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나도 내 사병들을 다루는 것에 좀 익숙해 졌다.
여기서 내가 처음 느낀 것인데 군대에서 말은 눈덩어리다.
톱인 내가 한마디 하면 절대로 밑으로 그냥 내려가는 법은 없었다.
내가 수진이와 문리향에게 그렇게 말했을 때 그 들은 부하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군율을 어기는 자는 그 부대까지 함께 처분한다고 했다. 명심하도록.”
그리고 전해들은 장교들은 신병들에게····.
“군율을 어기면 부대원 전원을 연대책임으로 공개처형 한다고 한다. 명심해라~!!”
라고 전해졌다고 한다.
이윽고 군의 외부에서는 어떻게 와전 되었는지 내가 군율을 어기는 신병들을 끓는 기름에 튀겨서 먹는다는 얘기까지 나 돌았다.
‘·····나 너무 공포정치 하고 있는 건가?’
조금이지만 걱정되기 시작했다.
“주인님? 무슨 생각하세요?”
“응?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이것 맛있네.”
“·····제가 뭐 도와 드릴 일은 없을까요?”
“네가? 아니 괜찮아.”
“하지만····.”
난 걱정하는 시아를 끌어 안아서 내 품안에 안고 말했다.
“난 네가 행복하고 안락했으면 좋겠어···. 그러니 넌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내 품안에 있어줘.”
“·······예. 주인님···.”
이상하다. 이 타이밍에서는 민재씨라고 불러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후···.
민재는 사병들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연무장으로 나가고 시아는 집안일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머~. 시아님···. 이런 것은 저희가 할 게요.”
“아니 괜찮아. 내 방은 내가 치워야지···.”
“괜찮으니까 저희 주세요.”
“맞아요. 시아님. 주인님이 시아님 힘들게 하지 말라고 했어요.”
“··············.”
아무래도 오늘 아침의 일 때문에 민재가 뭔가 손을 썼다고 생각한 시아였다.
그녀들은 시아의 일거리를 냉큼 넘겨받았다.
그리고 다른 슬레이브들 두 명이 들어와서 시아에게 다가왔다.
그녀들은 인간이 엎드려 누을수 있는 마사지 대와 로션과 타월을 가져 왔다.
“시아님. 오늘 마사지 해드릴 테니 여기 누우세요.”
“마사지? 아니 난 됐어.”
“주인님이 시아님이 피곤해 보인다고 꼭 하라고 하셨어요.”
“······나 정말 괜찮아. 그러니···.”
“저··· 정말요? 저희가 나중에 혼날지도 모르는데······.”
“··············.”
결국 시아는 얌전히 누웠다.
시아가 마사지 침대에 눕고 아리따운 여인들이 더욱더 아리따운 시아의 부드러운 나신을 마사지 하기 시작했다.
한 병에 차 한 대 값이 날아간다고 하는 최고급 마사지 오일이 아낌 없이 시아의 피부에 뿌려졌다.
“어머 시아님···. 너무 아름다우세요.”
“피부도 곱고 머릿결도 매끄럽고···, 몸매도····.”
시아를 마사지 하는 여자들은 업드린 시아의 나신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시아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고마워. 하지만 너희들도 예쁜걸?”
빈말이 아니라 그녀들도 충분히 아름 다웠다.
아마 대환란 전의 세계라면 어디 1류 에이전시의 모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한 숨을 쉬면서 말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주인님이 보시기에는 시아님이 최고인 걸요?”
“맞아요. 시아님에 비하면 우리는 찬밥이죠.”
“에효···. 전 주인님이 한국에 있을 때 한 번 안아준게 다였어요.”
“심지어 전 한번도·····.”
시아도 눈치가 있었다.
그녀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챈 그녀가 말했다.
“너희들 이름은 뭐니?”
“예. 전 메이린 소피라고 해요.”
“전 나카가와 히메코라고 해요.”
“오늘 주인님의 방에 가렴. 내가 말해줄 테니.”
“어머~. 고마워요. 시아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녀들은 크게 감사하면서 시아의 마사지에 더욱더 정성을 기울였다.
‘휴~, 이 짓도 몇 번 하다 보니 전력이 붙네·····.’
사실 시아와 여기 이 여자들의 차이점은 없다.
정부에 등록된 신분에는 둘 다 같은 주인에게 소속된 슬레이브일 뿐이었다.
하지만 민재에게 얼마나 총애를 받느냐에 따라서 신분이 확실하게 변해 버렸다.
사실 시아는 처음에는 아가씨라고 불리면서 고귀하게 취급 받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처음에 진아들이 올 때만 해도 그런 취급은 아니었지 않은가?
하지만 결국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다른 슬레이브들이 더 불편해 질 뿐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이런 위치를 받아 들였다.
심지어는 민재의 침실에 여자를 넣어준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민재를 혼자서 독차지 하는 것은 불가능 하고 민재의 총애를 받지 못해서 의기 소침한 여자들이 불쌍해 졌기 때문이다.
결국 시아라고 해도 이 상황에 적응해서 나름 걸맞게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시아님은 너무 훌륭하세요···.”
“맞아요. 우리 같은 애들도 세심하게 보살펴 주시고····.”
“저희도 시아님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나 처럼은 안 되는게 좋을 걸?”
“예?”
“아··· 아무것도 아니야.”
사아는 자신의 푸념을 얼버 무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마사지가 끝나고 시아는 넓은 정원을 산책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후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상쾌한 햇살을 받으면서 초록이 가득한 정원을 산책해도 가슴에서 답답한 것은 가시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쭉 이랬다.
진아가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고 지선과 주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은하마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활기차게 보내는 것을 보고 시아는 최근에 가슴이 답답했다.
뭔가 자신도 민재에게 도움이 될 일을 하고 싶은 그녀였다.
하지만 시아를 끔찍이도 아끼는 민재는 시아를 과보호 했다.
오늘만 해도 조금만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니 이렇게 마사지니 뭐니 하면서 신경쓰지 않는가?
민재의 그런 마음은 고마웠지만 때로는 그런 호의가 답답하게 다가 올수도 있었다.
물론 시아도 알고 있다.
민재의 슬레이브로 살아온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다른 여자들의 인생을 들어보면 자신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
민재의 보호아래에서 쭉 안전하고 편하게 살아온 자신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사치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결국 이런 말을 하게 마련이다.
“후우····· 따분해·····.”
어쩌겠는가?
아무리 힘든 환경이라도 적응하는 한편 아무리 편한 환경이라도 만족 못하는 것도 인간이었다.
“응? 여기는·····.”
시아는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민재가 종종 이용하고 있는 시청각실에 도착했다.
이 집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은 슬레이브들이 이용 가능한 것들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예외가 몇 개 있었다.
바로 이 시청각실이 그 예외중에 하나였다.
여기는 민재가 김수경에게 카피 받은 대환란 전의 자료들이 가득했다.
함부로 외부로 나가면 곤란한 것이라서 다른 슬레이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시아는 그 다른 슬레이브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가끔씩 민재가 재미있는 영화를 발견했다고 시아를 보고 함께 보자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시아는 여기를 들어올 수 있는 출입키가 있었다.
“오랜만에···. 영화나 한 편 볼까?”
삑~.
카드를 대고 문을 열고 들어온 시아는 즐비한 자료들 중에서 뭔가 볼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시아는 문득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파일을 발견했다.
“뭐지? 드라마는 아닌데?”
드라마는 몇 개 본적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보였다.
“나는 가수다? 이게 뭐지?”
시아는 일단 파일을 재생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시아는 거기서 신세계를 발견했다.
“··················이거야.”
시아의 운명이 크게 변한 것은 이때 부터였다.
“다녀 오셨습니까? 주인님.”
“다녀 오셨습니까? 주인님.”
“다녀 오셨습니까? 주인님.”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를 여러 슬레이브들이 반겨줬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항상 보이던 시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난 내목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은하에게 물었다.
“혹시 시아 못 봤니?”
“예. 그러고 보니 한참 전부터 안 보이던데요?”
“······이상한 걸? 혹시 보거든 내가 찾는다고 전해 줘.”
“예~.”
은하의 말에 여러 슬레이브들이 흩어져서 시아를 찾았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시아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시간 후····.
“아직도 못 찾았다고?”
“예. 그게 이상하게도····.”
“밖으로는 안 나간 것 화실해?”
“예. 정문의 경비에도 CCTV에도 시아가 나가는 것을 못 봤다고····.”
“그럼 어디에 있단 말이야~~!!?”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은하가 깜짝 놀랬다.
“저······ 저기········.”
“········미안.”
잔뜩 겁먹은 은하를 보고 내가 은하에게 사과했다.
은하은 나에게 오기 전에 여자를 심각하게 학대하는 남자의 슬레이브로 살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대차게 나갈 수 있지만 남자의 폭력에는 보통 여자들 이상으로 약했다.
그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은하에게 짜증을 내버린 것이다.
“주군. 일단 시아님을 찾기 위해서 부하들을 모두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경찰력도 총 집결 시켰습니다.”
문리향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최대한 빨리 찾아서 안전하게 보호하라고 해. 오늘 안에 못 찾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해.”
“알겠습니다.”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
난 지금 정말로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시아가 사라졌다고? 시아가?
만약 이게 정부나 다른 나라가 수작을 부린 것이라면····.
내가 장담컨대 그 나라의 인간은 한 마리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어른, 아이, 여자, 남자, 모두 필요없다.
인간은 고사하고 쥐새끼 한 마리 풀 한 뿌리 남기지 않고 모두 없애 버릴 것이다.
“빠드득······ 죽여 버리겠어.”
나 스스로 정점을 찍은 분노를 갈무리 할 수가 없었다.
평소 나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던 진아나 지선이 은하도 전혀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용기를 내서 다가온 것은····.
“진정해····. 반드시 무사할 거야.”
“·······수진아.”
“네가 이러면 우리 모두가 힘들어져. 일단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분노를 가라앉혀.”
“·····알겠어.”
수진이의 말 대로다.
내가 화를 내서 시아가 돌아온 것도 아니고 내 주변 사람들만 무서워 할 뿐이다.
‘생각해 보자. 생각····.’
시아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납치. 우리 집의 서큐리시스템을 뚫고 잠입할 정도라면 역시 국가 단위의 고위 능력자일 가능성이 컸다.
최소한 수진이 정도의 실력자가 동원 되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외국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 만약 시아가 납치당한 시간이 오전 중일라면···.
난 문득 머릿속에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다.
“지선아. 지금 당장 내가 부르는 사람 두 명 데리고 와.”
“예.”
============================ 작품 후기 ============================
으음... 주인공이 오버를 하는 군요.
원래 시아 일이라면 눈이 뒤집혀서 바보가 되는 주인공입니다.
전형적인 팔불출이랄까요?
추천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이 저의 큰 힘이 됩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