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화
사실 이미 나라는 존재 그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자이기도 한데···.
거기다 십천급의 사병이 생겨 버리면 어떻게 될까?
내 위치는 이제 정부의 관리를 훌쩍 넘어서게 될 지도 모른다.
아무리 정부에서 날 위해준다고 해도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날 존재를 환영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거야 정부의 입장이고····.
내가 정부의 입장 따위를 배려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쩔 겁니까? 뭔가 문제가 없으면 이제 제 부하를 데리고 가고 싶은데요?”
“아니 그건·······.”
“아~! 그리고···. 이번에 제가 데리고 간 부하들 중에 지원자들을 뽑아서 제 사병으로 쓰고 싶습니다.”
“예~!?”
내 말에 관리관은 입을 쩍벌였다.
그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얘기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이번에 중국 정부에서 보니 24선들에게 개인당 사병을 1만씩이나 딸려 보내더군요. 저도 좀 가지고 싶습니다.”
“아니 그건·····. 우리 나라는 중국 정부하고는 다릅니다.”
“그래요?”
“그렇습니다. 거기는 워낙에 인구가 많아서 남자도 많으니까····.”
“그렇군요···. 그럼 제 부하는 숫적 우위 보다는 질적으로 신경 좀 써서 뽑고 싶군요.”
“·················.”
관리관의 얼굴 표정을 보아하니 저게 바로 미치고 환장하겠다는 얼굴인 모양이다.
사실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100% 억지다.
억지중에서도 이런 억지가 없다.
하지만···.
말이라는 것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억지가 되기도 하고 지켜야 할 표준이 되기도 한다.
지금 한국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이런 내 요구를 정부에서도 마냥 생 까기도 어려울 것이다.
“저기···,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솔직히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뭐라고 대답을 하기가····.”
“그럼 누구 깜냥이면 감당이 될 까요? 좀 불러 주세요.”
난 카페에서 사장 나오라는 포스로 관리관을 쪼았다.
관리관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참을 여기저기를 전화하고 굽신거리더니······.
“저기··· 며칠 안에 협의를 걸쳐서 요구를 들어 주신다고 합니다.”
“흠~, 그래요···? 며칠이라·····.”
내 말에 관리관은 이제 울 것 처럼····. 아니 실제로 좀 글썽이면서 말했다.
“부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정부에서도 호의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으니 부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절박할 정도로 간절하게 나에게 애원했다.
‘너무 괴롭혔나?’
나보다 두 배는 더 산 사람이 비굴할 정도로 빌고 또 비는 모습을 보니 이제 그만 해야 겠다 싶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문리향과 문이화 남매는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남매···? 아··· 예. 아닙니다. 그럼·····.”
이제 와서 남매니 뭐니 하는게 그리 중요하겠냐?
내가 까라면 까는 거다.
난 그런 마인드로 문리향과 문이화를 데리고 돌아갔다.
돌아가는 리무진 안에서 난 문리향과 문이화 남매에게 말했다.
“뭔가 불편한 것은 없고?”
“예. 주군께서 신경 써 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박민재님.”
두 남매의 감사 인사를 받으면서 난 피식 웃었다. 그렇게 큰일을 해준 것 같지는 않은데 감사 인사가 지나치다.
어쨌든 난 두 남매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집이라는 것은 과거에 내가 서울에서 살 때 지었던 집이다.
그 큰 집을 유지할 생각도 없어서 그냥 팔아버리려고 했지만 정부에서는 그냥 나 보고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관리도 그쪽에서 다 해준다고 했으니 별로 신경쓸 필요도 없고····.
난 그러게 하겠다고 했다.
‘호텔에서 지내게 해도 괜찮지만···. 그래도 집이 더 편하겠지?’
난 미리 수진이에게 가서 이런저런 준비를 좀 해 두라고 했다.
수진이도 그 집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대강 준비하는 것이야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나는·····.
“어~?”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지금 호주에 있어야 할 우리 메이드들이 잔뜩 몰려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락~~. 덥썩~~.
“주인님·····.”
“민재 주인님·····.”
내 품에 안겨서 내 가슴에 뺨을 부비적거리는 두 미녀···.
바로 내가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연인 시아.
그리고 나 보다 한 살 연상의 안경 미인 진아다.
이 둘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걸까?
반가움을 넘어서 얼떨떨할 정도다. 이거 설마 꿈인가?
“둘 다 내가 불렀어.”
어리둥절해 하는 나에게 수진이가 다가와서 말했다.
“수진이 네가?”
“그래····. 어차피 전쟁도 일단락 되는 분위기고···, 무엇보다 잠시 지낸다고 해도 이 무식하게 커다란 저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람수가 필요하잖아?”
“호주의 집은? 거기는 어쩌고?”
내 말에 진아가 눈물이 살짝 맺힌 눈가를 훔치면서 말했다.
“거기는 지선이 선생님하고 은하가 남기로 했어요. 그리고 여기에는 시아하고 제가 온 거고요.”
“그랬구나······.”
놀라움과 의문이 가시자 그 다음에는 물밀듯이 반가움이 밀려왔다.
난 품안에 안긴 두 여성을 안고 꼭 끌어안고 그녀들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 다녀왔어·····.”
이 체온이 미친 듯이 그리웠다.
오랜만에 돌아온 내 방의 침실.
거기서 시아와 나의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주기적으로 울렸다.
“시아야·····. 읏~.”
“민재····씨·····, 음~~.”
그녀의 아름다운 몸 위에서 한참을 움직이던 난 이윽고 절정에 도달하고 그대로 그녀의 몸위에 겹쳐 누웠다.
시아는 거친 숨을 정돈하면서 내 목을 팔로 감고 몽롱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민····재씨·····.”
“시아야····. 미안, 많이 피곤해?”
“··········괜찮···· 아요? 더···· 하실려면···.”
“아니···. 난 괜찮아. 무리 하지마.”
이미 충분히 무리 시킨것 같아서 양심에 콕콕 찔린다.
아직 해도 지지 않았지만 난 시아와 침대에서 알몸으로 서로 살을 겹치고 누워 있었다.
대 낮부터 이러는 것은 무척 오랜만이····.
아니 따지고 보면 섹스 자체가 오랜 만이구나.
오랜만에 맡아보는 시아의 체향이 나를 미치게 했다.
내가 여자를 이렇게 원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아를 안고 또 안았다.
참고로 성관계를 오래 하지 않으면 정자가 쌓이고 쌓여서 성욕이 쌓인다고 하지만···.
그건 다 뻥이다.
정자는 일정 시기가 넘으면 여분은 체내에 흡수된다고 한다.
그러니 성욕의 정도는 육체적인 조건보다는 정신적인 조건에 많이 좌우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아를 오랜만에 안은 나는····.
몇 번이나 그녀를 안았는지 잘 모르겠다. 거의 네 시간 정도 쉬지 않고 그녀를 안고 또 안았는데···.
처음에는 격정적으로 따라주던 시아도 어디서부터 인가는 체력이 되지 않아서 내가 움직이는 데로 흔들리고만 있었다.
이런말 하면 안 되겠지만 내 거친 욕구에 가냘프게 흔들리는 그녀는····.
솔직히 말해서 평소하고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날 더 흥분 시켰다.
간신이 어느정도 진정하고 나니 난 그녀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난 너무 괴롭혀서 숨을 고르고 있는 시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뺨을 쓰다듬어 보고, 땀으로 달라붙은 머리카락도 정리해 주고····.
사랑스러운 새끼 새를 보듬는 것처럼 그녀를 쓰다듬었다.
시아는 그런 나를 보고 말했다.
“보고 싶었어요. 민재씨·····.”
“나도 그래···. 정말 네가 보고 싶었어.”
“칫~, 그렇게 말하고는 거기서 다른 여자하고 만난 것 아니에요?”
“설마········.”
거기서 만난 여자라고는 수진이하고 문이화 뿐이었다.
당연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난 시아를 품안에 안고 그대로 그녀의 온기를 느끼면서 행복에 취했다.
이 온기를·····. 지금 내 품안에 있는 이 따스함을 지키기 위해서 난 그렇게 열심히 싸웠던 것이다.
‘아·····. 이대로 잠들고 싶다······.’
난 실제로 눈이 스르륵 감겼지만 아쉽게도 시아가 내 몸에서 빠져 나갔다.
“시아야·······.”
“이제 내려가서 저녁준비 해야 되요?”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난 시아하고 끌어안고 싶었다.
그런데 시아는 야속하게도 옷을 입고 나가려고 했다.
“저녁을 제가 직접 차려야 해요. 그러니··· 꺅~.”
털썩~.
시아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다가 그대로 나한테 잡혀서 다시 품안으로 돌아와 버렸다.
난 시아를 내 품안에 안고 억지를 부렸다.
“싫어~, 안 보내.”
“민재씨······.”
“안 보낸다면 안 보내. 오늘은 하루 종일 이렇게 있을 거야.”
“·····정말···. 자꾸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잖아요?”
“하라지 뭐?”
“진아 언니도 같이 왔는데 나만 이렇게 사랑해 주면 어떻게 해요?”
“하지만······.”
딱~.
시아는 손가락으로 내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그리고 엄한 얼굴(실은 귀여운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안되요. 진아 언니가 얼마나 가슴 졸이면서 민재씨 걱정했는지 알아요?”
“그치만······.”
“오늘 밤은 진아 언니도 사랑해 주세요. 얼마나 한결 같은 언니인데·····.”
“········알았어. 나도 진아 한테는 항상 감사하고 있어. 그런데····.”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한 것이 있다.
“어째서 진아가 오고 지선이랑 은하는 집 지키고 있는 거야? 은하 성격에 그냥 양보하지는 않았을 텐데?”
내 말에 시아는 싱긋 웃더니 혀를 낼름 내밀면서 말했다.
“보자기가 바위 보다 강하거든요?”
“하하······.”
오랜만에 시아가 해 준 저녁을 먹으면서 난 문리향과 문이화 남매에게 안부를 물었다.
“어때? 뭐 불편한 것은 없어?”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 편해도 되는지·····.”
“맞아요 오빠도 저도 이런 집은 처음이라서····.”
난 두 남매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말했다.
“이상한 걸? 문리향? 너도 중국에서는 나 못지 않게 귀한 대접 받았을 것 아니야?”
“에······그게 제 입장에서는······.”
내 말에 문리향은 어색하게 자기 동생을 슬쩍 바라봤다.
“아~! 그러고 보니·····.”
중국 정부에서 문리향은 문이화를 인질로 잡고 부리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크게 후대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물론 보통 능력자들 보다야 안정적이고 다소 풍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능력자 특유의 호화로운 삶은 그다지 인연이 없었던 모양이다.
‘막 출세하던 무렵에 이미 두 사람의 관계가 들통 나서 인질로 잡혔다고 했으니·····.’
그렇게 생각하면 문리향 저 인간도 인물은 인물이다.
놈의 입장 상 동생에 연연하지만 않았다면 다른 능력자들처럼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놈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끝까지 자기 동생을 지켰다.
기본적으로 한 번 자기가 정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스타일이다.
‘그런 인간이라서 믿을 수 있지····.’
난 두 남매에게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집안의 모든 시설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해도 좋아. 두 사람 다 편하게 있어.”
“알겠습니다. 주군.”
“고마워요. 민재님.”
인생이 파란 만장할 정도로 힘들었던 남매들이다. 이 둘을 거둔 이상은 앞으로 내가 이들을 책임져야 한다.
‘특히··. 문이화의 경우 능력이 밝혀지면 국가에서 군침을 뚝뚝 흘릴 일이니까·····. 그 전에 손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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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하는 내가 지킨다.
감히 정부 나부랭이 따위에게 빼앗길 수는 없죠.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