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며칠 전의 일이다.
나와 사랑을 나눈 후에 내 품안에 안겨 있던 진아가 나에게 갑작스럽게 말했다.
“····주인님 뭔가 고민 있으세요?”
“응? 아····. 그냥 좀····.”
아마도 내가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고 걱정한 것 같다.
‘하여튼 사려가 깊다니까····.’
난 진아를 보면서 말했다.
“어떻게 안 거야? 내가 뭔가 생각하고 있다는 걸?”
“그게···. 그러니까 그냥 버릇으로····.”
“응? 어떤 버릇?”
“··········.”
“어떤 버릇을 말하는 거야? 말 해줘.”
“····주··· 주인님이 평소에는 가슴을 주무르듯이 만지시는데···. 뭔가 고민 있을 때는 유··· 두··· 를 굴리듯이···.”
“아~! 미안 됐어.”
진아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 진 것을 보니 내가 미안할 정도다.
그런데 나한테 그런 버릇이 있었구나···.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어쨌든 걱정 시켜서 미안해. 그냥 별것 아닌 고민이야.”
“저기····, 저한테 말해 보시지 않을래요? 작은 도움이라도 될지 몰라요.”
난 피식 웃었다.
원래 슬레이브가 이런식으로 말하면 주인에게 주제 넘는다고 얻어맞기가 일수였다.
왜냐하면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는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보는게 아니다.
일종이 애완동물 처럼 키우고 있는 것이지.
애완동물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미친놈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애완동물이 주인하고 맞먹으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남자가 가장 난폭할 대는 그 알량한 프라이드가 상처 입었을 때이다.
그런 이유로 슬레이브들은 항상 주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게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진아와 내 사이가 그런 삭막한 사이는 아니다.
시아처럼 서로 사랑하는 연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진아 역시 나에게는 소중한 가족이다.
난 그녀를 품에 꼭 안으면서 말했다.
“고마워···. 실은····.”
난 진아에게 정부에게 문리향과 문이화에 관해서 말한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는 김에 내가 사병을 키우고 싶다는 말도 했었다.
내 말을 조용히 경청하던 진아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응? 진아야?”
“·············.”
어지간히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인지 진아는 내가 불러도 꿈쩍도 안 했다.
난 그런 진아를 보고 심심해서 항상 하듯이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평소처럼 부끄러운 반응을 보이는게 아니라 생각에 잠겨서 무시하고 있는 진아의 젖가슴을 내 마음대로 주물럭 거렸다.
주무르고 만지작 거리고 문지르고 꾹꾹 누르고 젖꼭지를 굴리듯이 희롱하고····.
문득 난 진아의 젖가슴을 몇 가지 팬턴으로 만질 수 있을까?
라는 한심하지만 꼭 시험해 보고 싶은 실험 정신이 떠올랐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진아의 젖가슴을 만지작 거리면서 가지고 놀았다.
정말 만지면 만질수록 기본 좋은 감촉이다.
그러다가 진아가 눈을 크게 뜨면서 말했다.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 아앙~!! 뭐··· 뭐하세요?”
“응···? 아···· 그냥 잠깐···.”
난 진아의 젖가슴을 어린애처럼 입으로 빨다가 진아의 갑작스런 반응에 오히려 뻘쭘해 졌다.
“정말····. 많이 가지고 놀았잖아요? 올라와요.”
진아는 자기 가슴에 얼굴을 데고 있는 나를 보고 올라오라고 했다.
하지만····.
“정말? 여기도 좋은데?”
내가 순순히 올라갈 리가 없었다.
이 포지션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데····.
“······올라 오세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안 그러면 어쩐다는 걸까?
진아가 나를 강제 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그러니 난 당당하게 진아의 아름다운 젖가슴을 주물럭···.
“시아한테 저 괴롭힌다고 이를 거예요.”
“···········.”
난 얌전히 올라갔다.
내가 보기에 여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남자를 상대하는 것에 점점 요령이 생기는 존재들인 것 같다.
어쨌든 난 그날 진아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진아가 머리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까지 좋을 줄은 몰랐다.
내가 정부에게 양보해야 할 점.
대신 받아내야 할 대가.
그 두 가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가 해야 할 행동 언행 등을 모두 정리해 줬다.
문리향을 대동하라는 말도.
미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만들어서 연대감을 고양 시키라는 말도.
모두 진아의 조언이었다.
참고로 나쁜 남자 캐릭터를 정부에 만들려고 한 것은 내 애드립이다.
‘자칫 잘못 하면 그 애드립 때문에 큰 일이 일어날 뻔 했지.’
다음 부터는 시키는 일만 해야겠다.
다행이도 내 애드립에도 불구하고 진아의 생각은 정부에 제대로 먹힌 모양이다.
그들은 나에게 사병의 육성을 허가해 줬다.
“하지만····. 우리도 조건이 하나 있네.”
“그게 뭡니까?”
“자네가 중국을 설득 시켰으면 하네.”
“예?”
이건 또 무슨 풀 뜯어 먹는 헛소리야.
“문리향과 문이화, 이 둘의 존재에 관해서 중국에서는 뭐라고 말이 좀 많네. 아마도 그들 입장에서는 둘을 놓친 것이 많이 아쉬운 모양이야.”
“흐음·······.”
아마 중국에서 아쉬운 것은 문리향 하나일 것이다.
문이화의 능력도 굉장하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그 힘의 존재를 몰랐다.
혹시 이제라도 알았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내 억측일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 생각하는 문이화의 가치는 문리향을 제어 할 수 있는 목줄 정도겠지.
“자네가 중국 정부를 설득해서 신대호를 받아오게. 포섭은 자네한테 맡기지. 어떤가?”
“········저한테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십시오.”
내가 혼자서 막 결정하기에는 좀 무리다.
집에 가서 진아 한테 한 번 물어봐야 겠다.
“알겠네. 참고로····. 신대호를 받아오지 못한다면 자네의 사병 육성에 관해서는 없었던 것으로 하겠네.”
“········그것도 일단 나중에 생각하죠.”
뭐든지 확답을 하면 불리한 법이다.
이럴 때는 그냥 술에 물 탄듯, 물에 술 탄듯 두리뭉술하게 말 하는게 수였다.
집에 가는 길에 문리향이 나에게 말했다.
“주군~, 정부의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음~, 글쎄·······.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하하하··· 농담도····.”
진담이다.
난 모르겠다. 그러니 진아 한테 물어볼 거다.
내 머리로는 한계를 돌파한 상황이니까····.
난 역으로 문리향에게 물어봤다.
“네가 생각하기에는 어때? 중국 정부에서 신대호를 돌려줄까?”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는 신대호를 죽인다고 해도 세력의 형평성이 맞지를 않으니····.”
“그거야 그렇겠지. 일단 내가 있고 너도 넘어 왔으니까···.”
“그리고 중국의 고위 능력자는 다수가 사망했죠. 신대호 한 명이 죽는다고 해도 형평의 저울이 맞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 아마 이 저울의 평행을 맞출려면····. 응? 혹시 내가 죽으면 대강 맞을려나?”
“그럼···. 오히려 역으로 중국 쪽으로 확 기울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리고 그 말은····.”
“중국 정부로서는 최고의 결과입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주군이 사망하시면 오히려 전쟁을 계속하는게 이득일 수도 있습니다.”
“········설령 신대호를 돌려 받는다고 해도 그로서는 중국의 마선 하패후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드러났으니···. 거칠 것이 없겠군.”
“그렇습니다.”
“·······오~, 제길·····. 그 새끼들 내 목숨을 노리겠구나.”
그런 놈들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니·····.
X 됐다. 라는 생각 밖에 떠 오르지 않았다.
“주인님의 생각이 맞아요.”
집으로 돌아온 진아는 내 의견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정부에서 그런 조건을 달다니····. 생각보다 용의 주도한 인물이 있나 보네요?”
“으음····, 그래. 그랬지.”
직접 얼굴은 못 봤지만 뱃속에 능구렁이가 들어있는 생물임에는 틀림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으로부터 안전하게 신대호씨를 돌려받고, 별 대가도 치르지 않는 것이예요.”
“그래···. 그렇지.”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머리 좋은 진아가 하는 말이니 나름 생각이 있을 것이다.
“중국이 지금 버티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자신들이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죠? 결정적으로 신대호씨를 잡은 것 때문에?”
“그렇지. 그런데 왜?”
“·······한가지···. 방법은 있어요.”
역시···, 진아의 머리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똑똑 할 줄은 몰랐다.
왜 이제까지 써 먹지 않았을까?
‘앞으로 적극 활용해야지.’
“밀어서 안 되면···. 더 세게 밀어봐야죠. 중국의 발득에 불덩어리를 떨어트리는 거예요.”
그리고 진아의 입에서 계책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베이징.
“한국의 반응은 어떤가?”
“예. 아직까지 별 다른 반응은 없습니다. 하지만 결코 신대호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 당연하지. 오랜 세월 국가의 간판을 짊어진 강자였으니 말이야.”
“그렇습니다. 그래도 많이 아쉽습니다. 신대호의 전력이 하패후 보다 아래라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그래···. 그랬다면 하패후를 진작에 서울로 진격 시켰겠지···.”
국가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수도의 사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최우선 사항이다.
그래서 한국은 신대호에게 수도의 수비를 맡겼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하패후에게 베이징의 수비를 맡겼던 것이다.
원래 한국이 수비를 민재에게 맡기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양국 모두 최강의 전력을 수비에 집중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사실 민재가 중국의 국토에서 무인지경으로 날뛰면서 수도를 피한 것도 수도에는 가장 강한 강자가 있을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약 신대호가 하패후보다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알았다면 좀 더 대담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쯧~, 지나간 일을 따지면 뭐 하겠나····. 지금 가진 것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세나.”
“알겠습니다. 한국 정부를 좀 더 가열차게 압박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그때····.
콰쾅~~~!!
멀리서 들린 아련한 폭음과 굉음. 그리고 동시에 미약한 진동도 느껴졌다.
“이 능력은····? 저기··· 멀리서 불꽃이 일어났습니다. 헉~. 한국의 습격인것 같습니다.”
“이런 미친·····.”
거의 반쯤 휴전이나 다름 없는 상태에서 공격이라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중국의 관료들이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휴전 조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고 임시적으로 가휴전 상태인 것 뿐이었다.
공격을 한다고 이상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한국과 중국의 정부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이제 전쟁이 끝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의외성으로 놀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상황은 아니었다.
왜냐 하면 베이징에는 중국에서 가장 강한 능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마선 하패후.
최근에 한국의 신대호를 잡아내고 주가를 한창 올린 그는 베이징에 쳐들어온 정체 불명의 적을 상대로 분기탱천해서 날아갔다.
“이 놈~~!!!”
크게 소리친 것과 동시에 그의 전매 특허 능력인 폭발의 능력이 크게 터졌다.
콰앙~!!!
허공에 폭발을 일으키는 능력자는 상당히 많다.
사실 불을 다루는 능력자라면 5레벨 정도가 넘었을때 누구나 할 수 있는 능력이 폭발이었다.
하지만 능력 자체가 발화가 아니라 폭발이고, 또 그 레벨이 X급에 도달한 인간은 전 세계를 뒤져도 하패후 한 명 뿐일 것이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발칙한 침략자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는 그리 만만치 않았다.
============================ 작품 후기 ============================
만만할 리가 없죠.
세계 최강의 버프. 주인공 버프.
연참할 보람을 느끼는 것은 여러분들이 저를 응원해 주신다고 느낄때 입니다.
댓글과 추천 모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즐감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