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하패후의 공격은 강렬했다.
과연 일국의 톱을 자처할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반투명한 캡슐 형태의 보호막으로 공격을 막은 상대는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은 것 처럼 보였다.
“······제법이군. 넌 누구냐?”
“······나 박민재라고 한다? 네가 하패우냐?”
“·········뭐? 뭐라고?”
“긴말 할 것 없고···, 오늘 둘 중에 한명이 죽기 직전까지 한 번 싸워보자~~!!”
그렇게 말하면서 민재는 하패후를 향해서 전격의 채찍을 사납게 휘둘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적국의 NO.1의 강자.
하패후는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결국 한 방을 크게 허용해 버렸다.
초반에 크게 한 방을 허용했기 때문일까?
하패후는 전투중에 시종일관 밀리고 있었다.
“큭····, 이런 개 같은····.”
계속해서 밀리는 상황에 하패후는 입에서 욕이 절로 나왔다.
사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휴전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한국에서 누가 쳐들어 왔다.
그러니 싸울 수 밖에 없다.
100번 양보해서 여기까지는 이해를 했다.
하지만 절대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어째서 그 상대가 박민재냐는 것이다.
박민재는 지금 서울에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런 보고를 받았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베이징에 있느냔 말이다.
‘한국에서 어째서····? 혹시 승부를 포기한 것인가?’
이번 전쟁에서 가장 핵심 인원.
전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하패후와 박민재였다.
중국 내부를 거의 엉망진창으로 만든 박민재.
한국의 신대호를 잡아서 그 실력을 입증한 하패후.
이 둘이 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은 지금 소강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설마하니 박민재가 먼저 베이징을 쳐들어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너무나 대담한 한 수.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한 수.
그렇기에 이 수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퍼엉~~!!
“크윽···.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계속해서 밀리던 하패후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뒀다.
적의 생각이나 노림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싸움에서 이기면 그만이라는 것이었다.
“이거나 먹어랏~~!!!”
쾅~!! 콰콰쾅~!!!
베이징의 일부가 휘말릴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민재는 고속 텔레포트로 재빨리 피하기는 했지만 내심 혀를 내둘렀다.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할걸? 육대 천왕보다 확실하게 한 수 위다.’
결투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었다.
민재는 마음을 굳게 먹고 각오를 다졌다.
처음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것은 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대결은 힘들어져 갔다.
‘이 자식 완전히 좀비군.’
세상 살면서 별의 별 능력자들하고 다 싸워 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런 놈은 정말 처음이다.
공격 능력인 폭발은 강력했지만 그것만이면 내가 이렇게 질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질리는 것은 놈의 또 다른 능력인 불사였다.
나와의 전투를 시작하고 놈은 총 일곱 번 이상 사망에 이르러도 이상하지 않을 데미지를 입었다.
더구나 그 중에 네 번은 자기 능력인 폭발이 스스로 휘말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
머리가 날아가고 심장이 터지고 몸통이 산산조각 나고···.
그래도 징그럽게 안 죽고 다시 살아나서 나한테 덤빈다.
이미 옷은 다 날아가고 알몸으로 나한테 악착같이 덤비는 놈을 보면 좀비 혹은 게이로 보인다.
‘····· 좀비로 하자. 그게 좀 덜 징그럽다.’
어쨌든 싸우면서 이렇게 질리는 놈은 처음 봤다.
‘소멸의 능력을 쓰면 어떨까? 그건 먹힐까?’
난 잠시 놈의 머리를 내 소멸의 능력으로 날려볼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진아의 작전을 떠올리며 관 뒀다.
이 전투의 목적은 놈에게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진아의 계획을 위해서는 지금 이 놈이 죽으면 오히려 곤란할 정도다.
그러니 난 여기서 시간을 끓어야 한다.
신호가 올 때까지 말이다.
‘제길···. 이런 좀비 스타일 하고 장기전이라니···, 딱 질색인데?’
“이놈~~!! 빼지 말고 덤벼라~!! 덤비란 말이다~!!!”
놈은 놈대로 내가 살랑살랑 피하기만 하고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제길····. 정말 작정하고 싸울 수 있다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내 주력 스킬은 대부분 감추고 상대하려니 얼마나 힘든데 정면 승부를 하겠냐?
어쨌든 난 놈의 공격을 피하고 또 피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시간을 끌면서 기다리던 나에게 드디어 신호가 보였다.
저 멀리서 보이는 화려한 불꽃의 구는 작전 성공의 신호였다.
‘잘 됐군.’
“흡~!!!”
난 다시 한 번 전력으로 뇌전을 일으켰다. 그리고 놈을 향해서 SF영화에나 나올법한 거대한 전격의 광선을 발사했다.
콰쾅~!!
놈은 그 공격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았다.
확인은 안 했지만 저 자식 사전에는 방어라는 단어가 없는 모양이다.
놈은 하반신이 통째로 날아갔지만 또 꿈틀 거리면서 재생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능력이다.
아마 본격적으로 승부를 내려고 하면 나도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잘 있어라.”
난 더 이상 놈을 상대할 이유가 없었다.
고속 텔레포트를 펼치면서 그대로 전력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엇~!!!? 네 이놈~!! 거기 서라~~!!!”
너 같으면 서겠냐?
징글 맞은 놈 같으니라고·····.
박민재를 놓친 하패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잔상을 남기면서 고속으로 이동하는 저 능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 한 것은 이미 자기 손을 떠나가 버렸단 말이다.
“빌어먹을····. 먼저 시비만 잔뜩 걸고 도망가다니····.”
하패후로서는 열 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린 그는 일을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기적의 박민재라····. 능력을 보아하니 신대호하고 별 다를바 없는 놈이야.”
큰 착각이다.
민재는 자기 실력의 반도 발휘하지 않았다.
“일단 놈보다 내가 더 강하다는 것을 안것만 해도 충분한 득이지. 이걸 써서 한국 정부를 더 압박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착각이라고····.
실력 발휘를 반도 하지 않은 민재를 상대로 단 한 번도 데미지를 입히지 못한 시점에서 둘의 실력차이는 뻔히 들어났다.
“그러니 좋게 생각하자.”
과연 그렇게 생각 할 수 있을까?
“뭐라고? 이런 개 새끼들~~!!!”
베이징의 청사로 돌아온 하패후는 길길이 날뛰었다.
그가 이렇게 날뛰는 이유는 박살이 난 청사와 무엇보다 지하 깊숙한 곳에 반패인 상태로 가둬 놨던 신대호가 사라진 것 때문이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적이 노린게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들이 완전히 당했다는 것도 말이다.
작전의 개요는 이랬다.
먼저 안티 텔레포트 존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전력.
즉 김수경과 박민재가 고속으로 베이징을 이동한다.
이들의 이동 속도라면 서울에서 베이징 까지 한 시간 남짓 밖에는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체력을 회복한 이후에 민재가 먼저 베이징의 외각에서 소란을 일으킨다.
당연한 일이지만 베이징에서 소란이 벌어지면 충실하게 하패후가 달려든다.
여기서 진아는 민재에게 신신당부했다.
[“절대로 승부를 보시면 안 되요. 안전하게 시간만 끄세요. 알았죠?”]
진아는 민재에게 몇 번이나 그렇게 당부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민재의 안전 때문이었다.
상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대호를 이길 정도의 능력이면 민재도 마냥 안심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민재의 안전을 위해서 무리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 것이다.
[‘주인님 실력이면 시간을 끄는 것 정도는 위험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거야.’]
그게 진아의 속내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속내는 전쟁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쟁에서 하패후가 죽으면 중국 정부는 그 순간 한국에 대항 할····.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박민재에게 대항할 모든 수단을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 정부는 종전이고 뭐고 간에 탐욕스럽게 중국땅을 통째로 집어 삼키려고 할 것이다.
[‘그건 과욕이야.’]
진아가 보기에 한국 정부로서도 중국을 식민지화 시키는 것은 과욕이었다.
다른 나라와 중국은 다르다.
오랜 세월 아시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중국은 프라이드가 무척 강하다.
소위 중국 보다 중화가 더 무섭다. 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인들은 국가 정권이 바뀌는 것은 납득해도 자신들의 결집력이 무너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었다.
그러니 중국의 경우 흡수는 최선이 아니다.
자칫 잘못 하면 한족들 끼리 뭉쳐서 내부 세력을 만들어서 설치면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중국에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피폐하게 만들어서 자중지란을 노리는 것이었다.
거대하다는 것은 중국 최대의 장점이지만····.
사실 그것은 최대의 약점이기도 했다.
중국을 흡수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자발적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러니 그 전에는·····.
하패후를 살려두는 것이 한국 정부를 통제하기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민재가 하패후를 상대로 시간을 끄는 동안 김수경은 베이징의 청사에 들어가서 단시간에 신대호를 구해오는 것이다.
민재의 손에 24선 대다수가 당해버린 지금 베이징의 모든 수비는 오로지 하패후 혼자서 감당하고 있었다.
그 말은 민재만 없다면 김수경을 막을 수 있는 상대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 작전의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서울을 완전히 비워 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도 설마 민재가 서울을 비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한국 정부로서도 비장의 수를 개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력의 양승모.
그 실력의 한계는 어디인지 모른다.
세간에는 그냥 십천의 말석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짜 실력은 결코 신대호 아래가 아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민재도 마음 먹고 자리를 비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진아의 예상 안에서 일어난 일 이었다.
여성의 인권이 바닥을 기는 이 세계에서 에러도 아닌 슬레이브 여성의 한명의 손바닥 안에서 중국의 정부가 춤춘 것을 누가 알까?
아마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한중 휴전조약.
세간에는 중국의 패배선언이라고 알려진 조약이다.
신대호를 손에 넣은 한국 정부로서는 더 이상 중국에 아쉬운 표정 지을 일이 없었다.
[전쟁하기 싫거든 꿇어라.]
이게 한국 정부의 태도였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자존심을 생각하면 죽기보다 싫었을 테지만·····.
그래도 현실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국 정부로서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
뻔하지 않은가?
“······어쩔 수 없군.”
“끄응····. 그 넓은 호주를 한 명에게 넘기는 꼴인데·····.”
“설마 해 낼 줄이야····.”
한국 정부의 의원들은 속이 아팠다.
호주는 한국의 식민지 중에서도 최고 노른자위다.
시드니 하나만이라면 모를까?
그 전체를 박민재에게 넘겨 준다는 것은 아무리 박민재의 위상이 높아도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절대로 할 수 없는 조건을 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못하겠다고 징징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는 선심 쓰는 척 하면서 조건을 낮춰서 시드니에서 약 100명 정도의 사병만 기르게 허락한다.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실익은 챙기면서 민재의 길도 들인다.
일석삼조를 노린 한 수였는데 정말로 민재가 해낼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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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진아의 지력수치는 몇일까요?
기본 100에 아이템 빨로 강화한 오버120정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잘 부탁 드립니다.^^추천 많이 많이 찍어 주세요.^^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