 마신 술병이 굴러다니고 커다른 침대에 시아들이 누워 있었다.
‘침대가 크니까 이럴 때 좋기는 좋네····.’
여러명이 누워도 넉넉한 특대 사이즈의 침대에 아름다운 그녀들이····. 술 냄새를 풍기면서 누워 있었다.
원래 이렇게 무작정 퍼마신 것에 관해서는 한마디 해 주고 싶었지만····.
‘오늘은 모두들 봐 줄까?’
어제 피곤했을 테니 그냥 넘어가도록 했다.
그날 이후···.
시아가 짜증내고 다음날 술마신 이후에 우리집 정원에 진아가 뭔가 공사를 지시했다.
작은 돔 형태의 건물이 지어지고 거기에 시아가 수시로 들어가서 살다시피 했다.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
뭔지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공사를 지시한 진아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였다.
궁금증이 생긴 나는 몰래 들어가 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랬다가 들키면 시아가 진짜로 삐질 것 같아서 그만뒀다.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응? 뭐가?”
내 혼잣말에 옆에서 수진이가 끼어 들었다.
난 마침 잘됐다. 싶어서 그녀를 추궁했다.
“시아 말이야. 거기서 도대체 뭘 하는 건데?”
“시아는 뭐라고 대답하던데?”
“아무 말도 안 해주던걸?”
“그럼 우리도 아무 말 못해줘.”
“치사하게·····.”
“나쁜짓 하는 것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
“··············.”
신경 안 쓰이게 생겼냐?
시아가 하는 일이라면 대부분 신경쓰는 나다.
그런데 모두들 비밀이라고만 하다니·····.
좋다. 이렇게 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낼 테다.
‘하지만 초능력으로 잠입했다가는 시아가 질색을 할 테지?’
난 다른 수단을 쓰기로 했다.
초능력을 쓰지 않고, 시아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날 저녁····.
“수고했어. 어서 와.”
“어머~? 주인님 오늘 일찍 왔네요?”
“응. 그냥····.”
평소에는 나보다 일찍 집에 들어오는 은하지만 오늘은 내가 더 일찍 들어왔다.
은하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시아 말고 다른 여자들도 시아가 뭘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보다 시아의 말을 듣는게 더 이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애들이었기에 시아의 말만 듣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나 약점은 있는 법이지. 은하의 성격이라면 살살 구슬리면 통할지도 몰라.’
난 그런 사악한 생각을 하면서 은하를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구시대에 제비라는 종자들이 할 법한 짓이지만····. 뭐 어떠랴?
난 할 거다.
“은하야···. 일 하느라 많이 피곤하지 않니?”
“아니요. 농장 일은 재미 있어요. 특히 말을 타고 양때나 소때를 몬다거나····. 주인님 말 타보셨어요?”
“아니 난 말은····.”
내가 직접 이동하는 편이 훨씬 빠른데 말을 타고 다닐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나에게 은하가 눈을 반짝 그리면서 말했다.
“언제 한 번 농장에 오세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말을 타는게 한 번 해보면 중독될 정도로 재미 있다니까요? 정말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 아·· 알았어.”
은하의 속사포 같은 수다에 난 그저 동의만 할 뿐이었다.
사실 은하는 대부분의 운동을 좋아하니까 그다지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은하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서 난 은하의 비위를 좀 맞췄다.
“은하야··. 피곤하면 오랜만에 둘이서 사우나에 가지 않을래?”
“응? 갈래요. 주인님하고 같은 사우나.”
은하는 내 팔에 매달려서 팔짝팔짝 뛰면서 따라왔다.
내 전용 사우나에 들어온 나와 은하는 서로 거리낌 없이 밀착해 있었다.
몸에는 각자 타월 하나씩만 걸치고 있었고 흐르는 땀과 가쁜 숨은 은하를 평소보다 더 섹시하게 보이게 했다.
‘···그러고 보니 은하하고 같이 한지도 제법 되었지?’
은하가 농장에 일하러 나간다고 했을 때부터 은하하고는 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은하가 피곤해 할까봐 일부러 피한 이유도 있었다.
관리직으로 은하를 농장에 보냈지만 은하는 거기서 허드렛일까지 모두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워낙에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은하였기에 그랬던 모양인데···.
아무리 은하가 여자치고 체력이 좋아도 그래서야 피곤할 법도 하지 않은가?
그래서 난 은하를 배려했던 건인데···.
보아하니 은하의 체력을 멀쩡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난 은근히 은하의 가는 허리에 팔을 휘감았다.
“아이 참···. 주인님도···.”
“싫어?”
내 말에 은하는 씨익 웃으면서 내 가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하지만 더운 사우나에서 하다가 실신해도 난 몰라요?”
“그럴때는 네가 깨워 줘.”
난 그렇게 말하면서 은하의 몸을 가리고 있는 베스타월을 벗겨냈다.
그러자 은하의 뽀얀 알몸이 내 눈앞에 드러났다.
사우나의 은은한 조명과 수증기 사이로 보이는 은하의 알몸은 평소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은하의 매력을 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와 인어처럼 잘 빠진 몸매와 귀여운 얼굴이다.
다른 여자들 보다 볼륨은 좀 떨어지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난 한손에 쏙 들어오는 은하의 작지만 예쁜 가슴을 만지면서 은하의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주인님····. 너무 애태우지 마요····.”
“기다려···.”
은하는 자기 가슴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가슴을 만지면 대 놓고 싫다고는 안하지만 그래도 그럴 때 마다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고 보챈다.
물론···. 난 더 집요하게 은하의 작은 가슴을 공략할 뿐이다.
“아앙···. 주인님 빨리·····.”
“기다려····.”
난 은하의 앙증맞은 가슴을 주무르고 끝에 달려있는 귀여운 유두를 살짝살짝 자극하면서 은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항상 발랄하던 은하가 이렇게 얌전해지는 것은 나 아니면 보기 힘든 일이다.
내가 자신의 가슴을 집요할 정도로 애무하자 은하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스스로 내 물건을 자신의 안에 집어 넣었다.
“어··· 은하야 나 아직···.”
“난 애태우는 것 싫어요.”
은하는 그렇게 말하고 내 어깨에 양손을 얹고는 자신이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바로 눈앞에서 은하의 몸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그녀의 달뜬 신음소리가 내 귀에 울렸다.
“하아··· 아아··· 아··· 주·· 주인님····.”
“으읏···, 은하야····. 나 슬슬···.”
내 경우에는 내가 직접 움직일 때 보다 여성이 움직여 주는 경우에 더 쉽게 절정에 오른다.
눈앞에서 요염하게 요동치는 은하의 귀여운 나신이 시각적인 흥분 효과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은하도 서서히 흥분했는지 내 몸을 꽉 껴안고 나한테 밀착했다.
그리고 내 어깨를 꽉 물어 버렸다.
“아앗····.”
“으음·····.”
이건 나만이 알고 있는 은하의 성벽중에 하나인데 은하는 절정에 도달하면 남자를 꽉 무는 버릇이 있다.
그냥 살짝 무는게 아니라 정말로 있는 힘껏 꽉 물어버린다.
은하의 말이 이제까지 다른 주인들에게는 이런 적 없다고 한다.
오직 나하고만 할 때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처음에는 많이 미안해하던 은하였지만···. 내 경우에는 자체 회복 할 수 있는 힐링 스킬도 있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사실 은하가 내 몸을 아기처럼 물어뜯을 때 한층 더 흥분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 변태는 아니겠지?’
난 조금 불안한 생각과 함께 쾌감을 느끼면서 은하의 몸속에 나의 욕정을 배출했다.
은하는 내 몸에 꼭 안겨서 한치의 빈틈도 없이 밀착해서 서로의 체온을 나눴다.
가뜩이나 사우나 안이라서 체온이 올라간 우리는 마치 뜨거운 불길을 안고 있는 것처럼 뜨거웠다.
“하아···. 하아···. 주인님···. 너무 좋아요.”
“그래···. 나도 그래····.”
섹스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본래의 목적을 잊어 버릴 뻔 했다.
난 은하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면서 은근하게 물어봤다.
“저기 은하야····.”
“예···. 주인님·····.”
“시아가 요즘 뭐 하고 있는지 아니?”
“예····. 주인님·····.”
“좀 말해 줄래?”
“아니요.”
“·······오~ 이런····.”
요 앙큼한 것····.
은하가 낼름 혀를 내밀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내 수작은 실패한 모양이다.
뭐···. 그래도 섹스는 기분 좋았다.
그러니····. 본전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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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진짜 본전이 뭔지 아는 인간들이 들으면 맞아 죽을 소리를 하는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시아가 가수 한다는 것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여러분들의 추천과 댓글이 작가의 연참을 향한 원동력이 됩니다.
부디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