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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14화 (114/176)

116화

결국 마땅한 대책이 없는 와중에 중국 정부에서 할 대안은 피해를 최소화 하는 대안 뿐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 하는 대안은 오직 하나.

“저기····· 아무래도 휴전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휴전······.”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하는 말에 황소평 주석은 침음성을 삼켰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모두 하고 있었다.

예전에 제이 도미니스에게 일방적으로 털리면서 최후의 보루로 택한 수단이 휴전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그때는 그 휴전제안도 일본이 미국의 뒤통수를 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은 그것도 어려울지 몰랐다.

왜냐 하면 지금 한국은 아쉬울 것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초반에 밀리고 있던 전황은 완전히 뒤집어 져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게 아쉬울게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째서 휴전을 하겠는가?

“으음·····. 휴전을 하더라고 어느 정도 적에게 위협을 가해야 되지 않겠나? 안 그러면·····.”

뒤의 말은 삼켰지만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명색이 정치가 나부랭이라고 이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지금 휴전 제안을 하면 그건 패전 선언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마도 많은 굴욕과 양보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모두들 대책을 짜 오시오. 휴전을 해야 한다면 적어도 패배라는 이름은 지워야 할 것이오.”

황소평 주석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누그러져 있었다.

평소 다혈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주석님.”

“알겠습니다. 주석님.”

“알겠습니다. 주석님.”

대답하는 관료들은 그래도 한 숨 돌렸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한편 중국 정부보다 지금 상황이 더 못마땅한 인간이 있었으니····.

“한국의 박민재는 어쩌면 한국 최초로 세계 최강의 능력자로 이름을 남길지도 모르는···. 이런 X 같은····.”

쫘악~. 찌익~.

신문을 갈갈이 찢어 버리면서 만면에 배 아파 죽겠다고 하는 쫌생이는 누굴까?

그래. 바로 한국 십천의 톱인 신대호였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그 누구보다 못마땅 했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오랜 세월 지켜온 한국의 톱의 자리를 내려 놔야 할지도 모른다.

박민재가 요구하건 말건 소용 없다.

이대로는 이 자리에 신대호가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워 질 것 같았다.

“뭔가··· 뭔가 수를 써야 돼.”

그는 머릿속에서 어떻게든 박민재 보다 더 큰 공적을 올리기 위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게 다 정부 때문이야. 난 수비로 일관하게 하고 박민재 그 놈은 공격조에 끼우다니···. 이래서야 내가 공을 세울 수 없는게 당연하지.”

그야말로 개소리.com 베오베 행이다.

애당초 공격조에 끼기 싫어서 수비조로 돌아가고 공격조를 민재에게 떠넘긴 것은 자신인 것은 완전히 잊어버린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되면 그 수를 쓰는 수 밖에···.”

신대호는 중요한 결심을 했다.

아무에게도 의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결정한 생각이었다.

만약 그가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았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무리수라고 불렀을 것이다.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

자·····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일단 생각해 보자.

난 우선 문이화의 부탁으로 문리향을 구해줬다. 문리향은 문이화가 치료하기는 했지만 축적된 정신적 피로가 너무 커서일까?

그는 그대로 사흘 밤낮을 잠들었다.

그리고 깨어난 후에 난 어딘지 멍해있는 그에게 말했다.

가려면 가고 말려면 말아라.

대신 적으로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나지만 마라.

라고 말이다.

그런 내 조건을 듣고도 문리향은 멍하니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나고 문리향은 나한테 갑자기 다가와서 무릎을 꿇고 나에게 충성을 맹세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지?’

난 머리를 긁적 거리며 말했다.

“충성이라····. 너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하는 말이냐?”

내 말에 문리향은 한 점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당신이 죽으라면 죽습니다. 싸우라면 전 세계가 상대라도 싸웁니다. 당신의 말을 법으로 삼고 당신의 행동을 진리로 삼겠습니다. 부디 저에게 단 한가지만 허락해 주십시오.”

“뭘~?”

“부디 저에게 당신에게 복종 할 수 있는 권리 하나만을 내려 주십시오.”

“············.”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듣는 내가 굉장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간절하고 절대적인 맹세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까지 만드는 것일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건 자기 자신하고 동생 뿐이라는 듯이 행동했던 놈인데 말이다.

‘·····머리 굴려 봤자지. 모르면 물어 보는게 진리다.’

“왜 이러는지 이유나 듣고 생각해 보자.”

내 말에 그는 내 눈을 직시하면서 뜨거운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남자가 이러니 약간 부담 스럽다.

“당신이 처음입니다.”

“···········뭐가?”

“저 말고 제 동생을 지켜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

“저를 위기에서 구해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

“이 미쳐버린 세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움이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잠깐만 그건·····.”

“설령~!! ······당신의 마음이 나중에 변해도 상관없습니다. 절 도구로 쓰고 싶으시다면 기꺼이 써 주십시오.”

“··············.”

“당신에게는 이미 평생 분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부디 제가 목숨으로 보은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써 주십시오.”

“···········솔직히 말해서 약간 부담 스러울 정도군.”

“부담감은 느끼실 필요 없습니다. 절 당신의 이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써 주시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난 문리향의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 알겠는 것은 있다.

“도구니 부하니 하지 말고·····. 갈 곧 없으면 당분간 내 곁에 있어라.”

“주군·····.”

주군이라···. 직접 들으니 생각 이상으로 겸연쩍은 말이다.

뭐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다.

이 친구는 머물 곳이 필요하고, 난···· 난 좋은 전력을 손에 넣었다.

부하니 도구니 하는 생각은 별로 한 적 없다.

하지만····.

최근에 가진게 많아져서 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만에 하나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시아들을 위해서 뭔가 안전책을 마련해 둬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다만 이제까지는 이런 생각들은 그냥 막연한 생각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호주에서 김수경씨와 가깝게 지내고 거기에 십천 상위급의 무력을 지닌 문리향을 전력으로 삼을 수 있고.

거기에 최근에 일취 월장한 수진이까지···.

이 정도면 날 빼도 이미 작은 나라 하나 정도는 박살 낼 수 있는 전력이다.

‘힘은 준비해둬서 나쁠 것 없겠지.’

난 그렇게 문리향이라는 동료를 손에 넣었다.

문리향이 합류한 이후 우리 부대는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우선 문리향의 합류로 전력이 대폭 늘었고, 무엇보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의 인간이었다.

중국군의 배치도와 주요 시설에 관해서 쫙 꿰고 있었다.

우리는 요소요소의 중요한 지점만 공격해서 중국 정부를 미치게 하고 있었다.

“죽어랏~!!”

“그 실력으로?”

콰쾅~!!!

허난성에 군기지를 지키고 있던 24선중에 한명이 문리향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

이로 인해서 우리 부대에 궤멸된 군사 시설만 52개, 죽은 24선은 12명이다.

그리고 그 틈에 김수경씨도 베이징 부근까지 쳐들어가서 24선중에 한 명을 리타이어 시켰다고 한다.

죽이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중상이라고 하니 사실상 한 두 달 동안은 전선에 나타나지 못할 것이다.

이건 중국 정부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였다.

전쟁은 우리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이제 슬슬 전쟁 후의 일을 생각해 봐야겠다.

‘문리향의 신병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정부에 말해 놨고···. 그리고 슬슬 시아가 보고 싶네····.’

“무슨 생각하세요?”

“아~, 시아 생·· 어~! 아아··· 아니 아무것도.”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는 내 옆으로 다가온 문이화였다.

그녀는 전투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부대의 부상자들을 치료해주고는 했다.

부상이 심한 자도 적은 자도 문이화의 손길이 한 번 닿으면 모두 치유 되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는 최근에 우리 부대에서 좀 특이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변화는 작지만 큰 것이었다.

바로 남자들이 얌전해 진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원래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는 여자들을 같은 인간이라고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냥 열등 종족?

종족 번식을 위한 도구?

그 정도의 개념 밖에 없었다.

처음에 그것 때문에 수진이를 덮치려다가 도로 사망한 병신들이 좋은 예일 것이다.

그런 남자들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문이화를 보는 눈길이 곱지는 않았다.

음흉함 반에 멸시감 반이었다.

그나마 노골적으로 손대지 않는 것은 문이화의 뒤편에 문리향이라는 어마어마한 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식 자체는 깔아보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전투가 지속되면서 문이화가 자신들을 치유해 주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좀 변했다.

이건 얼마 전에 내가 몰래 지켜본 일인데····.

그날 중국의 군기지 하나를 박살낸 이후 우리는 태세를 정비하고 있었다.

문이화는 병사들을 치유하느라고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 문이화를 보고 병사들 중에 몇몇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크으····. 사람 죽이는군····.”

“그렇게 말이야. 저런걸 밑에 깔면 제대로 맛있는데···.”

“듣자하니 에러라서 아직 처녀라는데?”

“진짜? 아무리 에러라고 해도 나이가 20이 넘었는데?”

“오빠가 빵빵하잖아? 그래서 처녀 라나봐?”

“하아~. 진짜·····, 내가 한 번 자빠뜨려줘?”

“그렇게···. 한 번 길만 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죽인다니까?”

놈들은 내가 뒤편에 있는지도 모르고 멋대로 지껄이고 있었다.

사실····.

듣고 있기는 하지만 나서서 뭐라고 말하기는 좀 그랬다.

여자를 상대로 저런 대화를 하는 것은 사실 이 미쳐버린 세계라면 일상이다.

본인 앞에서 품평하듯이 대 놓고 말하는 경우도 있으니 몰래 하는 것 가지고 내가 뭐라고 말 할까?

원래 호박씨는 걸리지만 안으면 아무리 까도 누가 뭐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쯧~, 어쩔 수 없지····.’

난 불쾌한 마음을 가지고 그냥 내가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일단의 병사들이 다가와서 놈들에게 말했다.

“어이~. 말이 지나치잖아?”

갑자기 나타난 뜻밖의 사태에 난 어리둥절했다. 남자가 여자를 비호한다?

그런 일은 내가 한 적은 있지만 보는 것은 처음이다.

김수경씨와 문리향의 경우는 가족이었으니 예외로 두고 말이다.

난 흥미로운 호기심에 상황을 좀 더 살펴봤다.

살펴보니 새롭게 나타난 무리들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인간들이었다.

제일 전방에 서 있는 저 인간은 틀림없이 저번 전투에서 다리가 날아갔던 인간이었다.

물론 지금은 튼튼한 두 다리가 온건히 붙어 있다.

문이화가 치유해 줬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으음... 갑자기 PC가 말을 안 들어서 올리는데 시간이 좀 들었습니다.

드디어 문리향은 주인공의 완벽한 부하가 되었습니다.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살고... 공은 좀 들였지만 십천급의 부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 그리 손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추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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