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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26화 (126/176)

128화

인간은 사회적이 생물이다.

남과 어울려야 하고 남과 소통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려 하고 따라하려 하는 것은 생각이라기 보다 본능에 가까웠다.

현실에도 이런 방식으로 말도 안 되는 교리를 이용해서 인간을 이용해 먹는 사이비 종교라던가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들이 존재한다.

사람으로 사람을 세뇌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다.

혹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난 절대 그런것에는 속지 않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을 통한 세뇌가 먹히지 않는 인간은 거의 없다.

만약 있다면·····. 거의 100만 명에 1명 정도일 것이다.

더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스포츠 경기를 하는데 자국의 선수가 미묘한 반칙을 했다.

거기에 심판이 레드 카드를 뽑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불쾌감을 느낄 것이다.

‘저건 좀 너무하지 않나?’

‘고의는 아닌 것 같은데?’

‘심판이 좀 편파적인데?’

보통 사람들은 이런 사람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타국의 선수가 똑같이 미묘한 반칙을 하면 어떨까?

‘어째서 저게 반칙이 아니지?’

‘심판 눈은 달렸나?’

‘제길··. 이건 말도 안 돼.’

그때는 대강 이런 생각들이 들 것이다.

크게는 국가나 지역, 작게는 자기 가족이나 친구들 까지····.

아주 확실한 문제가 아니라 미묘한 문제라면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을 편들고 싶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속감이다.

그 소속감을 앞세워서 상황을 아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을 이용한 세뇌.

여론에 의한 세뇌였다.

여기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는 사실상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회 부적응자 정도 뿐일 것이다.

지금 민재가 행하고 있는 교육은 그렇게 천천히 여론을 몰아가는 세뇌의 1단계였다.

애초에 이 미쳐버린 세계의 미쳐버린 세계관 자체도 상황이 만들어낸 여론적 세뇌의 결과였다.

차분하게 역진행을 한다면 먹히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조금씩이지만 나오기 시작했다.

하이딩으로 모습을 숨기고 부하들을 조사하고 있던 나는 흐뭇한 대화를 들었다.

“그거 기억나? 얼마 전에 우리집에 미라가 용돈을 요구했다는 말?”

“아···. 그래. 들었어···. 신기해서 줬다면서?”

“그래···. 뭐, 문이화님 말도 있고, 또 걔가 나한테 뭔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

“그래···. 그런데 그게 왜?”

“어제 집으로 들어가니까 미라 걔가 내 생일이라고 한 상 거하게 차렸더라고?”

“뭐? 정말···.”

“그래··.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케이크 까지 만들고····.”

“호오~. 그걸 네가 시킨 것도 아니고 자발 적으로 했다고?”

“그래···. 완전히 감동이었지. 그 뿐인 줄 알아?”

“또 뭐가 있었던 거야?”

“그래···. 어제 내가 걔가 수고 많이 했으니 좀 편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알아서 사근사근하게 목욕탕부터 침실까지 풀 서비스를 하는데····. 아아···. 정말 최고였어.”

“뭐? 얼마나 최고였는데? 뭘 어떻게 했길래?”

“쿡~, 안 격어 보면 몰라. 어쨌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지. 이제까지 내가 했던 섹스를 섹스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지경이야.”

“················.”

“내가 보기에는 이제까지 했던 섹스를 그냥 다른 이름으로 부르거나 해야 할 것 같아. 안 그러면 그건 섹스에 관한 모독인 것 같아.”

“···도대체 뭔 짓을 한 거야?”

“큭큭···. 안 겪어 보면 모른다니까····.”

난 부하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피식 웃었다.

무슨 짓을 한 건지 상세한 것은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아는 것은 있다.

여자를 강제로 안는 것과 자발적으로 여자가 안기는 것은 전혀 다르다.

여성이 진심을 다해서 남자에게 안겨서 순수하게 자신의 마을을 다할 때의 그 감각···.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자기들 좋을대로 여자들을 덮치는 놈들은 절대로 모르는 감각이다.

저 남자는 이제 그것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한 번 그 감각을 맛 본 이상 여자를 도구 취급하고 일방적으로 능욕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여자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니까 말이다.

아직 숫자는 좀 적지만 변화하는 새로움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있었다.

저게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면 내 세력을 만드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변화는 남자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여자들도 변화를 겪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녀들이 먼저 변했다고 해야 할까?

거주지가 같은 곳에 모여 있다보니 슬레이브들끼리도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다.

오늘도 그녀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정말? 주인님이 주신 거라고?”

“응···. 민재님도 이렇게 한다고 하시면서····. 너무 사치하지만 말라고 하셨어.”

어떤 슬레이브 한 명이 신용카드를 들고 다른 슬레이브들에게 조심스럽게 자랑하고 있었다.

최근에 생일에 자기 주인을 노곤고곤하게 만들었던 슬레이브였다.

“지선님 말대로 하니까 확실하게 좋지?”

“그래···. 나도 주인님이 요즘은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것 있지?”

“너도 그래? 사실은 나도 최근에는 주인님이 좀 상냥해 지신 것 같애···.”

여성들의 적극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최지선이 있었다.

그녀는 여성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있었고 그게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미쳐버린 세계라고 해도 남녀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설사 인간쓰레기 막장에 무능버프 만렙을 찍은 저능아라고 해도····.

그래도 여자가 하기에 따라서는 제법 인간답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지선은 이것을 평강공주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지선이 보기에 이 세계의 여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남자를 무서워 한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남자의 폭력과 억압에 시달려온 환경이 있으니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이 아니다.

무서움에 길들여지는 것 보다는 맞서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너무 위험하지 않은 방식으로 현명하게 말이다.

사실 최지선이 보기에는 남자는 단순한 부분이 많은 생물이었다.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고···.

무엇보다 섹스중에 하는 부탁은 거의 90% 확률로 통한다.

요령만 깨달으면 남자를 조종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조종이라기 보다는 요령껏 가지고 논다고 할까?

어쨌든 최지선은 여자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것은 대단한 능력이었다.

종종 민재는 자기 여자들이 대환란 전의 세계에 태어났다면 어떤 여자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발랄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은하는 스포츠 스타가 되었을 것이다.

성격이 강직하고 승부욕이 강한 수진의 경우에는 여성 검사나 변호사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깐깐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진아의 경우는···. 뭘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성공했을 것이다그럼 만약 최지선이었다면 어땠을까?

원래 교사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성격상 세계가 진정된 평범한 세계였다면 교직 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뭐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자를 조종해서 부려먹는 마성의 여성에게 어울리는 직업이었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교육이 좋아도 삐딱선을 타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씩은 사고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서····.

“너 얼굴이 왜 그래? 또 맞았어?”

“아···· 응····. 내가 좀 잘못해서····.”

“그거 보고는 할 거야?”

“······안 하면 안 될까?”

“안 돼. 알잖아. 규칙이 정해진 것·····.”

“·············.”

어느날 누군가의 슬레이브가 맞는 일이 생겼다.

맞은 이유는 식사준비가 소흘 했다는 이유였는데···. 사실 그것은 핑계고 남자 자체가 술만 먹으면 여자를 폭행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최지선은 여자들에게 강제적인 규칙을 만들었다.

만약에 주인에게 맞으면 반드시 보고를 해라고 말이다.

만약에 알면서도 알리지 않았다면 나중에는 보고를 누락한 상대까지 벌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건을 접수한 최지선은 재빨리 움직였다.

우선 여자를 불러서 상담을 했다.

“저기···. 혹시 뭔가 혼나야 하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아니야.”

“그럼·· 저기 혹시 우리 주인님이 뭔가·····.”

“·············.”

“제·· 제가 잘못 한 거예요. 주인님은 아무 잘못도···.”

“쉬이이잇·····.”

최지선은 그녀를 조용히 달래면서 위로해 줬다.

“자····. 지금은 네 주인님이 아니라 너 자신만 걱정하렴. 우리는 널 돕기 위해서 여기 있는 거야.”

“··············.”

“알겠니?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밖으로는 나가지 않아. 우리 둘만의 비밀이니까····.”

“····지선님·····.”

“난 네 편이야. 자···. 모두 얘기해 보렴. 평소에 어떻게 하고 지내지?”

“··········그러니까····.”

최지선은 능숙하게 여자들을 설득하고 속마음을 털어놓게 만들었다.

상담의 가장 중요한 점은 뭔가 묘안을 가지고 있다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최지선은 다른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든는 것에 있어서는 비범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여자를 구슬려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에는 그것을 수진에게 보고한다.

수진은 거기에 남자를 불러서 경고를 하고 충고를 하는데···.

보통 수진이가 해서 말발이 먹힐 리는 없었다.

차라리 힘으로 굴복 시킨다면 모를까?

그래서 남자들과 상담을 하는 자는 보통 문이화였다.

여자를 때리는 습관이 있는 남자라고 해도 문이화는 그들에게 여신이었다.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 그녀가 좋은 말로 사근사근하게 말하면 대부분은 먹히기 마련이었다.

결국 남자에게는 여자를 때리지 말 것을 권고하고 여자에게는 남자의 폭력에 바로바로 자발적으로 신고할 것을 권했다.

특히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다시 한 번 트러블이 일어나는 자는 호주에서 추방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다행이도 그런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았다.

남자들과 여자들의 사이가 더욱더 좋아질 뿐이었다.

변화는 군기지 안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진아가 계획을 세우고 은하가 나서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농장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진아가 생각하기에 민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 끝에 선택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식량 산업이었다.

초능력은 강력한 힘이다.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활약하고 있는 초능력자들은 국방력 말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대활약을 하고 있었다.

대규모 저택이나 군기지를 현대 건축학의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한 속도로 뚝딱뚝딱 만들어 버리는 강철의 건축술사들이 바로 그런 예일 것이다.

그것 말고도 사회 전반적으로 활약하는 비전투형 능력자는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그런 능력자들이라고 해도 아직까지 절대로 불가능한 능력이 있었다.

바로 식량 산업이다.

인간은 먹는 것이 없으면 살 수 없다.

별의 별 능력을 다 가지고 있는 능력자들이라고 해도 식량 산업에 관해서는 무리였다.

고작해야 가뭄이나 태풍에 대비해서 피해를 줄이는 것 정도만이 가능할 뿐이었다.

그래서 각국에서도 식량산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규모 농장을 운영해서 자국의 소비 물량을 커버하고 수출까지 함으로써 막대한 영향력을 행세하고 있었다.

소위 밥줄을 쥐고 흔드는 것이다.

진아는 이 식량 산업에 주목했다.

‘한국 입장에서 호주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가치는 인구가 아니라 식량산업이야. 그렇다면···. 그걸 주인님이 독점하게 하면·····.’

진아는 바로 계획을 세우고 착수했다.

원래 호주의 식량 생산량은 대단했다.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호주였기 때문일까?

소나 돼지도 대규모 넓은 부지에 대량으로 방목이 가능했고,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풍부했다.

그리고 농장의 규모도 대단했다.

하지만 어떻게 봐도 그 규모에 비해서 생산량은 그리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대환란 전의 호주에 비하면 절반에도 약간 못 미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식량 산업이 반도체나 자동차에 비해서 후져 보인다는 착각을 종종당하지만....

어느 시대를 가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산업이 바로 농업 어업 같은 1차 산업들이죠.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전 세계적인 곡물 바이저들의 부는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현대를 구멍가게 취급할 정도라고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진아가 주인공을 그렇게 만들려고 합니다.^^

추천이 줄어서 슬픕니다.ㅠㅠ

여러분들의 독려 만큼 저에게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없습니다. 부디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즐감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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